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조직 분리 전략
1. 서론: R&D 조직 설계의 전략적 딜레마
기업의 연구개발(R&D) 조직 구조를 설계하는 문제는 단순한 조직도 이슈가 아니다. 이는 기업의 장기적 생존을 좌우할 ’급진적 혁신’과 단기적 성과를 결정짓는 ‘시장 출시 속도’ 사이에서 전략적 우선순위를 배분하는 핵심 의사결정이다.1 R&D 조직을 연구(R) 기능과 개발(D) 기능으로 분리할 것인지, 혹은 통합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딜레마는 모든 기술 기반 기업이 직면하는 영원한 과제다.
본 보고서는 먼저 연구(R)와 개발(D)의 본질적인 차이점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를 바탕으로, 두 기능을 조직적으로 분리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명확한 장점(예: 장기 혁신 추구, 핵심 인재 확보)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치명적인 단점(예: 상업화 단절)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분리 모델의 고질적인 리스크로 지목되는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 현상의 발생 원인과 결과를 상세히 다룬다.3 또한, R&D 분리 모델의 가장 이상적인 성공 사례인 벨 연구소(Bell Labs) 4와 가장 치명적인 실패 사례인 제록스 PARC(Xerox PARC) 5를 심층 비교 분석하여, 분리 전략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을 도출한다.
최종적으로, 본 보고서는 기업의 성장 단계 6, 소속 산업의 특성(예: 제약 vs. IT) 7, 그리고 현대적 기술 복잡성(예: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9에 따라 R&D 조직의 최적 모델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전략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2. 연구(R)와 개발(D)의 본질적 차이: 분리의 근거
R&D 조직 설계를 논의하기에 앞서, ’연구(Research)’와 ’개발(Development)’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많은 기업이 R&D를 단일체로 취급하는 오류를 범하지만, OECD의 프라스카티 매뉴얼(Frascati Manual)에 정의된 바와 같이 R&D는 목적과 성과가 상이한 활동의 스펙트럼이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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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연구 (Basic Research): 구체적인 상업적 응용이나 용도를 목표하지 않는다. 현상과 관찰 가능한 사실의 근간에 대한 ’새로운 지식 획득’이 유일한 목적인 실험적, 이론적 작업이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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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용 연구 (Applied Research): ’새로운 지식 획득’을 추구한다는 점은 기초 연구와 동일하나,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행된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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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개발 (Experimental Development): 기초 및 응용 연구, 그리고 실무 경험에서 얻은 ’기존의 지식’을 활용한다. 새로운 제품이나 프로세스를 생산하거나, 기존 제품 및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한 ’체계적인 작업’이다.10
이러한 정의는 R과 D가 목표, 시간관, 리스크 프로파일, 핵심 인력, 성과 지표(KPI)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시사한다.1 R은 ’불확실성’을 탐구하는 반면, D는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시장에 가치를 전달하는 활동이다.
R&D를 이분법적 ’분리’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은 전략적 시야를 좁힌다. R&D는 ’기초 R - 응용 R - 실험 D’로 이어지는 스펙트럼이다.10 따라서 기업의 전략적 결정은 R과 D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분리가 아니라, 이 스펙트럼의 ‘어디에’ 조직적 경계(벽)를 세울 것인가의 문제다. (1) ’기초 R’만 분리할 수도 있고, (2) ’기초 R’과 ’응용 R’을 묶어 분리할 수도 있다. 이 경계선을 어디에 설정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혁신 성향과 상업화 속도, 그리고 ‘죽음의 계곡’ 발생 가능성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다음 표는 연구(R)와 개발(D)의 핵심 특성을 비교하여, 두 기능이 왜 동일한 관리 시스템 하에서 공존하기 어려운지, 즉 조직 분리의 근본적 논거가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 항목 | 연구 (Research) | 개발 (Development) |
|---|---|---|
| 핵심 목표 | 새로운 지식의 발견 및 획득 10 | 지식의 상업적 적용 및 제품화 10 |
| 시간 범위 | 장기 (5-10년 이상) 13 | 단기 (1-3년) 14 |
| 주요 리스크 | 기술적 불확실성 (성공 여부 불투명) [1] | 시장 실패 리스크 (제품 출시 후 외면) 15 |
| 핵심 인력 | 과학자 (Scientists) 16 | 엔지니어 (Engineers) 14 |
| 성과 지표 (KPI) | 발견의 질, 논문, 특허 [12] | 시장 출시 속도(TTM), ROI, 시장 점유율 [14, 17] |
3. 연구(R) 부서 분리의 핵심 장점: 장기적 혁신과 전문성 확보
연구 부서를 개발 부서와 의도적으로 분리하는 전략은 명확한 목적을 가진다. 이는 단기적 압박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생존 기반을 구축하고,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3.1 장점 1: 단기 성과 압박으로부터의 해방과 ‘급진적 혁신’ 추구
개발(D) 부서는 본질적으로 시장의 요구와 고객의 피드백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하며, 단기적인 수익성 압박을 받는다.15 만약 R 부서가 D 부서에 통합되어 있다면, 예산과 인력 등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항상 단기 성과가 명확한 D 과제가 R 과제를 압도하게 된다.
