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널(Motional) 자율주행

모셔널(Motional) 자율주행

2025-12-13, G30DR

1. 서론: 자율 주행 산업의 변곡점과 모셔널의 위치

21세기 모빌리티 산업은 내연기관에서 전동화(Electrification)로, 그리고 인간 주도 운전에서 자율 주행(Autonomous Driving)으로의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겪고 있다. 이 격동의 흐름 속에서 모셔널(Motional)은 현대자동차그룹(Hyundai Motor Group)의 제조 역량과 앱티브(Aptiv)의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결합된 합작 법인(Joint Venture)으로 2020년 출범하여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본 보고서는 모셔널의 태동부터 기술적 진화, 상용화 노력, 그리고 2024년의 지배구조 재편에 이르는 과정을 포괄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이 주도권을 확보하게 된 배경과 그에 따른 전략적 피벗(Pivot), 경쟁사 대비 기술적 성숙도, 그리고 2026년 상용화 재개를 위한 과제를 심층적으로 조명한다.

자율 주행 기술, 특히 레벨 4(Level 4) 이상의 완전 자율 주행은 단순한 기술적 난제를 넘어 법적, 윤리적, 사회적 합의를 요구하는 복합적인 시스템이다. 구글의 웨이모(Waymo)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GM의 크루즈(Cruise)가 안전 문제로 좌초하고, 테슬라(Tesla)가 비전 중심(Vision-only)의 독자 노선을 걷는 등 시장은 혼돈기(Shake-out)를 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셔널은 ’안전 최우선(Safety First)’을 기치로 내걸고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카메라(Camera)를 융합한 다중 센서 전략을 고수하며, 기존 완성차 제조사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에 이식하려는 독보적인 시도를 지속해왔다.

본 보고서는 단순한 사실의 나열을 넘어, 모셔널이 직면한 유닛 이코노믹스(Unit Economics)의 딜레마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 로드맵(Large Driving Models 등)을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향후 자율 주행 산업 내에서 모셔널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차지할 위상을 전망하는 데 목적이 있다.

2. 기업의 기원과 유산: 융합의 역사

모셔널의 탄생은 단순한 두 대기업의 결합이 아니다. 이는 자율 주행 연구의 태동기부터 축적된 학계의 연구 성과와 자동차 부품 산업의 정밀 엔지니어링이 만난 결과물이다. 모셔널의 DNA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뿌리가 되는 누토노미(nuTonomy)와 오토마티카(Ottomatika), 그리고 앱티브의 역사를 추적해야 한다.

2.1 학계의 유산: 누토노미와 오토마티카

모셔널의 기술적 근간은 미국 최고 명문 공과대학들의 연구실에서 시작되었다.1

  • 누토노미(nuTonomy): 2013년 칼 이아그네마(Karl Iagnemma) 박사와 에밀리오 프라졸리(Emilio Frazzoli) 교수가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에서 스핀오프하여 설립한 기업이다. 누토노미는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의 자율 주행 알고리즘 개발에 특화되어 있었으며, 2016년 싱가포르의 원노스(One-North) 지구에서 세계 최초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로보택시 파일럿 서비스를 런칭하며 업계에 충격을 주었다.2 이는 우버(Uber)나 웨이모보다 앞선 시도였으며, 모셔널이 현재 싱가포르에 주요 거점을 두고 있는 역사적 배경이 된다.
  • 오토마티카(Ottomatika): 카네기 멜론 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 CMU)에서 분사된 스타트업으로, 자율 주행의 초기 개척자인 라즈 라즈쿠마(Raj Rajkumar) 교수가 설립했다. CMU는 DARPA 그랜드 챌린지 시절부터 자율 주행의 성지로 불렸으며, 오토마티카는 복잡한 교통 상황에서의 경로 계획(Path Planning)과 제어(Control) 알고리즘에 강점을 보였다. 2015년, 당시 델파이(Delphi, 현 앱티브)가 오토마티카를 인수하면서 이 기술력은 모셔널의 전신인 앱티브 자율주행 사업부로 흡수되었다.1

