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연구 조직을 위한 성과 관리 프레임워크 안내서

소규모 연구 조직을 위한 성과 관리 프레임워크 안내서

1. 서론: 소규모 연구 조직, 성과 관리의 전략적 딜레마를 마주하다

1.1 연구 조직의 본질과 성공 동력

연구 조직의 성과는 예측 가능한 생산 라인의 결과물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 성공은 통제와 효율이 아닌, 개인의 과학적 호기심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율성 1, 비계획적이고 다학제적인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는 창의성 1, 그리고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실패를 용인하고 학습하는 문화에서 발현된다.4 소규모 연구 조직은 이러한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연성과 민첩성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성과를 증명하고 자원을 확보해야 하는 현실적 압박에 직면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성과 관리의 딜레마가 시작된다.

1.2 전통적 성과 관리의 한계

연구개발(R&D) 성과는 본질적으로 ▲결과의 불확실성이 높고 6,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며 7, ▲특허나 논문 외의 무형자산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특성을 갖는다.6 이러한 본질을 무시한 채 단기적이고 계량적인 지표에만 의존하는 전통적 성과 관리 방식은 연구원들의 도전 의식을 저해하고 ’평가를 위한 평가’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8 이는 창의성의 원천인 자율성을 훼손하고, 실패를 기피하는 문화를 조장하여 조직의 장기적인 혁신 잠재력을 잠식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1.3 본 보고서의 접근법

본 보고서는 목표에 의한 관리(MBO), 핵심 성과 지표(KPI), 목표와 핵심 결과(OKR)를 단순한 평가 도구의 나열로 소개하는 것을 지양한다. 대신, 각 프레임워크가 소규모 연구 조직의 혁신 잠재력을 어떻게 극대화하거나 혹은 저해할 수 있는지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조직의 미션 달성과 구성원의 성장을 동시에 견인하는 ‘살아있는 성과 관리 시스템’ 구축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성과 관리 시스템의 실패는 단순히 특정 도구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철학과 관리 방식의 부조화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개발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탐험하는 ‘탐색(Exploration)’ 활동에 가깝다.6 반면, 전통적인 성과 관리 시스템은 테일러리즘과 포디즘에 뿌리를 둔 ‘통제에 의한 경영(Management by Control)’ 패러다임에서 출발했으며, 이는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활용(Exploitation)’에 최적화되어 있다.10 따라서 ’탐색’이 본질인 R&D 조직에 ’활용’을 위한 관리 도구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근본적인 철학적 충돌을 야기한다. 이는 실패를 처벌하고, 안전한 단기 과제에만 몰두하게 만드는 문화적 부채를 낳을 수 있다.9 그러므로 소규모 연구 조직은 ’어떤 도구를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넘어, ’우리의 연구 철학에 부합하는 성과 관리 원칙은 무엇인가’라는 보다 근원적인 질문에서부터 해답을 찾아야 한다.

2. 성과 관리 프레임워크의 이해와 비판적 고찰

2.1 목표에 의한 관리(MBO): 고전적 접근법의 명과 암

2.1.1 역사와 철학: 피터 드러커의 본래 의도

목표에 의한 관리(Management by Objectives, MBO)는 1954년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그의 저서 『경영의 실제(The Practice of Management)』를 통해 제시한 개념이다.12 당시 지배적이었던 하향식 통제 기반의 관리 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MBO는 ’자기 관리(Self-control)’를 통한 구성원의 동기 부여를 핵심 목적으로 제안한 혁신적 사상이었다.10 드러커가 구상한 MBO의 본질은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11, 상급자와 하급자 간의 일방적 지시가 아닌 ’참여’와 ’협의’를 통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는 데 있었다.11 이는 구성원에게 자신의 업무가 조직 전체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이해시키고, 자율성과 책임감을 부여함으로써 내재적 동기를 끌어내고자 한 시도였다.

2.1.2 구조와 프로세스

MBO는 일반적으로 계획(Plan), 실행(Do), 평가(See)의 순환적 프로세스를 따른다.

  • 계획(Plan): 먼저 조직의 최상위 비전과 전략 목표가 설정된다. 이를 기반으로 각 부서와 개인은 상급자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자신의 업무 목표를 수립한다.13 이때 설정되는 목표는 구체적(Specific), 측정 가능(Measurable), 달성 가능(Achievable), 현실적(Realistic), 기한이 정해진(Time-bound) SMART 원칙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이는 목표의 모호성을 제거하고 달성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함이다.10

  • 실행(Do): 목표가 설정되면, 구성원은 목표 달성을 위해 부여된 자율성을 바탕으로 과업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상급자의 역할은 감시와 통제가 아니라, 필요한 자원을 지원하고 장애물을 제거해주는 코치이자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12

  • 평가(See): 정해진 기간(예: 반기, 연말)이 되면 설정된 목표 대비 실제 성과를 평가한다. 이 과정은 목표 달성도를 점검하는 중간 평가와 최종적인 업적을 판단하는 최종 평가로 나뉠 수 있으며, 평가 결과는 개인의 성과 인정뿐만 아니라 다음 주기의 목표 설정을 위한 중요한 피드백으로 환류된다.13

