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 1분기 AI 및 로봇 연구 동향

년 1분기 AI 및 로봇 연구 동향

1. 서론: 딥러닝 혁명 전야, 2012년 1분기의 기술적 토대

2012년은 인공지능(AI)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변곡점 중 하나로 기록된다. 특히 알렉스 크리제프스키(Alex Krizhevsky) 등이 발표한 AlexNet이 이미지넷 대규모 시각 인식 챌린지(ILSVRC)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보이며 딥러닝의 폭발적인 성장을 촉발한 해로 널리 알려져 있다.1 이러한 역사적 사건들은 주로 2012년 하반기에 집중되었지만, 그 혁명의 씨앗은 이미 그해 초부터 뿌려지고 있었다. 2012년 1분기는 딥러닝의 ’여름’이 오기 직전, AI 분야 전반에서 중요한 기술적 토대가 다져지던 시기였다. 이 시기에 발표된 연구들은 이후의 폭발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한 이론적, 실용적 기반을 제공했다.

본 보고서는 2012년 1분기 AI 및 로봇공학 분야의 주요 동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이 시기는 세 가지 핵심적인 흐름이 수렴하는 양상을 보였다. 첫째, 기존 기계학습 방법론의 한계를 극복하고 효율성과 확장성을 높이려는 새로운 학습 패러다임이 구체화되었다. 둘째, 로봇공학 분야에서는 불확실한 실제 환경에서의 자율성과 인간과의 상호작용 능력을 고도화하려는 연구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 셋째, 산업계에서는 로봇 기술의 상업적 가치를 입증하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발생하며 기술의 실용화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이러한 흐름은 AI 분야가 제2차 AI 겨울의 긴 터널을 지나 새로운 부흥기로 진입하는 과도기적 특성을 반영한다.4 2012년 1분기의 핵심 연구들은 거대한 신규 아키텍처를 제시하기보다는, 기존 신경망과 로봇 시스템의 확장성을 저해했던 고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즉, 하이퍼파라미터 탐색의 비효율성, 생성 모델의 제한적 활용, 불안정한 학습 과정, 불확실성 하에서의 로봇 제어, 복잡한 초기 조건 요구 등 근본적인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도구를 날카롭게 가는’ 시기였다. 본 보고서는 당대의 주요 학술 논문, 컨퍼런스 발표, 산업 보고서를 면밀히 분석하여, 딥러닝 혁명 직전 AI 분야가 어떻게 내실을 다지고 있었는지, 그리고 이러한 기초 연구들이 어떻게 후속 혁신의 발판이 되었는지를 조명하고자 한다.

2. 기계학습의 근본적 진보: 새로운 학습 패러다임의 등장

2012년 1분기는 기계학습 분야가 실용성과 확장성이라는 두 가지 화두를 중심으로 근본적인 진보를 이루던 시기였다. 복잡하고 깊은 모델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기존의 수동적이고 비효율적인 학습 방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이 시기에 발표된 연구들은 모델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방법론을 제시했으며, 이는 이후 딥러닝 모델의 성공적인 훈련을 위한 필수적인 지침이 되었다. 본 장에서는 하이퍼파라미터 최적화, 생성 모델의 분류 문제 적용, 그리고 효율적인 역전파 학습 기법의 체계화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당대의 주요 연구 성과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2.1 하이퍼파라미터 최적화의 혁신: 무작위 탐색의 효율성 증명

기계학습 모델의 성능은 학습 알고리즘 자체뿐만 아니라 학습률, 규제 강도, 은닉층의 유닛 수 등 다양한 하이퍼파라미터의 설정에 크게 좌우된다. 2012년 이전까지 하이퍼파라미터 최적화는 주로 연구자의 직관에 의존하는 수동 탐색(manual search)이나 모든 조합을 체계적으로 검사하는 그리드 탐색(grid search)에 의존했다. 그러나 모델이 복잡해지고 하이퍼파라미터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그리드 탐색은 ‘차원의 저주’ 문제에 직면하여 계산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한계를 보였다.5

