촐라비스타 경찰국(CVPD)의 최초 대응 드론(DFR) 프로그램 (2025-10-08)

2025-10-08, G25DR

1. 공공 안전의 새로운 패러다임, DFR의 등장

공공 안전 및 법 집행 분야는 기술 발전과 함께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무인 항공 시스템(Unmanned Aerial Systems, UAS), 즉 드론의 활용은 경찰 활동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지닌 혁신으로 주목받는다.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것이 바로 ‘최초 대응 드론(Drone as First Responder, DFR)’ 프로그램이다. DFR은 911과 같은 긴급 신고가 접수되었을 때, 순찰차나 경찰관 등 지상 출동 인력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배치된 드론을 출동시켜 실시간 영상 정보를 확보하고 전파하는 새로운 개념의 경찰 운영 모델이다.1 이는 전통적인 사후 대응 방식에서 벗어나, 사건 발생 초기 단계에서부터 ’정보 우위’를 선점함으로써 현장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경찰관의 안전을 증대시키며, 잠재적으로 위험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한다.1

이 혁신적인 모델을 미국에서 최초로 도입하고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기관이 바로 캘리포니아주 촐라비스타 경찰국(Chula Vista Police Department, CVPD)이다. CVPD는 2018년 10월, 미국 법 집행 기관 중 최초로 DFR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관련 운영 개념(Concept of Operations, CONOPS), 기술 통합, 연방 항공 규제 협상 등 전 분야에 걸쳐 선구자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미국 내 다른 기관들이 벤치마킹하는 표준을 제시했다.2 CVPD의 DFR 프로그램은 단순히 드론이라는 신기술을 도입한 사례를 넘어선다. 이는 당시 경찰서장이었던 록사나 케네디(Roxana Kennedy)가 주도한 ‘공공 안전 혁신(Public Safety Innovation, PSI)’ 이니셔티브의 핵심 구성 요소로서, 911 신고 내용을 현장 경찰관이 실시간으로 청취할 수 있게 하는 ’Live911’과 같은 다른 혁신 기술과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그 효과를 극대화했다.6

DFR 프로그램의 핵심적인 혁신은 드론이라는 하드웨어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보 전달의 시간과 순서’를 근본적으로 재편한 운영 개념에 있다. 기존의 경찰 활동은 경찰관이 현장에 ‘물리적으로’ 도착해야만 비로소 본격적인 정보 수집과 상황 판단이 시작되는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3 이로 인해 출동 시간 동안 발생하는 ’정보 공백’은 경찰관을 예기치 못한 위험에 노출시키고, 초동 대응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이었다. DFR은 이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는다. 숙련된 경찰관이자 사건 지휘관인 원격 조종사(Teleoperator)가 드론을 통해 현장에 ‘가상으로’ 먼저 도착함으로써, 정보 수집의 시작점을 신고 접수 직후로 획기적으로 앞당긴다.1 전직 CVPD 캡틴이자 프로그램 설계자인 프리츠 리버(Fritz Reber)가 “DFR은 경찰이 드론을 빨리 현장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드론이 경찰을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현장에 보내는 방법“이라고 정의한 것은 이러한 개념적 전환의 본질을 정확히 보여준다.1 결국 DFR의 진정한 가치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닌, ’상황 인식(Situational Awareness)’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킨 전략적 혁신이며, 이는 경찰관의 안전 증대와 위험 상황의 평화적 해결(de-escalation)이라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결과로 이어진다.1

본 보고서는 촐라비스타 경찰국의 DFR 프로그램을 다각적으로 심층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프로그램의 기원과 전략적 발전 과정,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 생태계와 운영 메커니즘,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한 정량적 성과를 순차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나아가, 이 혁신적인 프로그램이 야기한 규제, 사생활 보호, 데이터 공개를 둘러싼 복잡한 법적·사회적 논쟁과 지역 사회의 상반된 반응을 면밀히 분석한다. 이를 통해 DFR 모델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본질적 한계를 명확히 규명하고, 향후 유사 기술을 도입하려는 전 세계 법 집행 기관 및 정책 입안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2. 프로그램의 기원과 전략적 진화

촐라비스타 경찰국의 DFR 프로그램은 하루아침에 탄생한 것이 아니다. 이는 장기적인 비전, 전략적인 파트너십, 그리고 규제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가 결합된 점진적 진화의 산물이다. 기술적 우위 확보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법적·제도적 장벽을 극복하는 데 더 큰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에서 그 성공의 핵심 요인을 찾을 수 있다.