2.1.3 연구 조직 적용의 딜레마

MBO는 연구 조직에 적용될 때 명확한 장점과 치명적인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다. 장점으로는 조직의 거시적인 전략 방향과 개별 연구 과제를 연결함으로써 연구 활동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12, 연구원에게 목표 설정 과정에 직접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여 주인의식을 고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11

그러나 MBO의 가장 큰 함정은 ’보상과의 직접적 연계’에서 비롯된다. MBO의 평가 결과가 승진, 연봉 인상, 성과급 등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경우, 그 본래의 취지는 심각하게 왜곡될 수 있다. 연구원들은 실패의 위험이 따르는 도전적인 목표 대신 100% 달성이 확실한 안전하고 낮은 목표를 설정하려는 유인에 빠지게 된다.11 이는 단기적으로는 개인의 평가 점수를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직의 혁신 잠재력을 질식시키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

MBO의 실패는 이론 자체의 실패라기보다는 ’실행의 실패’이며, 이는 보상 시스템과의 성급한 결합이 낳은 비극에 가깝다. 피터 드러커는 MBO를 보상과 직접 연결하여 개인 간의 경쟁을 유도하라고 말한 적이 없다.11 그의 핵심 사상은 ’자기 통제’를 통한 ’내재적 동기’의 발현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직은 관리의 편의성을 위해 MBO를 기존의 인사 평가 및 보상 시스템에 통합하는 손쉬운 길을 택했다. 이로 인해 MBO는 구성원의 성장을 돕는 관리 철학이 아닌, 서열을 매기기 위한 ’평가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11 이러한 ’실행의 실패’는 MBO의 본질을 왜곡하여, 협력이 아닌 경쟁을, 도전이 아닌 현실 안주를, 성장이 아닌 평가 방어를 조장하는 결과를 낳았다.18 따라서 소규모 연구 조직이 MBO를 포함한 어떤 성과 관리 프레임워크를 도입하든 가장 먼저 명심해야 할 교훈은, ’성과 관리 시스템’과 ’보상 시스템’은 의도적으로 분리하거나 극도로 신중하게 연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원칙이 무너질 때, 어떤 정교한 시스템도 결국 왜곡될 수밖에 없다.

2.2 핵심 성과 지표(KPI): 측정 중심 접근법의 효용과 위험

2.2.1 개념과 기능: 조직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계기판

핵심 성과 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 KPI)는 조직의 전략적 목표를 향한 진행 상황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해 사용하는 ‘핵심적인’ 성과 척도다.20 KPI의 본질은 자동차의 계기판과 같다. 운전자가 속도, 연료량, 엔진 온도 등 핵심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여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처럼, KPI는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에게 현재의 성과 상태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보여줌으로써 목표 대비 얼마나 나아가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게 돕는다.21

2.2.2 KPI의 유형과 설계

효과적인 KPI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과 유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 SMART 원칙: 좋은 KPI는 MBO의 목표 설정과 마찬가지로 SMART 원칙을 따라야 한다. 즉, 구체적이고(Specific), 측정 가능하며(Measurable), 달성 가능하고(Achievable), 조직 목표와 관련 있으며(Relevant), 기한이 명확해야(Time-bound) 한다.23

  • 다양한 유형: KPI는 측정 대상과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조직의 성과를 다각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 전략적/기능적/운영적 KPI: 조직의 장기적 목표 달성을 측정하는 ‘전략적 KPI’(예: 시장 점유율), 특정 부서의 성과를 측정하는 ‘기능적 KPI’(예: 마케팅 ROI), 일상 업무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운영적 KPI’(예: 생산 주기 시간)로 나뉜다.25

  • 선행/후행 KPI: 이미 발생한 결과를 측정하는 ‘후행 지표’(Lagging Indicator, 예: 분기 매출)와 미래의 성과를 예측하고 견인하는 ‘선행 지표’(Leading Indicator, 예: 신규 고객 상담 건수)로 구분된다.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두 지표의 균형이 중요하다.25

  • 정량적/정성적 KPI: 숫자로 명확히 측정되는 ‘정량적 KPI’(예: 웹사이트 방문자 수)와 직접적인 수치화는 어렵지만 설문, 인터뷰 등을 통해 측정하는 ‘정성적 KPI’(예: 고객 만족도, 직원 몰입도)가 있다.25

2.2.3 연구 조직 적용의 딜레마

KPI는 연구 조직의 특정 측면을 관리하는 데 분명한 효용을 가진다. 연구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예: ‘프로젝트 완료율’, ‘예산 준수율’)이나 연구실의 운영 효율성(예: ‘핵심 장비 가동률’)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추적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9 이는 리더가 제한된 자원을 어디에 어떻게 배분할지 데이터에 기반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22