이러한 배경 속에서 2012년 2월, 제임스 버그스트라(James Bergstra)와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는 *Journal of Machine Learning Research (JMLR)*에 발표한 논문 “Random Search for Hyper-Parameter Optimization“을 통해 기존의 통념을 뒤엎는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시했다.5 이 논문의 핵심 주장은 무작위로 하이퍼파라미터 조합을 샘플링하는 무작위 탐색(random search)이 그리드 탐색보다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 주장의 이론적 근거는 대부분의 기계학습 모델에서 성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하이퍼파라미터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낮은 유효 차원(low effective dimensionality)’ 개념에 있다.5 그리드 탐색은 중요한 소수의 파라미터와 중요하지 않은 다수의 파라미터에 동일한 수의 격자점을 할당함으로써 계산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낭비한다. 예를 들어, 9개의 시험(3 \times 3 그리드)을 수행할 때, 두 파라미터 각각에 대해 단 3개의 값만 탐색하게 된다. 반면, 무작위 탐색은 동일한 9개의 시험을 수행하더라도 각 파라미터에 대해 9개의 서로 다른 값을 탐색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중요하지 않은 파라미터의 탐색 밀도를 희생하는 대신, 실제로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파라미터의 더 넓은 범위를 효과적으로 탐색할 수 있다.

버그스트라와 벤지오는 신경망과 심층 신뢰 신경망(Deep Belief Networks, DBNs)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실험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했다. 순수한 그리드 탐색으로 구성된 신경망과 비교했을 때, 무작위 탐색은 동일한 탐색 공간 내에서 훨씬 적은 계산 시간으로 동등하거나 더 나은 성능의 모델을 찾아냈다.5 또한, 동일한 계산 예산을 부여했을 때, 무작위 탐색은 더 넓고 덜 유망해 보이는 구성 공간까지 효과적으로 탐색함으로써 그리드 탐색보다 우수한 모델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하이퍼파라미터 최적화가 더 이상 연구자의 ’감’이나 막대한 계산 자원에 의존하는 비과학적인 영역이 아니라, 통계적 원리에 기반한 효율적인 공학적 문제임을 명확히 했다. 이는 이후 베이즈 최적화(Bayesian optimization)와 같은 적응형 순차 최적화 알고리즘 연구의 중요한 기준점이 되었으며, 복잡한 딥러닝 모델을 체계적으로 튜닝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특성그리드 탐색 (Grid Search)무작위 탐색 (Random Search)
탐색 공간 정의각 하이퍼파라미터에 대해 이산적인 값들의 집합을 사전 정의각 하이퍼파라미터에 대해 확률 분포(예: 균등, 로그-균등)를 사전 정의
계산 복잡도하이퍼파라미터 수에 대해 지수적으로 증가 (O(k^n))시도 횟수에 선형적으로 비례 (O(N))
고차원 공간 효율성차원이 증가함에 따라 효율성 급격히 저하차원 증가에 상대적으로 강건함
병렬화 용이성각 시험이 독립적이므로 병렬화가 매우 용이함각 시험이 독립적이므로 병렬화가 매우 용이함
핵심 가정모든 하이퍼파라미터가 동등하게 중요하다고 암묵적으로 가정일부 하이퍼파라미터만이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
주요 한계중요하지 않은 파라미터에 계산 자원을 낭비함최적의 구성 주변을 놓칠 수 있는 확률적 특성을 가짐

1.2. 생성 모델의 분류 문제 적용: 분류 제한 볼츠만 머신

제한 볼츠만 머신(Restricted Boltzmann Machine, RBM)은 복잡한 데이터의 확률 분포를 학습할 수 있는 강력한 비지도 생성 모델(unsupervised generative model)이다. 2012년 이전까지 RBM은 주로 심층 신경망의 가중치를 초기화하기 위한 사전 학습(pre-training) 단계에서 특징 추출기로 활용되었으며, 그 자체로 완전한 지도 학습 분류기로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었다.11 이러한 접근 방식은 RBM과 후속 분류기라는 두 개의 분리된 모델을 튜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비지도 방식으로 학습된 특징이 특정 분류 과제에 최적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2012년 3월, 위고 라로셸(Hugo Larochelle), 마이클 맨델(Michael Mandel), 라즈반 파스카누(Razvan Pascanu), 그리고 요슈아 벤지오는 JMLR에 발표한 “Learning Algorithms for the Classification Restricted Boltzmann Machine” 논문을 통해 RBM을 경쟁력 있는 독립적인 분류기로 활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11 이들은 RBM을 분류 환경에 맞게 변형한 분류 RBM(Classification RBM, ClassRBM) 모델을 제안하고, 그 효과적인 학습 전략을 탐구했다.

