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 동차 연립 방정식과 비자명해

1. 동차 시스템의 정의

동차 연립 일차 방정식(homogeneous system of linear equations), 또는 간단히 동차 시스템은 모든 상수항이 0인 시스템을 말한다.

A \mathbf{x} = \mathbf{0}

여기서 Am \times n 계수 행렬, \mathbf{x}n차원 미지수 벡터, \mathbf{0}m차원 영벡터이다. 동차 시스템은 모든 일차 방정식의 우변이 0인 형태이며, 비동차 시스템 A\mathbf{x} = \mathbf{b} (\mathbf{b} \neq \mathbf{0})의 가장 단순한 특수 경우이다.

동차 시스템은 항상 영벡터 \mathbf{x} = \mathbf{0}을 해로 가진다. 이를 자명한 해(trivial solution)라 한다. 동차 시스템 분석의 핵심 질문은 자명한 해 외에 비자명한 해(nontrivial solution)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존재한다면 그 해 공간의 구조가 무엇인지이다.

동차 시스템의 특별한 의의

동차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선형대수학에서 본질적 위치를 차지한다.

1. 영 공간의 정의: 동차 시스템의 해 공간이 곧 행렬의 영 공간(null space) 또는 핵(kernel)이다.

2. 비동차 시스템의 보조 도구: 비동차 시스템의 일반 해는 한 특수해와 동차 시스템의 해 공간의 합으로 표현된다.

3. 선형 종속성의 표현: 행렬의 열들의 선형 종속 관계가 동차 시스템 A\mathbf{x} = \mathbf{0}의 비자명한 해와 일대일 대응된다.

4. 고유값 문제: 고유값 방정식 (A - \lambda I) \mathbf{x} = \mathbf{0}이 동차 시스템의 형태를 가진다.

5. 부분 공간 구조: 동차 시스템의 해 집합은 항상 부분 공간을 이루며, 이는 비동차 시스템에 비해 분석을 단순화한다.

해 공간의 부분 공간 구조

정리 6.29.1. 동차 시스템 A\mathbf{x} = \mathbf{0}의 해 집합 \text{Null}(A) = \{\mathbf{x} \in \mathbb{R}^n : A\mathbf{x} = \mathbf{0}\}\mathbb{R}^n의 부분 공간이다.

증명. 부분 공간의 세 가지 조건을 확인한다.

(1) 영벡터 포함: A \mathbf{0} = \mathbf{0}이므로 \mathbf{0} \in \text{Null}(A)이다.

(2) 덧셈에 닫힘: \mathbf{x}_1, \mathbf{x}_2 \in \text{Null}(A)이면 A(\mathbf{x}_1 + \mathbf{x}_2) = A\mathbf{x}_1 + A\mathbf{x}_2 = \mathbf{0} + \mathbf{0} = \mathbf{0}이다.

(3) 스칼라 곱에 닫힘: \mathbf{x} \in \text{Null}(A)이고 k \in \mathbb{R}이면 A(k\mathbf{x}) = k(A\mathbf{x}) = k \cdot \mathbf{0} = \mathbf{0}이다.

따라서 \text{Null}(A)은 부분 공간이다. \square

이 부분 공간의 차원을 행렬 A의 영도(nullity)라 하며, \text{nullity}(A) 또는 \dim(\text{Null}(A))로 표기한다.

비자명해 존재의 판정

정리 6.29.2. m \times n 행렬 A에 대한 동차 시스템 A\mathbf{x} = \mathbf{0}이 비자명한 해를 가질 필요 충분 조건은

\text{rank}(A) < n

이다.

증명의 핵심: 차원 정리 \text{rank}(A) + \text{nullity}(A) = n으로부터 \text{rank}(A) < n인 것과 \text{nullity}(A) > 0인 것이 동치이며, 후자는 영 공간이 자명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1.1 부족 결정 동차 시스템

m < n인 경우, 즉 방정식의 수가 미지수의 수보다 적은 동차 시스템은 항상 비자명한 해를 가진다. 이는 \text{rank}(A) \leq m < n이기 때문이다.

이 결과는 매우 유용하다. 어떤 벡터들의 집합이 그 차원보다 많은 수의 원소를 가지면, 그 벡터들은 반드시 선형 종속이 됨을 보장한다. 예를 들어 \mathbb{R}^3에서의 4개 이상의 벡터는 항상 선형 종속이다.

2. 정방 동차 시스템

정방 행렬 A에 대한 동차 시스템에 대해서는 더 강한 결과가 성립한다.