2.2 앱티브(Aptiv)의 전략적 포지셔닝

자동차 부품의 거인 델파이(Delphi)는 내연기관 부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하여 전자, 전장, 자율 주행 중심의 첨단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2017년 파워트레인 사업부를 분사시키고 사명을 ’앱티브(Aptiv)’로 변경했다. 앱티브는 누토노미(2017년 인수)와 오토마티카의 기술력을 통합하여 자율 주행 풀 스택(Full Stack) 능력을 확보하고자 했다.1 앱티브는 2018년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리프트(Lyft)와 협력하여 상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며,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기 시작했다.3

2.3 현대자동차그룹의 결단과 합작 법인 출범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성장해왔으나,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구글 등 테크 기업에 비해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의선 회장의 주도 하에 현대차그룹은 자체 개발만으로는 기술 격차를 단시간에 좁히기 어렵다고 판단, 과감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전략을 선택했다.

2019년 9월,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총 40억 달러(약 4조 8천억 원) 가치의 합작 법인 설립을 발표했다.4

  • 현대차그룹: 16억 달러의 현금과 4억 달러 가치의 차량 엔지니어링 서비스, R&D 역량, 지적 재산권(IP)을 출자했다.
  • 앱티브: 자율 주행 기술, 지적 재산권, 그리고 약 700명의 연구 인력을 포함한 자율 주행 사업부 전체를 현물 출자했다.

이로써 2020년 3월, ’모셔널(Motional)’이 공식 출범하게 된다. 사명인 모셔널은 ’Motion(운동)’과 ’Emotional(감성)’의 합성어로, 기술적 이동성을 넘어 인간 존중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2

3. 2024년 지배구조 대전환: 위기인가, 기회인가?

2020년 설립 당시 50:50의 대등한 관계였던 지분 구조는 2024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 자율 주행 산업의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을 건너는 과정에서 두 모기업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3.1 앱티브의 지분 축소와 자본 투입 중단

2024년 1월, 앱티브는 실적 발표를 통해 모셔널에 대한 추가 자본 투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5 이는 자율 주행 기술의 상용화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막대한 운영 비용(Cash Burn)이 발생함에 따라 재무적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앱티브는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불확실성이 큰 로보택시 사업의 리스크를 줄이고자 했다.6

3.2 현대차그룹의 공격적 투자와 주도권 확보

반면, 현대차그룹은 이를 자율 주행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주도권을 완전히 확보할 기회로 삼았다. 2024년 5월, 현대차그룹은 약 1조 3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7

투자 내역금액 (USD)내용
유상증자 참여4억 7,500만 달러모셔널의 운영 자금 확보를 위한 직접 투자
지분 인수4억 4,800만 달러앱티브가 보유한 지분 11%를 매입

이 거래와 후속 조치들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모셔널 지분율은 기존 50%에서 85% 이상으로 확대되었으며, 앱티브의 지분은 약 15% 수준으로 축소되었다.8

전략적 시사점:

  1.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전략의 가속화: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10 모셔널의 소프트웨어 역량은 로보택시뿐만 아니라 제네시스 등 양산차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고도화에 필수적이다.
  2. 의사결정 구조의 단일화: 기존의 공동 경영 체제는 의사결정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었다. 현대차그룹의 단독 지배 체제는 빠르고 일관된 전략 실행을 가능하게 한다.
  3. 제조와 SW의 수직 계열화: 테슬라와 같이 차량 설계, 제조,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합하여 최적의 성능과 비용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4. 모셔널의 기술 아키텍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

모셔널의 기술적 차별점은 ‘상용화 가능한(Production-ready)’ 수준의 통합에 있다. 연구용 프로토타입이 아닌, 실제 양산 라인에서 생산되는 로보택시를 목표로 한다.