R 부서를 분리하는 것은, 이들에게 독립적인 예산과 의사결정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화벽’을 치는 것과 같다. 이를 통해 R 부서는 당장의 수익성과 무관하게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 ‘급진적 혁신(Radical Innovation)’ 활동에 몰두할 수 있다.13
급진적 혁신은 본질적으로 긴 사이클(long cycle), 높은 리스크(high risk), 그리고 불확실한 단기 시장 수익을 특징으로 한다.13 통합 조직 내에서 CEO는 주주와 이사회의 단기 성과 압박으로 인해 이러한 고위험 장기 투자를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인다.18 R 부서의 분리는 이러한 경영진의 단기주의로부터 기업의 장기적 미래를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조직적 장치다.
3.2 장점 2: 핵심 인재 확보 및 전문성 심화 (전략적 HR 관점)
연구 인력(과학자)과 개발 인력(엔지니어)은 요구되는 역량, 선호하는 조직 문화, 핵심 동기부여 요인이 근본적으로 상이하다. R 인력은 자율성과 창의성, 그리고 ’연구 그 자체’에 대한 몰입을 중시하는 반면 16, D 인력은 정해진 시간과 예산 내에서 구체적인 시장 문제를 해결하는 ’성과’를 중시한다.
R 부서를 분리하면, 연구 몰입적인 환경과 전문성 심화를 추구하는 독자적인 문화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해당 분야의 최고 수준의 과학자들을 확보하고, 이들의 이직을 방지하여 장기적인 연구 역량을 축적하는 데 결정적으로 유리하다.16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R&D 인력, 특히 소프트웨어(SW) 인력을 기존 생산 부문과 분리하려는 조직 개편은 이러한 전략적 HR 관점의 중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20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MECA(모빌리티, 전동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SW 역량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구글, 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과 SW 인재 확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20
하지만 기존 현대차의 임금 및 보상 체계는 생산직 중심의 강성 노조와 강력하게 연동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시장 가치가 폭등한 SW 인력에게 빅테크 기업 수준의 파격적인 보상을 제공하기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 실제 R&D 인력에게만 ’탤런트 리워드’를 지급하려던 시도가 노조의 반발로 무산되고, 전 직원에게 특별격려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귀결된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20
현대차그룹이 SW 인력을 ’포티투닷(42dot)’과 같은 별도 조직으로 분리한 것은, 연구 자율성 확보라는 전통적 목적을 넘어선다. 이는 R&D(SW) 인력을 기존의 경직된 임금 및 보상 체계에서 ’절연’시키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분리된 조직은 시장 논리에 맞는 독립적인 HR 시스템(예: 높은 연봉, 스톡옵션)을 운영할 수 있게 되어, ’인재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20 21세기 기업에게 R&D 분리는 ’보상 체계의 분리’를 위한 핵심 HR 전략 도구가 된 것이다.