그러나 KPI 중심 관리 방식은 연구 조직에 심각한 위험을 내포한다. KPI는 본질적으로 ’측정 가능한 것’에 집중하게 만드는 강력한 속성이 있다. 문제는 연구개발의 진정한 가치, 즉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발현, 예상치 못한 새로운 발견, 실패를 통한 심도 있는 학습 등은 단기적으로 측정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측정하기 용이한 지표(예: ‘연간 논문 제출 건수’, ‘특허 출원 개수’)에만 매몰될 경우, 연구의 질보다는 양에 치중하거나, 단기 성과에 집착하여 장기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기피하는 ‘보이는 것만 관리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9

R&D 조직의 KPI는 ‘결과(Output)’ 지표와 ‘과정(Process)’ 지표, 특히 미래 성과를 예측하는 ‘선행(Leading)’ 지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특허 등록이나 기술 상용화와 같은 R&D의 최종 성과는 대표적인 ’후행 지표’다.25 이러한 지표들은 이미 벌어진 일의 결과일 뿐, 미래의 성공을 예측하거나 현재의 연구 활동 방향을 교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28 성공적인 R&D 조직은 과거의 결과뿐만 아니라, 미래의 성공을 견인할 현재의 활동들을 측정하는 ’선행 지표’에 주목해야 한다.25

R&D 조직에서의 선행 지표란 ’혁신 프로세스의 건강도’를 측정하는 지표들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타 분야 연구원과의 주간 협업 빈도’, ‘새로운 연구 방법론 시도 횟수’, ‘고객 또는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 발굴 건수’, ‘실패로 끝난 가설의 수와 그로부터 얻은 학습을 정리한 보고서의 수’ 등이 그것이다. 결론적으로, 소규모 연구 조직은 ’논문 X편, 특허 Y건’과 같은 전통적인 결과 중심의 후행 KPI를 넘어서야 한다. 조직의 혁신 역량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과정 중심의 선행 KPI를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관리하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과 측정을 넘어 성과 창출의 ’환경’을 관리하는 고차원적인 접근법이다.

3. 목표 설정과 실행을 위한 현대적 접근, OKR

3.1 OKR의 탄생과 철학: MBO의 한계를 넘어서

3.1.1 MBO의 진화

목표와 핵심 결과(Objectives and Key Results, OKR)는 MBO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진화의 산물이다. OKR의 개념은 인텔의 전설적인 CEO 앤디 그로브(Andy Grove)가 피터 드러커의 MBO를 비판적으로 계승하여 발전시킨 것에서 시작되었다.29 그로브는 MBO가 연간 단위로 운영되어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대응하기에 너무 느리고, 보상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구성원들의 도전을 저해하는 문제를 간파했다. 그는 더 짧은 주기로, 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평가가 아닌 성장의 도구로 활용하는 방식을 인텔 내에 정착시켰다. 이후 그의 제자였던 존 도어(John Doerr)가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되어 1999년 신생 기업이었던 구글에 이 방법론을 전파했고, 그의 저서 『존 도어의 OKR(Measure What Matters)』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29

3.1.2 핵심 철학

OKR의 철학은 몇 가지 핵심 원칙으로 요약할 수 있다.

  • 집중(Focus): OKR의 제1원칙은 ’가장 중요한 것’에 조직의 모든 자원과 노력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분기별로 3개에서 5개 이하의 소수 정예 목표를 설정하여, 여러 과제에 노력이 분산되는 것을 막고 핵심 우선순위에 몰입하게 한다.29

  • 정렬(Alignment): 전사-팀-개인의 OKR을 상호 연결하고 조직 전체에 투명하게 공유함으로써, 모든 구성원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나아가게 한다.32 이는 리더십이 제시하는 하향식(Top-down) 목표와 현장의 구성원들이 제안하는 상향식(Bottom-up) 목표의 건강한 조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약 50%의 목표는 상향식으로 설정될 것을 권장한다.29

  • 도전(Stretch): OKR은 편안한 영역에 머무는 것을 거부한다. ‘달 탐사(Moonshot)’ 또는 ’도전적 목표(Aspirational Goal)’라 불리는, 현재의 역량으로는 100% 달성이 어려워 보이는 야심 찬 목표를 설정하도록 장려한다.30 이 때문에 OKR에서는 100% 달성이 아닌 60~70%의 달성률을 성공으로 간주하며, 목표 미달을 실패로 규정하기보다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과정에서 얻는 학습과 성장에 더 큰 가치를 둔다.19

  • 투명성(Transparency): CEO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든 구성원의 OKR은 원칙적으로 조직 내 누구에게나 공개된다. 이러한 투명성은 부서 간의 협업을 촉진하고, 조직 내 보이지 않는 장벽(silo)을 허물며, 각자의 업무가 어떻게 공동의 목표에 기여하는지 명확히 보여준다.32

3.2 OKR의 구성 요소와 운영 방식

OKR 프레임워크는 목표(Objective), 핵심 결과(Key Results),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실행 계획(Initiatives)으로 구성된다.

