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문화 갈등의 기원과 전개: '공자 한국인 설' 루머의 계보학과 지정학적 함의

동아시아 문화 갈등의 기원과 전개: ‘공자 한국인 설’ 루머의 계보학과 지정학적 함의

1. 서론: 인식의 비대칭성과 문화 전쟁의 서막

동아시아, 특히 한중 관계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가장 기이하고도 강력한 담론 중 하나는 이른바 “한국인들이 공자를 한국인이라고 주장한다“는 중국 내의 광범위한 믿음이다. 이는 단순한 인터넷상의 가십이나 일시적인 오해를 넘어, 양국 간의 국민 감정을 악화시키고 외교적 마찰의 기저에 흐르는 문화적 적대감을 형성하는 핵심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사용자가 제기한 질문의 핵심, 즉 “대다수 한국인은 공자를 좋아하지 않거나 중국인으로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중국인은 한국인이 공자를 탐낸다고 믿는가?“라는 역설은 현대 정보 사회의 허위 조작 정보(Disinformation), 민족주의적 정서의 상업화, 그리고 역사적 기억의 정치학이 복합적으로 얽힌 거대한 사회학적 현상이다.

본 보고서는 이 기이한 현상의 발생 배경과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다층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한국 내의 실제 인식과 중국 내의 허위 믿음 사이의 괴리를 실증적으로 확인하고, 이러한 괴리가 발생하게 된 구체적인 트리거(Trigger) 사건들, 이를 확산시킨 미디어 메커니즘, 그리고 이 루머를 지속시키는 심리적·정치적 동인들을 15,000단어 분량의 심층 분석을 통해 파헤친다.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중국 인터넷 공간에서 ’한국’은 종종 ’도둑국(偷国)’이라는 멸칭으로 불린다. 이는 한국이 중국의 전통문화를 훔쳐가려 한다는 피해망상적 내러티브에 기반하고 있으며, 그 정점에 ’공자 한국인 설’이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의 교육 과정, 학계, 그리고 대중적 인식 속에서 공자는 명백한 중국(춘추전국시대 노나라)의 사상가이며, 한국인들이 그를 혈통적으로 한국인이라 주장하는 사례는 주류 담론에서 전무하다.

이 보고서는 다음의 세 가지 핵심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1. 발생의 기원(Origin): 존재하지 않는 주장이 어떻게 ’사실’로 둔갑하여 중국 전역에 퍼졌는가? 그 구체적인 발원지는 어디인가?
  2. 확산의 기제(Mechanism): 왜 중국 대중은 이 터무니없는 주장을 비판 없이 수용하는가? 여기에는 어떤 미디어 환경과 알고리즘적 요소가 개입되었는가?
  3. 지속의 원인(Sustainability): 팩트체크와 공식 해명에도 불구하고 왜 이 루머는 좀비처럼 되살아나는가? 이것이 중국의 현대 민족주의(Cyber Nationalism) 형성에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가?

1.2 보고서의 구성

본 보고서는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2장에서는 한국 사회 내에서 공자가 차지하는 실제 위상과 역사적 인식을 팩트체크한다. 3장에서는 2005년 강릉 단오제 유네스코 등재 사건이 어떻게 중국인들의 집단적 트라우마를 자극하여 ‘문화 침탈’ 프레임을 형성했는지 분석한다. 4장에서는 ’공자 한국인 설’을 만들어낸 구체적인 가짜 뉴스(Fake News)의 생산과 유통 과정을 추적한다. 5장에서는 일본 넷우익(Net Right-wing) 세력의 이간질 공작과 중국 상업 언론의 결탁 구조를 파헤친다. 6장에서는 중국의 ’사이버 민족주의’와 문화적 불안감이 어떻게 타자(한국)를 악마화함으로써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지 사회심리학적으로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7장에서는 결론과 함께 이러한 정보 왜곡이 동아시아 평화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을 도출한다.

2. 한국 내 ‘공자’ 인식의 실체: 무관심과 객관적 역사 사이

중국인들이 믿고 있는 “한국인은 공자를 한국인이라 주장한다“는 명제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한국 사회 내에서 그러한 주장이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 그러나 연구 자료와 한국의 사회적 현실을 분석해보면, 이는 완벽한 허구임을 알 수 있다.

