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운전 자동화 등급 간 전환과 운전자 역할의 변화
1. 등급 간 전환의 개념
실제 주행에서 자율주행 시스템의 자동화 등급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운용 조건의 변화에 따라 전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Level 3 시스템이 ODD 내에서 DDT를 수행하다가 ODD의 경계에 도달하면 시스템의 기능이 비활성화되고 인간 운전자가 DDT를 인수하여 Level 0 상태로 전환된다. 이러한 등급 간 전환 과정에서의 안전한 역할 교대(Role Transition)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핵심 설계 요소이다.
2. 전환의 유형
2.1 활성화 전환 (Activation Transition)
활성화 전환은 인간 운전자가 DDT를 수행하는 상태에서 운전 자동화 시스템이 DDT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인수하는 전환이다. 이 전환은 일반적으로 다음의 조건이 충족될 때 수행된다.
- 현재 운용 조건이 시스템의 ODD 내에 있다.
- 시스템의 모든 구성 요소가 정상 작동 상태이다.
- 운전자가 시스템의 활성화를 요청한다(Level 1~3) 또는 시스템이 자동으로 활성화된다(Level 4~5).
활성화 전환 시 시스템은 현재의 주행 상태(속도, 차선 위치, 주변 교통 상황)를 정확히 파악하여 DDT를 안전하게 인수하여야 한다.
2.2 비활성화 전환 (Deactivation Transition)
비활성화 전환은 운전 자동화 시스템이 DDT를 수행하던 상태에서 인간 운전자가 DDT를 인수하는 전환이다. 비활성화 전환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운전자 주도 비활성화(Driver-Initiated Deactivation): 운전자가 자발적으로 시스템을 비활성화하고 DDT를 인수하는 경우이다. 조향 장치 조작, 가속/제동 페달 조작, 또는 비활성화 버튼 조작 등의 방식으로 수행된다.
시스템 주도 비활성화(System-Initiated Deactivation): 시스템이 DDT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인간 운전자에게 제어권 전환을 요청하는 경우이다. Level 3에서의 Transition Demand가 대표적이다.
3. 등급별 인간 역할의 변화
SAE 등급이 상승함에 따라 인간의 역할은 점진적으로 축소되며, 이에 따라 인간에게 요구되는 인지적, 신체적 부하가 변화한다.
| 등급 | 인간 역할 | OEDR 의무 | 주의 수준 | 허용 비운전 활동 |
|---|---|---|---|---|
| Level 0 | 운전자 | 전적 수행 | 최고 | 없음 |
| Level 1 | 운전자 | 전적 수행 | 최고 | 없음 |
| Level 2 | 운전자/감독자 | 전적 수행 | 높음 | 매우 제한적 |
| Level 3 | Fallback-Ready User | 면제 | 중간 | 제한적 허용 |
| Level 4 | 탑승자 (ODD 내) | 면제 | 없음 | 무제한 (ODD 내) |
| Level 5 | 탑승자 | 면제 | 없음 | 무제한 |
3.1 인간 공학적 과제: 자동화 역설 (Automation Paradox)
등급 간 전환과 관련하여 주목할 인간 공학적 현상이 자동화 역설(Automation Paradox) 또는 자동화 아이러니(Irony of Automation)이다(Bainbridge, 1983). 이 개념은 자동화 수준이 높을수록 인간이 개입하여야 하는 상황이 더 복잡하고 어려워지며, 동시에 자동화에 의존하는 동안 인간의 주의력과 기술 수준이 저하되어 효과적인 개입이 더 어려워진다는 역설적 상황을 기술한다.
이 문제는 특히 Level 3에서 심각하다. Level 3에서 운전자는 OEDR에서 해방되어 비운전 활동에 종사할 수 있으나, 시스템의 Transition Demand 시 수 초 내에 상황 인식을 회복하고 DDT를 인수하여야 한다. 비운전 활동 중인 운전자의 상황 인식(Situation Awareness) 수준은 Level 2에서 지속적으로 OEDR을 수행하는 운전자보다 현저히 낮으며(Endsley, 1995), 이는 제어권 전환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4. 제어권 전환의 설계 요소
안전한 등급 간 전환을 위해 다음의 설계 요소가 고려되어야 한다.
4.1 전환 시간 예산 (Transition Time Budget)
시스템이 Transition Demand를 발행한 시점부터 인간 운전자가 DDT를 완전히 인수할 때까지의 시간 예산이다. 이 시간은 다음의 요소를 포함한다.
- 인지 시간(Perception Time): 운전자가 전환 요청을 인지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
- 이해 시간(Comprehension Time): 현재 교통 상황을 파악하고 상황 인식을 회복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
- 판단 시간(Decision Time): 적절한 주행 행동을 결정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
- 행동 시간(Action Time): 결정된 행동을 물리적으로 실행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
연구에 따르면, 비운전 활동 중인 운전자가 안전한 제어권 인수를 수행하기까지 평균 5~8초가 소요되며, 일부 피험자에서는 10초 이상이 소요되는 사례도 보고되었다(Gold et al., 2013).
4.2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HMI) 설계
등급 간 전환 시 시스템의 상태, 전환 요청, 운전자의 역할 변화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인간-기계 인터페이스(Human-Machine Interface, HMI)의 설계가 중요하다.
- 시각적 신호: 계기판 표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주변 조명(Ambient Lighting) 등
- 청각적 신호: 경고음, 음성 안내 등
- 촉각적 신호: 조향 장치 진동, 시트 진동, 안전벨트 긴장 등
다중 감각 채널을 활용한 경고가 단일 채널 경고보다 운전자의 반응 시간을 효과적으로 단축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Petermeijer et al., 2017).
4.3 운전자 상태 감시 (Driver State Monitoring)
Level 2 및 Level 3 시스템에서는 운전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여 안전한 전환이 가능한지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은 다음의 정보를 수집한다.
- 시선 방향 및 눈 개폐 상태
- 머리 자세 및 신체 자세
- 조향 장치 접촉 여부(토크 센서)
- 생체 신호(심박수 등, 일부 시스템)
이러한 정보를 종합하여 운전자의 각성 수준, 주의력, 제어권 인수 준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평가한다.
5. 참고 문헌
- Bainbridge, L. (1983). Ironies of automation. Automatica, 19(6), 775–779.
- Endsley, M. R. (1995). Toward a theory of situation awareness in dynamic systems. Human Factors, 37(1), 32–64.
- Gold, C., Damböck, D., Lorenz, L., & Bengler, K. (2013). “Take over!” How long does it take to get the driver back into the loop? Proceedings of the Human Factors and Ergonomics Society Annual Meeting, 57(1), 1938–1942.
- Petermeijer, S., Bazilinskyy, P., Bengler, K., & de Winter, J. (2017). Take-over again: Investigating multimodal and directional TORs to get the driver back into the loop. Applied Ergonomics, 62, 204–215.
- SAE International. (2021). Taxonomy and Definitions for Terms Related to Driving Automation Systems for On-Road Motor Vehicles (J3016_202104).
v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