3.3 성공사례 연구: 벨 연구소(Bell Labs) - 분리 모델의 이상적 성공
벨 연구소는 R&D 분리 모델이 이룰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모기업 AT&T(당시 사실상 독점 기업)로부터 조직적, 재정적으로 독립된 벨 연구소는 단기적인 상업적 압박 없이 장기적이고 자율적인 연구를 수행했다.4
벨 연구소의 경이로운 성공은 몇 가지 핵심 요인에 기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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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의 자율성 부여: 벨 연구소의 리더였던 머빈 켈리(Mervin Kelly) 등은 “천재를 어떻게 관리하는가? 관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했다.4 이들은 연구의 큰 방향성만 제시할 뿐, 세부적인 프로젝트 수행 방식이나 현장 개입 없이 연구자들에게 극도의 자율성과 신뢰를 부여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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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인재 선별 및 문화: 켈리는 ’감시가 필요 없는 인재’를 선별하는 데 집중했다.4 벨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금전적 보상이 아닌, 순수한 호기심과 지적 열정에 의해 스스로 동기부여되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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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후견인: 독점 기업 AT&T라는 강력하고 안정적인 후견인이 존재했기에, 벨 연구소는 단기 ROI 압박 없이 수십 년에 걸친 장기 투자를 지속할 수 있었다.
트랜지스터, 유닉스(Unix), C 언어, 태양전지 등 현대 기술의 근간이 되는 수많은 발명품은 이러한 ‘자율성’, ‘인재’, ’후견’의 조합 속에서 탄생했다.
4. 연구(R) 부서 분리의 치명적 단점: ’죽음의 계곡’과 상업화 단절
R 부서의 분리가 장기 혁신을 위한 ’이상’을 제공한다면, 그 이면에는 ’상업화 단절’이라는 치명적인 ’현실’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4.1 단점 1: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의 발생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은 R&D 분리 모델의 가장 고질적이고 치명적인 실패 현상이다. 이는 초기 창업기업이나 연구 부서가 기술 개발(R)에는 성공했으나, 이 기술을 실제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으로 상용화(D)하는 단계에서 실패하고 도산하는 상황을 의미한다.3
R 부서가 개발한 훌륭한 ’프로토타입’이 D 부서로 원활하게 ’기술 이전(Technology Transfer)’되지 못하고, 연구실 서랍 속에서 사장되는 것이다.22
’죽음의 계곡’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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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 단절 (Funding Gap): R 단계의 연구비 지원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나, 상용화(D) 단계에 필요한 막대한 후속 투자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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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단절 (Strategic Gap): 기술 자체는 개발했으나, 명확한 비즈니스 플랜이나 타겟 시장에 대한 마케팅 전략이 부재한 경우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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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적 단절 (Organizational Gap): R 부서와 D 부서 간의 관리 부재, 커뮤니케이션 단절, 그리고 상이한 목표로 인해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다.25
’죽음의 계곡’은 R과 D를 분리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필연적 결과’가 아니다. 이는 R과 D를 연결하는 ’다리’를 의도적으로 설계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관리 실패(Poor Management)’의 증상이다.24 R의 성과를 D로 이전하고, D 단계에 필요한 자원을 배분하며, 두 조직의 협력을 강제하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와 ’체계적인 기술 이전 메커니즘’이 부재할 때 이 계곡은 건널 수 없는 심연이 된다.26
4.2 단점 2: 기술 이전의 복잡성 및 사일로(Silo) 형성
R 부서와 D 부서를 조직적으로 분리하는 순간, 두 조직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벽(Silo)’이 생긴다.7