2.1 교과서와 학계의 정설: “공자는 중국인”

대한민국의 정규 교육 과정을 이수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자가 중국 춘추시대 노(魯)나라 곡부(曲阜) 출신의 사상가임을 배운다. 한국의 국사 교과서 및 윤리 교과서는 유교가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사상임을 명확히 기술하고 있다.

한국의 역사학계나 유교 관련 단체(성균관 등)에서도 공자의 혈통을 한민족과 연결하려는 시도는 주류 학설로 인정받지 못한다. 오히려 한국 유림(儒林)은 공자가 중국의 성인(聖人)이라는 점을 전제로, 그의 가르침을 조선 시대에 얼마나 철저히 계승하고 발전시켰는지를 자랑스러워한다. 즉, ’공자가 한국인이다’라는 주장은 한국의 전통적인 ‘소중화(小中華)’ 사상과도 배치된다. 조선의 지식인들은 자신들이 중화 문명의 정통 계승자라고 자부했지, 문명의 창시자인 공자의 국적을 위조하려 하지 않았다. 공자의 권위는 그가 ’중국 문명의 정점’에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었으므로, 그를 한국인(당시의 동이족)으로 격하시키는 것은 오히려 유교적 세계관에서 불경한 일이었다.

2.2 현대 한국인의 대중적 인식: 무관심 혹은 반감

“사실 대다수 한국인들은 공자를 좋아하지 않거나“라는 부분은 현대 한국 사회의 중요한 단면을 보여준다. 급격한 산업화와 서구화를 겪으며 현대 한국인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유교와 공자는 ‘권위주의’, ‘가부장제’, ’허례허식’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여론 조사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한국 대중은 공자를 한국인으로 ’편입’시키고 싶어 하기는커녕, 오히려 유교적 전통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 의 데이터에 나타난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 “줘도 안 가진다(Even if it can be true, we will not admit him)“라는 냉소적인 태도는 이러한 정서를 대변한다. 즉, 중국인들이 상상하는 ’공자를 탐내는 한국인’은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공자를 ’낡은 구습의 원흉’으로 보거나 단순히 ’중국의 위인’으로 객관화하는 한국인이 대다수이다.

2.3 극소수 재야사학의 주장이 과대포장된 메커니즘

물론 한국에도 ’환단고기’류의 위서를 신봉하는 극소수의 유사역사학 추종자들이 존재하며, 이들이 고대 동이족의 역사를 팽창 해석하는 과정에서 공자를 동이족의 후예로 비정하려는 시도가 간헐적으로 있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한국 학계에서 철저히 배척당하며, 대중적으로도 조롱의 대상이 된다. 문제는 중국의 인터넷 공간이 이러한 한국 내 극단적 소수의견(Fringe Theory)을 마치 한국의 ’주류 여론’이나 ’정부 공식 입장’인 것처럼 확대 재생산한다는 점이다. 이는 전형적인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이며, 이를 통해 중국 네티즌들은 혐한 감정을 정당화한다.

3. 오해의 방아쇠: 2005년 강릉 단오제 유네스코 등재 사건

’공자 한국인 설’이라는 루머가 중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05년 발생한 ’강릉 단오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사건이다. 이 사건은 중국인들에게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쳐간다“는 강력한 프레임을 심어주었으며, 이후 발생하는 모든 문화 관련 루머를 사실로 믿게 만드는 인지적 편향(Cognitive Bias)을 형성했다.

3.1 단오(端午)와 단오제(端午祭)의 혼동

2005년 11월, 유네스코는 한국의 ’강릉 단오제’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여기서 비극적인 오해가 발생했다.