4.1 차량 플랫폼: 현대 아이오닉 5 로보택시

모셔널의 주력 플랫폼은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기반의 아이오닉 5이다.11

  • 설계 통합: 기존의 자율 주행차들이 완성된 차량 지붕에 센서 랙(Rack)을 얹는 ‘애프터마켓(After-market)’ 방식이었다면,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초기 디자인 단계부터 센서와 컴퓨팅 유닛의 위치를 고려하여 설계되었다. 센서들이 차량의 외관 라인에 매끄럽게 통합되어 공기역학적 효율성을 높이고 심미적 완성도를 달성했다.13
  • 하드웨어 리던던시(Redundancy): 조향(Steering), 제동(Braking), 전력(Power), 통신(Communication) 등 주요 시스템에 이중 안전장치를 적용했다. 하나의 시스템이 고장 나더라도 백업 시스템이 즉시 작동하여 차량을 안전한 상태로 제어할 수 있다(Fail-operational).12
  • 사용자 경험(UX): B필러 뒤쪽에 위치한 외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행자와 소통(Vehicle-to-Pedestrian Communication)할 수 있으며, 실내에는 승객이 주행 경로를 확인하고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탑재되었다.

4.2 센서 스위트(Sensor Suite): 다중 센서 융합 전략

모셔널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기 때문에, 테슬라의 ‘카메라 중심(Vision-only)’ 방식과 달리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를 모두 사용하는 센서 퓨전(Sensor Fusion) 방식을 채택했다. 총 30개 이상의 센서가 차량 주변 360도를 빈틈없이 감시한다.14

4.2.1 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라이다는 레이저를 쏘아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여 주변 환경을 3차원 점군(Point Cloud) 데이터로 정밀하게 매핑한다.

  • 장거리 라이다 (Long-range LiDAR): 모셔널은 **오스터(Ouster)**의 고성능 디지털 라이다를 독점적으로 채택했다.16 이는 300미터 이상의 거리에서도 물체를 식별할 수 있어 고속 주행 시 안전성을 담보한다. 기존의 기계식 회전형 라이다 대비 내구성이 뛰어난 솔리드 스테이트(Solid-state) 또는 디지털 방식을 선호한다.
  • 단거리 라이다 (Short-range LiDAR): 중국의 헤사이(Hesai) 센서를 사용하여 차량 주변의 사각지대와 근거리 물체를 감지한다.18

4.2.2 Radar (Radio Detection and Ranging)

레이더는 전파를 사용하여 물체의 거리와 속도를 측정한다. 악천후(안개, 폭우, 눈) 상황이나 야간에 카메라와 라이다의 성능이 저하될 때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 기술: 모셔널은 앱티브의 차세대 이미징 레이더(Imaging Radar) 기술을 활용한다.19 이는 기존 레이더보다 해상도가 훨씬 높아 물체의 형상까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4.2.3 Camera & Compute

카메라는 색상 정보와 텍스처를 인식하여 신호등의 색깔, 표지판의 내용, 차선 등을 식별한다.

  • 컴퓨팅 유닛: 이 방대한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해 **엔비디아(NVIDIA)**의 DRIVE Orin SoC(System on Chip) 기반 컴퓨팅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된다.14 이는 초당 수백조 회의 연산(TOPS)을 수행하며, 딥러닝 모델을 구동하는 두뇌 역할을 한다.

4.3 소프트웨어 및 AI: 연속 학습과 LDM

모셔널의 자율 주행 스택은 ’연속 학습 프레임워크(Continuous Learning Framework)’를 기반으로 한다.15

  • 데이터 루프: 차량이 수집한 주행 데이터 중 엣지 케이스(Edge Case, 희귀하고 복잡한 상황)를 자동으로 선별하여 클라우드로 전송한다. 클라우드에서는 이를 라벨링하고 시뮬레이션에 활용하여 AI 모델을 재학습시킨 후, OTA(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 대규모 주행 모델 (Large Driving Models, LDM): 최근 모셔널은 LLM(거대 언어 모델)의 발전에서 영감을 받아, 주행 상황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LDM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21 이는 규칙 기반(Rule-based) 알고리즘의 한계를 넘어, 복잡하고 비정형적인 교통 상황에서 인간과 유사한 직관적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공사 현장의 수신호를 해석하거나, 다른 운전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5. 운영 역사와 2024년의 전략적 피벗

모셔널은 기술 개발과 동시에 실제 도로에서의 상용 서비스를 통해 운영 역량을 검증해왔다. 특히 라스베이거스는 모셔널의 핵심 테스트 베드이자 상용화 거점이었다.

