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 3월 AI 및 로봇 연구 동향

년 3월 AI 및 로봇 연구 동향

1. 서론: 2021년 3월, AI와 로봇공학의 변곡점

2021년 3월은 전 세계가 COVID-19 팬데믹의 영향 아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과 로봇공학 기술이 연구실의 성과를 넘어 산업적 성숙 단계로 진입하며 그 실용성을 본격적으로 입증하기 시작한 중요한 변곡점으로 기록된다. 이 시기는 AI 기술이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 추상적 개념을 이해하는 가능성을 내비치고, 로봇공학은 지능화된 AI와 결합하여 물리적 세계의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실용적 도구로 거듭나는 전환적 흐름이 명확해진 때였다. 본 보고서는 2021년 3월에 발표된 AI 및 로봇공학 분야의 주요 연구 성과와 기술적 이정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당시 기술 발전의 궤적을 추적하며 미래 기술의 방향성을 조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본 보고서는 당대의 기술 지형을 형성한 네 가지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첫째, 스탠포드 HAI(Human-Centered AI Institute)가 발표한 ‘AI 인덱스 2021’ 보고서를 통해 AI 기술의 거시적 성장, 미-중 기술 경쟁, 그리고 산업계로의 확산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분석한다.1 둘째, OpenAI의 CLIP 모델에서 발견된 ’다중모드 뉴런’이라는 획기적인 연구를 통해, AI가 언어와 시각 정보를 아우르는 추상적 이해의 서막을 열었음을 탐구한다.5 셋째,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공개한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tch)’를 중심으로 로봇공학이 어떻게 실용적 상업화 단계로 전환하며 물류 자동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지 살펴본다.6 마지막으로,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분야의 연구 동향을 분석하여, 기술적 성능을 넘어 인간과의 신뢰와 소통을 중시하는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의 부상을 조명한다.8

보고서는 총 2부로 구성된다. 제1부에서는 AI 분야의 기술적 성숙과 산업화 가속 현상을 다루며, 글로벌 동향, 생성 모델과 멀티모달리티의 부상, 데이터 중심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그리고 AI 윤리 및 안전성 문제를 심도 있게 논한다. 제2부에서는 로봇공학 분야의 지능화와 실용화라는 새로운 지평을 탐색하며, 산업 및 물류 자동화의 혁신,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연구 동향, 의료 및 특수 목적 로봇의 발전, 그리고 arXiv에 등재된 최신 연구들을 통해 학계의 최전선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2021년 3월이라는 특정 시점이 AI와 로봇공학의 미래에 어떠한 의미를 가졌는지 종합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2. 인공지능 - 기술적 성숙과 산업화의 가속

2.1 2021 AI 인덱스 리포트: 글로벌 동향 심층 분석

2021년 3월 3일, 스탠포드 HAI는 ‘AI 인덱스 2021’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1 이 보고서는 당시 AI 생태계를 가장 포괄적으로 조망하는 핵심 자료로서,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도 AI 분야가 어떻게 성장을 지속하고 구조적 변화를 겪었는지를 데이터에 기반하여 명확히 보여주었다.1 보고서는 연구개발, 민간 투자, 인재 동향, 윤리, 국가 전략 등 다방면에 걸쳐 AI의 성숙 단계를 조명했다.

2.1.1 주요 발견 사항 분석

  • 연구 및 개발(R&D): 학술 연구 활동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0년 AI 관련 저널 출판물 수는 2019년 대비 34.5% 증가하여, 이전 연도의 증가율(19.6%)을 크게 상회했다.2 이는 AI 연구가 양적으로 팽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미-중 기술 경쟁 구도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중국은 피인용 학술지 논문 수에서 처음으로 미국을 추월하며 연구의 질적, 양적 성장을 입증했다.1 그러나 AI 컨퍼런스 발표 논문의 피인용 수에서는 미국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중국을 압도하며,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었다.1 이는 양국 간의 경쟁이 단순한 양적 비교를 넘어, 연구 생태계의 특성에 따라 복합적인 양상을 띠고 있음을 시사한다.

