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2025-10-23, G25DR

1. 서론: 영원한 질문에 대한 현대적 고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질문은 인류가 사유를 시작한 이래로 끊임없이 제기해 온 가장 근본적인 물음이다.1 이는 단순히 개인의 실존적 고뇌에 머무르지 않으며, 한 시대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투영하는 거울로서 기능해왔다.2 고대 철학자들이 탐구했던 ’최고선(summum bonum)’에서부터 종교가 제시하는 신의 섭리, 그리고 현대 심리학이 분석하는 행복의 조건에 이르기까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의 계보는 인류 지성사의 궤적과 그 맥을 같이한다. 각 시대와 문화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물음에 답하려 시도했으며, 그 답변들은 인간 존재의 동력과 삶의 목적에 대한 당대의 이해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현대 사회는 전례 없는 물질적 풍요와 기술적 진보를 이룩했으나, 역설적으로 삶의 의미에 대한 갈증과 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전통적인 가치 체계가 해체되고 개인주의가 심화되면서, 각 개인은 이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자신의 존재 이유를 해명해야 하는 실존적 과제 앞에 놓이게 되었다.3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은 더 이상 형이상학적 사변의 대상이 아니라, 모든 개인이 일상에서 마주해야 하는 절실하고 실천적인 문제로 부상했다.

본 보고서는 이 영원한 질문에 대한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탐구를 시도한다. 이를 위해 특정 시대나 단일 학문에 국한되지 않고, 인류 지성사가 축적해 온 다양한 사유의 영역을 횡단하고자 한다. 문학, 철학, 심리학, 생물학, 그리고 종교학의 관점을 아우르는 다각적 접근을 통해, 인간 존재를 추동하는 복합적인 동력 구조를 해부하고 그 상호관계를 규명할 것이다. 레프 톨스토이의 문학적 통찰에서부터 실존주의와 스토아학파의 철학적 사유, 매슬로우와 프랭클의 심리학적 분석, 그리고 리처드 도킨스의 생물학적 관점에 이르기까지, 각 학문은 인간 존재의 상이한 단면을 비춘다. 이러한 개별적 조망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통합할 때, 비로소 우리는 인간 삶의 복잡다단한 실체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본 보고서는 각 관점의 핵심 논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현대 사회의 도전 과제 속에서 이 질문이 갖는 새로운 의미를 재조명함으로써, 이 영원한 질문에 대한 현대적 답변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는다.

2. 문학적-종교적 성찰: 톨스토이의 사랑

레프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이 오래된 질문에 대한 하나의 원형적 답변을 제시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문학적 서사를 넘어, 톨스토이 후기의 기독교적 아나키즘과 인도주의 사상이 깊이 응축된 종교적 우화(寓話)로서 기능한다.5 소설은 인간 실존의 근본 동력을 파헤치기 위해, 천상의 존재를 지상으로 내려보내 인간의 삶을 관찰하게 하는 고전적 서사 장치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톨스토이는 인간이 스스로의 계획과 이기심으로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그 기저에는 더 근원적인 힘, 즉 ’사랑’이 작용하고 있음을 역설한다.

이야기는 가난하지만 선량한 구두장이 시몬이 한겨울 교회 담벼락 앞에서 벌거벗은 채 쓰러져 있는 청년 미하일을 발견하는 데서 시작된다.7 시몬은 처음에는 두려움과 의심으로 그를 지나치려 하지만, 내면의 양심의 가책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외투를 벗어 입히고 집으로 데려온다.7 이 청년 미하일은 사실 하나님의 명령을 어겨 인간 세상에서 세 가지 질문의 답을 찾아오라는 벌을 받고 지상으로 추락한 천사였다. 그가 찾아야 할 세 가지 질문은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궁극적으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8 미하일은 시몬의 집에서 구두장이 조수로 일하며, 인간의 삶 속에서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나씩 깨달아간다.

2.1 첫 번째 깨달음 -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미하일이 얻는 첫 번째 깨달음은 인간 내면에 잠재된 ’사랑’의 발견이다. 시몬이 정체불명의 사내를 데리고 집에 돌아오자, 그의 아내 마트료나는 극심한 분노를 터뜨린다. 양가죽은 사 오지 않고 얼마 없는 돈으로 술을 마신 데다, 낯선 사람까지 끌어들인 남편의 모습에 온갖 욕설을 퍼붓는다.7 그녀의 반응은 척박한 현실 속에서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지키려는 지극히 현실적인 계산과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굶주린 미하일이 내놓은 빵을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본 순간, 마트료나의 마음속에서는 분노 대신 연민과 동정심이 싹튼다. 그녀는 미하일에게 헌 옷을 내어주고 잠자리를 마련해주는 등 태도를 바꾼다.8 이 모습을 지켜본 미하일은 처음으로 옅은 미소를 짓는다. 그는 마트료나의 마음속에서 신(神)의 모습을 보았고, ’사람의 마음속에는 사랑이 있다’는 첫 번째 진리를 깨닫게 된다.7

2.2 두 번째 깨달음 -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두 번째 깨달음은 인간의 유한성과 무지(無知)에 대한 통찰이다. 어느 날, 거만하고 부유한 귀족 신사가 구둣방을 찾아와 1년을 신어도 형태가 변하지 않는 튼튼한 장화를 주문한다. 그는 만약 잘못 만들면 시몬을 감옥에 보내겠다고 위협하며 자신의 부와 권력을 과시한다.8 주문을 받는 동안 미하일은 귀족의 어깨 너머로 죽음의 천사를 보고 기묘한 미소를 짓는다. 그는 장화가 아닌 시체에 신길 부드러운 구두를 만들기 시작한다. 잠시 후 귀족의 하인이 달려와 주인이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급사했다며, 장화 대신 시신에 신길 구두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한다.6 이 사건을 통해 미하일은 두 번째 진리를 깨닫는다. 바로 ’사람에게는 자신의 육신에 내일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지혜가 허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8 인간은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고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지만, 실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유한한 존재임을 목격한 것이다.