  • 목표(Objective):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가에 대한 답이다. 목표는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영감을 주고 동기를 부여하는 정성적(Qualitative)인 문장으로 기술된다. 간결하고 기억하기 쉬우며, 행동을 촉발하는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35 예를 들어, “사용자에게 마법 같은 경험을 선사하는 검색 엔진을 개발한다“와 같은 표현이 좋은 목표가 될 수 있다.

  • 핵심 결과(Key Results): 설정한 목표를 ‘어떻게’ 달성했는지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척도다. 목표 달성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정량적(Quantitative) 결과물로 정의된다. 하나의 목표(O) 아래 보통 2개에서 5개의 핵심 결과(KR)를 설정한다.30 앞선 목표의 예시에 대한 핵심 결과는 “검색 결과 로딩 시간을 0.5초 미만으로 단축한다”, “검색 결과 첫 페이지 클릭률을 15% 향상시킨다”, “일일 활성 사용자(DAU)를 20% 증가시킨다” 등이 될 수 있다.

  • 실행 계획(Initiatives): 핵심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활동 계획이나 과업(To-do list)이다. 많은 이들이 KR과 이니셔티브를 혼동하는 실수를 범한다. KR이 ’결과’를 측정하는 것이라면, 이니셔티브는 그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 또는 ’행동’이다. 예를 들어 ’신규 서버 증설’은 이니셔티브이지, ’서버 응답 속도 50ms 달성’이라는 KR이 아니다.33

3.2.1 운영 주기와 CFR

OKR은 정적인 문서가 아니라, 역동적인 소통과 피드백을 통해 살아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 주기(Cadence): OKR은 일반적으로 분기(Quarter)라는 짧은 단위로 설정, 실행, 검토된다. 이러한 짧은 주기는 시장과 기술의 빠른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빈번한 학습을 통해 방향을 신속하게 수정하는 애자일(Agile)한 조직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39

  • CFR (Conversation, Feedback, Recognition): OKR을 단순한 목표 관리 툴이 아닌, 조직 문화의 핵심으로 만드는 지속적인 소통 시스템이다.

  • 대화(Conversation): 목표 진행 상황, 현재 겪고 있는 장애물, 개인의 성장을 주제로 리더와 구성원 간에 이루어지는 진솔하고 정기적인 1:1 미팅이다.38

  • 피드백(Feedback): 연례 평가처럼 특정 시점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동료와 리더 간에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다방향의 건설적인 피드백 교환을 의미한다.38

  • 인정(Recognition): 크고 작은 기여와 노력을 시의적절하게 발견하고,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격려하는 문화를 통해 구성원의 동기를 강화한다.38

3.3 연구 조직에 OKR이 매력적인 이유

OKR의 철학과 운영 방식은 불확실성과 자율성이 중요한 연구 조직의 특성과 매우 잘 부합한다.

  • 도전과 실패의 용인: 60~70% 달성을 성공으로 간주하는 OKR의 철학은 연구개발의 본질인 ’도전’과 필연적인 ’실패’를 시스템적으로 용인하는 강력한 장치다.19 이는 연구원들이 실패의 두려움 없이 과감한 가설에 도전하고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을 제공하는 핵심 기제로 작용한다.4

  • 보상과의 분리 원칙: OKR은 MBO의 실패를 교훈 삼아, 원칙적으로 직접적인 보상과 연계하지 않는다.11 이는 평가 점수를 잘 받기 위한 목표 설정이 아닌, 진정한 성장을 위한 도전적인 목표 설정을 가능하게 하여 연구원의 내재적 동기를 극대화한다.

  • 자율성과 정렬의 균형: 전사적 목표(O)라는 큰 방향성 안에서, 팀과 개인이 스스로 핵심 결과(KR)와 실행 계획(Initiatives)을 설정하게 함으로써, 연구원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조직 전체의 전략적 목표와의 정렬을 효과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29 이는 ‘느슨하게 연결되었지만, 강하게 정렬된(Loosely coupled, tightly aligned)’ 이상적인 연구 조직의 모습을 구현하는 데 도움을 준다.

OKR의 진정한 힘은 ’O와 KR’이라는 형식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CFR’이라는 지속적인 소통의 운영 체계를 통해 ’성과 관리(Performance Management)’를 ’성과 개발(Performance Development)’로 전환하는 데 있다. 많은 조직이 OKR을 도입하면서 O와 KR을 작성하는 ’템플릿’에만 집중하는 우를 범한다. 이는 OKR을 또 다른 MBO나 KPI 시트로 전락시키는 가장 흔한 실패의 원인이다.43 그러나 OKR의 창시자들은 지속적인 ‘대화’, ‘피드백’, ‘인정’(CFR)이 없는 OKR은 영혼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42 CFR은 연례 평가와 같은 이벤트 중심의 성과 관리를, 업무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상시적인 코칭과 소통으로 대체한다. 이는 관리의 패러다임을 성과를 판정하는 ’평가자(Judge)’에서 성장을 돕는 ’코치(Coach)’로 전환시킨다. 연구 조직에서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연구원의 성과를 채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마주한 과학적, 기술적 장애물을 함께 해결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다. CFR은 바로 이 코칭의 역할을 수행하는 구체적인 도구다. 따라서 소규모 연구 조직이 OKR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고자 한다면, O/KR 작성법 교육보다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1:1 미팅, 피드백, 코칭 스킬 교육에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