5.1 라스베이거스 상용 서비스의 명과 암

2018년부터 모셔널(당시 앱티브 자율주행사업부)은 리프트(Lyft)와 파트너십을 맺고 라스베이거스 스트립(Strip) 지역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했다.3

  • 성과: 2024년 서비스 일시 중단 전까지 10만 회 이상의 유료 승객 탑승을 기록했으며, 탑승객 평점 5점 만점에 4.9점대를 유지하는 등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특히 운전자 과실로 인한 사고가 0건이었다는 점은 모셔널의 안전 중심 철학을 증명한다.23
  • 우버(Uber)와의 협력: 2022년에는 우버와 10년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우버 이츠(Uber Eats)를 통한 자율 주행 배달 서비스도 산타모니카에서 시작했다.1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는 운전석에 세이프티 드라이버(Safety Driver)가 탑승한 형태였다. 이는 기술적 검증과 데이터 수집에는 유용했지만,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여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였다.

5.2 2024년 5월: 서비스 중단과 구조조정

2024년 5월, 모셔널은 상용 서비스의 전면적인 일시 중단을 발표했다.25

  • 중단 내용: 라스베이거스의 로보택시 서비스와 캘리포니아의 배달 서비스를 멈췄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직후 내려진 결정이었다.
  • 대규모 해고: 전체 인력의 약 40%에 해당하는 550명 이상의 직원을 감원했다.26 주요 경영진(COO)과 실리콘밸리 오피스의 컴퓨팅 설계 팀 등이 포함된 광범위한 구조조정이었다.
  • 원인 분석: 표면적으로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함“이었으나, 실질적인 이유는 유닛 이코노믹스(Unit Economics)의 악화였다. 세이프티 드라이버를 둔 상태에서의 확장은 적자 폭만 키울 뿐이었으며, 완전 무인화(Driverless)를 하기에는 기술적 성숙도가 아직 부족했다. 따라서 당장의 상용화보다는 R&D로 회귀하여 내실을 다지는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다.

6. 규제 데이터로 본 기술 성숙도 분석

자율 주행 기술의 객관적 수준을 평가하는 데 있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는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에 제출되는 자율 주행 해제(Disengagement) 보고서이다. 해제란 자율 주행 시스템이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안전을 위해 운전자가 수동으로 제어권을 가져오는 상황을 말한다.

6.1 2023년 데이터 심층 분석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1월까지의 보고 기간 동안 모셔널의 성적표는 경쟁사 대비 아쉬움을 남긴다.28

업체명총 자율 주행 거리 (Miles)해제 횟수 (Disengagements)해제 간 주행 거리 (MPD: Miles Per Disengagement)
Waymo3,688,000+200+17,311
Zoox700,000+400+~1,700 (추정치)
MotionalData N/A (낮음)Data N/A~593
  • 모셔널의 MPD:593 마일(약 954km)마다 한 번씩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했다.28 이는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는 거리마다 한 번씩 사람이 개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 비교: 웨이모는 1만 7천 마일 이상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기술 격차를 보여주었다. 죽스(Zoox) 역시 모셔널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해석: MPD 593마일은 연구 개발 단계에서는 유의미한 수치일 수 있으나, 운전자 없는 ’완전 무인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 만약 무인 상태에서 600마일마다 차량이 멈춰 선다면, 도로 교통에 심각한 방해를 주거나 원격 제어(Teleoperation) 팀의 부하가 급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데이터는 모셔널이 왜 2024년에 상용화를 멈추고 기술 고도화에 매진해야 했는지를 명확히 설명해준다.

7. 경쟁사 비교 및 시장 위치

글로벌 로보택시 시장은 ’승자 독식’의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 구글의 웨이모가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7.1 Waymo (Alphabet 자회사)

  • 위상: 명실상부한 업계 1위.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등에서 24시간 완전 무인 상용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 기술: 방대한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2,000만 마일 이상)와 시뮬레이션 데이터(수백억 마일)를 보유하고 있다.
  • 차량: 재규어 I-PACE를 주력으로 사용하며, 중국 지커(Zeekr)와 협력하여 차세대 로보택시를 개발 중이다.