2.3 세 번째 깨달음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마지막 깨달음은 소설의 제목이자 핵심 주제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변이다. 6년의 세월이 흐른 뒤, 두 어린 딸을 데리고 온 한 부인이 구두를 맞추러 온다. 아이 중 하나는 다리가 불편했다. 시몬은 아이들의 사연을 묻고, 부인은 아이들이 자신의 친자식이 아님을 고백한다.8 6년 전, 이웃에 살던 여인이 쌍둥이를 낳다가 남편도 없이 세상을 떠났고, 당시 갓난아들이 있던 자신이 차마 고아가 된 아이들을 외면할 수 없어 거두어 길렀다는 것이다.6 자신의 젖으로 두 아이를 함께 키우느라 한 아이가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고, 그 때문에 다리가 불편해졌다는 사연을 듣게 된다. 이 이야기를 들은 시몬의 아내 마트료나는 “부모 없이는 살아도, 하나님의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고 감탄한다.8 이 말을 듣는 순간, 미하일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며 그는 세 번째 미소를 짓는다. 그는 마침내 마지막 진리, 즉 “사람은 자신의 일을 걱정하고 계획해서 사는 것 같지만, 실은 오직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8 모든 인간은 타인의 사랑에 기대어 살아가며, 그 사랑이야말로 인간을 진정으로 살게 하는 힘이라는 최종적인 답을 얻은 미하일은 다시 천사의 모습으로 돌아가 하늘로 올라간다.

톨스토이의 이 소설이 제시하는 답변은 명료하다. 인간을 살게 하는 것은 물질적 부나 자기 보존을 위한 이기적인 계산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이타적인 사랑과 연민이다. 이 작품은 톨스토이가 당대 러시아 정교의 형식주의와 교조주의를 비판하고,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의 가르침, 즉 순수한 사랑의 실천이라는 기독교의 핵심 가치를 대중에게 알기 쉽게 전파하려는 의도에서 저술되었다.6 소설 속 ’사랑’은 단순한 감정을 넘어, 인간이 자신의 유한성과 무지를 극복하고 서로를 지탱하게 하는 실존적 원동력으로 그려진다. 이는 개인이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사랑을 매개로 한 공동체 안에서만 온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함축한다.5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톨스토이가 제시하는 ’사랑’이라는 답의 성격이다. 소설의 구조 속에서 ’사랑’은 인간이 창조하거나 발명하는 가치가 아니라, 신이 세계의 이치 속에 미리 심어 놓은 진리로서 존재한다. 천사인 미하일의 역할은 이 진리를 ’발견’하고 깨닫는 것이다. 이는 삶의 의미가 신과 같은 초월적 존재에 의해 이미 부여되어 있으며, 인간의 과제는 그 주어진 의미를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라는 고전적·종교적 세계관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처럼 ’외부로부터 주어진 의미’라는 관점은, 이후에 다룰 철학적 사조들이 비판하고 넘어서려는 핵심적인 지점이 된다. 따라서 톨스토이의 소설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고귀한 답변임과 동시에, ’의미의 원천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라는 더 근본적인 철학적 논쟁을 촉발하는 중요한 출발점으로서의 의의를 지닌다.

3. 철학적 탐구: 의미의 구축과 부재

톨스토이가 신이 부여한 ’사랑’이라는 발견된 의미를 통해 인간의 삶을 해명했다면, 근대 이후의 철학은 바로 그 ’주어진 의미’의 기반이 흔들리는 지점에서 사유를 전개한다. 특히 20세기를 전후하여 등장한 실존주의, 고대 헬레니즘 시대의 스토아학파, 그리고 니체의 니힐리즘은 인간의 삶을 추동하는 힘에 대해 각기 다른 심오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들 철학은 신이나 우주적 질서와 같은 외부적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인간 존재 자체의 조건 속에서 삶의 동력을 찾으려 시도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러나 그 방법과 결론에 있어서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3.1 실존주의: 내던져진 존재의 자유와 책임

실존주의는 톨스토이의 세계관과는 정반대로, 삶에 내재된 보편적 의미나 목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선언에서부터 탐구를 시작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의 폐허 속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이 사상은, 기존의 모든 가치 체계가 붕괴된 상황 속에서 “나는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벌거벗은 채로 직면해야 했던 인간의 실존적 상황을 반영한다.9

실존주의의 핵심 명제는 장폴 사르트르가 제시한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L’existence précède l’essence)“는 말에 집약되어 있다.10 사르트르에 따르면, 종이칼이나 의자 같은 도구는 ’자른다’거나 ’앉는다’는 목적, 즉 본질이 설계자에 의해 미리 정해진 후에 만들어진다. 이 경우 본질이 실존에 앞선다. 그러나 인간은 다르다. 인간은 어떤 신이나 자연에 의해 특정한 목적을 부여받고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그저 아무런 이유 없이 이 세상에 먼저 ‘존재’(실존)할 뿐이며, 이후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과 행동을 통해 스스로가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 즉 자신의 ’본질’을 만들어나가야 한다.10

이러한 인간의 조건을 하이데거는 ’피투성(被投性, Geworfenheit)’과 ’기투성(企投性, Entwurf)’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인간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특정 시대, 특정 환경 속으로 ‘내던져진 존재’(피투성)이다.12 우리는 부모나 국적, 시대를 선택할 수 없다. 그러나 바로 그 내던져진 지점에서부터 인간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고 그 가능성을 향해 자신을 ‘내던지는 존재’(기투성)가 된다. 이처럼 실존주의는 인간을 정적인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넘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역동적인 프로젝트로 이해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에게 주어진 것은 절대적인 ’자유’이다. 따라야 할 정해진 길이나 가치가 없기 때문에, 인간은 매 순간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 자유는 결코 가볍거나 달콤한 것이 아니다. 사르트르는 이를 “인간은 자유라는 형을 선고받았다“고 표현했다.10 모든 선택의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온전히 자기 자신이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자유와 책임의 무게 앞에서 인간은 불안과 고독을 느끼지만, 바로 그 선택과 책임을 통해서만 인간은 비로소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 타인의 시선(“타인은 지옥이다”)이나 사회가 강요하는 역할(학생, 직장인, 부모 등)에 매몰되어 주체적 선택을 포기하는 순간, 인간은 ’진짜 나’를 상실하고 비본래적인 삶으로 전락하게 된다.12