4. MBO, KPI, OKR 핵심 원칙 비교 분석

MBO, KPI, OKR은 모두 조직의 성과를 향상시키려는 목적을 공유하지만, 그 철학과 접근 방식, 그리고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현저히 다르다. 특히 자율성과 창의성이 중요한 소규모 연구 조직의 관점에서 세 가지 프레임워크를 다각도로 비교 분석하는 것은 조직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선택을 내리는 데 필수적이다. 세 프레임워크는 서로 다른 철학과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어 혼동하기 쉽다. 다음 표는 ▲핵심 목적 ▲목표 설정 방식 ▲달성 기준 ▲문화적 지향점 등 핵심적인 차원을 기준으로 각 프레임워크를 명확하게 대비시켜, 그 본질적 차이를 한눈에 파악하고 조직에 적합한 방식을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4.1 비교 분석 테이블

구분MBO (Management by Objectives)KPI (Key Performance Indicator)OKR (Objectives & Key Results)
핵심 목적개인/부서 목표와 조직 목표의 연계평가 12조직/프로세스의 상태 측정모니터링 20조직의 전략적 집중도전적 성장 촉진 31
목표 설정 방식상하 협의 기반, 주로 하향식(Top-down) 경향 11조직 전략 기반의 핵심 지표 도출 22상향식(Bottom-up)과 하향식의 혼합, 전사적 정렬 강조 29
목표의 성격달성 가능한(Achievable) 목표, 정량/정성 혼합 13주로 정량적(Quantitative) 지표 20영감을 주는 **정성적 목표(O)**와 **정량적 결과(KR)**의 결합 36
달성 기준100% 달성 지향 19100% 달성 또는 목표치 유지 3460~70% 달성을 성공으로 간주 (도전적 목표) 19
운영 주기반기 또는 연간 19상시 측정, 검토 주기는 다양 41분기 단위의 짧은 주기 19
피드백 빈도중간/최종 평가 등 낮은 빈도 13상시적 모니터링, 필요시 피드백 41주간 체크인 등 높은 빈도의 상시 피드백 (CFR) 39
보상 연계강하게 연계되는 경향 30연계 가능하나, 필수는 아님 24원칙적으로 분리 30
문화적 지향점책임, 통제, 평가측정, 효율, 관리도전, 학습, 자율, 투명성
연구 조직 적합성방향성 제시에 유용하나, 보상 연계 시 혁신 저해 위험 큼운영 효율성 모니터링에 유용하나, 단기/계량적 성과에 매몰될 위험자율성, 도전, 실패 용인 문화와 가장 부합하나, 도입 및 정착에 노력 필요

MBO, KPI, OKR은 상호 배타적인 선택지가 아니라, 서로 다른 ’고도(Altitude)’에서 작동하는 보완적 시스템으로 통합될 수 있다. 많은 조직이 ‘OKR 대 KPI’ 또는 ’OKR 대 MBO’와 같은 이분법적 프레임에 갇히는 실수를 저지른다.28 그러나 이들의 역할을 계층적으로 이해하면 훨씬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

가장 상위 레벨에서 OKR은 조직의 ’북극성’과 같은 **전략적 방향(Strategic Direction)**을 설정하는 프레임워크로 기능한다.49 즉, “이번 분기/연도에 우리가 정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산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그 아래 레벨에서 KPI는 조직이 목표를 향해 항해하는 동안 엔진이 과열되거나 연료가 떨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살피는 운영 상태(Operational Health) 계기판 역할을 할 수 있다.28 예를 들어, 한 연구 조직의 OKR이 ’혁신 신약 후보물질 발굴’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향하고 있더라도, ‘연구 안전 수칙 준수율’, ‘핵심 장비 가동률’, ’연구비 집행률’과 같은 KPI들은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관리되어야 하는 ’건강 지표’다. 이러한 KPI가 위험 수위에 도달하면, OKR 달성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MBO의 핵심 원칙인 ’상하 협의를 통한 목표 설정’은 OKR의 CFR 과정, 특히 개인의 성장 목표를 설정하고 지원하는 1:1 대화에 통합되어 그 정신을 계승할 수 있다.

따라서 가장 성숙한 성과 관리 모델은 이들을 경쟁 관계로 보지 않고, ‘전략을 위해서는 OKR을, 건강 상태 점검을 위해서는 KPI를,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는 MBO의 원칙을(OKR for Strategy, KPI for Health, MBO principles for Growth)’ 활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각자의 강점을 살려 통합적인 성과 관리 생태계를 구축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소규모 연구 조직이 가진 민첩성을 활용하여 유연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다.