ClassRBM은 입력 데이터 x와 목표 클래스 레이블 y의 결합 확률 분포 p(y, \mathbf{x})를 모델링한다. 이는 가시 유닛(visible units)으로 입력 x와 레이블 y를 모두 사용하고, 이들 사이의 복잡한 상호 의존성을 은닉 유닛(hidden units) h를 통해 포착하는 구조이다. 모델의 확률 분포는 다음과 같은 에너지 함수에 의해 정의된다 12:

E(y, \mathbf{x}, \mathbf{h}) = -\mathbf{h}^T\mathbf{W}\mathbf{x} - \mathbf{b}^T\mathbf{x} - \mathbf{c}^T\mathbf{h} - \mathbf{d}^T\mathbf{e}_y - \mathbf{h}^T\mathbf{U}\mathbf{e}_y
여기서 \mathbf{e}_yy에 대한 원-핫 인코딩 벡터이며, \mathbf{W}는 입력과 은닉층 간의 가중치, \mathbf{U}는 레이블과 은닉층 간의 가중치를 나타낸다. \mathbf{b}, \mathbf{c}, \mathbf{d}는 각 유닛의 편향(bias)이다. 이 에너지 함수를 통해 결합 확률 p(y, \mathbf{x}, \mathbf{h}) = \frac{\exp(-E(y, \mathbf{x}, \mathbf{h}))}{Z}가 정의된다.

이 논문의 핵심 기여 중 하나는 ClassRBM을 학습시키기 위해 생성적 학습 목표(generative objective)와 판별적 학습 목표(discriminative objective)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생성적 학습은 데이터의 전체 분포 p(\mathbf{x}, y)를 모델링하여 데이터 자체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반면, 판별적 학습은 조건부 확률 p(y|\mathbf{x})를 직접 최적화하여 분류 경계면을 찾는 데 집중한다. 연구진은 두 목표 함수를 가중치 \alpha를 통해 결합한 하이브리드 목적 함수를 제안했다 11:

L_{hybrid} = L_{disc} + \alpha L_{gen}
실험을 통해 이들은 데이터셋의 크기가 작을수록 생성적 학습의 규제(regularization) 효과가 더 중요해지고(\alpha가 커짐), 데이터셋이 클수록 판별적 학습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14 이는 제한된 데이터 환경에서 생성 모델이 데이터의 기저 구조를 학습함으로써 일반화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생성적 학습에서 다루기 힘든(intractable) 그래디언트 계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조 발산(Contrastive Divergence)과 같은 근사 기법들을 비교 분석했다. 이 연구는 RBM이라는 단일 프레임워크 내에서 비지도 학습과 지도 학습의 장점을 결합하는 원칙적인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이후 딥러닝 모델들이 준지도 학습(semi-supervised learning)이나 멀티태스크 학습(multitask learning)으로 확장될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을 마련했다.

1.3. 실용적 지식의 체계화: ’Efficient Backprop’의 의의

딥러닝의 핵심 학습 알고리즘인 역전파(Backpropagation)는 개념적으로는 단순하지만, 실제 대규모 신경망에 성공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경험적 기법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러한 실용적 지식들은 종종 학술 논문에 명시적으로 기술되기보다는 연구자들 사이에서 구전으로 전해지는 ’비법(tricks of the trade)’에 가까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2년, 얀 르쿤(Yann LeCun), 레온 보투(Léon Bottou), 제네비브 오르(Genevieve Orr), 클라우스-로버트 뮐러(Klaus-Robert Müller)가 저술한 “Efficient Backprop” 챕터가 Neural Networks: Tricks of the Trade의 두 번째 판에 재수록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15 이 챕터의 초판은 1998년에 나왔지만, 2012년의 재수록은 AI 분야가 AlexNet과 같은 거대하고 깊은 신경망의 시대로 진입하기 직전에,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학습을 위한 실용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하고 전파할 필요성이 절실했음을 보여준다. 이 챕터는 사실상 딥러닝 연구자들을 위한 필수적인 ‘요리책’ 역할을 했다.15

이 챕터에서 다루는 핵심적인 기법들은 다음과 같다:

  • 확률적 학습 대 배치 학습 (Stochastic vs. Batch Learning): 전체 데이터셋의 그래디언트를 계산하여 가중치를 한 번 업데이트하는 배치 학습보다, 각 데이터 샘플마다 가중치를 업데이트하는 확률적 경사 하강법(SGD)이 대규모의 중복적인 데이터셋에서 훨씬 빠르고 종종 더 나은 해를 찾는다는 점을 강조했다.17

  • 학습 데이터 섞기 (Shuffling the Examples): 확률적 학습 시, 특정 클래스의 샘플들이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 에포크(epoch)마다 학습 데이터를 무작위로 섞는 것이 학습 안정성에 매우 중요함을 설명했다.19