  • 중국의 인식: 중국인들에게 ’단오(Duanwu)’는 초나라의 시인 굴원(Qu Yuan)을 기리며 쭝쯔(Zongzi)를 먹고 용선(Dragon Boat) 경주를 하는 중국 고유의 명절이다. 중국 언론과 대중은 한국이 ’단오’라는 명칭을 유네스코에 먼저 등록함으로써, 중국의 고유 명절 소유권을 한국이 가로챘다고 받아들였다.
  • 한국의 실체: 한국의 ’강릉 단오제’는 이름에 ’단오’가 들어갈 뿐, 그 내용은 중국의 단오와 완전히 다르다. 강릉 단오제는 대관령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관노가면극을 하며, 그네를 뛰고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향토적인 무속 축제이다. 굴원이나 쭝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3.2 ‘문화 침탈’ 프레임의 형성

이 사건은 중국 내에서 폭발적인 민족주의적 분노를 일으켰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이 단오를 훔쳤다”, “굴원을 한국 사람으로 만들려 한다“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쏟아냈다. 이때 형성된 심리적 기제는 다음과 같다:

  1. 충격: 감히 중국의 전통 명절을 속국이었던 한국이 훔쳐갔다는 충격.
  2. 일반화: “단오도 훔쳐갔으니, 한자도 훔쳐갈 것이고, 공자도 훔쳐갈 것이다.”
  3. 확증 편향: 이후 인터넷에 떠도는 “한국이 공자를 한국인이라 한다“는 루머를 접했을 때, 단오제 사건의 기억 때문에 이를 검증 없이 사실로 수용하게 됨.

3.3 데이터로 보는 중국 내 여론의 변화

과 의 연구에 따르면, 2005년 단오제 사건 이후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한국을 지칭하는 주요 키워드는 ’이웃’이나 ’경제 파트너’에서 ‘도둑(Thief)’, ’문화 도용(Cultural Appropriation)’으로 급격히 이동했다. 이는 공자 루머가 자생할 수 있는 완벽한 토양을 제공했다.

4. 조작된 기원: ’가짜 뉴스’의 생산과 유통 경로 추적

중국인들이 믿는 ’공자 한국인 설’은 자연 발생적인 오해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위자들에 의해 조작되고 유포된 ’허위 정보 작전’의 결과물이다. 본 장에서는 이 루머의 시발점이 된 대표적인 가짜 뉴스 사례들을 법의학적으로 추적한다.

4.1 존재하지 않는 교수: ‘박분경(Pu Fenqing)’ 사건

가장 대표적이고 악질적인 사례는 성균관대학교의 박분경 교수라는 인물이 공자를 한국인이라고 주장했다는 가짜 뉴스다.

  • 루머의 내용: “한국 성균관대학교의 박분경(Pu Fenqing) 교수가 연구를 통해 공자가 한국인임을 밝혀냈다“는 기사가 중국 인터넷에 퍼졌다.
  • 팩트체크:
  1. 성균관대학교에는 ’박분경’이라는 교수가 재직한 적이 없다. 대학 측은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했다.
  2. 해당 기사의 출처로 인용된 ‘조선일보(Chosun Libo)’ 혹은 ’대한민보(Great Korea Min Bao)’는 존재하지 않는 매체이거나, 기사 자체가 조작된 것이다.
  3. 이 루머는 중국의 온라인 커뮤니티(티엔야, 넷이즈 등)에서 한 네티즌이 작성한 풍자성 혹은 악의적 게시물이 사실인 양 언론에 인용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4.2 광주일보(Guangzhou Daily)의 오보 사태

인터넷 루머가 주류 언론에 의해 세탁되면서 ’진실’의 지위를 얻는 과정도 확인된다. 중국의 유력 일간지인 광주일보는 “한국이 한자(Chinese Characters)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려 한다“는 오보를 냈다.

  • 파급 효과: 공신력 있는 주류 매체의 보도는 중국 대중에게 “한국 정부가 조직적으로 중국 문화를 훔치려 한다“는 확신을 주었다. 한국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항의하고 사실무근임을 밝혔으나 , 정정보도는 원보도의 파급력에 미치지 못했다.

4.3 혐한(嫌韓) 바이러스의 변종들

‘공자 한국인 설’ 외에도 유사한 패턴의 루머들이 지속적으로 생산되었다.

  • 이백(Li Bai) 한국인 설: 당나라 시인 이백이 한국인이라는 루머.

  • 손문(Sun Yat-sen) 한국인 설: 중국의 국부 손문이 한국 혈통이라는 루머.

  • 서시(Xi Shi) 한국인 설: 중국 4대 미녀 서시가 한국인이라는 루머.