2.1 도입 배경 및 초기 구상 (2015-2017)

DFR 프로그램의 씨앗은 2015년 12월에 뿌려졌다. 당시 CVPD는 미래의 치안 환경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무인 항공 시스템(UAS) 위원회를 구성하고, 공공 안전 분야에서의 드론 기술 활용 가능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에 착수했다.6 이 초기 단계에서부터 위원회는 기술의 잠재력뿐만 아니라, 그것이 야기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 특히 대중의 신뢰, 시민의 자유, 그리고 사생활 보호와 같은 민감한 사안들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는 기술 도입이 사회적 수용성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프로그램 도입의 직접적인 촉매제 중 하나로 인근 도시 엘카혼(El Cajon)에서 2016년에 발생한 알프레드 올랑고(Alfred Olango) 총격 사건이 자주 언급된다.2 이 사건은 경찰이 현장 상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때 얼마나 비극적인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으며, CVPD 내에서 실시간 상황 인식 능력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다만, 공공 기록에 따르면 CVPD는 이 사건이 발생하기 거의 1년 전부터 이미 드론 도입을 검토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은 기존에 존재하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킨 요인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9 수년간의 연구와 준비 끝에, CVPD는 2017년 여름, 우선적으로 고위험 상황에서의 전술적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UAS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활성화하며 첫발을 내디뎠다.6

2.2 발전의 이정표: FAA와의 협력을 통한 규제 혁파

CVPD DFR 프로그램의 성공 스토리는 연방항공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FAA)과의 관계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당시 대부분의 경찰 기관들은 FAA의 엄격한 규제, 특히 조종사의 가시권 내에서만 드론을 비행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드론의 활용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었다.11 CVPD는 이 규제 장벽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2018년 10월, CVPD가 샌디에이고시와 함께 FAA의 ’UAS 통합 파일럿 프로그램(Integration Pilot Program, IPP)’에 참여할 10개 시범 기관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마련되었다.10 IPP는 드론을 국가 공역에 안전하게 통합하기 위한 연방 정부 차원의 이니셔티브로, 참여 기관에게는 비가시권 비행(BVLOS), 야간 비행, 인구 밀집 지역 상공 비행 등 기존 규제에 대한 예외를 시험할 기회가 주어졌다.10 CVPD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FAA와 직접 소통하고 협력하는 공식적인 채널을 확보했으며, 이는 DFR이라는 새로운 운영 개념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규제 당국에 직접 입증할 절호의 기회였다. 이 전략적 파트너십은 이후 CVPD가 규제의 불확실성을 경쟁 우위로 전환시키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CVPD는 다음과 같은 역사적인 이정표들을 세워나갔다.

• 2018년 10월 26일: DFR 프로그램이 공식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4
• 2019년 5월: 미국 공공 안전 기관 역사상 최초로 도심 지역 상공에서의 비가시권 비행(Beyond Visual Line of Sight, BVLOS) 허가를 획득했다.6 이는 DFR 프로그램의 운명을 가른 가장 혁신적인 조치였다. 이 허가로 인해 드론의 운용 반경이 기존 1마일(약 1.6 km)에서 3마일(약 4.8 km)로 대폭 확장되었고, 서비스 가능 면적은 단순 계산으로도 9배(Area=πr2)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6 이로써 DFR은 제한된 지역을 커버하는 실험적 프로그램을 넘어, 도시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실질적인 치안 인프라로 도약할 수 있었다.
• 2021년 3월: 또 한 번의 역사적인 진전으로, 미국 최초로 도시 내 지정된 장소라면 어디에서든 드론을 발사할 수 있는 포괄적인 FAA 허가를 획득했다.6 이는 사실상 도시 전역에 대한 드론 커버리지의 법적 기반을 완성한 것으로, DFR 프로그램의 확장성과 유연성을 극대화하는 조치였다.

이처럼 CVPD의 성공은 단순히 최신 드론을 먼저 도입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규제 환경’을 창출하기 위해 연방 규제 기관과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규제의 한계를 혁신의 기회로 전환시킨 능력에 그 본질이 있다. 이것이 바로 동시대의 다른 법 집행 기관들과의 격차를 만든 핵심적인 차별점이었다.

2.3 물리적 인프라 확장

규제 혁파와 함께 CVPD는 DFR 프로그램의 물리적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확장해 나갔다. 최초 경찰 본부 옥상 한 곳에서 시작된 발사 지점은 민간 및 공공 부문과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점차 늘어났다.

• 2019년 8월: 파라다이스 밸리 병원(Paradise Valley Hospital) 및 러시 프로퍼티스(Rush Properties)와의 협력으로 경찰 본부 남쪽 약 2마일 지점에 두 번째 발사 지점을 추가했다.6 이 위치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했는데, 도시 전체 지리적 면적의 약 30%에 불과하지만 상업 시설과 인구가 밀집하여 우선순위 긴급 신고의 약 70%가 집중되는 도시 서부 지역 전체를 효과적으로 담당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6
• 2021년 3월: 도시 동부 지역 커버리지를 강화하기 위해 사우스웨스턴 칼리지(Southwestern College)와 아이레스 호텔(Ayres Hotel)에 추가로 두 개의 발사 지점을 확보했다.6
• 2021년 11월: 샤프 병원(Sharp Hospital)과의 파트너십으로 다섯 번째 발사 지점을 추가하며 도시 전역에 대한 촘촘한 커버리지 네트워크를 완성했다.6