R 부서는 시장과 고객의 실제 요구로부터 멀어져 ’상아탑(Ivory Tower)’이 될 위험에 처한다. 이들은 기술적 완성도에 집착하지만, D 부서나 마케팅 부서가 보기에는 너무 비싸거나, 너무 복잡하거나, 혹은 시장이 원하지 않는(Over-engineered)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15
반대로 D 부서는 R 부서가 개발한 기술을 신뢰하지 않는 ‘여기서 발명된 것이 아님(Not Invented Here, NIH)’ 증후군을 보일 수 있다. 혹은 R 부서의 선행 기술을 이해하고 상용화하는 데 필요한 ‘흡수 능력(Absorptive Capacity)’ 자체가 부족할 수도 있다.25
이러한 조직 간의 근본적인 단절은 심각한 커뮤니케이션 병목 현상을 유발하고, 기술 이전을 위한 추가적인 비용과 재작업을 발생시킨다. 그 결과, 기업의 핵심 경쟁력인 ’시장 출시 속도(Time-to-Market)’가 통합 모델에 비해 심각하게 지연되는 결과를 초래한다.14
5. 실패사례 심층분석: 제록스 PARC (Xerox PARC) - 분리의 저주
벨 연구소가 R&D 분리의 ’이상적 성공’을 상징한다면, 제록스 PARC는 ’죽음의 계곡’이 현실화된 가장 상징적인 ‘실패’ 사례다. 이 사례는 분리 모델이 얼마나 치명적인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1970년대, 제록스의 팔로알토 연구소(PARC)는 그야말로 ’미래를 발명’했다. PARC의 연구원들은 ’알토(Alto)’라는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마우스와 아이콘을 사용하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사무실 내 컴퓨터들을 연결하는 ‘이더넷(Ethernet)’, ‘레이저 프린터’ 등 현대 컴퓨팅의 핵심 기술을 모조리 개발해냈다.5
하지만 R의 위대한 성공은 D의 치명적인 실패로 귀결되었다. 제록스 본사 경영진은 이 기술들의 상업적 가치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29 결국 PARC의 기술들은 제록스가 아닌, 스티브 잡스(애플)와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해 상용화되어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열었다.28 제록스는 말 그대로 “미래를 발명했지만, 그것을 놓쳤다(Fumbling the Future)”.30
| PARC 발명품 (R) | 제록스 본사 반응 (D 실패) | 최종 상업화 승자 |
|---|---|---|
| 알토 (Alto) / GUI | ’복사기’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시 5 | Apple (Lisa, Macintosh) 28 |
| GUI | 상업적 가치 무시 29 | Microsoft (Windows) 28 |
| 이더넷 (Ethernet) | 비용 센터로 취급, 가치 불인정 32 | 3Com (창업자 중 한 명이 PARC 출신) |
5.1 실패의 근본 원인 1: 경영 통제 시스템의 부재 (The Management Failure)
PARC의 실패는 R&D의 실패가 아니라 명백한 ’경영’의 실패였다. 특히 재앙의 핵심 원인은 ’경영 통제 시스템(Management Control System)’의 결함에 있었다.32
제록스 본사 경영진은 당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복사기 사업’에 완벽하게 최적화되어 있었다.5 이들의 의사결정은 기존 사업에 맞춰 설계된 ‘단기 회계 지표’, 즉 투자수익률(ROI), 분기별 이익, 원가와 같은 ’숫자에 의한 경영(management by number)’에 전적으로 의존했다.32
이 회계 중심의 통제 시스템은 PARC가 발명한 혁신 기술의 ’비회계적 가치’를 측정할 방법이 없었다.32 예를 들어, GUI가 가져올 ’미래 PC 시장의 지배력’이나 이더넷이 가져올 ‘백오피스 운영의 혁신’ 등은 당장의 재무제표에 숫자로 나타나지 않았다.32
결국, 경영진은 PARC를 ’비용 센터(Cost Center)’로 취급했으며 32, 알토(PC) 사업이 기존 복사기 사업부의 단기 ROI보다 낮다는 이유만으로 미래의 주도권을 포기하는 최악의 의사결정을 내렸다.
5.2 실패의 근본 원인 2: 지리적, 문화적 단절 (The Silo Effect)
제록스 본사는 미국 동부(뉴욕 로체스터)에 위치했으며, 복사기 중심의 보수적이고 위계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반면 PARC는 미국 서부(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위치했으며, 컴퓨터 중심의 자유분방한 히피 문화와 맞닿아 있었다.5
이 극단적인 지리적, 문화적 단절은 R과 D 사이의 소통을 물리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완전히 차단했다.32 본사 경영진은 PARC의 연구원들이 무엇을 만들었는지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벨 연구소와 제록스 PARC 사례는 ’R&D 분리 모델’의 극단적인 양면을 보여준다. 두 조직 모두 모기업과 분리된 천재들의 집단이었다. 하지만 벨 연구소는 장기적 비전과 안정적 자금을 제공하는 ‘후견인(Patron)’(AT&T)의 지원을 받으며 성공했다.4 반면 PARC는 단기적 시야와 회계적 잣대를 들이대는 ‘통제자(Controller)’(Xerox) 밑에서 R은 성공했으나 D는 처참히 실패했다.32
이는 R&D 분리 전략의 성공이 R 부서 자체의 역량이 아니라, 그 R 부서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모기업의 경영 철학 및 통제 시스템’에 달려있음을 증명한다. R 부서를 분리하려거든, 그 부서를 평가할 ’새로운 비재무적 평가지표’를 함께 설계해야만 제2의 PARC가 되는 비극을 막을 수 있다.