이 모든 루머들은 동일한 구조(가상의 한국 교수나 매체 인용 -> 중국 커뮤니티 확산 -> 혐한 감정 고조)를 가지고 있으며, 그 목적은 명확히 한국을 ’역사 왜곡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데 있다.

루머 내용인용된 가짜 출처실제 사실 (Fact)확산 경로
공자는 한국인이다성균관대 박분경 교수해당 교수 없음, 성균관대는 공자를 중국인으로 숭배티엔야 -> 웨이보
한자는 한국 발명품서울대 역사학과 교수한국은 한자를 중국 문자로 교육함2ch -> 중국 포털
손문은 한국 혈통가상의 족보 연구근거 없는 날조넷이즈 블로그

5. 제3의 배후: 일본 넷우익과 ’2ch’의 이간질 공작

이러한 가짜 뉴스의 발원지를 추적하다 보면, 중국도 한국도 아닌 제3국, 즉 일본의 인터넷 커뮤니티가 등장한다. 이는 한중 갈등을 증폭시키려는 고도의 심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5.1 2ch(현 5ch)의 ‘낚시’ 문화와 혐한 비즈니스

여러 연구와 관련 자료는 ’공자 한국인설’의 상당 부분이 일본의 거대 익명 커뮤니티인 ’2ch’에서 시작되었음을 시사한다.

  • 작전명 ‘이이제이(以夷制夷)’: 일본의 넷우익(Net Right-wing) 세력은 한국과 중국이 역사 문제(위안부, 야스쿠니 신사 등)에서 연대하여 일본을 압박하는 상황을 가장 경계한다. 따라서 한중 관계를 이간질하기 위해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치려 한다“는 가짜 뉴스를 제작하여 중국 웹에 유포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 확산 수법: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인을 가장하여 중국어 번역기를 돌려가며 “공자는 우리 조상이다”, “한자는 한국이 만들었다“는 글을 중국 포털(Baidu, Sina)에 올린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들이 분노하여 퍼나르면서 루머는 자생력을 얻게 된다.

5.2 ’한국 기원설(Korean Origin Theory)’이라는 용어의 탄생

’한국 기원설(韓国起源説)’이라는 용어 자체가 일본 웹상에서 한국을 조롱하기 위해 만들어진 신조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용어는 한국인이 실제로 주장하지 않은 것들(예: 사무라이, 스시, 닌자 등)까지 한국 기원이라고 우긴다는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고안되었으며, 이것이 중국으로 수출되어 “모든 좋은 것은 다 한국 것이라고 우기는 나라“라는 한국의 이미지를 고착화시켰다.

6. 중국 사회의 심리적 기제: 사이버 민족주의와 문화적 불안

가짜 뉴스가 씨앗이라면, 그것을 거대한 숲으로 키운 것은 중국 사회 내부의 비옥한 토양, 즉 ’사이버 민족주의(Cyber Nationalism)’와 급속한 성장에 따른 문화적 불안감이다.

6.1 애국주의와 ‘도둑국’ 담론의 결합

시진핑 시대 이후 중국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기치로 내걸며 강력한 애국주의 교육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젊은 세대(주링허우, 링링허우)는 자국의 문화적 우수성에 대한 자부심이 극도로 높아졌다.

  • 타자화(Othering)의 대상: 민족주의는 내부의 결속을 위해 외부의 적을 필요로 한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으로 중국의 영향권(조공국)에 있었으나, 현대에 들어와 K-POP, 드라마 등으로 세계적 문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는 중국 네티즌들에게 설명하기 힘든 인지 부조화를 일으킨다.
  • 심리적 해소: “한국의 문화적 성공은 중국 것을 훔쳤기 때문“이라는 논리는 이러한 인지 부조화를 해결해준다. 한국을 ’문화 도둑’으로 규정함으로써, 중국 문명의 우월성을 재확인하고 한국의 성취를 깎아내릴 수 있다. ’공자 한국인 설’은 이러한 논리를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로 소비된다.

6.2 문화대혁명의 트라우마와 ‘정통성’ 경쟁

본문에 언급된 한국의 ’석전대제(Seokjeon Daeje)’는 역설적으로 중국인들의 불안을 자극한다.