이러한 다중 발사 지점 전략은 단일 지점 운영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시 내 어느 곳에서든 수 분 내에 드론이 도착할 수 있는 신속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기반이 되었다. 또한, CVPD는 각 발사 지점에서 두 대의 드론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2 대 1(two-to-one)’ 허가를 미국 최초로 획득하여, 한 대의 드론이 임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동안 다른 한 대가 즉시 출동할 수 있는 끊김 없는 서비스 연속성을 확보했다.10

3. 기술 생태계와 운영 메커니즘

CVPD DFR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운영은 최첨단 하드웨어, 정교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그리고 고도로 훈련된 인력이 결합된 유기적인 기술 생태계에 의해 뒷받침된다. 특히 정보의 수집, 분석, 전파 과정을 전례 없는 속도로 압축시킨 독창적인 운영 메커니즘은 이 프로그램의 핵심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3.1 핵심 기술 자산

CVPD는 단일 기종에 의존하는 대신, 임무의 성격과 현장 상황에 따라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드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여 운영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3.1.1 운용 드론 포트폴리오

DFR 프로그램의 주력 기종은 DJI사의 산업용 드론인 Matrice M300 RTK와 그 후속 모델인 M350 RTK이다.4 이들 기체는 약 55분에 달하는 긴 비행 시간, 초속 12미터 이상의 강풍에도 견딜 수 있는 높은 내풍성, 그리고 IP45/IP55 등급의 방진·방수 성능을 갖추고 있어 악천후 속에서도 안정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15 또한, 고배율 줌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가 통합된 H20T/N과 같은 다양한 페이로드를 장착할 수 있어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원거리의 목표물을 정밀하게 식별할 수 있다.18 특히 RTK(Real-Time Kinematic) 모듈은 센티미터 수준의 정밀한 위치 정보를 제공하여 비행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보장한다.16

DFR 임무 외에도 CVPD는 다양한 전술적 목적을 위해 여러 종류의 드론을 운용한다. DJI Mavic 시리즈는 뛰어난 휴대성과 기동성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신속하게 전개하는 데 사용되며, Skydio X2는 강력한 인공지능 기반 장애물 회피 능력으로 복잡한 환경에서의 정찰 임무에 특화되어 있다.15 특히 주목할 만한 기종은 Brinc Lemur S로, 이 드론은 유리창을 깨고 실내로 진입할 수 있으며, 양방향 통신 기능과 전복 시 자체적으로 자세를 바로잡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인질극이나 바리케이드 상황과 같은 고위험 실내 작전에 투입된다.15 이러한 다층적인 드론 포트폴리오는 CVPD가 일상적인 순찰 지원부터 SWAT팀의 특수 작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치안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기술적 기반이 된다.

3.1.2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하드웨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이를 통합하고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CVPD는 Motorola/Cape Solutions의 원격 조종(Telepresence) 소프트웨어를 핵심 플랫폼으로 사용한다.2 이 플랫폼을 통해 원격 조종사는 경찰 본부에 위치한 통제실에서 수 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드론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드론이 촬영하는 고화질 영상을 지연 없이 실시간으로 스트리밍받을 수 있다.4

또한, CVPD는 프로그램의 투명성과 데이터 관리를 위해 AirData UAV 플랫폼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21 이 플랫폼은 모든 드론의 비행 데이터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비행 경로, 고도, 시간, 임무 목적 등 상세한 정보가 기록되며, 이 데이터는 초기에는 24시간, 현재는 2시간의 지연 시간을 두고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는 온라인 대시보드의 기반이 된다.21 이는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지역 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한 중요한 장치로 기능한다.

3.2 운영 절차 심층 분석

CVPD DFR 프로그램의 진정한 혁신성은 기술 자산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정보 지연(Information Lag)을 최소화한 운영 절차에 있다. 이 절차는 크게 신고 접수 및 출동 결정, 드론 운영 및 정보 공유, 현장 대응의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3.2.1 단계: 신고 및 출동 결정

모든 절차는 최우선 순위(Tier 1, 2)에 해당하는 911 긴급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된다.3 DFR 드론은 무작위 순찰이나 일반 감시 목적으로는 절대 사용되지 않으며, 오직 구체적인 긴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만 출동한다.3 출동 결정은 주로 두 가지 경로를 통해 이루어진다. 첫째, 911 관제 센터로부터 출동 지령을 받은 현장 경찰관이 상황 판단에 따라 드론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이다. 둘째, 드론 원격 조종사가 신고 내용을 직접 듣고 DFR 출동이 필요하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경우이다.3

여기서 CVPD의 독보적인 기술인 Live911 시스템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CVPD는 미국 법 집행 기관 중 최초로 Live911을 도입했는데, 이 시스템은 911 신고 전화가 관제 센터에 접수되는 순간, 그 통화 내용을 해당 지역을 순찰하는 경찰관과 DFR 원격 조종사가 실시간으로 청취할 수 있게 해준다.6 기존 시스템에서는 신고자가 관제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관제사가 이를 정리하여 출동 경찰관에게 무전으로 전달하는 과정에서 수십 초에서 수 분의 시간이 지연되었다. Live911은 이 병목 현상을 완전히 제거한다. 원격 조종사는 신고자의 다급한 목소리, 배경 소음 등 날것의 정보를 직접 들으며 상황의 긴급성을 즉각적으로 파악하고, 공식적인 출동 지령이 떨어지기 전에도 선제적으로 드론을 현장으로 발사할 수 있다.6 이처럼 정보 수집의 시작점을 ’신고가 이루어지는 순간’으로 앞당기는 것이 DFR의 경이적인 반응 속도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비결이다.