결론적으로 실존주의에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의미’이다. 인간은 정해진 답이 없는 세상에 내던져져,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과 그에 따르는 책임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의미를 창조하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3.2 스토아학파: 이성과 자연에 따른 평온한 삶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고대 헬레니즘 시대, 알렉산더 대왕의 제국이 붕괴하고 폴리스 공동체가 해체되는 극심한 혼란 속에서 스토아학파가 등장했다. 이들은 예측 불가능하고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세계의 격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내면의 평온과 덕(德)을 통해 행복에 이르는 길을 모색했다.14

스토아 철학의 핵심은 “자연에 따라 살라“는 격언에 담겨 있다. 그들은 우주 전체가 ’이성(Logos)’이라는 신적인 법칙과 질서에 의해 합리적으로 운행된다고 믿었다.15 이 이성은 우주 만물에 스며들어 있는 신(神)이자 운명, 섭리와 같은 것이었다. 따라서 인간의 행복과 좋은 삶은 이 거대한 우주적 질서에 순응하고, 자연의 일부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받아들이며 사는 데서 찾을 수 있다.16

이러한 삶을 실천하기 위해 스토아학파는 ’통제의 이분법’이라는 매우 실용적인 지혜를 제시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뉜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 자신의 생각, 판단, 의지, 태도와 같은 내면의 영역뿐이다. 반면, 우리의 신체, 건강, 재산, 타인의 평판,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 등은 우리의 통제 밖에 있다.17 대부분의 불행과 고통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통제하려 애쓰는 데서 비롯된다. 따라서 현자(賢者)는 통제 불가능한 것들에 대한 욕망과 집착을 버리고, 오직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내면의 덕을 함양하는 데에만 집중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우리에게 매달린 실을 잡아당기는 힘이 우리 내면에 있음을 기억하라. 그것이 우리 행동과 우리 삶의 원천임을, 다시 말해 자기 자신임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16

스토아학파가 추구한 궁극적인 이상은 ‘아파테이아(Apatheia)’, 즉 ’정념(情念, pathos)이 없는 상태’였다.15 이는 모든 감정을 없앤 무감각한 상태가 아니라, 이성적 성찰을 통해 분노, 슬픔, 공포, 과도한 욕망과 같은 파괴적인 감정들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평온한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18 외부에서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그것을 해석하고 반응하는 것은 자신의 이성이므로, 이성 훈련을 통해 내면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상은 현대 심리치료의 한 갈래인 인지행동치료(CBT)의 이론적 토대가 되기도 했다.16

따라서 스토아학파에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답은 ’이성’이다. 인간은 이성을 통해 우주의 합리적 질서를 이해하고, 통제 불가능한 것들에 대한 정념을 다스리며,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의무를 묵묵히 수행함으로써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평온과 행복을 얻으며 살아간다.19

3.3 니힐리즘: ’신의 죽음’과 허무의 극복

니힐리즘(허무주의)은 문자 그대로 삶의 모든 의미, 가치, 목적, 진리가 근거 없으며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극단적인 사상이다.20 이 사상을 가장 심도 있게 파고든 철학자는 프리드리히 니체였다. 니체는 니힐리즘을 단순히 거부하거나 비판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서구 문명이 필연적으로 도달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자, 새로운 가치 창조를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할 관문으로 보았다.22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했다.23 이 도발적인 선언은 단순히 신의 부재를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는 지난 2천 년간 서구 문명을 지탱해 온 기독교적 도덕과 플라톤주의적 형이상학, 즉 ’참된 세계’를 저 너머의 초월적 세계에 설정하고 이 땅의 삶을 폄하했던 모든 가치 체계가 그 힘을 상실했음을 의미했다.22 절대적 진리와 도덕의 기반이 무너지자, 인간은 어디에도 의지할 곳 없는 극심한 가치의 진공상태, 즉 니힐리즘의 심연에 빠지게 되었다.

니체에 따르면, ‘신의 죽음’ 이후 인간은 두 가지 길에 놓인다. 하나는 ’수동적 허무주의’의 길이다. 절대적 가치가 사라진 세상에서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는 절망감에 빠져, 염세주의에 투항하거나 순간적인 쾌락만을 추구하며 마지막 인간(the last man)으로 스러져가는 것이다.21 그러나 니체는 다른 길, 즉 ’능동적 허무주의’의 길을 제시한다. 이는 허무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새로운 창조의 대지로 삼는 것이다.

이 능동적 허무주의를 체현하는 존재가 바로 ’위버멘쉬(Übermensch, 초인)’이다. 위버멘쉬는 죽어버린 신의 자리에 주저앉는 대신, 스스로가 새로운 가치의 창조자가 되는 인간이다.24 그는 기존의 모든 도덕과 가치를 자신의 ’힘에의 의지(Will to Power)’를 통해 재평가하고, ’저 너머의 세계’가 아닌 ’이 대지’에 충실한 새로운 가치의 서판을 새긴다. 그는 삶의 고통과 허무를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까지도 긍정하며 영원히 되돌아오기를 바라는 ‘영원회귀(Eternal Recurrence)’ 사상을 감당해내는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이다.

결론적으로 니체에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더 이상 주어진 답이 없는 질문이며, 바로 그 점이 인간의 위대함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인간은 기존의 가치 체계를 파괴하는 허무의 망치를 든 채, ’자기 창조적 삶’을 통해 스스로 그 답을 만들어가야 하는 존재이다.24 허무는 종착역이 아니라, 인간이 비로소 신이나 외부 권위의 노예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출발점인 것이다.