  • 민간 투자 및 경제: COVID-19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AI 분야에 대한 민간 투자는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1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투자가 특정 산업 문제 해결에 집중되었다는 것이다. ‘신약 개발 및 발굴(Drugs, Cancer, Molecular, Drug Discovery)’ 분야는 2020년에만 138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는 2019년 대비 4.5배나 증가한 수치다.2 이는 AI 기술이 더 이상 범용적 가능성만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제약 및 바이오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의 핵심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솔루션으로서 경제적 가치를 명확히 인정받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 인재 동향: AI 분야의 고급 인력 흐름은 산업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었다. 북미 지역 AI 박사 학위 취득자의 65% 이상이 민간 기업에 첫 직장을 잡았으며, 이는 학계(18%)를 압도하는 수치였다.1 이러한 추세는 학문적 성과가 빠르게 산업적 가치로 전환되는 AI 분야의 역동적인 특성을 반영하며, 대학의 우수 연구 인력이 기업으로 이동하는 ‘두뇌 유출’ 현상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1

  • AI 윤리: 기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에 따른 책임과 윤리에 대한 논의도 급증했다. 2015년에서 2020년 사이, 주요 AI 컨퍼런스에서 ‘윤리(ethics)’ 및 관련 키워드를 포함한 논문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1 이는 AI 커뮤니티 내부에서 기술의 공정성, 투명성, 책임성에 대한 자각이 크게 확산되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AI 윤리 문제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할 수 있는 표준화된 벤치마크나 합의된 방법론은 여전히 부재하다는 한계가 명확히 지적되었다.4

  • 국가 전략: AI 기술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2017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30개 이상의 국가가 국가 차원의 AI 전략을 수립하고 발표했다.1 이는 각국 정부가 AI 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체계적인 육성 및 투자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차세대 AI 기술 개발에 1조 원, AI 반도체 기술에 2,475억 원 규모의 선제적 투자를 계획하며 기술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었다.11

2.1.2 거대한 분기: 기초 AI 개발의 중앙집중화

AI 인덱스 보고서의 데이터는 표면적인 성장 이면에 중요한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거대 기술 기업들의 막대한 민간 투자 2와 Google의 TensorFlow, Facebook의 PyTorch와 같은 기업 주도 프레임워크의 시장 지배 1는 AI 개발 생태계의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첨단 AI 모델, 특히 대형 언어 모델(LLM)을 개발하고 훈련하는 데에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컴퓨팅 자원과 자본이 필요하다.12 이러한 진입 장벽은 소수의 거대 기업과 자금이 풍부한 연구소만이 기초 모델(foundation model)을 직접 개발할 수 있는 구조를 고착화시킨다.

이로 인해 AI 생태계는 두 개의 층위로 분화되기 시작했다. 하나는 기초 모델을 ’창조’할 수 있는 소수의 집단이고, 다른 하나는 API나 오픈소스 도구를 통해 기존 모델을 ’활용’하거나 ’응용’하는 다수의 학계 및 중소기업 집단이다. 즉, AI 기술의 ’사용’은 API를 통해 민주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AI 기술의 미래 방향성을 결정하고 정의하는 ’권력’은 극도로 중앙집중화되는 ‘거대한 분기(The Great Divergence)’ 현상이 2021년 3월을 기점으로 가시화되고 있었다. 이러한 추세는 현재의 기술 지형을 예고하는 것이었으며, 연구 접근성, 기술 종속성, 그리고 변혁적 기술에 대한 독점적 통제 가능성과 같은 중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아래 [표 1]은 2021 AI 인덱스 리포트의 핵심 결과를 요약한 것이다.

구분영역핵심 발견 사항출처
연구출판 동향2020년 AI 저널 출판물, 전년 대비 34.5% 증가하며 성장 가속화2
미-중 비교중국, 피인용 학술지 논문 수에서 미국 최초 추월. 단, 컨퍼런스 논문 피인용 수는 미국이 압도적 우위 유지1
경제민간 투자COVID-19에도 불구, 글로벌 AI 민간 투자 증가. 2020년 총 679억 달러 기록1
주요 투자 분야‘신약 개발 및 발굴’ 분야가 138억 달러 이상으로 1위. 2019년 대비 4.5배 증가2
인재진로 동향북미 AI 박사 학위자의 65% 이상이 산업계로 진출, 학계(18%)를 크게 상회1
국제 이동미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 AI 박사의 81.8%가 미국에 잔류2
윤리연구 동향2015년 이후 주요 컨퍼런스에서 ‘윤리’ 관련 논문 급증. AI 커뮤니티의 관심 증대1
한계AI 윤리 문제를 측정하고 평가하기 위한 표준화된 벤치마크 부재4

[표 1] 2021 AI 인덱스 리포트 핵심 결과 요약

2.2 생성 모델과 멀티모달리티의 부상: ‘모든 것을 생성하다’

AI 인덱스 2021이 제시한 핵심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모든 것을 생성하다(Generative Everything)’라는 개념이었다.1 이는 AI 시스템이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인간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생성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생성 능력의 폭발적인 발전은 AI 기술의 패러다임이 단순한 분류나 예측을 넘어 창조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 흐름의 중심에는 멀티모달리티(multimodality), 즉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동시에 이해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있었다.