7.2 Cruise (GM 자회사)

  • 상태: 202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보행자 끌림 사고를 일으킨 후 운행 허가가 취소되었고, 현재는 댈러스 등에서 매우 조심스럽게 운행을 재개하며 신뢰 회복에 힘쓰고 있다.
  • 교훈: ’안전보다 속도’를 중시했던 전략의 실패 사례로, 모셔널과 현대차그룹에게 타산지석이 되었다.

7.3 Tesla (Tesla Motors)

  • 전략: 로보택시 전용 차량(Cybercab)을 발표했으나, 라이다 없이 카메라만 사용하는 ‘비전 온리’ 방식을 고집한다.
  • 확장성: 전 세계에 판매된 수백만 대의 테슬라 차량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므로 데이터 양에서는 압도적이나, 레벨 4 수준의 신뢰성 확보 여부에는 여전히 의문 부호가 따른다.

7.4 Motional의 포지셔닝

모셔널은 ’신중한 추격자(Prudent Follower)’의 위치에 있다.

  • 강점: 현대차그룹이라는 강력한 하드웨어 제조사가 모기업으로 있어 차량의 양산, 유지보수, 품질 관리 측면에서 경쟁 우위가 있다. 아이오닉 5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플랫폼이다.
  • 과제: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웨이모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특히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의 대처 능력과 MPD 수치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8. 미래 로드맵: 2026년과 그 이후

모셔널과 현대차그룹은 2024년의 숨 고르기를 끝내고 2026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7

8.1 2026년 상용화 재개

모셔널은 2026년 CES 등을 통해 차세대 기술을 선보이고 상용 서비스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점의 목표는 ’세이프티 드라이버 없는 완전 무인 주행’이다. 이를 위해 현재 개발 중인 **LDM(Large Driving Model)**의 완성과 검증이 필수적이다.

8.2 PBV(Purpose Built Vehicle)와의 결합

현대차그룹의 기아(Kia)는 2025년부터 PV5 등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모셔널의 자율 주행 기술은 향후 이 PBV 라인업에 탑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8 스티어링 휠이 없는 완전한 형태의 로보택시나 무인 물류 배송 차량이 기아의 PBV 플랫폼 위에서 구현될 것이다.

8.3 SDV(Software Defined Vehicle) 기술의 전이

모셔널이 개발한 고도화된 인지, 판단, 제어 알고리즘은 로보택시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는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양산차에 탑재될 레벨 3 자율 주행 기능(HDP)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즉, 모셔널은 현대차그룹 전체의 SDV 전환을 위한 소프트웨어 R&D 센터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9. 결론

모셔널의 여정은 자율 주행 산업의 험난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학계의 선구적인 연구에서 시작하여 자동차 부품사와 완성차 업체의 합작을 거쳐, 이제는 완성차 업체의 핵심 전략 부서로 자리 잡았다. 2024년의 서비스 중단과 구조조정은 실패라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찾기 위한 냉철한 현실 인식과 전략 수정으로 해석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아이오닉 5라는 우수한 하드웨어 플랫폼은 모셔널의 강력한 무기다. 그러나 구글 웨이모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캘리포니아 DMV 데이터가 보여주는 안전성 지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여전히 시급한 과제다. 2026년은 모셔널이 단순한 R&D 조직을 넘어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복귀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운명의 시간이 될 것이다. 결국 승부는 “얼마나 안전하게(Safety), 얼마나 저렴하게(Cost), 얼마나 똑똑하게(AI)” 이동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10. 참고 자료