이처럼 톨스토이에서 시작하여 실존주의, 스토아학파, 니힐리즘으로 이어지는 철학적 탐구의 여정은 ’의미의 통제권’을 둘러싼 장대한 투쟁의 역사로 재구성될 수 있다. 톨스토이의 기독교적 세계관과 스토아학파의 우주론에서는 의미의 원천이 인간 외부의 초월적 존재(신)나 질서(로고스)에 있었다. 여기서 인간의 역할은 그 주어진 의미를 경건하게 ’발견’하고 충실히 ’순응’하는 것이었다. 의미의 통제권은 명백히 인간의 외부에 있었다. 니체는 바로 이 외부의 통제권자인 ’신’이 죽었음을 선언함으로써 의미의 기반 자체를 파괴했고, 그 결과는 허무였다. 이 공백 속으로 과감히 뛰어든 것이 바로 실존주의이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사르트르의 선언은, 의미의 통제권을 신에게서 박탈하여 ’인간 개인’에게로 이양하는 혁명적 선언이었다. 이제 인간은 더 이상 의미의 수용자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삶의 법칙을 세우는 ’입법자’가 된 것이다. 이 거대한 흐름은 인류 지성사에서 의미의 주도권이 신적인 것에서 인간적인 것으로 넘어오는 과정을 보여주는 서사이며, 인간의 자율성과 책임이라는 개념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급진적으로 확장되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이다.

4. 심리학적 접근: 욕구, 의미, 그리고 행복

철학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의 본질적, 규범적 측면을 탐구했다면, 20세기 이후 발전한 심리학은 이 질문을 경험적, 실증적 연구의 영역으로 가져왔다. 심리학은 ’인간은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를 묻기보다 ’인간은 무엇에 의해 움직이며, 무엇을 통해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가’를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분석한다. 인본주의 심리학의 대표주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우, 실존주의 심리치료의 선구자 빅터 프랭클, 그리고 현대 심리학의 새로운 흐름을 이끈 긍정심리학은 인간의 삶을 추동하는 내적 동력에 대해 각기 다른, 그러나 상호 보완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4.1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자아실현을 향한 여정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우는 인간의 행동이 무작위적이거나 단편적인 욕구들의 단순한 합이 아니라, 체계적인 위계 구조를 가진 동기 체계에 의해 추동된다고 보았다. 그의 ’욕구 단계 이론(Hierarchy of Needs)’은 인간의 동기가 피라미드 형태의 계층을 이루며, 하위 단계의 기본적인 욕구가 어느 정도 충족되어야만 그 다음 상위 단계의 욕구가 주요한 동기로서 발현된다고 설명한다.25

매슬로우가 초기에 제시한 5단계 욕구는 다음과 같다 27:

  1.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Needs): 생존에 필수적인 가장 기본적인 욕구로, 음식, 물, 수면, 산소 등 원초적인 신체적 필요를 포함한다.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다른 모든 욕구는 뒷전으로 밀려난다.25

  2. 안전의 욕구(Safety Needs): 생리적 욕구가 해결되면, 신체적 위험, 질병, 경제적 불안정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려는 욕구가 나타난다. 예측 가능하고 질서 있는 환경을 선호하는 경향이 여기에 해당한다.25

  3. 소속감과 사랑의 욕구(Love and Belongingness Needs):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가족, 친구, 연인 등 집단에 소속되어 애정 어린 관계를 맺고 사랑을 주고받고 싶어 한다. 이 단계의 결핍은 고독감과 사회적 불안을 야기한다.28

  4. 존중의 욕구(Esteem Needs): 소속감을 느낀 개인은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존중을 받고자 하는 욕구와, 스스로를 가치 있는 존재로 느끼고 싶어 하는 자존감에 대한 욕구를 갖게 된다. 명예, 지위, 성취 등이 이 욕구와 관련된다.25

  5. 자아실현의 욕구(Self-Actualization Needs): 앞선 모든 욕구가 충족된 후, 인간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자신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이 되고자 하는 궁극적인 욕구를 추구한다. 이는 개인의 성장, 창의성 발현, 자기 완성에 대한 갈망이다.27

매슬로우는 1단계부터 4단계까지를 ’결핍 욕구(Deficiency Needs)’로, 5단계를 ’성장 욕구(Growth Needs)’로 구분했다. 결핍 욕구는 채워지지 않았을 때 고통을 유발하며, 일단 충족되면 더 이상 강력한 동기로 작용하지 않는다. 반면, 자아실현이라는 성장 욕구는 충족될수록 오히려 그 욕구가 더욱 증대되는 특징을 보인다.28

매슬로우의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답은 ’단계적인 욕구의 충족’이다. 인간은 생존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동기에서 출발하여, 사회적 관계와 인정을 거쳐,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고유한 잠재력을 실현하며 살아가려는 내재적 동력을 가진 존재이다. 이 이론은 인간의 긍정적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며 심리학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욕구 단계의 순서가 모든 개인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으며, 문화적 차이를 간과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예를 들어, 집단주의 문화권에서는 소속감의 욕구가 안전의 욕구보다 우선시될 수 있으며, 예술가나 혁명가처럼 기본적인 욕구를 희생하면서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사례도 존재하기 때문이다.27

4.2 빅터 프랭클의 의미치료: 의미를 향한 의지

나치 강제수용소라는 극한의 비인간적 상황을 직접 겪고 살아남은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은, 인간 존재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동력에 대해 독자적인 통찰을 제시했다. 그는 인간을 움직이는 가장 근본적인 동기는 프로이트가 말한 ’쾌락에의 의지(Will to Pleasure)’나 아들러가 주장한 ’권력에의 의지(Will to Power)’가 아니라,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Will to Meaning)’라고 선언했다.30

프랭클의 의미치료(Logotherapy)는 바로 이 ’의미에의 의지’를 인간 정신의 핵심으로 본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본능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거나 사회적으로 굴욕적인 상황에 처하더라도, 만약 그 고통과 희생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기꺼이 그것을 감수할 수 있는 존재이다.31 “살아야 할 이유(why)를 아는 사람은 거의 모든 상황(how)을 견뎌낼 수 있다“는 니체의 말은 그의 사상을 관통하는 핵심 명제이다.31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강건한 사람들이 아니라, 가족을 다시 만나야 한다는 희망이나 완수해야 할 과업 등 삶의 의미를 끝까지 붙들고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프랭클은 삶의 의미가 주관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며 인간에 의해 ’발견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세 가지 주요한 길을 제시했다 30:

  1. 창조적 가치(Creative Values): 일이나 창작 활동을 통해 세상에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

  2. 경험적 가치(Experiential Values):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거나, 예술 작품을 접하거나, 다른 사람을 깊이 사랑하는 등 세상의 선(善)과 진(眞), 미(美)를 경험하는 것.