3.2.2 단계: 드론 운영 및 정보 공유

드론이 발사되면, 이원화된 조종사 체계에 따라 임무가 수행된다. FAA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드론이 발사되는 건물 옥상에는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공중 충돌 등의 위험을 감시하고 비행 안전을 총괄하는 **시각 관찰자(Visual Observer)**가 배치된다. 이들은 FAA 규정상 ’기장(Pilot in Command, PIC)’의 책임을 진다.3

실질적인 드론의 조종과 임무 수행은 경찰 본부 내 실시간 작전 센터(Real-Time Operations Center, RTOC)에 있는 **원격 조종사(Teleoperator, TO)**에 의해 이루어진다.3 CVPD는 이 역할을 단순한 드론 파일럿이 아닌, 풍부한 현장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을 갖춘 베테랑 경찰관에게 맡긴다. 이들은 드론 조종 기술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유입되는 영상 정보를 즉각적으로 분석하여 용의자의 특징, 무기 소지 여부, 도주 경로 등 ’실행 가능한 정보(Actionable Intelligence)’로 가공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즉, 원격 조종사는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가상의 사건 지휘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1

드론이 촬영하는 고화질(HD) 영상은 RTOC의 대형 스크린에 표시되는 동시에, 암호화된 통신망을 통해 최대 50명에 달하는 현장 대응 인력(경찰관, 소방관, 지휘관 등)의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스트리밍된다.1 이를 통해 출동 중인 모든 인력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동일한 상황 인식을 공유하는 ’공통 작전 상황도(Common Operating Picture)’를 형성하게 된다.

3.2.3 단계: 현장 대응 및 임무 종료

현장 경찰관들이 도착하기 수 분 전에, 원격 조종사는 이미 확보한 핵심 정보들을 무전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파한다. “용의자는 파란색 셔츠를 입고 있으며, 현재 3번가 골목으로 도주 중”, “차량 내에 추가적인 인원은 없는 것으로 보임”, “건물 뒤편에 용의자가 숨어 있을 가능성 있음“과 같은 구체적인 정보는 현장 경찰관들이 섣부른 진입으로 인한 매복 위험을 피하고,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전술을 수립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1 드론은 현장 도착 이후에도 공중에서 감시를 계속하며 용의자 추적, 건물 내부 수색 지원, 범죄 및 교통사고 현장의 3차원 정밀 기록, 실종자 수색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지상 유닛을 지원한다.6 이처럼 Live911을 통한 정보 수집, 원격 조종사에 의한 정보 분석, 그리고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한 정보 전파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이 3단계 프로세스는 ’정보 지연’을 사실상 제거하고, 모든 대응 인력이 사건의 초기 단계부터 완벽한 정보 공유 상태를 유지하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CVPD DFR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운영 효율성과 안전성 증대를 담보하는 핵심 메커니즘이다.

표 1: CVPD 주요 운용 드론 기술 사양 비교

4. 정량적 성과 및 효율성 평가

CVPD의 DFR 프로그램은 도입 이후 수많은 출동 기록과 구체적인 성공 사례를 통해 그 효과성을 입증해왔다. 프로그램의 성과는 단순히 범죄 대응 능력을 넘어, 경찰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위험 상황의 사전 예방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4.1 핵심 성과 지표(KPI) 분석

CVPD는 데이터 포털과 각종 보고서를 통해 프로그램의 핵심 성과 지표를 공개하고 있으며, 이를 종합하면 DFR 프로그램의 양적인 영향력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아래 통계는 데이터 수집 시점 및 출처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음)