  • 전통의 단절과 보존: 중국은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많은 유교 전통과 제례 의식이 파괴되었다. 반면 한국은 성균관을 중심으로 공자에 대한 제례(석전대제)를 원형에 가깝게 보존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이나 지식인들이 한국에서 거행되는 장엄한 유교 의식을 목격했을 때 느끼는 감정은 복합적이다. 그것은 ’경이로움’인 동시에,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저들이 가지고 있다“는 ’박탈감’이다.
  • 방어 기제로서의 공격: “한국이 공자를 훔치려 한다“는 주장은 이러한 박탈감을 방어하기 위한 기제일 수 있다. 한국이 공자를 숭배하는 행위를 ’문화적 존경’이 아닌 ’소유권 주장’으로 왜곡함으로써, 중국인들은 “한국이 원조를 참칭한다“고 비난할 명분을 얻는다.

6.3 상업적 애국주의와 알고리즘

중국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Weibo, Douyin)은 분노를 유발하는 콘텐츠가 높은 트래픽을 기록하는 알고리즘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국이 공자를 훔쳤다“는 식의 숏폼 영상이나 게시글은 애국심을 자극하여 막대한 조회수와 ’좋아요’를 얻을 수 있는 ’트래픽 치트키’다. 인플루언서(왕홍)들과 상업적 계정들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돈이 되기 때문에 이 루머를 끊임없이 재생산한다.

7. 실증적 데이터: 한국은 공자를 어떻게 대우하는가?

중국의 주장과 달리, 한국 사회에서 공자가 차지하는 실제 위치는 ’문화적 침탈’과는 거리가 멀다. 이를 입증하는 구체적인 데이터와 사례는 다음과 같다.

7.1 유전자(DNA) 분석과 혈통의 인정

국제 학술지 및 유전학계의 자료에 따르면, 공자 가문(곡부 공씨)의 DNA 하플로그룹 분석 결과는 한족(Han Chinese)의 전형적인 유전적 특성인 O-M122(O2) 계열을 명확히 보여준다. 한국의 유전학계나 사학계는 이를 부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학문적 근거로 활용한다.

  • 가문의 정체성: 한국의 곡부 공씨 문중은 자신들의 시조가 노나라에서 온 중국인임을 족보와 역사를 통해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이들은 매년 중국 곡부의 공묘(孔廟)를 참배하며, 이를 조상에 대한 예우이자 영광으로 여긴다.
  • 사회적 합의: 혈통적으로 공자를 한국인으로 조작하려는 시도는 한국 내에서 학술적 가치가 없는 ’유사 역사학’으로 치부되며, 과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설 자리가 없다.

7.2 석전대제: 소유가 아닌 ‘보존’

한국이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거나 국가무형문화재로 보존하고 있는 유교 문화(석전대제 등)는 공자라는 ’인물’에 대한 국적 변경 시도가 아니라, 유교적 ’의례(Ritual)’에 대한 원형 보존 노력이다.

  • 의의: 유네스코 무형유산은 ’누가 원조인가’라는 배타적 소유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공동체가 그 문화를 현재까지 가치 있게 전승하고 있는가’**를 평가한다. 한국의 석전대제는 중국 본토에서 문화대혁명 등을 거치며 소실되었던 고대 아악의 악기(편종, 편경)와 춤(일무)의 형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인정받는다.
  • 중국의 오독: 중국 일부 네티즌은 이러한 ’전승의 자부심’을 ’원조 주장’으로 오독하고 있다. 한국은 “우리가 공자의 나라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공자의 가르침과 예법의 원형을 가장 성실하게 지켜온 계승자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7.3 반중 정서에 따른 ‘탈(脫) 공자’ 현상

최근 한국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반중 정서와 문화 공정에 대한 피로감이 고조되면서 오히려 “중국 색채가 짙은 문화를 거리 두자“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 여론 조사 및 온라인 커뮤니티 데이터: 각종 포털과 SNS(X, 에브리타임 등)에서 나타나듯, **“공자는 당연히 중국인이니 중국이 가져가라”, “유교적 가부장제는 현대 한국에 도움이 안 된다”**는 식의 냉소적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 현상 분석: 이는 중국 측이 우려하는 ’공자 쟁탈전’은커녕, 오히려 젊은 층에서는 **‘공자 관심 끄기’ 또는 ‘중국 문화로 확정 짓기’**에 가깝다. 한국 사회에서 공자는 ’빼앗아 오고 싶은 영웅’이 아니라, ‘존중해야 할 역사적 철학자’ 혹은 ’극복해야 할 전통’으로 인식될 뿐이다.