  3. 태도적 가치(Attitudinal Values): 질병, 죽음, 피할 수 없는 고난 등 바꿀 수 없는 운명에 직면했을 때, 그것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고 마주하는가. 프랭클은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하는 마지막 인간의 자유만은 앗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삶에서 의미를 찾지 못할 때, 인간은 깊은 공허감과 무의미함을 느끼게 되는데, 프랭클은 이를 ’실존적 공허(Existential Vacuum)’라고 불렀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우울, 중독, 공격성의 근본 원인이 된다고 보았다.30 의미치료는 과거의 상처를 파헤치기보다, 환자가 미래에 성취해야 할 과제와 의미를 스스로 발견하도록 돕는 미래지향적인 심리치료이다.30

프랭클에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답은 명백히 ’의미’이다. 인간은 생물학적, 심리적 조건을 넘어, 자신의 삶에 고유한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살아가는 영적인 존재이다.

4.3 긍정심리학: ’플로리시(Flourish)’하는 삶의 구성요소

전통적인 심리학이 주로 우울, 불안, 정신병리 등 인간의 부정적인 측면을 치료하는 데 집중해왔다면, 2000년대 초 마틴 셀리그먼을 중심으로 등장한 긍정심리학은 인간의 강점, 행복, 번영 등 긍정적인 측면을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33 긍정심리학은 ’어떻게 하면 고통을 줄일 수 있는가’를 넘어, ’어떻게 하면 더 충만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셀리그먼은 초기에 행복을 ‘즐거운 삶’, ‘몰입하는 삶’, ’의미 있는 삶’의 세 가지 요소로 설명했으나, 이후 이를 확장하여 최적의 삶, 즉 ’번성하는 삶(Flourishing Life)’의 개념을 제시하고, 이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핵심 요소를 ’PERMA 모델’로 정립했다 35:

  1. P (Positive Emotion, 긍정 정서): 기쁨, 감사, 희망, 평온함, 자부심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이는 행복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33

  2. E (Engagement, 몰입): 어떤 활동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깊이 빠져드는 경험이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플로우(Flow)’ 개념과 유사하며, 이 상태에서는 자의식이 사라지고 활동 자체에 완전히 집중하게 된다.33

  3. R (Relationships, 관계): 타인과 긍정적이고 지지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서, 좋은 관계는 행복과 웰빙의 가장 강력한 예측 변수 중 하나이다.33

  4. M (Meaning, 의미):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가족, 공동체, 신념, 대의 등)에 소속되어 기여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는 삶에 목적의식과 방향성을 부여한다.33

  5. A (Accomplishment, 성취):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함으로써 유능감과 숙달감을 느끼는 것이다. 성취는 그 자체로 추구될 때 내재적 동기를 유발하며 삶의 만족도를 높인다.33

긍정심리학의 관점에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총체적인 웰빙(Well-being)의 구성요소들’로 살아간다. 행복은 단순히 즐거운 감정 상태가 아니라, 긍정 정서, 몰입, 관계, 의미, 성취라는 다차원적인 요소들이 조화를 이룰 때 달성되는 ’번성하는 상태’이다. 중요한 점은 이 요소들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의식적인 노력과 훈련을 통해 함양될 수 있는 일종의 기술(skill)로 간주된다는 것이다.35 이로써 긍정심리학은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과학적 연구와 구체적인 실천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36

이상의 심리학적 접근들은 철학이 제기한 거대한 질문을 개인의 삶 속에서 측정 가능하고 실천 가능한 영역으로 변환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철학이 ’의미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진다면, 심리학은 ’사람들은 무엇에서 의미를 느끼며,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가’라는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질문으로 전환한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보편적 ’욕구’라는 생물학적 토대 위에 자아실현이라는 삶의 목적을 설정함으로써, 삶의 동력을 내재적이고 발달적인 과정으로 설명했다. 프랭클은 ’의미’라는 추상적 개념을 임상적으로 다룰 수 있는 치료의 핵심 변수로 만들었고, 의미 상실 상태를 진단하며 그것을 찾도록 돕는 구체적인 길을 제시했다. 긍정심리학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행복’과 ’웰빙’을 PERMA와 같은 구체적인 구성요소로 분해하고, 이를 측정하고 증진시키는 훈련법까지 개발했다. 결국 심리학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거대 담론을, 개인이 자신의 삶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심리적 기제(욕구, 의미, 긍정성)와 실천적 방법론으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는 철학의 ’왜(Why)’라는 질문에 심리학의 ’어떻게(How)’라는 답변을 더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5. 생물학적 관점: 생존 기계로서의 인간

지금까지의 논의가 인간의 의식, 감정, 사회적 관계라는 ‘개체’ 수준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진화생물학은 인간 존재를 완전히 다른 차원, 즉 ’유전자’의 관점에서 조명하며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한다. 특히 리처드 도킨스가 그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대중화한 유전자 중심의 진화론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가장 근원적이면서도 도발적인 답변을 제시한다. 이 관점에서 생명 현상의 진정한 주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개체가 아니라, 불멸을 꿈꾸는 자기 복제자, 유전자이다.38

도킨스에 따르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유전자가 자신을 보존하고 다음 세대로 더 효율적으로 퍼뜨리기 위해 수십억 년에 걸친 진화 과정 속에서 정교하게 만들어낸 ‘생존 기계(survival machine)’ 혹은 ’운반자(vehicle)’에 불과하다.40 우리의 몸과 마음, 복잡한 감정과 사고 과정, 그리고 모든 행동은 궁극적으로 유전자의 생존과 번식이라는 단 하나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설계된 도구라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질문의 주어인 ‘사람’ 자체가 독립적인 행위자가 아니라, 유전자라는 보이지 않는 주인의 명령을 수행하는 대리인에 가깝다.