  • 입력 정규화 (Normalizing the Inputs): 입력 변수들의 평균을 0으로, 분산을 1로 맞추고 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제거하는 것이 학습 속도를 크게 향상시킨다고 밝혔다. 이는 그래디언트가 특정 방향으로 치우치거나 비용 함수의 표면이 왜곡되는 것을 방지한다.17

  • 활성화 함수 선택 (Choice of Activation Functions): 표준적인 시그모이드(sigmoid) 함수는 출력이 항상 양수여서 다음 층의 학습을 느리게 만드는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출력이 0을 중심으로 대칭적인 하이퍼볼릭 탄젠트(tanh)와 같은 함수가 더 빠른 수렴을 가져온다고 권장했다.17

  • 목표 값 선택 (Choosing Target Values): 시그모이드 활성화 함수의 포화(saturation) 영역을 피하기 위해, 분류 문제의 목표 값을 0과 1 대신 활성화 함수의 범위 내 값(예: 0.1과 0.9)으로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그래디언트 소실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19

  • 가중치 초기화 (Initializing the Weights): 가중치는 대칭성을 깨기 위해 무작위로 설정되어야 하지만, 너무 크면 뉴런이 초기에 포화되어 학습이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입력의 수(fan-in)에 반비례하는 범위 내에서 가중치를 초기화하는 전략을 제시했다.17

이 세 가지 주요 연구는 개별적으로는 각기 다른 문제를 다루지만, 종합적으로는 기계학습 실천의 ’전문성과 확장성’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형성한다. 버그스트라와 벤지오의 연구는 수동 튜닝을 확장 가능한 대안으로 대체했고, 라로셸 등의 연구는 비지도 학습과 지도 학습을 통합하는 원칙적인 길을 열었으며, 르쿤 등의 챕터는 안정적인 대규모 학습을 위한 필수 지식을 집대성했다. 이러한 이론적, 실용적 기반이 없었다면, AlexNet과 같은 대규모 모델의 훈련은 훨씬 더 어렵거나 불가능했을 것이다. 즉, 2012년 1분기의 이 연구들은 그해 말에 일어난 딥러닝 혁명의 숨은 공로자라 할 수 있다.

제2장: 로봇 자율성과 상호작용의 고도화

2012년 1분기 로봇공학 분야는 실험실 환경을 넘어 인간의 일상과 작업 공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자율성과 상호작용 능력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했다. 로봇을 더 이상 독립적인 개체가 아닌, 인간 중심 시스템의 일부로 통합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2012년 3월에 개최된 HRI 2012 컨퍼런스의 주제와 발표된 주요 연구들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본 장에서는 HRI 2012 컨퍼런스를 통해 당대 인간-로봇 상호작용 연구의 현주소를 조망하고, 인간의 직관적인 가르침을 로봇이 효과적으로 학습하는 방법과 불확실성 하에서 로봇이 강건하게 동작 계획을 수립하는 핵심 연구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2.1. 인간 중심 로봇 공학의 현장: HRI 2012 컨퍼런스 개요

2012년 3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된 제7회 ACM/IEEE 국제 인간-로봇 상호작용 컨퍼런스(HRI 2012)는 당시 로봇공학 분야의 연구 방향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였다.20 이 컨퍼런스의 주제는 “순환 속의 로봇(Robots in the Loop)“으로, 이는 로봇을 인간의 일상 활동과 작업 경험을 향상시키는 자율적인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었다.22 이 주제는 로봇 연구의 패러다임이 로봇 자체의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인간과의 협력, 학습, 그리고 실제 환경에서의 필요 충족이라는 상위 목표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컨퍼런스에서는 로봇 조작 및 프로그래밍, 사회적 로봇에 대한 태도와 반응, 텔레프레즌스, 서비스 로봇, 대화 및 근접 공간학(proxemics), 아동용 로봇, 로봇 행동 애니메이션, 지각 및 인식, 자연어 처리 등 매우 폭넓은 주제가 다루어졌다.23 이는 HRI 분야가 로봇공학뿐만 아니라 심리학, 인지과학, HCI, 인간공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학문 분야가 융합된 다학제적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22 특히, 로드니 브룩스(Rodney Brooks)의 “인간-로봇 상호작용을 실험실에서 일상 세계로 가져오기“와 같은 기조연설은 로봇 기술의 실용화와 사회적 통합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명확히 제시했다.23 HRI 2012는 로봇이 더 이상 고립된 연구 대상이 아니라, 인간 사회의 ‘순환’ 속에서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학술적 장이었다.