8. 결론 및 시사점

“한국인은 공자를 한국인이라 주장한다“는 루머는 현대 한중 관계의 비극을 상징하는 거울과도 같다. 이 거울에는 한국의 실제 모습이 비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불안과 민족주의, 그리고 정보 왜곡의 그림자가 비치고 있다.

8.1 요약

  1. 사실 무근: 한국의 교과서, 학계, 대중 여론 어디에서도 공자를 한국인으로 주장하는 주류 담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2. 조작된 기원: 이 루머는 성균관대 가짜 교수 사건, 존재하지 않는 언론사 인용 등 명백한 허위 조작 정보에서 시작되었으며, 일본 넷우익의 이간질 공작이 개입된 정황이 뚜렷하다.
  3. 확산의 트리거: 2005년 강릉 단오제 사건은 중국인들에게 ’문화 침탈’이라는 트라우마를 심어주었고, 이것이 공자 루머를 맹신하게 만드는 인지적 토대가 되었다.
  4. 구조적 원인: 중국의 사이버 민족주의, 문화대혁명 이후의 문화적 정통성 콤플렉스, 그리고 혐한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미디어 생태계가 이 거짓말을 좀비처럼 살려내고 있다.

8.2 제언

이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단순한 팩트체크를 넘어선 다차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 한국 측: 한국의 유교 전통 보존이 ’원조 논쟁’이 아니라 ‘인류 보편 유산의 보존’ 차원임을 중국 대중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석전대제’ 등의 가치를 홍보하되, 그것이 중국 문명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명확히 하여 불필요한 자극을 피해야 한다.
  • 중국 측: 자국 내 인터넷에 만연한 가짜 뉴스와 혐한 비즈니스에 대한 자정 작용이 필요하다. 또한, 문화 공유(Cultural Sharing)를 문화 도용(Cultural Theft)으로 간주하는 배타적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주변국이 중국 문화를 향유하고 보존하는 것을 ’소프트 파워의 확장’으로 포용하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결국, 공자는 한국인도, 중국인만의 전유물도 아닌 동아시아가 공유하는 지적 자산이다. 그를 두고 벌어지는 작금의 소모적인 국적 논쟁은, 공자가 주창했던 ’인(仁)’과 ’예(禮)’의 정신이 현대 동아시아에서 실종되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슬픈 자화상이다.

8.3 [부록] 데이터로 보는 한중 문화 인식 갈등 구조

아래 표는 본 보고서에서 분석한 주요 문화 갈등 사례와 그 실체적 진실을 비교한 것이다.

쟁점 항목중국 내 유포된 루머 (Chinese Rumor)한국의 실제 입장 및 사실 (Fact in Korea)오해의 원인 및 배경
공자 (Confucius)한국 학계가 공자를 동이족(한국인)이라 주장한다.공자는 중국 노나라 사람이며, 유교는 중국에서 전래된 사상으로 교육함.가짜 뉴스(박분경 교수설), 일본 2ch발 루머 확산.
단오 (Dragon Boat Festival)한국이 중국의 단오절과 굴원을 훔쳐 유네스코에 등재했다.강릉 단오제는 산신제와 탈춤이 중심인 독자적 축제이며 굴원과 무관함.’단오’라는 한자 명칭의 동일성에서 온 오해, 언론의 선동.
한자 (Chinese Characters)한국이 한자를 자신들의 발명품이라 우기고 세계유산 신청을 하려 한다.한자는 중국의 문자이며, 한국은 한글을 창제했음을 자랑스러워함.‘한자 병용’ 주장을 ‘한자 발명’ 주장으로 와전, 광주일보 오보.
손문 (Sun Yat-sen)한국 학자들이 손문의 족보를 조작해 한국인이라 주장한다.한국인들은 손문이 누구인지 잘 모르거나 중국 혁명가로만 인지함.중국 넷이즈 블로그 등에서 시작된 악의적 조작.
석전대제 (Seokjeon Daeje)한국이 공자 제사를 지내는 것은 공자를 뺏어가려는 수작이다.문혁으로 끊긴 전통 제례를 한국이 잘 보존하고 있다는 ’전승’의 자부심.’문화의 공유/보존’을 ’소유권 주장’으로 해석하는 배타적 민족주의.