2.2.1 기술적 심층 탐구: OpenAI의 CLIP과 다중모드 뉴런

2021년 3월, OpenAI는 자사의 CLIP(Contrastive Language–Image Pre-training) 모델 내부에서 ’다중모드 뉴런(multimodal neurons)’을 발견했다는 기념비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5 이는 15년 전 인간의 뇌에서 발견되어 큰 화제를 모았던 ’할리 베리 뉴런(Halle Berry neuron)’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현상을 인공 신경망에서 최초로 확인한 것이다.5 할리 베리 뉴런은 배우 할리 베리의 사진, 스케치, 심지어 ’Halle Berry’라는 텍스트에 모두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OpenAI가 발견한 ‘스파이더맨 뉴런’ 역시 거미의 사진, ’spider’라는 텍스트, 그리고 만화 캐릭터 스파이더맨의 이미지에 모두 동일하게 활성화되는 특성을 보였다.5

이 발견을 위해 연구진은 두 가지 해석 가능성 도구를 사용했다. 첫째는 ’특징 시각화(feature visualization)’로, 경사 하강법 기반 최적화를 통해 특정 뉴런의 활성화를 최대화하는 입력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법이다. 둘째는 ‘데이터셋 예시(dataset examples)’ 분석으로, 주어진 데이터셋에서 특정 뉴런을 가장 강하게 활성화하는 이미지들의 분포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5

이 발견의 중요성은 AI가 단순한 픽셀 패턴과 레이블 간의 통계적 상관관계를 학습하는 것을 넘어, 여러 양식(modality)에 걸쳐 존재하는 ‘추상적 개념’ 그 자체를 학습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데 있다. 기존의 컴퓨터 비전 모델이 주로 픽셀 패턴을 인식하는 데 그쳤다면, 인터넷상의 방대한 이미지-텍스트 쌍으로 학습한 CLIP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연결하는 공통의 의미 공간을 형성해야만 했다. ’거미’라는 사진과 ’거미’라는 단어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모델은 표면적 특징을 넘어 ’거미’라는 개념의 본질을 학습하게 된 것이다. 다중모드 뉴런은 바로 이 학습된 추상적 개념이 신경망 내부에 물리적으로 구현된 증거라 할 수 있다.

이는 AI의 ‘이해’ 방식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AI가 개념적 이해의 초기 단계를 밟기 시작했다는 것은 모델의 강건성(robustness),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일반화 능력(특히 제로샷 학습), 그리고 설명 가능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CLIP이 이전에 본 적 없는 스케치나 만화, 심지어 조각상 같은 추상적인 이미지에 대해서도 높은 분류 정확도를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 개념적 이해 능력으로 설명된다.5 동시에 이는 AI가 방대하고 필터링되지 않은 인터넷 데이터로부터 학습한 추상적 개념 속에 내재된 사회적 편견과 왜곡 문제에 직면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5

2.2.2 광범위한 적용 및 함의

CLIP의 발견은 자연어 처리(NLP) 분야를 지배하던 트랜스포머(Transformer) 아키텍처가 컴퓨터 비전을 포함한 다른 분야로 빠르게 확장되는 당시의 거시적 동향과 맥을 같이 한다.12 이는 멀티모달리티가 AI 연구의 핵심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였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났다. 2021년 3월 29일,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생물학 시료의 2차원 이미지를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AI 기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13 이는 AI, 특히 컴퓨터 비전 기술이 특정 과학 연구 분야에서 난제를 해결하는 실용적인 도구로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다.

2.3 AI 패러다임의 전환: 모델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2021년 AI 커뮤니티에서는 머신러닝 운영(MLOps)의 핵심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었다. 기존의 접근법이 더 정교하고 복잡한 신경망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데 집중하는 ‘모델 중심(model-centric)’ 방식이었다면, 새로운 패러다임은 고품질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 정제, 관리하는 ‘데이터 중심(data-centric)’ 방식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었다.12

이러한 전환의 배경에는 두 가지 주요 동인이 있었다. 첫째, 최첨단 모델 아키텍처의 성능 개선 효과가 점차 둔화되는 한계 효용 체감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연구자들과 엔지니어들은 복잡한 모델 구조를 미세 조정하는 것보다, 학습 데이터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모델 성능에 훨씬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둘째, 기업들은 독자적으로 확보한 고품질의 대규모 데이터셋이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핵심적인 경제적 해자(moat)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도 데이터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AI 학습용 데이터의 공공 개방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2021년 3월 12일, 한국 정부는 기존에 개방된 데이터에 더해 190종(5억 8천만 건)의 AI 학습용 데이터를 추가로 개방한다고 발표하며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다.14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한 것이 JAX와 같은 새로운 머신러닝 프레임워크의 부상이었다.12 JAX는 자동 미분(autograd)과 하드웨어 가속(XLA)을 결합하여 연구자들이 복잡한 데이터 처리 및 변환 파이프라인을 기존 프레임워크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는 데이터 중심 접근법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기반을 제공했다.