• 총 출동 건수: 2018년 10월 프로그램 시작 이후, DFR 드론은 20,000건이 넘는 긴급 신고에 대응했다.4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총 대응 건수는 23,132건에 달한다.28 이는 DFR이 더 이상 실험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CVPD의 일상적인 치안 활동에 완전히 통합된 핵심 자산임을 보여준다.
• 현장 최초 도착 (First on Scene): DFR 프로그램의 가장 인상적인 성과는 신속성이다. 드론은 전체 출동의 74% 이상의 경우에 지상의 경찰 유닛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1 횟수로는 총 16,350회 이상을 기록했다.28 이는 드론이 교통 체증이나 지리적 장애물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직선 경로로 비행할 수 있기 때문이며, 사건 초기의 ’골든 타임’에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평균 응답 시간: 드론이 911 신고 접수 후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은 약 2분 이내로, 여러 자료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 구체적으로는 94초 7, 101.8초 14, 117.06초 28 등으로 보고되었으며, 이는 지상 유닛의 평균 응답 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는 결과이다.
• 드론 지원 체포 건수: DFR 드론이 제공한 정보는 용의자 검거에 직접적으로 기여했다. 드론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체포 건수는 보고서에 따라 452건 24에서 최대 3,038건 29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집계되었다. 이러한 편차는 ’드론 지원’의 범위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드론이 범죄 해결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 자원 배분 최적화 (지상 유닛 출동 불필요 사례): DFR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재정적, 운영적 효용성은 바로 이 지표에서 나타난다. 드론이 현장에 먼저 도착하여 상황을 확인한 결과, 실제 위협이 없거나 전화 통화로 해결 가능한 비긴급 상황으로 판단되어 지상 경찰 유닛의 출동이 불필요하게 된 사례가 4,300건 이상 보고되었다.30 이는 전체 DFR 대응 건수의 약 20%에서 25%에 해당하는 수치로 5, 경찰력의 불필요한 낭비를 막고 한정된 순찰 인력을 다른 긴급하고 중요한 사건에 집중시킬 수 있게 하는 엄청난 ‘자원 최적화’ 효과를 의미한다. 이는 예산이 제한된 많은 도시에서 DFR 도입을 고려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

4.2 주요 성공 사례 연구

정량적 데이터 외에도, DFR 프로그램의 가치는 실제 사건 현장에서 인명을 구하고 위험을 완화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더욱 명확해진다.

• 인명 구조 (2023년 10월 고속도로 차량 화재): 여러 건의 911 신고가 접수되었으나, 신고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화재 발생 차량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때 Live911을 통해 실시간으로 신고 내용을 청취한 DFR 원격 조종사는 즉시 드론을 발사했다. 드론은 상공에서 신속하게 화염에 휩싸인 차량을 발견하고 그 정확한 위치를 출동 중인 경찰관들에게 전파했다. 이 결정적인 정보 덕분에 경찰관들은 지체 없이 현장에 도착하여 불타는 차 안에 갇혀 있던 운전자를 극적으로 구조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은 DFR과 Live911의 시너지가 어떻게 생명을 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널리 알려졌다.4
• 위험 상황 완화 (De-escalation, 총기 모양 라이터 사건): 한 상점 근처에서 남성이 총을 들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현장에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흘렀다. 지상 유닛보다 먼저 도착한 DFR 드론은 고배율 줌 카메라를 이용해 남성이 들고 있는 물체를 정밀하게 촬영했다. 원격 조종사는 영상을 통해 그것이 실제 총기가 아닌 총기 모양의 라이터임을 즉시 확인하고 현장 경찰관들에게 알렸다. 이 정보는 자칫 오인 사격과 같은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을 즉시 완화시켰고, 경찰관들은 불필요한 무력 사용 없이 안전하게 상황을 종결할 수 있었다. 이 사례는 록사나 케네디 경찰서장이 DFR을 “가장 효과적인 상황 악화 방지 도구 중 하나“라고 평가한 이유를 명확히 보여준다.7
• 용의자 검거 (총격 사건 용의자 추적): 총격 사건 발생 직후, DFR 드론은 경찰관들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하여 도주하는 용의자를 발견했다. 드론은 용의자가 건물과 담을 넘어 도주하는 경로를 상공에서 놓치지 않고 추적하며, 그 위치를 실시간으로 현장 경찰관들에게 제공했다. 덕분에 경찰관들은 용의자가 숨어있을지 모를 장소에 섣불리 접근하여 매복 공격을 당할 위험을 피할 수 있었고, 안전을 확보하며 성공적으로 용의자를 체포할 수 있었다.22

이러한 사례들은 DFR 프로그램이 단순히 ’더 빠른 대응’을 넘어, ’더 안전하고 스마트한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임을 입증한다. 이는 현장 경찰관과 시민 모두의 안전을 지키고, 경찰 활동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표 2: DFR 프로그램 핵심 성과 지표(KPI) 요약

5. 규제, 사생활, 그리고 공적 담론

촐라비스타 DFR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운영 이면에는 기술적 혁신만큼이나 복잡하고 민감한 법적, 사회적 논쟁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연방 항공 규제의 준수, 데이터 투명성 확보, 그리고 시민의 사생활 보호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는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CVPD가 초기에 채택한 ‘투명성’ 전략은 대중의 신뢰를 얻는 기반이 되었지만, 역설적으로 외부의 감시와 법적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가 되면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5.1 법적 및 규제적 기반