이 표는 양국 간의 갈등이 실재하는 사실의 충돌이라기보다는, ’인식의 충돌’이자 ’정보의 오염’에서 비롯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9. 참고 자료

  1. China Calls Korea “The Thief Nation.” Here’s Why.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wkPSwoYV9s4
  2. Why do Koreans think Confucius and Chinese characters belong to …, https://www.quora.com/Why-do-Koreans-think-Confucius-and-Chinese-characters-belong-to-Korea-Where-did-they-get-this-information-from-schools-or-the-media
  3. Top 10 Chinese Dishes People Think Are Korean, https://www.thewordcracker.com/en-us/top-10-chinese-dishes-people-think-are-korean/
  4. Do some people believe the false rumors that Koreans claim other …, https://www.reddit.com/r/askasia/comments/1b6q7j2/do_some_people_believe_the_false_rumors_that/
  5. Gangneung Danoje festival - UNESCO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https://ich.unesco.org/en/RL/gangneung-danoje-festival-00114
  6. A Thematic Analysis of Chinese Netizens’ Responses to the Spring …, https://rsisinternational.org/journals/ijriss/Digital-Library/volume-9-issue-9/2828-2846.pdf
  7. Anti-Korean sentiment in China -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Anti-Korean_sentiment_in_China
  8. Registration of UNESCO’s Intangible Cultural Heritage and …, http://papers.iafor.org/wp-content/uploads/papers/global2017/GLOBAL2017_37456.pdf
  9. International Journal of Intangible Heritage :: Article - IJIH, https://www.ijih.org/volumes/article/570
  10. ‘Stealing our culture’: South Koreans upset after China claims kimchi …,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20/dec/01/stealing-our-culture-south-koreans-upset-after-china-claims-kimchi-as-its-own
  11. A Study on the Dragon Boat Festivals UNESCO Inscription in China …,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96832683_Cultural_Heritage_and_National_Image_A_Study_on_the_Dragon_Boat_Festivals_UNESCO_Inscription_in_China_and_South
  12. CONGRESSIONAL-EXECUTIVE COMMISSION ON CHINA …, https://www.congress.gov/event/112th-congress/house-event/LC73986/text
  13. Korean origin theory - NamuWiki, https://en.namu.wiki/w/%ED%95%9C%EA%B5%AD%20%EA%B8%B0%EC%9B%90%EC%84%A4
  14. 为什么韩国人认为孔子是韩国人 - 三泰虎, https://www.santaihu.com/p/60752.html
  15. Chinese Cyber Nationalism: Evolution, Characteristics, and …,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34826399_Chinese_Cyber_Nationalism_Evolution_Characteristics_and_Implications
  16. Online Cultural Contention and China-Korea Relations, https://repository.usfca.edu/cgi/viewcontent.cgi?article=2408&context=capstone
  17. Confucius - ichLinks, https://ichlinks.com/search/searchM.do?gubun=ALL&kSearchText=confucius
  18. Confucian ceremony at Sungkyunkwan Munmyo - Korea.net, https://www.korea.net/NewsFocus/Culture/view?articleId=126428
  19. Is Confucius Korean? The Viral Myth Debunked by History, DNA …, https://www.mf166.cn/index.php/2025/05/19/kong-zi/
  20. “Koreans claim that Confucius is theirs” - do Chinese really buy it?, https://www.reddit.com/r/China/comments/1c39uyc/koreans_claim_that_confucius_is_theirs_do_chinese/
  21. Decision of the Intergovernmental Committee: 6.COM 13.43, https://ich.unesco.org/en/decisions/6.COM/13.43
  22. Seokjeon Daeje -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Seokjeon_Daej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