2.4 AI 윤리 및 안전성: 주요 담론과 정책적 함의

AI 기술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그 잠재적 위험과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 또한 커졌다. 특히 ‘모든 것을 생성하는’ AI의 능력은 딥페이크와 같은 악의적 합성 미디어의 제작을 용이하게 하여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낳았다.1 또한, 대형 언어 모델이 인터넷상의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로부터 학습하는 과정에서 인간 사회에 존재하는 편견과 유해한 고정관념을 그대로 답습하고 심지어 증폭시킬 수 있다는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었다.15

이러한 우려에 대응하여 학계와 연구 커뮤니티 내에서는 AI 안전성(AI Safety)이 중요한 연구 주제로 부상했다.12 단순히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모델이 예측 불가능하거나 유해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제어하고, 인간의 가치와 부합하도록 정렬(alignment)하는 기술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예를 들어, Anthropic과 같은 연구 그룹은 AI가 인간이 제시한 일련의 원칙(constitution)에 따라 스스로 유해한 결과물 생성을 회피하도록 학습하는 ’Constitutional AI’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안하며 기술적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16

정책 및 규제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 있었다. 유럽연합(EU)이 발의한 AI 규제법안(AIA, AI Act)은 AI 기술에 대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려는 세계 최초의 시도였다.12 이 법안은 AI 시스템을 위험 수준에 따라 분류하고, 고위험 AI에 대해서는 개발 및 배포 전반에 걸쳐 엄격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AI 기술 개발자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기술의 혁신과 사회적 책임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전 세계적인 정책 논의의 시작을 알렸다.

3. 로봇공학 - 지능화와 실용화의 새로운 지평

3.1 산업 및 물류 자동화의 혁신: 보스턴 다이내믹스 ‘스트레치’

2021년 3월 29일, 로봇공학 분야의 선구자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창고 및 물류 자동화를 위한 신규 상업용 로봇 ’스트레치(Stretch)’를 공개했다.6 이는 아틀라스(Atlas)나 스팟(Spot)과 같은 연구개발 중심의 로봇으로 명성을 쌓아온 회사가 본격적으로 산업 현장의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상업적 솔루션 제공자로의 전환을 선언한 중요한 이정표였다. 스트레치의 등장은 전자상거래의 폭발적 증가로 인해 급증하는 물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로봇공학의 실용적 해답을 제시했다.

3.1.1 기술적 특성 분석

스트레치는 기존의 고정형 창고 자동화 시스템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연성과 적응성에 초점을 맞춰 설계되었다.

  • 이동성 및 유연성(Mobility and Flexibility): 스트레치의 가장 큰 특징은 컨베이어 벨트나 고정된 갠트리 시스템과 달리, 특정 인프라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형 무지향성 모바일 베이스(omni-directional mobile base)를 탑재하여 기존 창고의 비좁은 공간이나 변화하는 작업 레이아웃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6 이는 막대한 초기 설치 비용과 장기간의 공사 없이도 자동화를 도입할 수 있게 하여, 중소 규모의 물류 센터에도 적용 가능한 길을 열었다.

  • 인식 및 조작(Perception and Manipulation): 스트레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수십 년간 축적해 온 컴퓨터 비전 기술을 탑재하여, 별도의 바코드나 마커, 혹은 광범위한 사전 학습 없이도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박스를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6 인식된 박스는 첨단 센서와 제어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그리퍼(smart-gripper)’가 장착된 경량 로봇 팔을 이용해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집어 옮긴다. 이를 통해 시간당 최대 800개의 상자를 처리하는 높은 생산성을 달성할 수 있다.

3.1.2 시장 맥락과 영향

스트레치는 명확한 시장 목표를 가지고 개발되었다. 주된 적용 분야는 물류 센터에서 가장 반복적이고 육체적으로 힘들며, 부상 위험이 높은 작업으로 꼽히는 트럭 하역(unloading) 및 적재(loading) 공정이다.6 이러한 작업은 인력난이 심각한 분야이기도 하다. 스트레치는 이처럼 인간 작업자들이 기피하는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물류 처리량을 늘리는 동시에 작업 환경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3.1.3 대체가 아닌 증강으로서의 자동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CEO 로버트 플레이터(Robert Playter)는 스트레치를 소개하며 “직원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가장 힘들고 부상 위험이 높은 작업을 처리하기 위해” 설계되었다고 강조했다.6 이 발언은 스트레치가 인간 노동자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들의 능력을 ’증강’하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협력적 도구임을 부각시키는 전략적 서사를 담고 있다.