DFR 프로그램은 연방항공청(FAA)이 관장하는 엄격한 규제 체계 내에서 운영된다. 모든 드론 원격 조종사는 반드시 FAA의 Part 107 원격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관련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11 또한 CVPD는 기관 차원에서 FAA로부터 공공 항공기 운용자(Public Aircraft Operator)로서의 인증서(Certificate of Authorization, COA)를 획득하여, 정부 기능 수행을 위한 비행에 대해 자체적으로 조종사와 기체를 인증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11

그러나 프로그램 성공의 가장 핵심적인 법적 동력은 단연 비가시권 비행(BVLOS) 허가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CVPD는 FAA의 IPP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DFR 모델의 안전성을 입증함으로써, 다른 기관들이 넘지 못했던 BVLOS라는 규제 장벽을 가장 먼저 돌파할 수 있었다.6 이는 단순한 기술적 허가를 넘어, CVPD가 규제 기관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술 거버넌스 모델을 창출했음을 의미한다.

5.2 투명성과 책임

CVPD는 프로그램 초기부터 사생활 침해와 ’빅브라더’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투명성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AirData UAV 플랫폼과 협력하여 구축한 온라인 데이터 포털이다.21 이 포털을 통해 시민들은 CVPD 드론의 모든 비행 기록, 즉 비행 날짜와 시간, 경로, 그리고 출동 목적(사건 유형)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24 이러한 선제적인 정보 공개는 다른 경찰 기관들에게 투명성 확보의 모범 사례로 제시되기도 했으며 5, 프로그램에 대한 초기 지역 사회의 지지를 얻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5.3 사생활 보호를 둘러싼 논쟁

하지만 이러한 투명성 노력에도 불구하고, DFR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시민 단체와 언론은 프로그램이 가진 잠재적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사회적 감시와 공론화를 주도했다.

5.3.1 시민 단체 및 언론의 비판

전자 프런티어 재단(EFF)과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같은 시민 단체들은 DFR 프로그램이 본질적으로 공공 및 사적 공간에 대한 일상적인 공중 감시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생활 침해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23 이들은 경찰이 처음에는 테러나 강력 범죄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명분으로 새로운 감시 권한을 획득한 뒤, 점차 그 사용 범위를 소음 불만이나 물 누수와 같은 일상적인 문제로 확대하는 ’임무 확장(mission creep)’의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IT 전문 매체 와이어드(WIRED)는 CVPD가 공개한 바로 그 비행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여 비판적인 보도를 내놓았다. 이 보도에 따르면, 전체 드론 비행의 약 10%가 출동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단순히 ’알 수 없는 문제(unknown problem)’로 기록되어 있어 데이터 투명성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9 또한, 평균적인 드론 비행 한 번에 약 4,700명의 주민이 잠재적인 감시 범위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프로그램의 광범위한 감시 능력을 문제 삼았다.9 특히, 드론 비행이 저소득층 및 노숙인 밀집 지역에 불균형적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노숙인 캠프에 드론을 띄워 공중 보건 안내 방송을 하는 등 특정 소외 계층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9

5.3.2 드론 영상 공개 관련 법적 분쟁 (Castañares v. City of Chula Vista)

논쟁은 결국 법정으로 이어졌다. 2021년, 지역 언론인 아르투로 카스타냐레스(Arturo Castañares)는 캘리포니아 공공기록법(CPRA)에 근거하여 CVPD에 2021년 3월 한 달 동안 촬영된 모든 드론 영상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23 이에 대해 CVPD는 DFR 드론이 오직 911 신고에 대응하여 출동하므로, 모든 영상은 ’수사 기록(investigative records)’에 해당하며, 이는 법적으로 공개 예외 대상이라고 주장하며 요청을 전면 거부했다.34

수년간의 치열한 법정 공방 끝에, 캘리포니아 항소 법원과 대법원은 카스타냐레스의 손을 들어주었다. 법원은 경찰이 ’수사 기록’이라는 포괄적인 이유만으로 모든 드론 영상의 공개를 일괄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23 대신, 경찰은 요청받은 모든 영상을 개별적으로 검토하여, 진행 중인 수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영상(예: 단순 동물 소란, 물 누수 확인 등 사실 확인 목적의 비행)은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35 이 판결은 캘리포니아주 전체의 법 집행 기관에 적용되는 중요한 선례를 남겼으며, 경찰의 드론 영상 데이터 관리에 대한 투명성과 외부 감시의 필요성을 법적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23

5.3.3 촐라비스타 시의 대응

이 판결에 대해 촐라비스타 시는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시 당국은 한 달 치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영상 전체를 수동으로 검토하고, 영상에 등장하는 모든 시민의 얼굴, 차량 번호판, 주택 내부 등 사적인 정보를 일일이 비식별화(redaction)하는 데에는 막대한 시간과 행정 비용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35 이러한 행정적 부담이 결국 DFR이라는 중요한 공공 안전 프로그램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었다.