이러한 유전자 중심적 관점은 인간의 가장 고귀한 가치로 여겨졌던 이타주의(altruism)마저도 유전자의 ’이기성’으로 재해석한다. 개체 수준에서 볼 때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낮추고 타인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이타적 행동은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난제였다. 그러나 관점의 단위를 개체에서 유전자로 바꾸면 이 수수께끼가 풀린다.38

첫째, ‘혈연 선택(Kin Selection)’ 이론이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목숨을 걸고 희생하는 행동은 표면적으로는 극단적인 이타주의처럼 보인다. 그러나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자식은 부모의 유전자 절반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부모 개체가 희생하더라도 그 행위를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담고 있는 자식 개체 둘 이상을 살릴 수 있다면, 그 희생을 유발하는 ’이타적 행동 유전자’는 다음 세대에 더 많이 살아남게 된다. 즉, 개체의 희생은 자신과 동일한 유전자의 사본을 보존하려는 유전자 수준의 냉정한 ‘이기적’ 계산의 결과인 것이다.38

둘째, ‘호혜적 이타주의(Reciprocal Altruism)’ 이론이다. 이는 혈연관계가 없는 개체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협력과 이타적 행동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한 개체가 다른 개체의 등을 긁어주거나 음식을 나누어주는 행위는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미래에 자신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상대방으로부터 보답을 받을 것이라는 암묵적인 기대를 전제로 한다. ’네가 내 등을 긁어주면, 나도 네 등을 긁어주겠다’는 식의 상호 협력 관계는 장기적으로 볼 때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순수한 이기주의자보다 생존에 더 유리하다. 따라서 이러한 호혜적 행동을 촉진하는 유전자 역시 진화 과정에서 선택되었다고 볼 수 있다.38

이러한 관점에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답은 ’유전자의 생존과 번식’이다. 우리가 느끼는 사랑, 연민, 도덕적 의무감, 공동체에 대한 헌신 등 인간의 모든 사회적, 정서적 동력은 궁극적으로 유전자의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진화 과정에서 정교하게 설계된 심리적 적응 기제일 수 있다.43 이는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보는 인간 중심적 세계관에 근본적인 도전을 제기하며, 우리의 행동 저변에 깊숙이 깔린 생물학적 동인을 냉정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도킨스는 이러한 생물학적 결정론이 운명론으로 귀결되는 것을 경계한다. 그는 인간이 비록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 생존 기계이지만, 의식과 문화를 발전시킨 유일한 존재이기도 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인간은 ’밈(Meme)’이라는 문화적 유전자를 통해 생물학적 유전자의 지배를 넘어설 수 있다. 우리는 유전자의 명령에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대신, 이성적 사고와 교육을 통해 순수한 이타주의를 실천하고 유전자의 이기성에 의식적으로 ’반역’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유일한 종이라는 것이다.38

생물학적 관점은 톨스토이의 사랑, 실존주의의 의미 창조, 매슬로우의 자아실현과 같은 다른 모든 논의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들이 작동하는 ’기반 조건(base condition)’을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이 ’인간’이라는 개체의 경험과 의식을 중심으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묻는다면, 생물학은 그 질문의 주체인 ‘인간’ 자체가 유전자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설계된 ’운반자’일 수 있음을 지적하며 논의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킨다.

이로 인해 질문의 초점은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인간이 왜 사랑, 의미, 행복과 같은 가치들을 그토록 필사적으로 추구하도록 진화했는가?“로 이동하게 된다. 예를 들어, 매슬로우나 긍정심리학이 강조하는 ’관계’의 욕구는, 개체가 집단에 소속되어 협력하는 것이 홀로 생존하는 것보다 번식에 압도적으로 유리했기 때문에 진화된 강력한 본능일 수 있다. 프랭클이 역설한 ’의미’를 추구하는 경향은, 복잡한 사회 환경 속에서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타인과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인 정신적 특성이었기에 자연선택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생물학적 관점은 다른 학문 분야의 답변들이 왜 인간에게 그토록 중요하고 절실하게 느껴지는지에 대한 궁극적인 설명(ultimate explanation)의 틀을 제공한다. 즉, 인간의 모든 고차원적인 정신 활동과 가치 추구는 ’생존과 번식’이라는 진화적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근본적인 전제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6. 현대 사회의 도전과 새로운 의미 탐색

지금까지 살펴본 문학, 철학, 심리학, 생물학의 거대한 담론들은 현대 사회라는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다. 현대 사회는 개인에게 전례 없는 자유와 물질적 풍요를 제공했지만, 동시에 인간이 삶의 의미를 찾고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전통적 기반들을 해체시켰다. 물질주의의 팽배, 개인주의의 심화, 그리고 기술 발전이 가져온 디지털 소외 현상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을 더욱 복잡하고 절실한 문제로 만들고 있다.

6.1 물질주의의 팽배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끊임없이 소유와 소비를 행복과 성공의 핵심 척도로 제시한다. 광고와 미디어는 물질적 부가 곧 삶의 만족을 보장한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주입한다.44 그러나 수많은 심리학 연구 결과는 이러한 통념과는 정반대의 결론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물질주의적 가치관을 강하게 내면화한 사람일수록 삶의 만족도, 행복감, 자존감 등 긍정적인 정신 건강 지표가 낮고, 불안, 우울, 신경증과 같은 부정적인 지표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45

이러한 부정적 관계의 원인은 물질주의가 인간의 더 근본적인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자기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자율성(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고 통제하려는 욕구), 유능성(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성장하려는 욕구), 그리고 관계성(타인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으려는 욕구)이라는 세 가지 기본적인 심리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45 물질주의는 행복의 원천을 외부의 물질적 소유와 타인의 평가에서 찾게 함으로써, 내면의 자율성과 유능감을 약화시킨다. 또한, 타인을 경쟁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결국 물질 추구에 몰두할수록 인간의 근본적인 심리적 영양분은 결핍되고, 이는 공허함과 불만족으로 이어지게 된다.47