5. 소규모 연구 조직을 위한 맞춤형 성과 관리 시스템 구축 가이드

5.1 프레임워크 선택 및 조합 전략

모든 조직에 맞는 단 하나의 완벽한 성과 관리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은 조직의 연구 특성과 성숙도에 따라 프레임워크를 유연하게 선택하고 조합하는 것이다.

  • 탐색적 선행 연구 조직: 연구 주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고, 실패가 빈번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지식 창출을 목표로 하는 조직(예: 기초과학, 초기 기술 탐색팀). 이러한 조직에는 OKR의 ’도전적 목표’와 ‘실패 용인’ 철학이 가장 적합하다. 100% 달성을 목표로 하는 KPI나 MBO는 창의적 탐색을 저해할 수 있다. KPI는 ’연구실 안전 규정 준수율’과 같이 조직 운영에 필수적인 최소한의 지표에만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응용/개발 연구 조직: 비교적 명확한 목표와 타임라인을 가지고 기술을 제품이나 서비스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조직(예: 제품 개발팀, 임상 연구팀). 여기서는 OKR과 KP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효과적이다. OKR을 통해 시장을 선도할 도전적인 기술 목표(Objective)를 설정하되, 프로젝트 관리와 관련된 핵심적인 KPI(예: ‘프로토타입 성능 목표 달성률’, ‘핵심 마일스톤 준수율’, ‘버그 발생률 감소’)를 핵심 결과(Key Results)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28 이는 도전적인 비전과 체계적인 실행을 연결하는 강력한 방법이다.

  • 안정적 운영/분석 조직: 표준화된 프로세스의 정확성과 효율성이 중요한 조직(예: 품질 분석팀, 표준 시험 인증팀, 데이터 분석 플랫폼 운영팀). 이러한 조직은 KPI 중심의 운영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분석 정확도 99.9% 유지’, ’고객 요청 처리 시간 24시간 이내’와 같은 명확한 KPI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 단, 조직의 발전을 위해 현상 유지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분기별로 ’분석 프로세스 자동화를 통한 시간 10% 단축’과 같은 개선 과제를 OKR로 설정하여 지속적인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

5.2 연구 조직 맞춤형 목표 및 지표 설정 실습

성과 관리 시스템의 성패는 결국 ‘좋은’ 목표와 지표를 설정하는 데 달려있다. 특히 연구 조직에서는 그 특수성을 반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5.2.1 ‘좋은’ 연구 목표(Objective)의 조건

좋은 연구 목표는 단순히 해야 할 일(To-do)의 나열을 넘어서야 한다. ’왜 우리가 이 연구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담고, 구성원들에게 영감을 주며, 더 높은 가치를 지향하게 만들어야 한다.

  • 나쁜 목표(Bad Objective): “상반기 SCI급 논문 3편 게재 및 특허 2건 출원”

  • 이것은 목표가 아니라 목표 달성의 결과물(Output)에 불과하다. 영감을 주지 못하며,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중시하게 만든다.

  • 좋은 목표(Good Objective): “우리 분야의 핵심 난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다”

  • 이 목표는 연구의 ’의미’와 ’방향성’을 제시한다. 구성원들은 이 목표 아래서 논문, 특허, 기술 개발 등 다양한 핵심 결과를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5.2.2 ‘좋은’ 연구 핵심 결과(KR) 및 KPI 설정 예시

핵심 결과(KR)는 목표(O)가 달성되었음을 증명하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결과’여야 하며, 그 결과를 만들기 위한 ’과정(Initiative)’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 AI 신약 개발팀 OKR 예시 50:

  • Objective: AI 기반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의 예측 정확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 KR 1: 신규 타겟 단백질 3종에 대한 결합 예측 모델의 AUC(Area Under Curve) 점수를 0.95 이상으로 향상시킨다.

  • KR 2: 기존 방식 대비 후보물질 스크리닝 시간을 50% 단축한다 (4주 → 2주).

  • KR 3: 플랫폼이 발굴한 후보물질 중 1개가 유효성 검증을 통과하여 전임상(pre-clinical) 단계 진입 후보로 선정된다.

  • 양자컴퓨팅 소재 연구소 OKR 예시 52:

  • Objective: 차세대 양자컴퓨터에 적용 가능한, 획기적으로 안정적인 큐비트 신소재를 개발한다.

  • KR 1: 신규 합성 소재의 큐비트 결맞음 시간(Coherence Time)을 기존 소재 대비 200% 연장한다 (100μs200μs).

  • KR 2: 두 개 이상의 큐비트 간 양자 얽힘(Entanglement) 충실도(Fidelity)를 99.9%까지 달성한다.