6. 통합 R&D 모델의 역학: 속도, 효율성, 그리고 시장 적합성
R&D 분리 모델이 ’죽음의 계곡’이라는 치명적인 리스크를 안고 있기에, 많은 기업, 특히 속도와 효율성이 중요한 산업(예: IT, 소비재)은 통합 모델을 전략적으로 선택한다.
6.1 장점 1: 압도적인 시장 출시 속도(Time-to-Market) 단축
R&D 부서를 생산(Manufacturing) 및 마케팅(Marketing) 부서와 긴밀하게 통합 운영할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속도’다.
R&D와 생산을 통합하면, 두 팀 간의 비효율적인 업무 인수인계 과정이 사라지고 ’폐쇄형 피드백 루프(Closed-loop feedback)’가 형성된다.14 엔지니어(R&D)는 프로토타이핑 단계에서부터 ’실시간 제조 인사이트’를 즉각적으로 얻을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통합은 설계 반복(design iteration) 속도를 34% 더 빠르게 만든다.14 또한, 기술 전문성과 생산 현장의 지식이 결합되어, 분리된 모델과 비교해 신제품 개발 주기가 6~9개월 단축될 수 있다.14 초기 단계부터 생산 가능성을 검증(Design for Manufacturing)하기 때문에, 양산 시 일회성 합격률(First-pass yield)이 19% 더 높게 나타난다.14 이는 막대한 비용 절감과 시장 선점 효과로 이어진다.
6.2 장점 2: 21세기형 제품 복잡성 대응 (HW/SW 통합)
McKinsey의 분석에 따르면, 21세기형 제품(예: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IoT 기기)의 복잡성은 소프트웨어(SW)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9
이러한 상황에서 하드웨어팀, 소프트웨어팀, 전기전자팀 등이 분리되어 각자의 ‘구성 요소(components)’ 개발에만 집중하는 20세기형 R&D 모델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9
성공적인 21세기형 R&D는 개별 구성 요소가 아닌, 고객이 원하는 최종 ’기능(function)’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는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개발의 긴밀한 ’동기화(Synchronization)’를 요구한다.9 특히 HW(개발 주기 2-3년)와 SW(개발 주기 월별 업데이트)의 ’서로 다른 개발 주기’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분리된 사일로가 아닌 통합적이거나 최소한 긴밀하게 조정되는 조직 구조가 필수적이다.9
6.3 장점 3: 시장 및 고객 요구와의 밀착
R&D 부서를 마케팅 부서와 통합하거나, 최소한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긴밀하게 협력시키면, 제품 개발 과정에 소비자 행동, 선호도, 시장 트렌드에 대한 통찰을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15
이는 R 부서가 시장이 원하지 않는 기술(제록스 PARC의 실수)을 개발하는 근본적인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기술적 완성도(R)와 시장의 요구(D/Marketing)가 조화를 이룰 때, 제품의 ’시장 적합성(Market Fit)’이 극대화된다.15
6.4 통합 모델의 단점: 장기 연구의 위축
통합 모델의 장점이 명확한 만큼, 그 단점 또한 명확하다. 이는 ’장기 기초 연구의 위축’이다.