2.2. 심층 분석: 운동감각 교시를 위한 궤적과 키프레임

인간이 로봇에게 새로운 기술을 가르치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 중 하나는 시연 기반 학습(Learning from Demonstration, LfD)이며, 특히 교사가 로봇의 팔을 직접 잡고 움직여 동작을 보여주는 운동감각 교시(kinesthetic teaching)는 비전문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주목받아 왔다.25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상호작용 효율성과 사용성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는 부족했다.

HRI 2012에서 발표된 바리스 악귄(Barış Akgün) 등의 논문 “Trajectories and Keyframes for Kinesthetic Teaching: A Human-Robot Interaction Perspective“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다.25 연구진은 34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사용자 연구를 통해 두 가지 주요 시연 방식을 비교했다.

  1. 궤적 시연 (Trajectory Demonstrations, TD): 전통적인 방식으로, 교사가 로봇의 움직임 전체를 시작부터 끝까지 연속적인 궤적으로 기록하여 전달한다.25

  2. 키프레임 시연 (Keyframe Demonstrations, KD): 연구진이 제안한 대안으로, 교사는 동작을 구성하는 몇 개의 핵심적인 자세(키프레임)만을 희소하게(sparsely) 지정하고, 로봇 시스템이 이 키프레임들을 연결하여 전체 동작을 생성한다.25

연구 결과, 두 방식은 상호 보완적인 장단점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궤적 시연은 동작의 속도나 리듬과 같은 동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데 유리하고 비전문가에게 더 직관적이었지만, 여러 번의 시연 간에 시간적 정렬(temporal alignment) 문제를 야기하고, 교사가 다관절 로봇 팔을 부드럽게 움직이기 어려워 불필요한 노이즈가 포함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키프레임 시연은 시간적 정렬 문제를 완화하고 교사가 각 자세를 정밀하게 설정할 수 있게 해주었지만, 궤적에 내재된 동적 정보를 잃어버리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발견에 기초하여 연구진은 두 방식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hybrid) 상호작용 방식을 제안했다.25 이 방식에서 사용자는 동작의 중요한 지점을 키프레임으로 정확히 지정하고, 그 사이의 복잡한 움직임은 궤적으로 시연함으로써 보다 자연스럽고 효율적으로 로봇에게 기술을 전수할 수 있다. 이 연구는 LfD를 단순한 알고리즘의 문제를 넘어, 인간 교사의 인지적 부담과 직관성을 고려해야 하는 인간-로봇 상호작용의 문제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이는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비전문가와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학습하기 위해 필요한 인터페이스 설계에 중요한 지침을 제공했다.

구분궤적 시연 (Trajectory Demonstration)키프레임 시연 (Keyframe Demonstration)
초심자 직관성높음. 인간의 자연스러운 연속 동작과 유사함.낮음. 동작을 이산적인 핵심 자세로 분해해야 함.
속도/동적 정보전달 가능. 움직임의 속도와 리듬을 학습할 수 있음.전달 어려움. 키프레임 간 보간에 의존함.
시간적 정렬여러 시연 간 정렬이 어려워 성능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음.시간 정보가 제거되므로 정렬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됨.
정밀한 자세 지정어려움. 연속적인 움직임 속에서 특정 자세를 정확히 유지하기 힘듦.용이함. 각 키프레임에서 로봇을 정밀하게 배치할 수 있음.
노이즈 민감성교사의 불필요한 손떨림 등 노이즈에 민감함.키프레임 사이의 움직임은 무시되므로 노이즈에 강건함.
적합한 태스크 유형춤, 쓰기 등 동적인 궤적이 중요한 기술.조립, 물체 집기 등 목표 자세가 중요한 기술.

2.3. 불확실성 하에서의 동작 계획: 신념 공간 최적화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불확실성이다. 센서 측정에는 노이즈가 포함되어 있고(감지 불확실성), 로봇의 움직임은 예측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동작 불확실성). 이러한 불확실성 하에서 최적의 행동을 결정하는 문제는 전통적으로 부분 관측 마르코프 결정 과정(Partially Observable Markov Decision Process, POMDP)으로 정형화된다. 하지만 상태와 행동 공간이 연속적인 실제 로봇 문제에서 POMDP를 푸는 것은 계산적으로 매우 어렵다.