  • KR 3: 개발된 소재의 핵심 연구 결과를 Nature 또는 Science급 저널에 제출(submit)한다. (게재(publish)가 아닌 제출로 설정하여 통제 가능성을 높임)

5.2.3 피해야 할 지표(Anti-patterns)

  • 과정을 결과로 착각: “AI 모델 개선을 위한 주간 회의 실시” → 회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한 활동(Initiative)이지, 그 자체가 측정 가능한 결과(KR)가 아니다.

  • 통제 불가능한 지표: “정부 R&D 과제 10억 원 수주” → 과제 수주는 평가위원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이 너무 크다. 대신 “핵심 기술 기반의 과제 제안서 5건 제출“과 같이 우리 팀이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지표를 사용해야 한다.

  • 질보다 양에 치중: “혁신 아이디어 100개 제출” → 아이디어의 양이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 “제출된 아이디어 중 고객 문제 해결 기여도를 인정받아 프로토타입 개발로 이어진 아이디어 3건 확보“와 같이 질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5.3 성공적인 도입 및 운영을 위한 단계별 로드맵

새로운 성과 관리 시스템의 도입은 단순한 제도 변경이 아닌, 조직 문화의 변화를 요구하는 장기적인 과정이다. 성급한 전면 도입은 혼란과 저항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단계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 1단계: 준비 및 설계 (1분기)

  • 리더십의 완전한 이해와 합의: 경영진과 연구 리더들이 OKR(또는 선택한 프레임워크)을 단순한 실적 관리 도구가 아닌, 조직의 소통 방식과 문화를 혁신하는 전략적 도구로 깊이 이해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야 한다.8

  • 명확한 ‘도입 이유(Why)’ 공유: “왜 우리는 성과 관리 시스템을 바꾸려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정의하고 전 구성원과 공유해야 한다. 예를 들어, “더 도전적인 연구 문화를 만들고, 부서 간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와 같이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53

  • 파일럿 팀 선정: 조직 전체에 한 번에 적용하기보다, 변화 수용성이 높고 성공 가능성이 큰 1~2개의 소규모 팀을 파일럿으로 선정하여 시작한다. 이 팀의 성공 사례는 향후 전사 확산의 중요한 동력이 된다.54

  • 2단계: 파일럿 실행 및 학습 (2~3분기)

  • OKR 코치/촉진자 지정: 내부 리더나 특정 담당자가 OKR 설정 워크숍, 주간 체크인 미팅 등을 이끌며 프로세스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돕는다.

  • CFR 습관화: 주간 팀 미팅에서의 OKR 진행 상황 공유, 리더와 팀원 간의 월간 1:1 미팅을 의무화하여 소통의 리듬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성과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진척을 ’지원’하고 ’장애물을 함께 해결’하는 코칭의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다.42

  • 투명한 공유: 파일럿 팀의 OKR과 진행 상황,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배운 점들을 전사에 투명하게 공유하여 다른 팀들이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3단계: 전사 확대 및 시스템화 (4분기 이후)

  • 파일럿 회고(Retrospective): 파일럿 운영의 성공 요인과 실패 요인을 심도 있게 분석하여, 우리 조직만의 OKR 운영 규칙과 모범 사례를 정립한다.

  • 점진적 확대: 파일럿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적용 팀을 점차적으로 늘려나간다. 구글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OKR이 조직 전체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4번의 분기 사이클)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44

  • 도구 활용: 초기에는 공유 문서나 스프레드시트로 시작할 수 있지만, 조직이 커지고 OKR이 복잡해지면 Asana, Jira, 혹은 OKR 전문 솔루션과 같은 도구를 활용하여 투명성과 추적 용이성을 높이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53

  • 4단계: 문화 내재화 (2~3년 차)

  • 이 단계는 OKR이 더 이상 ’제도’가 아니라 구성원들의 자연스러운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 OKR 관련 용어가 일상적인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분기별 목표 설정과 회고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당연한 업무 리듬으로 인식될 때, OKR이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44

  • 지속적인 개선: OKR 운영 방식 자체를 개선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매 분기 회고 시 “우리의 OKR 프로세스에서 잘된 점은 무엇이고, 다음 분기에는 무엇을 개선할 수 있을까?“를 논의하며 시스템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44