R과 D가 하나의 조직과 예산 하에 묶여있으면, 단기 개발 요구와 시장 성과 압박(D)이 장기 기초 연구(R)를 필연적으로 ’잠식(Crowding-out)’하게 된다. 기업의 모든 자원이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고 ’오늘의 제품’을 개선하는 데 투입되면서, ’미래의 먹거리’를 준비하는 기초 연구는 예산과 인력 배정에서 영원히 후순위로 밀려나게 된다.18
7. 전략적 고려사항: 언제 분리하고 언제 통합하는가
R&D 조직 구조에 ’하나의 정답’은 없다.9 분리와 통합은 각각 명확한 장단점을 지닌 전략적 선택지일 뿐이다. 기업은 자사의 전략, 규모, 산업적 특성에 맞춰 최적의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
| 항목 | 분리 모델 (Separated) | 통합 모델 (Integrated) |
|---|---|---|
| 핵심 목표 | 급진적 혁신, 미래 기술 확보 13 | 시장 출시 속도(TTM), 운영 효율성 14 |
| 주요 장점 | 단기 압박 배제, 전문성 심화 16, 핵심 인재 확보 20 | 개발 속도, 제조 효율, 시장 적합성 [14, 15] |
| 주요 단점 | 죽음의 계곡 (상업화 단절) 3, 기술 이전 실패 25 | 장기 기초 연구 위축 18, 점진적 개선에 매몰 |
| 주요 리스크 | 상업화 실패 (제록스 PARC) 29 | 핵심 원천 기술 부재로 인한 시장 도태 |
| 적합한 기업 | 대기업 6, 제품 다각화 기업 6, 제약/바이오 7 | 소규모/창업 기업 6, IT/소프트웨어 33, 단일 제품 집중 6 |
7.1 기준 1: 기업의 성장 단계 및 규모
기업의 규모와 성장 단계는 R&D 조직 구조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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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창업 초기 기업: 자원이 부족하고 제품 포커스가 좁다. R&D와 제조, 마케팅이 한 팀처럼 긴밀하게 통합되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 단계에서의 분리는 비효율적이며 해로울 수 있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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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성장의 기로에 서 있다. 단일 제품군에 집중할 때는 통합 모델이 여전히 유리하다. 하지만 ’다양한 제품 카테고리로의 다각화(Diversification)’를 시작하는 순간, 통합 모델은 오히려 성과를 저해하기 시작한다. 이 시점이 R&D와 제조/D 부문의 분리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촉발 요인(Trigger)’이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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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이미 복잡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있다.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R&D와 제조를 구조적으로 분리하는 것이 재무 성과를 극대화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6
7.2 기준 2: 산업별 특성
산업의 본질적인 특성 또한 조직 구조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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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R&D 주기가 10년 이상으로 극도로 길고,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며, 정부 규제가 심하다. ‘R’(신약 후보물질 발견)과 ‘D’(임상시험, 인허가, 생산)의 성격이 명확히 구분된다. 전통적으로 R&D와 제조가 분리된 ‘사일로(Siloed)’ 모델이 지배적이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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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소프트웨어: 시장 변화가 극도로 빠르고, 개발 주기가 짧으며(수 주~수 개월), 고객 피드백을 즉각 반영해야 한다. R&D, IT(운영), 마케팅이 ‘애자일(Agile)’ 방법론 하에 긴밀하게 통합된다.8
IT/SW 산업에서 나타나는 ‘애자일(Agile)’ 방법론은 R&D 통합 모델의 극단적인 진화 형태다.33 이는 단순히 R과 D의 협력을 넘어, R, D, IT운영(DevOps), 마케팅, 심지어 고객까지 33 하나의 팀처럼 ’전사적 일관성’을 갖고 움직이는 모델이다. 이는 ’시장 적응력(Adaptability)’과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 R/D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허문, 통합 모델의 최종 진화형이라 볼 수 있다.
8. 결론: ’분리’와 ’통합’을 넘어서는 전략적 제언
연구(R)와 개발(D)의 분리 여부는 ’정답’이 없는 전략적 선택이다. 기업은 자사의 핵심 전략, 조직 문화, 그리고 산업 환경에 맞춰 R의 자율성(분리의 장점)과 D의 효율성(통합의 장점)을 동시에 달성하는 ’양손잡이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을 설계해야 한다.