이러한 사회적, 법적 압박 속에서 촐라비스타 시의회는 2022년 11월, 경찰의 감시 기술 사용을 감독하는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립하고, 데이터의 수집, 저장, 공유에 관한 규정을 담은 ’사생활 보호 정책’을 승인했다.37 이는 시민 사회의 요구에 대한 의미 있는 진전이었으나, 시민 단체들이 요구했던 법적 구속력이 더 강한 ’조례(ordinance)’가 아닌 ‘정책(policy)’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여전히 존재한다.37 이 일련의 과정은 기술 거버넌스에서 투명성이란 신뢰 구축의 필수 요소인 동시에, 조직을 외부의 정밀한 검증과 법적 책임에 노출시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6. 지역 사회의 수용과 인식

DFR 프로그램의 장기적인 성공은 기술적 성능이나 범죄 감소율뿐만 아니라, 그 기술을 받아들이는 지역 사회의 인식과 신뢰에 달려있다. 촐라비스타의 경우, DFR 프로그램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효율성’과 ’안전’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사생활 침해’와 ’감시’에 대한 불안감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양면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첨단 감시 기술이 도입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사회적 갈등 양상을 보여준다.

6.1 주민 인식 조사 분석 (SANDAG 2023년 설문조사)

샌디에이고 지방 정부 협의회(SANDAG)가 2023년에 실시한 촐라비스타 주민 대상 설문조사는 DFR 프로그램에 대한 지역 사회의 인식을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8

• 인지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34%만이 DFR 프로그램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다. 프로그램 운영을 관장하는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는 16%로 더욱 낮았다.8 이는 프로그램이 수년간 활발하게 운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이 모든 주민에게 충분히 알려지지는 않았음을 시사한다.
• 지지도: 그러나 프로그램의 목적과 활동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에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였다. 응답자의 90% 이상이 현재 DFR 드론이 수행하고 있는 모든 활동, 즉 범죄 현장 출동, 교통사고 현장 기록, 실종자 수색 등에 대해 ’강력히 지지’하거나 ’다소 지지한다’고 답변했다.8 이는 DFR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공공 안전 증진’이라는 가치에 대해 지역 사회 내에 폭넓은 사회적 합의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주민들은 추상적인 개념으로서의 DFR의 효용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 조사의 한계점: 다만, 이 설문조사 결과를 해석할 때는 몇 가지 한계점을 고려해야 한다. 전체 발송된 설문지 중 회수율은 11%로 비교적 낮았으며, 응답자 인구 구성이 실제 촐라비스타시 인구 통계와 차이를 보였다. 특히 백인과 고령층 응답자의 비율이 실제보다 높게 나타난 반면, 히스패닉 인구는 과소 대표되었다.8 따라서 이 결과가 도시 전체의 의견을 완벽하게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6.2 여론의 양면성

설문조사가 보여주는 높은 지지율 이면에는, 언론 보도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표출되는 시민들의 복잡하고 상반된 목소리가 존재한다. 이는 DFR을 ’개념’으로 받아들일 때와 ’현실’로 경험할 때의 인식 차이를 보여준다.

6.2.1 긍정적 반응

많은 주민들은 DFR 프로그램이 범죄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지역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느끼고 있다. 특히 범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의 주민일수록 프로그램을 더 강력하게 지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38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토론에서도 긍정적인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사용자는 “침입 용의자를 드론이 추적하여 경찰이 체포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모두에게 더 안전한 방법일 것“이라고 평가했다.38 또 다른 이들은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경찰 헬리콥터를 운영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효율적이며, 인명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차량 추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DFR의 장점을 높이 평가했다.38

6.2.2 부정적 반응 및 우려

반면, 특히 드론 비행이 잦은 지역의 주민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불안감과 반발이 존재한다. 이들에게 드론은 안전의 상징이 아닌, 끊임없는 감시의 상징으로 인식된다.

• 일상적 감시에 대한 공포: 일부 주민들은 “항상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자신의 집 뒷마당에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거나, 공공 수영장을 이용하거나, 심지어 창가에서 옷을 갈아입는 것조차 두렵다고 호소했다.9 한 주민은 드론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으로 응급실을 찾을 정도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38
• 데이터 오남용에 대한 불신: 수집된 드론 영상 데이터가 본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특히 멕시코 국경과 인접한 도시의 특성상, 영상 정보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같은 연방 이민 당국에 공유될 수 있다는 걱정이 존재한다.37 또한, 범죄와 전혀 관련 없는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적인 모습이 경찰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되고 저장될 수 있다는 점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거부감도 나타난다.
• 미래 기술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우려: 현재의 DFR 프로그램을 넘어, 미래에 이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에 대한 불안감도 제기된다. 일부 시민들은 DFR이 결국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 순찰, 예측 치안(predictive policing), 심지어 무장 드론의 등장으로 이어지는 ’미끄러운 경사길’의 시작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38

결론적으로, DFR 프로그램에 대한 지역 사회의 반응은 ’추상적인 개념’에 대한 지지와 ’구체적인 경험’에서 오는 불안감으로 양분되는 경향을 보인다. SANDAG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높은 지지율은 DFR의 ’목적과 기능’이라는 개념에 대한 동의를 반영하는 반면, 언론 보도와 온라인에서 표출되는 불안감은 자신의 머리 위를 비행하는 드론을 직접 ’경험’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는 DFR 프로그램의 장기적인 성공이 단순히 범죄율 감소와 같은 기술적 성과를 넘어, 이러한 ’경험적 불안감’을 어떻게 관리하고 완화하며 사회적 신뢰를 구축할 것인지에 달려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닌, 소통과 거버넌스의 문제이다.