역사적으로 자동화 기술의 도입은 대량 실업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을 야기해왔다. 이러한 불안감은 기술 수용의 큰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하여,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같은 첨단 로봇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을 ‘더럽고(Dirty), 위험하고(Dangerous), 단조로운(Dull)’ 소위 ’3D 직무’를 해결하는 보조 기술로 포지셔닝한다. 이러한 ’증강 서사(augmentation narrative)’는 기업의 도입 부담을 덜어주고, 노동계와 대중의 저항을 완화하는 강력한 마케팅 및 PR 전략이다. 2021년 3월 스트레치의 출시는 순수한 효율성 지표를 넘어 안전과 협업이라는 인간 중심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는 현대 로봇공학의 중요한 전략적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래 [표 2]는 스트레치와 기존 물류 자동화 시스템의 주요 특징을 비교한 것이다.

특징보스턴 다이내믹스 ‘스트레치’기존 자동화 시스템 (컨베이어, 고정형 로봇 등)
이동성무지향성 모바일 베이스로 시설 내 자유로운 이동 가능고정된 위치 또는 정해진 경로로만 이동 가능
인프라 요구사항기존 창고 공간에 추가 인프라 없이 즉시 투입 가능대규모 고정 인프라(컨베이어, 레일 등) 설치 필수
설치 및 도입단기간 내 설치 및 운영 가능수개월 이상의 설계 및 공사 기간 소요, 높은 초기 투자 비용
작업 유연성트럭 하역, 적재, 팔레타이징 등 다양한 작업에 유연하게 재배치 가능특정 공정 전용으로 설계되어 작업 변경이 어려움
환경 적응성변화하는 레이아웃이나 새로운 작업 환경에 쉽게 적응환경 변화 시 대규모 재설계 또는 재투자가 필요함
핵심 가치유연성, 신속한 도입, 인간 작업자 증강 및 안전 확보대량 처리, 고정된 공정의 최대 효율화

[표 2] 보스턴 다이내믹스 ’스트레치’와 기존 물류 자동화 시스템 비교

3.2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연구 동향

2021년 3월, 로봇공학 분야의 연구는 단순히 로봇의 물리적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을 넘어, 인간과 로봇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 즉 인간-로봇 상호작용(HRI)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 시기의 연구들은 기술적 정교함과 함께 신뢰, 이해, 감성적 교감과 같은 인간 중심적 가치를 강조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 신뢰와 설명가능성(Trust and Explainability): 효과적인 인간-로봇 협업의 전제 조건은 ’신뢰’이다. 2021년 3월 학술지 Robotics에 게재된 한 연구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게임을 하는 동안 자신의 결정에 대한 이유를 자연어로 파트너인 인간에게 설명했을 때, 인간의 신뢰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8 이는 로봇의 행동이 단순히 올바른 것을 넘어, 인간이 그 의도를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설명가능 AI(XAI)의 원칙이 로봇공학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 개인화와 소셜 로봇(Personalization and Social Robotics): 로봇이 사회적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개인화된 상호작용이 필수적이다. 2021년 3월 ACM/IEEE HRI 컨퍼런스 워크숍에서 발표된 한 연구는 로봇 바텐더가 사용자의 음료, 음악, 취미 등 개인적 선호를 미리 학습하여 상호작용에 반영하는 시나리오를 탐구했다.17 연구 결과, 개인화된 상호작용이 사용자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참가자의 약 40%가 로봇에게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17 이는 개인화가 HRI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임과 동시에,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새로운 윤리적 과제를 제기함을 보여준다.

  • 비언어적 소통(Non-verbal Communication): 인간의 소통은 언어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제스처, 표정, 자세와 같은 비언어적 신호는 소통의 효율성과 깊이를 더한다. HRI 연구에서도 이러한 비언어적 소통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특히 인간과 유사한 형태가 아닌 비-휴머노이드 로봇(예: 로봇 팔)이 어떻게 인간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이나 의도를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18 또한, 로봇과의 상호작용에서 인간의 얼굴 감정 표현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포괄적인 서베이 연구도 발표되었다.18

  • 학제간 접근(Interdisciplinary Approach): 성공적인 HRI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로봇공학의 기술적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었다. 인간의 인지, 감정,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신경과학, 심리학과 같은 인간 중심 학문과의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9 그러나 서로 다른 학문 분야는 연구 문화, 사용하는 용어, 방법론, 그리고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가 상이하여 협업 초기 단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는 현실적인 문제점도 지적되었다.9

3.3 의료 및 특수 목적 로봇의 발전

2021년 3월의 연구 동향은 로봇 기술이 인간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의료 및 특수 목적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수술, 재활, 돌봄 영역에서 AI와의 융합을 통해 로봇의 정밀도와 자율성이 한 단계 높아지고 있었다.