6.2 개인주의의 심화

근대 시민혁명 이후, 개인은 집단이나 공동체의 부속품이 아닌, 독자적인 존엄과 가치를 지닌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3 이러한 개인주의의 발달은 개인이 신분이나 관습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개인주의는 점차 극단화되면서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전통적인 가족, 지역 공동체, 종교 집단과 같은 안정적인 소속감을 제공하던 공동체들이 해체되면서, 개인은 모든 것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무한 경쟁의 장으로 내몰렸다.4

이러한 변화는 개인에게 자유를 주었지만, 동시에 깊은 고립감과 불안을 안겨주었다.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타인의 도움 없이 살아가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면서, 사람들은 관계에서 오는 정서적 유대와 부담을 동시에 회피하려 한다.48 그 결과, 사회적 연결망은 약화되고, 개인은 각자 고립된 섬처럼 살아가는 ‘원자화(atomization)’ 현상이 심화된다. 이는 공동체의 붕괴와 사회적 양극화로 이어지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4 진정으로 건강한 개인주의는 타인의 삶을 존중하고 공존을 모색하는 ’공동체 지향적 개인주의’로서, 건강한 공동체를 전제로 할 때에만 가능하다.48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연대가 창조적 긴장을 이루며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개인과 사회는 함께 번영할 수 있다.50

6.3 기술 발전과 디지털 소외

21세기에 들어 기술 발전, 특히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의 등장은 인간관계와 소통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소셜 미디어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타인과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지만, 그 이면에는 새로운 형태의 소외가 자리 잡고 있다. 셰리 터클(Sherry Turkle)과 같은 학자들은 디지털 기술이 인간 간의 깊이 있는 상호작용을 대체하면서, 겉으로는 연결성을 강화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서적 친밀감과 진정한 유대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한다.52

소셜 미디어상의 관계는 클릭 한 번으로 맺고 끊을 수 있는 피상적이고 파편적인 성격을 띤다.53 사용자들은 불특정 다수의 시선을 의식하여 자신의 가장 행복하고 이상적인 모습만을 편집하여 전시하며, 이는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를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타인의 ’하이라이트 릴’과 자신의 ’비하인드 씬’을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과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 즉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54 또한, 즉각적인 반응과 피상적인 ’좋아요’에 익숙해지면서, 갈등과 오해를 감수해야 하는 현실 세계의 깊이 있는 관계 맺기를 점차 어려워하게 된다. 결국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기술이 역설적으로 사람들을 더 외롭게 만들고, 진정한 소통의 부재 속에서 고립감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53

이러한 현대 사회의 세 가지 도전, 즉 물질주의, 극단적 개인주의, 디지털 소외는 ’의미 창출의 원천’을 고갈시키는 역설적인 환경을 조성한다. 앞선 장들에서 공통적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힘“으로 지목되었던 핵심 요소들은 사랑, 깊이 있는 관계,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 그리고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내면적 성찰이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개인에게 전례 없는 자유와 풍요를 부여하며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으라고 요구하는 실존주의적 상황을 만들어 놓고, 바로 그 순간에 의미를 창조하는 데 필수적인 원천들(깊은 관계, 공동체, 내면 성찰의 시간)을 체계적으로 잠식하고 파괴한다. 물질주의는 내면의 가치를 외부의 소유로 대체하려 하고, 극단적 개인주의는 관계와 공동체의 유대를 끊어내며, 디지털 기술은 깊이 있는 관계와 몰입을 방해하고 피상적 연결과 소외감을 증폭시킨다. 이로 인해 현대인은 ’의미를 찾아야만 한다’는 강박과 ‘의미를 찾기 어려운’ 환경 사이의 깊은 모순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실존적 불안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7. 결론: 통합적 고찰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본 보고서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인류의 근원적 질문에 답하기 위해 문학, 철학, 심리학, 생물학 등 다양한 지적 전통을 횡단하며 다각적인 탐구를 수행했다. 이 여정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이 질문에 대한 단일하고 절대적인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어느 한 가지 동인으로 환원될 수 없는,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욕망과 동기를 지닌 존재이기 때문이다. 각 학문적 관점은 인간 존재의 서로 다른 층위를 비추며, 이들을 통합할 때 비로소 인간 삶의 총체적 모습에 대한 어렴풋한 윤곽을 그릴 수 있다.

첫째, 인간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냉엄한 자연법칙을 따르는 생물학적 존재이다.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인간은 유전자의 자기 복제를 위한 ’생존 기계’이며, 우리가 느끼는 사랑과 이타심 같은 고귀한 감정조차 그 기저에는 유전자의 영속성을 위한 이기적 전략이 깔려있다. 이는 인간의 모든 정신 활동이 생물학적 토대 위에 세워져 있음을 상기시킨다.

둘째, 이 생물학적 기반 위에서 인간은 기본적인 욕구 충족과 안정을 갈망하는 심리적 존재로 살아간다. 매슬로우의 이론이 보여주듯, 인간은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라는 물질적, 물리적 기반이 확보될 때 비로소 더 높은 차원의 정신적 가치를 추구할 동력을 얻는다.

셋째,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관계적 존재이다. 기본적인 생존이 보장된 인간은 타인과의 사랑과 관계 속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며 살아간다. 톨스토이가 문학을 통해 역설했듯, 그리고 긍정심리학이 과학적으로 입증했듯, 긍정적 관계는 인간을 살게 하는 가장 근원적인 힘 중 하나이다.

넷째, 인간은 주어진 현실에 단순히 순응하는 것을 넘어, 그 속에서 의미와 목적을 찾으려는 실존적 존재이다. 실존주의 철학이 강조하듯, 인간은 정해진 본질 없이 세상에 내던져져 자신의 선택과 행동으로 삶의 의미를 스스로 구성해 나간다. 또한 빅터 프랭클이 극한의 고통 속에서 증명했듯이, 피할 수 없는 고난에 직면하더라도 그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자유를 통해 인간은 자신의 존엄성을 지켜낸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이 모든 과정을 통해 내면의 평온, 만족, 그리고 잠재력의 실현, 즉 총체적인 웰빙(Flourish)을 지향하는 성장적 존재이다. 스토아학파가 추구했던 이성을 통한 마음의 평정(Apatheia)에서부터 긍정심리학이 제시하는 번성하는 삶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단순히 생존하는 것을 넘어 더 나은 상태, 더 충만한 삶을 향해 나아가려는 근본적인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통합적 답변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사람은 생물학적 생존 기반 위에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삶의 ’의미’를 추구하며, 총체적 웰빙을 향해 ’성장’하는 존재이다. 이 세 가지 요소—관계(Relationship), 의미(Meaning), 성장(Growth)—는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인간의 삶을 추동한다.