7. 결론: DFR 프로그램의 미래와 시사점

촐라비스타 경찰국의 DFR 프로그램은 지난 수년간의 운영을 통해 공공 안전 분야에서 드론 기술이 어떻게 혁신을 이끌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실제 치안 환경에 깊숙이 통합되어 인명을 구조하고, 위험을 완화하며, 경찰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 프로그램은 첨단 감시 기술이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사생활 보호, 데이터 거버넌스, 사회적 수용성이라는 복잡한 과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7.1 촐라비스타 DFR 프로그램의 종합 평가

DFR 프로그램의 성공은 여러 핵심 요인들의 전략적 결합의 결과물이다. 첫째, ’상황 인식 개선을 통한 경찰관 및 시민 안전 증대’라는 명확한 목표 설정이 있었다. 둘째, 기술 도입에만 매몰되지 않고 연방 규제 기관인 FAA와의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BVLOS와 같은 핵심적인 규제 장벽을 극복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셋째, Live911과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과감하게 통합하여 기존의 정보 전달 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함으로써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마지막으로, 비행 데이터 포털 운영 등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초기 노력은 프로그램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과제들이 남아있다. 사생활 침해와 데이터 공개를 둘러싼 법적·사회적 논쟁은 현재 진행형이며, 이는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과 데이터 관리 정책에 지속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드론 비행이 특정 계층과 지역에 집중되면서 발생하는 ’차별적 감시’라는 비판은 프로그램의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또한, 법원의 영상 공개 판결에 따라 발생하는 막대한 분량의 데이터 검토 및 비식별화 작업은 상당한 행정적·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하여 프로그램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이다.

7.2 타 법 집행 기관을 위한 정책적 제언

촐라비스타의 경험은 DFR 프로그램 도입을 고려하는 다른 법 집행 기관들에게 중요한 정책적 교훈을 제공한다.

1. 전략적 규제 접근: 단순히 고성능 드론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FAA와의 협력을 포함한 포괄적인 규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BVLOS 허가와 같은 핵심적인 규제 승인 없이는 DFR 프로그램의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기 어렵다.
2. 선제적 사회적 합의 구축: 프로그램 설계 초기 단계부터 시민 단체, 지역 언론, 그리고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여 사생활 보호 가이드라인과 운영 정책을 공동으로 마련해야 한다. 기술이 도입된 후에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은 해결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
3. 정교한 데이터 거버넌스 정책: ’모든 비행 기록’을 일률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은 투명성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외부의 비판과 법적 분쟁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비행 목적의 중대성과 민감성에 따라 데이터의 공개 수준과 보유 기간을 차등화하는 등, 투명성과 사생활 보호, 행정 효율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보다 정교한 데이터 거버넌스 정책이 필요하다.

7.3 미래 전망

DFR 프로그램은 이제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변곡점에 서 있다. 최근 FAA가 DFR 관련 BVLOS 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면서, 2018년부터 2024년까지 단 50여 건에 불과했던 허가 건수가 2025년 상반기에만 수백 건으로 급증했다.31 베벌리힐스(Beverly Hills), 몽고메리 카운티(Montgomery County) 등 이미 다수의 기관이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거나 도입을 서두르고 있어, DFR은 향후 수년 내에 미국 경찰 활동의 표준적인 방식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39

기술 발전 또한 이러한 확산을 가속화할 것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해 드론 영상에서 특정 객체(무기, 특정 인물 등)를 자동으로 탐지하고 분석하는 기술, 드론이 임무를 마친 후 스스로 충전 도킹 스테이션으로 복귀하는 자율 비행 기술, 그리고 한 명의 원격 조종사가 여러 대의 드론을 동시에 제어하는 다중 관제 기술 등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12 이러한 기술들은 DFR의 효율성과 능력을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발전은 DFR의 효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예측 치안(Predictive Policing)’과 결합하여 특정 지역이나 개인을 잠재적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선제적으로 감시하는 등, 감시 사회로의 이행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 따라서 DFR 프로그램의 미래는 기술 발전의 속도에만 좌우되지 않을 것이다. 그 기술을 어떻게 통제하고, 누구를 위해 사용하며, 그로 인해 침해될 수 있는 가치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법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함께 이루어질 때, DFR은 비로소 공공 안전을 위한 지속 가능한 혁신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8.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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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Chula Vista City Council approves privacy policy | KPBS Public Media, https://www.kpbs.org/news/local/2022/11/02/chula-vista-city-council-approves-privacy-poli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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