3.3.1 수술 로봇 (Surgical Robotics)

  • 내시경 수술 보조(Endoscopic Surgery Assistance): 최소 침습 수술의 일종인 내시경 수술은 좁은 수술 공간으로 인해 정교한 봉합(suturing)과 같은 작업이 매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최적화 기반의 궤적 생성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로봇이 곡선 바늘을 정밀하게 조작하는 방법론이 제안되었다.8 이 연구는 로봇 보조를 통해 수술 성공률을 높이고, 수술 중 발생하는 조직과의 상호작용 힘을 크게 줄여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8

  • 제스처 인식(Gesture Recognition): 로봇 수술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의의 미세한 손 제스처를 실시간으로 자동 인식하는 기술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2021년 3월 이전에 발표된 한 리뷰 논문은 비디오 및 로봇의 운동학적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이터 기반 접근법(data-driven approaches)이 이 분야의 연구를 주도하고 있음을 분석했다.20 이는 외과의의 의도를 로봇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여 수술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3.3.2 재활 및 돌봄 로봇 (Rehabilitation and Care Robotics)

의료 및 돌봄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와 고령화 사회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목적의 로봇 시스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었다. 특히 중증 후천성 허약 환자의 재활 훈련,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배변 능력 향상 훈련, 치매 환자의 재택 간호 지원 등 구체적인 임상적 요구에 초점을 맞춘 연구들이 주목받았다.21 유럽에서는 독일을 중심으로 환자 이송을 위한 다기능 로봇 시스템(PeTRA), 재택 간호 및 보안을 위한 이동 보조 로봇(MORPHIA), 심장 수술 후 환자 관리를 위한 AI 제어 로봇(KIPos)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다.21 이러한 로봇들은 단순한 물리적 보조를 넘어, AI 기술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3.3.3 AI와 로봇공학의 융합: 고위험 환경에서의 협력적 지능

이러한 의료 및 특수 목적 로봇의 발전은 AI와 로봇공학의 융합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초기 로봇이 주로 인간의 원격 조종에 의존하거나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경로를 따르는 데 그쳤다면, AI 기술의 발전은 로봇에게 뛰어난 ‘눈’(인식 능력)을 제공했다. 2021년 3월의 연구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AI가 로봇의 핵심적인 ‘뇌’(의사결정 및 행동 생성)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수술 로봇이 외과의의 제스처를 ’이해’하고 20, 돌봄 로봇이 환자의 상태에 맞춰 ’판단’하는 21 것은 AI가 단순히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것을 넘어, 로봇의 제어 및 의사결정 루프 깊숙이 통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로봇의 자율성을 향한 중요한 진전이다. 그러나 수술과 같은 고위험(high-stakes) 환경에서는 완전한 자율성보다 인간 전문가와의 협력이 더 바람직하다. 따라서 이 시기의 기술 발전은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AI 기반의 지능을 바탕으로 인간 전문가의 능력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협력적 지능(collaborative intelligence)’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었다. 이는 미래 로봇공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동시에, 인간-기계 루프(human-in-the-loop) 환경에서의 안전성, 신뢰성, 검증이라는 새로운 기술적 과제를 제기한다.

3.4 arXiv를 통해 본 2021년 3월 로봇 연구의 최전선

연구자들이 최신 성과를 가장 빠르게 공유하는 온라인 논문 저장소인 arXiv는 특정 시점의 학문적 최전선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창구다. 2021년 3월 한 달 동안 arXiv의 로봇공학(cs.RO) 섹션에는 총 652편의 논문이 제출되었다.22 이는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로봇공학 분야의 연구 활동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논문들의 제목과 초록을 분석하면 당시 연구 커뮤니티의 핵심적인 관심사와 기술적 트렌드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3.4.1 주요 연구 주제 분석

  • AI/머신러닝과의 심층 융합: 제출된 논문들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AI 및 머신러닝 기술이 로봇공학의 거의 모든 하위 분야에 깊숙이 통합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습 기반(Learning-based)’, ‘심층 강화 학습(Deep Reinforcement Learning)’, ’신경 및 진화 컴퓨팅(Neural and Evolutionary Computing)’과 같은 키워드가 포함된 논문들이 다수 발견되었다.22 특히, 로봇 학습(robot learning)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적의 비전 아키텍처를 자동으로 탐색하는 ‘Visionary’(arXiv:2103.14633)와 같은 연구는 AI 기술이 로봇의 인식 능력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22