1. R&D 분리 모델(Separation)을 선택하는 경우
이는 ’급진적 혁신’을 통해 미래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경영진의 명확한 선언이다. 이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록스 PARC의 실패 29를 철저히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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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분리된 R 조직을 ’비용 센터’가 아닌 ’전략적 자산’으로 취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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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요건 1: R 조직을 평가하는 ’경영 통제 시스템’을 이원화하라. 기존 사업부의 단기 ROI 잣대가 아닌, ‘기술적 난이도’, ‘미래 시장 파급력’, ‘특허의 질’ 등 비회계적 지표로 R 조직을 평가하는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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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요건 2: R과 D 사이에 의도적인 ’다리’를 설계하라. ‘죽음의 계곡’ 3을 극복하기 위해, C-레벨이 직접 관여하는 강력한 ‘기술 이전(Technology Transfer)’ 프로세스와 상용화를 위한 ‘후속 펀딩(D-stage funding)’ 메커니즘을 조직 설계 시점부터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2. R&D 통합 모델(Integration)을 선택하는 경우
이는 ’시장 출시 속도’와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현재 시장에서 승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략은 단기 성과에 매몰되어 ’미래’를 잃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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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단기 개발 과제(D)의 압력 속에서도 장기 연구(R)의 불씨를 의도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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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요건 1: 벨 연구소의 교훈처럼 4, 통합된 조직 내에서도 장기적/기초적 연구(R)를 수행하는 소수 정예의 ‘특수 조직’(혹은 과제)을 의도적으로 보호하라. 이들에게는 별도의 예산과 자율성을 부여하고, 단기 성과 평가에서 면제하는 ’조직적 특권’을 부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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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요건 2: 21세기형 복합 제품 9에 대응하기 위해, R&D, 생산 14, 마케팅 15 간의 사일로를 제거하고, ‘고객 기능(Customer Function)’ 중심의 통합된 워크플로우를 설계하라.9
3. 현대적 결론
R&D 조직 구조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진화한다. 현대차그룹의 사례는 R&D 분리가 ’인재 확보’를 위한 전략적 HR 도구가 되었음을 보여준다.20 McKinsey의 분석은 HW/SW 융합이 R과 D의 단순 이분법을 넘어선 ‘동기화된(Synchronized)’ 하이브리드 모델을 요구함을 시사한다.9
따라서 경영진은 자사의 핵심 병목 지점이 ‘미래 기술의 부재’(분리 필요)인지, ‘상업화 속도의 지연’(통합 필요)인지, 혹은 ‘핵심 인재의 부재’(전략적 분리 필요)인지 냉철하게 진단하고, 그에 맞는 R&D 조직 구조를 동태적으로 설계하고 진화시켜야 한다.
9. Works c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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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 Is Research and Development (R&D)? - Investopedia, accessed November 6, 2025, https://www.investopedia.com/terms/r/randd.asp
- [기고] 기업이 죽음의 계곡을 건너는 방법 - Daum, accessed November 6, 2025, https://v.daum.net/v/QpHd2vxpP1?f=p
- 벨 연구소가 성공했던 이유 | GeekNews, accessed November 6, 2025, https://news.hada.io/topic?id=20860
- A Review of Fumbling the Future – hankrules2011, accessed November 6, 2025, https://hankrules2011.com/2015/05/08/a-review-of-fumbling-the-future/
- Consider Separating Manufacturing and R&D activities, accessed November 6, 2025, https://www.middlemarketcenter.org/expert-perspectives/consider-separating-manufacturing-and-rd-activities
- Moving from R&D to Manufacturing Excellence - Pharma Focus Asia, accessed November 6, 2025, https://www.pharmafocusasia.com/manufacturing/pharma-rd-manufacturing-excellence
- [기업현장] 애자일 ERP(Agile ERP)로 실질적 성과와 신속한 가치 실현 - 산업종합저널 전자, accessed November 6, 2025, https://industryjournal.co.kr/news/241018
- The present-focused, future- ready R&D organization - McKinsey, accessed November 6, 2025, https://www.mckinsey.com/~/media/McKinsey/Business%20Functions/Operations/Our%20Insights/The%20present%20focused%20future%20ready%20RD%20organization/the-present-focused-future-ready-rnd-organization.pdf
- Definitions of Research and Development: An Annotated …, accessed November 6, 2025, https://ncses.nsf.gov/pubs/ncses2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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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자일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방법: 실제로 효과가 있었던 실제 사례, accessed November 6, 2025, https://clickup.com/ko/blog/266545/agile-project-examp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