2012년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Robotics Research (IJRR)*에 게재된 판덴베르흐(van den Berg) 등의 논문 “Motion Planning under Uncertainty Using Iterative Local Optimization in Belief Space“는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용적인 접근법을 제시했다.31 이 연구의 핵심 아이디어는 로봇의 상태에 대한 확률 분포, 즉 ‘신념(belief)’ 자체를 상태로 간주하는 ’신념 공간(Belief Space)’에서 직접 동작 계획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다음과 같은 접근법을 통해 계산적 복잡성을 해결했다.

  1. 가우시안 신념 표현: 로봇의 상태에 대한 불확실성을 평균과 공분산으로 표현되는 가우시안 분포로 근사한다.

  2. 신념 동역학 근사: 로봇이 움직이고 새로운 관측을 얻었을 때 신념이 어떻게 변하는지(신념 동역학)를 확장 칼만 필터(Extended Kalman Filter, EKF)를 사용하여 근사한다.

  3. 반복적 지역 최적화: 초기의 비효율적인 경로 주변에서 시작하여, 반복적인 선형-2차 가우시안(iterative Linear-Quadratic Gaussian, iLQG) 기법을 통해 신념 공간 상에서 비용 함수를 최소화하는 지역적으로 최적인(locally optimal) 제어 정책을 찾는다.31

이 방법의 중요한 특징은 신념 공간 전체를 이산화하여 탐색하는 대신, 현재의 경로 주변에서만 지역적으로 최적화를 수행함으로써 ’차원의 저주’를 피하고 다항식 시간 복잡도 내에서 해를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적화된 제어 정책은 단순히 목표 지점으로 가는 경로를 생성하는 것을 넘어,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정보가 풍부한 영역(예: 비콘 근처)으로 이동하는 행동을 자연스럽게 도출한다.34 이는 로봇이 불확실성을 수동적으로 감내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관리하며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연구는 비선형 동역학과 관측 모델을 가진 실제 로봇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강건한 동작 계획 프레임워크를 제공함으로써, 로봇이 예측 불가능한 인간의 환경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중요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

제3장: 로봇의 물리적 구현과 산업 지형의 변화

2012년 1분기는 로봇 기술이 학술적 논의를 넘어 물리적 세계에서 구체적인 형태로 구현되고, 나아가 산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잠재력을 입증한 시기였다. 이 시기에는 복잡한 초기 조건 없이도 실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항법을 수행하는 기술, 로봇의 형태와 재료 자체를 진화적으로 설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그리고 로봇 기술의 상업적 가치를 증명한 대규모 기업 인수 등 중요한 이정표들이 세워졌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세 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당시 로봇공학의 물리적, 산업적 발전을 분석한다.

3.1. 초기 조건 없는 자율 항법: 시각-관성 센서 융합 SLAM

로봇이 자율적으로 이동하기 위한 핵심 기술은 자신의 위치와 자세를 정확하게 추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렴하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카메라(시각 센서)와 관성 측정 장치(IMU)를 융합하는 시각-관성 항법(Visual-Inertial Navigation)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 기술의 실용화를 가로막는 주요한 난제 중 하나는 시스템 시작 시 필요한 복잡한 초기화 과정이었다. 특히, IMU 데이터로부터 정확한 이동을 추정하기 위해서는 중력 벡터의 방향, 초기 속도, 그리고 단안 카메라 사용 시의 스케일(scale) 등 여러 초기 조건을 정확하게 알아야만 했다.35

2012년 2월 IEEE Transactions on Robotics에 발표된 토드 럽튼(Todd Lupton)과 살라 수카리에(Salah Sukkarieh)의 논문 “Visual-Inertial-Aided Navigation for High-Dynamic Motion in Built Environments Without Initial Conditions“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제시했다.35 이 연구의 핵심은 전체 문제를 동시적 위치 추정 및 지도 작성(SLAM)과 유사한 그래프 기반 최적화(graph-based optimization) 문제로 재구성한 것이다.

기존의 필터 기반 접근법이 매 순간의 상태를 추정하고 과거의 오류를 수정하기 어려웠던 반면, 이 논문에서 제안한 방법은 일정 시간 동안의 로봇 자세(pose)와 센서 측정값들을 하나의 거대한 최적화 문제의 변수와 제약 조건으로 모델링한다. 이러한 그래프 구조 내에서 IMU와 카메라의 측정값들은 서로 다른 시간대의 로봇 자세들을 연결하는 제약(constraint) 역할을 한다. 이 프레임워크의 가장 큰 장점은 중력 벡터나 스케일과 같은 초기 조건들을 상수로 가정하는 대신, 최적화 과정에서 함께 추정해야 할 변수로 취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스템은 별도의 초기화 절차 없이도 동작을 시작한 후 짧은 시간 내에 데이터를 축적하여 선형적인 방식으로 이러한 변수들을 신속하게 추정할 수 있다.35 이 연구는 시각-관성 SLAM 기술을 훨씬 더 강건하고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 이후 증강현실(AR), 드론,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 기술이 널리 채택되는 기반을 마련했다.