결국 이 영원한 질문에 대한 완결된 답을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 그 자체일 것이다. 이 질문을 가슴에 품고 자신의 삶 속에서 고유한 답을 써 내려가기 위해 고뇌하고 실천하는 과정이야말로 가장 인간다운 삶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각 시대와 개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 속에서 이 위대한 질문에 응답해야 할 책임을 지닌다.


표 1: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다각적 관점 비교

관점 (Perspective)핵심 동인 (Core Driver)궁극적 목표 (Ultimate Goal)주요 개념 (Key Concepts)
톨스토이 (기독교)사랑 (Love), 연민 (Compassion)신의 뜻 실현, 이웃과의 사랑 공동체미하일의 세 가지 깨달음, 이타주의
실존주의자유 (Freedom), 선택 (Choice)주체적 의미 창조, 자기 본질 형성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기투, 책임
스토아학파이성 (Reason, Logos)내면의 평정 (Apatheia), 덕(Virtue)자연에 따른 삶, 통제의 이분법
니힐리즘 (니체)힘에의 의지 (Will to Power)허무 극복, 새로운 가치 창조신의 죽음, 위버멘쉬, 가치 전도
매슬로우 (인본주의)욕구 (Needs)자아실현 (Self-Actualization)욕구 5단계, 결핍/성장 욕구
프랭클 (의미치료)의미에의 의지 (Will to Meaning)삶의 고유한 의미 발견로고테라피, 실존적 공허, 세 가지 가치
긍정심리학웰빙 추구 (Pursuit of Well-being)번성하는 삶 (Flourishing)PERMA 모델 (긍정정서, 몰입, 관계, 의미, 성취)
진화생물학유전자 복제 (Gene Replication)유전자의 영속성 (Gene Perpetuation)이기적 유전자, 생존 기계, 혈연 선택

8. 참고 자료

  1. 삶의 의미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https://ko.wikipedia.org/wiki/%EC%82%B6%EC%9D%98_%EC%9D%98%EB%AF%B8
  2. 인생의 의미(life meanings)는 행복한 삶의 토대를 이룬다. 강물처럼 흐르는 삶 속에서 우리는 매 순, http://img2.kbstar.com/obj/money/rainbow-05-201112.pdf
  3. [테마 논술] <18> 정치 -개인과 사회의 관계 - 부산일보,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080513000531
  4. 개인주의 - 나무위키, https://namu.wiki/w/%EA%B0%9C%EC%9D%B8%EC%A3%BC%EC%9D%98
  5.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by 톨스토이 한번에 끝내기 (책 요약 리뷰 | Book Review)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PMsk25SAvEU
  6.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나무위키, https://namu.wiki/w/%EC%82%AC%EB%9E%8C%EC%9D%80%20%EB%AC%B4%EC%97%87%EC%9C%BC%EB%A1%9C%20%EC%82%AC%EB%8A%94%EA%B0%80
  7.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https://ko.wikipedia.org/wiki/%EC%82%AC%EB%9E%8C%EC%9D%80_%EB%AC%B4%EC%97%87%EC%9C%BC%EB%A1%9C_%EC%82%AC%EB%8A%94%EA%B0%80
  8. [명언과 인문학의 로맨스 ] 9.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 컬처램프, https://www.culturelamp.kr/news/articleView.html?idxno=919
  9. 실존주의는 무엇인가 - 신학자료실, https://www.atsnu.org/_chboard/bbs/board.php?bo_table=m5_1&wr_id=256471
  10. 실존주의 - 나무위키, https://namu.wiki/w/%EC%8B%A4%EC%A1%B4%EC%A3%BC%EC%9D%98
  11. 실존주의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https://ko.wikipedia.org/wiki/%EC%8B%A4%EC%A1%B4%EC%A3%BC%EC%9D%98
  12. 실존주의란 무엇인가 - 장진호 - 문화재는 내친구 - Daum 카페, https://m.cafe.daum.net/jinwooh/M9AR/978?listURI=%2Fjinwooh%2FM9AR
  13. 나는 누구인가? 실존주의 철학에서 배우는 진짜 나 그리고 실천법 5가지, https://contents.premium.naver.com/hisboast/wisdom/contents/250226215602048na
  14. 스토아 철학 [Stoicism, ― 哲學] - 세계교회사 - 개혁주의 마을 - Daum 카페, https://cafe.daum.net/reformedvillage/D3IH/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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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에피쿠로스, 스토아, 피론주의 핵심 포인트 쉽게 이해하기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biLarB-19Q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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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 앞으로의 공동체 - 한동신문, https://www.hgu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243
  50. 민주화 시대 40년,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 ‘창조적 긴장’ 切實 - 신동아, https://shindonga.donga.com/society/article/all/13/4976641/1
  51. 한국 사회의 개인과 공동체 … 새로운 방향의 정립을 위해 - 대학지성 In&Out, https://uni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144
  52. [기획2]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 디지털 기술은 완전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가? - 참여연대, https://www.peoplepower21.org/welfarenow/198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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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 소셜 미디어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 | Aithor Blog, https://aithor.com/blog/ko-kr/how-social-media-affects-mental-health
  55. SNS 이용과 SNS에 대한 긍·부정적 인식의 관계*, https://acikders.ankara.edu.tr/pluginfile.php/106917/mod_resource/content/1/SNS%EC%9D%B4%EC%9A%A9%EA%B3%BC%20SNS%EC%97%90%20%EB%8C%80%ED%95%9C%20%EA%B8%8D%EC%A0%95%EC%A0%81%20%EB%B6%80%EC%A0%95%EC%A0%81%20%EC%9D%B8%EC%8B%9D%EC%9D%98%20%EA%B4%80%EA%B3%84.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