  • 다개체 로봇 시스템(Multi-Robot Systems): 단일 로봇의 능력을 넘어, 여러 로봇이 협력하여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다. 넓은 비정형 영역을 효율적으로 감시하기 위한 다개체 로봇의 ‘커버리지 경로 계획’(arXiv:2103.14709) 25, 다수의 자율 로봇을 효과적으로 통신하고 관리하기 위한 오픈소스 플랫폼 ‘Robofleet’(arXiv:2103.06993) 18 등의 연구는 물류, 탐사, 재난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군집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 제어 및 동역학(Control and Dynamics): 로봇이 물리적 세계와 안정적으로 상호작용하기 위한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이루어졌다. 특히, 단단한 물체와의 접촉 시 발생하는 복잡한 물리 현상을 모델링하고 제어하는 ‘강체 접촉 동역학’(arXiv:2103.15406, arXiv:2103.15714) 22, 동적인 환경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충돌 회피 제어’(arXiv:2103.15484) 22 등은 로봇의 강건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적인 연구 분야로 지속적인 관심을 받았다.

아래 [표 3]은 2021년 3월 arXiv에 제출된 주요 로봇 연구 논문 중 일부를 선별하여 요약한 것이다. 이는 당시 학계의 연구 방향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arXiv ID논문 제목주요 기여연구 분야
arXiv:2103.14633Visionary: Vision architecture discovery for robot learning로봇 학습 작업에 최적화된 비전 신경망 아키텍처를 자동으로 탐색하는 방법론 제시로봇 학습, 컴퓨터 비전
arXiv:2103.06443Look-Ahead Navigation with Topo-Metric Graphs위상학적 맵과 기하학적 맵을 결합하여 장거리 시각적 네비게이션 성능을 향상시키는 프레임워크 제안로봇 네비게이션, SLAM
arXiv:2103.14709Scalable Coverage Path Planning of Multi-Robot Teams for Monitoring Non-Convex Areas비정형(non-convex) 영역을 다수의 로봇 팀이 효율적으로 커버하며 모니터링하기 위한 확장 가능한 경로 계획 알고리즘 개발다개체 로봇 시스템
arXiv:2103.15406Fundamental Challenges in Deep Learning for Stiff Contact Dynamics강체 접촉 동역학과 같이 불연속적이고 뻣뻣한(stiff) 시스템을 딥러닝으로 모델링할 때 발생하는 근본적인 문제점 분석로봇 동역학, 시뮬레이션
arXiv:2103.07169Facial emotion expressions in human-robot interaction: A survey인간-로봇 상호작용에서 얼굴 감정 표현의 역할과 연구 동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서베이 논문인간-로봇 상호작용(HRI)
arXiv:2103.05941A Unified Approach for Motion and Force Control of Constrained Robots via Virtual Objects가상 객체 개념을 도입하여 로봇의 동작 및 힘 제어를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새로운 제어 프레임워크 제시로봇 제어

[표 3] 2021년 3월 arXiv 주요 로봇 연구 논문 요약


4. 결론: AI와 로봇공학의 융합 그리고 미래 전망

2021년 3월은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이 각자의 영역에서 기술적 성숙을 이루는 동시에, 두 분야의 융합이 본격화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젖힌 결정적인 시기였다. AI는 멀티모달리티와 개념적 추상화의 가능성을 통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고, 로봇공학은 이러한 AI의 지능을 물리적 세계에 구현하며 실용적인 문제 해결사로 거듭났다.

본 보고서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이 시기의 가장 중요한 흐름은 ’융합’이었다. AI는 로봇에게 세상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뇌’를 제공하고, 로봇은 AI에게 물리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학습할 수 있는 ’몸’을 제공하는 상호보완적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되었다. OpenAI의 CLIP 모델에서 발견된 다중모드 뉴런은 로봇이 “테이블 위의 빨간 공을 집어라“와 같은 인간의 언어적 지시를 시각적 세계의 객체 및 행동과 연결하는 능력의 이론적 기반을 제시했다.5 동시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트레치’는 AI 기반의 인식, 판단, 조작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의 복잡하고 역동적인 환경에서 충분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만큼 성숙했음을 입증했다.6

2021년 3월의 시점에서 미래를 전망해 본다면, 몇 가지 중요한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첫째, AI와 로봇의 결합은 제조, 물류와 같은 전통적인 산업을 넘어 농업, 의료, 공공 서비스 등 사회 전반의 ’초자동화(Hyper-automation)’를 가속화할 것이다.11 데이터가 디지털 경제의 원유라면, AI는 엔진, 로봇은 그 엔진의 힘을 물리 세계로 전달하는 구동축이 되어 전 산업의 지능화를 이끌 것으로 전망되었다.