3.2. 연성 로봇의 자동화된 설계 및 제작

전통적인 로봇은 단단한 재료로 만들어진 링크(link)와 관절(joint)로 구성되어, 그 형태와 움직임이 인간 설계자에 의해 사전에 결정된다. 그러나 생물체는 부드럽고 유연한 몸을 통해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 놀랍도록 잘 적응한다. 이러한 생물학적 영감에 기초하여 연성 로봇(soft robotics) 분야가 태동했지만, 그 자유로운 형태와 재료의 복잡성으로 인해 설계 자체가 매우 어려운 과제였다.

2012년 4월 IEEE Transactions on Robotics에 발표된 조나단 힐러(Jonathan Hiller)와 호드 립슨(Hod Lipson)의 논문 “Automatic Design and Manufacture of Soft Robots“는 로봇 설계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연구를 선보였다.39 이 연구는 인간이 로봇의 형태를 직접 설계하는 대신, 원하는 기능(예: 특정 방향으로 이동)을 목표로 설정하면 컴퓨터가 시뮬레이션 내에서 로봇의 형태, 재료 구성, 작동 방식을 스스로 ’발견’하고 진화시키는 자동화된 설계 프로세스를 제안했다.

이들의 방법론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결합했다.

  1. 진화 알고리즘 (Evolutionary Algorithms): 생물의 진화 과정을 모방하여, 무작위로 생성된 초기 로봇 디자인 집단에 대해 성능을 평가하고, 더 나은 성능을 보인 디자인을 선택, 복제, 변형(돌연변이)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점진적으로 최적의 디자인을 탐색한다.

  2. 물리 시뮬레이션 (Physics Simulation): 진화 과정에서 생성된 수많은 가상 로봇 디자인의 성능을 실제 제작 없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연성 재료의 변형과 움직임을 계산하는 시뮬레이터를 사용한다.

  3. 다중 재료 3D 프린팅 (Multi-material 3D Printing): 시뮬레이션에서 최종적으로 진화된 최적의 디자인은, 단단한 재료와 부드러운 재료를 복셀(voxel) 단위로 정밀하게 조합하여 출력할 수 있는 3D 프린터를 통해 물리적 실체로 제작된다.

연구진은 이 방법론을 통해 두 가지 구체적인 사례를 성공적으로 시연했다. 첫째, 경성 재료와 연성 재료의 3차원 분포를 최적화하여 특정 하중 하에서 원하는 형태로 휘어지는 캔틸레버 빔을 자동으로 설계하고 제작했다. 둘째, 부피가 팽창하는 연성 작동기 재료를 사용하여 앞으로 전진하는 움직임을 수행하는 자유 형태의 연성 로봇을 진화시켰다.39 이 연구는 로봇의 기능이 더 이상 관절과 모터의 조합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재료의 고유한 물리적 특성과 그 구조적 배치 자체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로봇 설계의 가능성을 무한에 가까운 디자인 공간으로 확장시킨 기념비적인 성과였다.

3.3. 산업계의 반향: 시장 성장과 Kiva Systems 인수

2012년 1분기는 로봇 기술이 학계를 넘어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 시기이기도 했다. 로봇산업협회(Robotic Industries Association, RIA)의 통계에 따르면, 2012년 1분기 북미 지역에서는 총 5,096대의 로봇이 주문되었으며, 이는 금액 기준으로 3억 4,38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수량으로는 27%, 금액으로는 30% 증가한 수치로, 2011년의 기록적인 성장에 이어 강력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특히, 전체 신규 주문의 65%를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며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41

이러한 꾸준한 산업 성장 속에서, 2012년 3월에 발표된 아마존(Amazon)의 키바 시스템즈(Kiva Systems) 인수는 로봇 산업의 지형을 바꾼 결정적인 사건이었다.42 아마존은 물류창고 자동화 로봇을 제작하는 키바 시스템즈를 7억 7,500만 달러라는 거액에 인수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대규모 금융 거래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첫째, 이는 로봇 기술이 전통적인 제조업의 생산 라인을 넘어, 물류 및 서비스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아마존은 키바 로봇을 통해 주문 처리 속도와 효율성을 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다.