5.4 실패를 자산으로 만드는 문화 조성 방안

연구 조직에서 성과 관리 시스템의 최종 목표는 ’성공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의 속도를 극대화’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실패는 관리되거나 숨겨져야 할 대상이 아니라, 조직의 가장 가치 있는 학습 데이터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혁신은 본질적으로 수많은 가설 검증과 실패의 연속적인 과정 위에서 이루어진다.4 역사상 위대한 과학적 발견이나 기술적 돌파는 수많은 실패한 실험과 연구 위에 서 있다. 따라서 조직의 혁신 속도는 성공의 횟수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그리고 값싸게 실패하고, 그로부터 얼마나 깊이 있게 배우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OKR의 ‘도전적 목표’ 설정과 ’60~70% 달성률’을 성공으로 간주하는 문화는 실패를 시스템적으로 용인하는 매우 훌륭한 장치다.30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실패를 조직의 자산으로 만드는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성과 관리 시스템에 내장해야 한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분기별 OKR 회고(Retrospective) 시간을 단순히 ’성공/실패를 판정’하는 자리가 아닌, ’학습을 공유’하는 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목표 달성에 실패한 핵심 결과(KR)에 대해서는 ‘실패 보고서(Failure Report)’ 또는 ‘학습 보고서(Learning Report)’ 작성을 장려할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책임 추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학습을 목적으로 하며, ’①무엇을 시도했는가, ②어떤 결과가 나왔고 왜 예상과 달랐는가, ③이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 ④다음 시도에서는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실패의 자산화’ 프로세스를 통해 공유된 학습 내용은 조직 전체의 지적 자본이 되며, 이는 조직이 진정한 학습 조직으로 거듭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6. 결론: 지속 가능한 연구 혁신을 위한 제언

6.1 시스템을 넘어 문화로

MBO, KPI, OKR은 그 자체로 성공을 보장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이것들은 조직의 전략적 의도를 실행하고 원하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강력한 도구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프레임워크를 선택하든, 그 과정을 통해 ’왜 우리가 함께 일하는가’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만들고, ’어떻게 하면 우리의 목표를 더 잘 달성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함께 고민하는 소통의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다.48 시스템의 정교함보다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철학과 신뢰가 성패를 좌우한다.

6.2 소규모 조직의 강점을 활용하라

소규모 연구 조직은 관료주의가 적고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하여, 대기업보다 훨씬 민첩하고 유연하게 새로운 시스템을 실험하고 조정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기보다, 본 보고서에서 제시한 핵심 원칙들(집중, 정렬, 도전, 소통)을 지키면서 우리 조직의 특성과 문화에 맞게 계속해서 변형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진화적 접근’을 취해야 한다. 작게 시작하고, 빠르게 배우며, 꾸준히 개선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

6.3 궁극적인 목표: 성장하는 연구원, 혁신하는 조직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성과 관리 시스템은 연구원을 통제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연구원 개개인의 전문적 성장을 지원하고, 그들의 내재적 동기를 고취하며, 그 성장이 모여 조직 전체의 혁신으로 이어지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시스템이다. 소규모 연구 조직의 리더는 이러한 시스템의 설계자이자, 도전과 학습, 자율과 협력의 문화를 전파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 모델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성과 관리는 관리의 도구가 아닌, 리더십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7.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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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연구자의 자율성, 지식공유, 자기효능감이 직무만족과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https://koreascience.kr/article/JAKO201931262478278.pdf
  3. 지속가능한 조직문화혁신을위한 리더십제고 방안, https://www.nst.re.kr/www/downloadBbsFile.do?atchmnflNo=8518
  4. 실패를 용서하고 기억하는 조직 - LG경영연구원, https://www.lgbr.co.kr/report/view.do?idx=16325
  5. 유진녕 “기관은 실패 용인하고, 연구자는 프로 돼라” - 헬로디디, 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72946
  6. BSC에 의한 연구개발조직의 성과중심관리체계 -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https://www.stepi.re.kr/common/report/Download.do?reIdx=143&cateCont=A0202&streFileNm=A0202_143&downCont=0
  7. R&D 성과에 미치는 결정요인 분석에 관한 연구, https://www.kistep.re.kr/boardDownload.es?bid=0002&list_no=24884&seq=2059
  8. 실패하는 R&D 평가 시스템 - LG경영연구원, https://www.lgbr.co.kr/report/view.do?idx=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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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기업의 성과관리는 MBO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 스텝페이, https://steppay.kr/blog/stepwiki-m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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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KPI란 무엇인가?(Feat. 기업의 성과관리, 목표설정법) I 이랜서 블로그, https://www.elancer.co.kr/blog/detail/93
  21. KPI, 목표 달성의 나침반 - Tableau, https://www.tableau.com/ko-kr/learn/articles/what-is-kpi
  22. KPI란 무엇입니까? KPI 시스템 구축 시 고려해야 할 5가지 사항 - Hitek Software, https://hiteksoftware.co.kr/blog/kpi-key-performance-indicator/
  23. KPI (핵심 성과 지표)란 무엇인가? - Appier, https://www.appier.com/ko-kr/blog/key-performance-indicator-kpi
  24. KPI 작성 예시: 직무별 핵심 성과 지표 작성 가이드 | flex 공식 블로그, https://flex.team/blog/2025/02/25/kpi-job-team-sa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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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 OKR 작성원리와 회사, 팀, 개인, 직무별 OKR 예시 모음 - 오픈애즈, https://openads.co.kr/content/contentDetail?contsId=12492
  51. AI를 신약개발에 적용하는 국내 스타트업들, https://rd.kdb.co.kr/fileView?groupId=8F188F99-77D3-44C4-6C02-B7453E1375DD&fileId=40032915-00EC-D5FB-4B8A-C4C2E1E8C87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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