  1. Who We Are - Motional, https://motional.com/who-we-are
  2. Introducing Motional, https://motional.com/news/introducing-motional
  3. Motional -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Motional
  4. Aptiv and Hyundai Motor Group to Form Autonomous Driving Joint Venture, https://www.aptiv.com/en/newsroom/article/aptiv-and-hyundai-motor-group-to-form-autonomous-driving-joint-venture
  5. Aptiv to exit Motional JV with Hyundai - Just Auto, https://www.just-auto.com/news/aptiv-to-exit-motional-jv-with-hyundai/
  6. Hyundai to invest $923 million on self-driving JV Motional - KED Global, https://www.kedglobal.com/future-mobility/newsView/ked202405030004
  7. Motional, https://grokipedia.com/page/Motional
  8. Hyundai invests nearly one billion dollars in Motional - electrive.com, https://www.electrive.com/2024/05/04/hyundai-invests-nearly-one-billion-dollars-in-motional/
  9. Aptiv and Hyundai Complete Motional Ownership Restructuring, https://www.aptiv.com/en/newsroom/article/aptiv-and-hyundai-complete-motional-ownership-restructuring
  10. Hyundai Motor Group discusses roadmap for software-defined vehicles - Futurride, https://futurride.com/2022/10/12/hyundai-motor-group-discusses-roadmap-for-software-defined-vehicles/
  11. Motional and Hyundai Motor Group unveil the IONIQ 5 Robotaxi, https://www.hyundai.news/eu/articles/press-releases/motional-and-hyundai-motor-group-unveil-the-ioniq-5-robotaxi.html
  12. The IONIQ 5 Robotaxi: A Production Vehicle Tailor-Made for Robotaxi Service | Motional, https://motional.com/news/ioniq-5-robotaxi-production-vehicle-tailor-made-robotaxi-service
  13. Hyundai × Motional - Bringing IONIQ 5 robotaxis to the streets from 2023, https://www.hyundai.com/worldwide/en/brand-journal/mobility-solution/robotaxis
  14. How Motional Built Our Next-Generation Robotaxi in Less Than a Year, https://motional.com/news/how-motional-built-our-next-generation-robotaxi-less-year
  15. Technology | Motional, https://motional.com/technology
  16. Ouster awarded production win by motional to be the exclusive supplier of long-range lidar for its autonomous vehicles - Yole Group, https://www.yolegroup.com/industry-news/ouster-awarded-production-win-by-motional-to-be-the-exclusive-supplier-of-long-range-lidar-for-its-autonomous-vehicles/
  17. Ouster Awarded Production Win by Motional to be the Exclusive Supplier of Long-Range Lidar for its Autonomous Vehicles, https://investors.ouster.com/news-releases/news-release-details/ouster-awarded-production-win-motional-be-exclusive-supplier
  18. Hesai Selected as Exclusive Short-Range Lidar Supplier for Motional’s All-Electric IONIQ 5 Robotaxi, https://www.hesaitech.com/hesai-selected-as-exclusive-short-range-lidar-supplier-for-motionals-all-electric-ioniq-5-robotaxi/
  19. Motional Hyundai Ioniq 5 Robotaxi - Aptiv, https://www.aptiv.com/en/ces-2023/motional-hyundai-ioniq-5-robotaxi
  20. High-Performance In-Vehicle Computing for Autonomous Vehicles - NVIDIA, https://www.nvidia.com/en-us/solutions/autonomous-vehicles/in-vehicle-computing/
  21. How Motional is Accelerating Scale, Affordability and Safety with Large Driving Models (LDMs), https://motional.com/news/how-motional-accelerating-scale-affordability-and-safety-large-driving-models-ldms
  22. Articles | Motional, https://motional.com/news
  23. Motional and Lyft Resume Self-driving Service in Las Vegas, https://motional.com/news/motional-and-lyft-resume-self-driving-service-las-vegas
  24. Services - Motional, https://motional.com/services
  25. Motional Delays Commercial Robotaxi Plans Amid Restructuring - Slashdot, https://tech.slashdot.org/story/24/05/07/183233/motional-delays-commercial-robotaxi-plans-amid-restructuring
  26. Autonomous vehicle company halts Vegas operations, lays off 129, https://www.reviewjournal.com/business/autonomous-vehicle-company-halts-vegas-operations-lays-off-129-3050657/
  27. Motional cut about 550 employees, around 40%, in recent restructuring, sources say - Yahoo News Singapore, https://sg.news.yahoo.com/motional-cut-550-employees-around-233030240.html
  28. 2023 Disengagement Reports from California - The Last Driver License Holder, https://thelastdriverlicenseholder.com/2024/02/03/2023-disengagement-reports-from-california/
  29. [Exclusive] Hyundai Motor Group’s Robotaxi to Hit the Road in the US… Technology Demonstration Planned at Next Year’s CES - MK, https://www.mk.co.kr/en/business/11490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