둘째, 아마존은 키바를 인수함으로써 당시 최고 수준의 물류 자동화 기술을 독점하게 되었다. 이전까지 키바의 고객이었던 스테이플스(Staples)와 같은 경쟁사들은 더 이상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고, 아마존은 효율성 향상 도구를 강력한 경쟁 우위의 원천, 즉 ’경쟁적 해자(competitive moat)’로 전환시켰다.

셋째, 이 인수는 물류 산업 전체에 거대한 파급 효과를 일으켰다. 아마존의 경쟁사들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자체적인 자동화 기술을 개발하거나 다른 로봇 스타트업을 인수해야 하는 압박에 직면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물류 로봇 분야의 ’자동화 군비 경쟁’을 촉발했으며, 수많은 관련 스타트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기존 물류 기업들의 R&D 투자를 유도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키바 인수는 로봇이 더 이상 단순한 비용 절감 도구가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혁신하고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전략적 자산임을 명백히 증명한 사건이었다.

결론: 2012년 1분기, 미래를 향한 변곡점

2012년 1분기는 딥러닝 혁명이 본격화되기 직전, AI와 로봇공학 분야 전반에 걸쳐 의미 있는 내실 다지기가 이루어진 결정적인 시기였다. 본 보고서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이 시기에는 기계학습의 실용성 증대, 로봇의 자율성과 상호작용 능력 고도화, 그리고 산업계의 폭발적인 수요 확인이라는 세 가지 주요 흐름이 동시에 진행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쳤다.

제1장에서 살펴본 기계학습 분야의 발전은 ’확장성’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하고 있었다. 버그스트라와 벤지오의 무작위 탐색 연구는 복잡한 모델의 하이퍼파라미터 튜닝을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영역으로 끌어올렸고, 라로셸 등의 ClassRBM 연구는 생성 모델과 판별 모델의 장점을 결합하여 데이터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강건한 분류기를 만들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한, 르쿤 등이 체계화한 ’Efficient Backprop’의 실용적 기법들은 대규모 신경망을 안정적으로 훈련시키기 위한 필수 지침서가 되었다. 이러한 연구들은 개별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종합적으로는 더 크고 깊은 모델을 안정적으로 실험하고 구축할 수 있는 ’알고리즘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를 가진다.

제2장에서 분석한 로봇공학 분야의 진보는 로봇을 ’현실 세계’로 이끌기 위한 노력이었다. HRI 2012 컨퍼런스의 “순환 속의 로봇“이라는 주제가 상징하듯, 연구의 초점은 인간과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과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의 강건한 자율성 확보로 이동했다. 악귄 등의 운동감각 교시 연구는 비전문가도 쉽게 로봇을 가르칠 수 있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을 탐구했으며, 판덴베르흐 등의 신념 공간 최적화 연구는 불확실성 하에서도 로봇이 최적의 행동을 계획할 수 있는 계산적으로 다루기 쉬운 프레임워크를 제공했다. 이는 알고리즘을 실행할 ’물리적 플랫폼’과 이들이 해결해야 할 ’실제 문제’의 복잡성을 정의하는 과정이었다.

마지막으로 제3장에서 확인한 산업계의 동향은 이러한 기술적 발전에 강력한 ’경제적 동인’을 제공했다. RIA가 보고한 로봇 시장의 꾸준한 성장과 아마존의 키바 시스템즈 인수는 로봇과 AI 기술이 단순한 학문적 호기심을 넘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산업 기술임을 입증했다. 특히 키바 인수는 기술의 상업적 가치를 시장에 명확히 각인시키고,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2012년 1분기는 이 세 가지 흐름—효율적인 알고리즘, 강건한 자율 시스템, 그리고 강력한 경제적 수요—이 하나의 변곡점에서 만나는 시기였다. 기계학습의 발전은 더 똑똑한 로봇을 만들 수 있는 두뇌를 제공했고, 로봇공학의 발전은 그 두뇌가 활동할 몸과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으며, 산업계의 투자는 이 모든 것을 가속화할 연료를 공급했다. 이처럼 견고하게 다져진 세 개의 기둥 위에서, 2012년 하반기 AlexNet의 등장은 단순한 하나의 성공 사례를 넘어, AI 분야 전체를 새로운 시대로 이끄는 거대한 혁명의 신호탄이 될 수 있었다. 따라서 2012년 1분기는 단순한 전주곡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도약이 가능하도록 발판을 단단히 굳힌 필연적인 과정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1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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