둘째, 기술의 발전 방향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증강’하고 ’협력’하는 파트너십의 형태로 구체화될 것이다. 스트레치의 ’증강 서사’나 의료 로봇의 ’협력적 지능’에서 볼 수 있듯이, 기술은 인간이 수행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작업을 대신하고, 인간의 의사결정을 돕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에 따라 인간과 기술 간의 원활한 소통을 연구하는 HRI 분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 자명했다.

마지막으로, 기술 발전의 눈부신 속도는 그 이면에 존재하는 사회적, 윤리적 과제를 더욱 부각시켰다. AI 인덱스 보고서가 지적했듯, AI의 편향성과 공정성 문제, 데이터 프라이버시, 로봇 도입에 따른 일자리 구조의 변화, 그리고 AI 안전성에 대한 논의는 기술 개발과 병행하여 시급히 다루어져야 할 과제로 남았다.1 2021년 3월은 이처럼 무한한 가능성과 중대한 책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AI와 로봇공학이 만들어갈 미래 사회의 청사진을 제시한 중요한 이정표였다.

5. 참고 자료

  1. The 2021 AI Index: Major Growth Despite the Pandemic | Stanford HAI, https://hai.stanford.edu/news/2021-ai-index-major-growth-despite-pandemic
  2. Artificial Intelligence Index Report 2021 | OECD.AI, https://wp.oecd.ai/app/uploads/2021/03/2021-AI-Index-Report.pdf
  3. [2103.06312] The AI Index 2021 Annual Report - arXiv, https://arxiv.org/abs/2103.06312
  4. Artificial Intelligence Index Report 2021 - arXiv, https://arxiv.org/pdf/2103.06312
  5. Multimodal neurons in artificial neural networks | OpenAI, https://openai.com/index/multimodal-neurons/
  6. Boston Dynamics Unveils New Robot for Warehouse Automation …, https://bostondynamics.com/news/boston-dynamics-unveils-new-robot-for-warehouse-automation/
  7. Boston Dynamics warehouse robot to debut in 2022 - Future Timeline, https://futuretimeline.net/blog/2021/03/29-warehouse-robot-future-technology-2022.htm
  8. Robotics, Volume 10, Issue 1 (March 2021) – 51 articles - MDPI, https://www.mdpi.com/2218-6581/10/1
  9. Bringing Together Robotics, Neuroscience, and Psychology: Lessons Learned From an Interdisciplinary Project - Frontiers, https://www.frontiersin.org/journals/human-neuroscience/articles/10.3389/fnhum.2021.630789/full
  10. [2103.12679] The Road to a Successful HRI: AI, Trust and ethicS-TRAITS - arXiv, https://arxiv.org/abs/2103.12679
  11. 2021년 DNA 분야별 국내 디지털 혁신 전망 - SPRi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https://spri.kr/posts/view/23140?code=data_all&study_type=industry_trend
  12. 2021년 AI 주요 이슈 및 전망 : State of AI Report 2021를 중심으로 | 국내연구자료, https://eiec.kdi.re.kr/policy/domesticView.do?ac=0000160304
  13. 2021 AI 이슈, 융합·확장·신뢰·지속가능 키워드 두드러져 - 사이언스타임즈, https://www.sciencetimes.co.kr/news/2021-ai-%EC%9D%B4%EC%8A%88-%EC%9C%B5%ED%95%A9%C2%B7%ED%99%95%EC%9E%A5%C2%B7%EC%8B%A0%EB%A2%B0%C2%B7%EC%A7%80%EC%86%8D%EA%B0%80%EB%8A%A5-%ED%82%A4%EC%9B%8C%EB%93%9C-%EB%91%90%EB%93%9C%EB%9F%AC/
  14.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언론보도>신문보도, https://gn.kist.re.kr/portal/bbs/B0000006/view.do;jsessionid=FA4EC8B383C779ACB0640EF459C3FB6E.tomcat2?nttId=29383&searchCnd=&searchWrd=&gubun=&deleteCode=&delCode=0&useAt=&replyAt=&menuNo=200051&sdate=&edate=&viewType=&listType=&type=&siteId=&deptId=&option1=&option2=&option5=&option11=&option12=&category=&searchYear=2025&searchMonth=&pageIndex=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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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국내ㆍ외 로봇 산업 및 정책 현황 - SPRi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https://spri.kr/posts/view/18217?code=data_all&study_type=industry_tr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