정리 6.29.3 (정방 동차 시스템). n \times n 정방 행렬 A에 대한 동차 시스템 A\mathbf{x} = \mathbf{0}에 대하여, 다음 조건들은 동치이다.

  1. 비자명한 해가 존재한다.
  2. A는 특이하다.
  3. \det(A) = 0이다.
  4. \text{rank}(A) < n이다.
  5. A의 열들이 선형 종속이다.
  6. A의 행들이 선형 종속이다.
  7. 0이 A의 고유값이다.

이 정리는 정방 동차 시스템에서 비자명해의 존재가 행렬의 특이성, 행렬식이 0인 것, 0이 고유값인 것 등의 다양한 동치 조건과 직접 연결됨을 보여 준다.

3. 해 공간의 명시적 구성

가우스 소거법을 통해 행렬 A를 RREF로 환원하면, 영 공간의 기저를 명시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3.1 절차

  1. A를 RREF로 환원한다.
  2. 피벗 열에 대응하는 미지수를 기본 변수, 그렇지 않은 미지수를 자유 변수로 분류한다.
  3. 자유 변수의 수가 \text{nullity}(A) = n - \text{rank}(A)이다.
  4. 기본 변수를 자유 변수의 일차 결합으로 표현한다.
  5. 각 자유 변수를 한 번씩 1로 놓고 다른 자유 변수를 0으로 둔 해를 구하면, 그 해들이 영 공간의 기저를 이룬다.

3.2 계산 예시

다음의 동차 시스템을 고려하자.

\begin{bmatrix} 1 & 2 & -1 & 3 \\ 2 & 4 & -2 & 6 \\ 3 & 6 & 0 & 0 \end{bmatrix} \begin{bmatrix} x_1 \\ x_2 \\ x_3 \\ x_4 \end{bmatrix} = \begin{bmatrix} 0 \\ 0 \\ 0 \end{bmatrix}

가우스 소거법으로 RREF를 구하면 다음과 같다.

\begin{bmatrix} 1 & 2 & 0 & -1 \\ 0 & 0 & 1 & -4 \\ 0 & 0 & 0 & 0 \end{bmatrix}

피벗 열은 1열과 3열이며, 자유 열은 2열과 4열이다. 따라서 x_1, x_3는 기본 변수이고 x_2, x_4는 자유 변수이다. RREF로부터

x_1 = -2 x_2 + x_4, \quad x_3 = 4 x_4

이다. 자유 변수의 표준 선택 (x_2, x_4) = (1, 0)(0, 1)에 대해 다음 두 해가 얻어진다.

\mathbf{n}_1 = \begin{bmatrix} -2 \\ 1 \\ 0 \\ 0 \end{bmatrix}, \quad \mathbf{n}_2 = \begin{bmatrix} 1 \\ 0 \\ 4 \\ 1 \end{bmatrix}

이 두 벡터가 \text{Null}(A)의 기저이며, 영 공간은 \text{Null}(A) = \text{span}\{\mathbf{n}_1, \mathbf{n}_2\}이다. 영도는 \text{nullity}(A) = 2이고, 랭크는 \text{rank}(A) = 4 - 2 = 2이다.

4. 동차 시스템과 비동차 시스템의 관계

비동차 시스템 A\mathbf{x} = \mathbf{b}의 해 집합과 대응하는 동차 시스템 A\mathbf{x} = \mathbf{0}의 해 집합 사이에는 다음의 관계가 성립한다.

정리 6.29.4. 비동차 시스템 A\mathbf{x} = \mathbf{b}의 한 특수해를 \mathbf{x}_p라 하면, 비동차 시스템의 모든 해의 집합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mathbf{x}_p + \mathbf{x}_h : \mathbf{x}_h \in \text{Null}(A)\}

증명. \mathbf{x}가 비동차 시스템의 해라 하면 A\mathbf{x} = \mathbf{b}이다. \mathbf{x}_h := \mathbf{x} - \mathbf{x}_p로 정의하면 A \mathbf{x}_h = A\mathbf{x} - A\mathbf{x}_p = \mathbf{b} - \mathbf{b} = \mathbf{0}이므로 \mathbf{x}_h \in \text{Null}(A)이다. 역으로, \mathbf{x}_h \in \text{Null}(A)이면 A(\mathbf{x}_p + \mathbf{x}_h) = A\mathbf{x}_p + A\mathbf{x}_h = \mathbf{b} + \mathbf{0} = \mathbf{b}이므로 \mathbf{x}_p + \mathbf{x}_h는 비동차 시스템의 해이다. \square

이 정리는 비동차 시스템의 해 집합이 동차 시스템의 해 공간을 평행 이동한 아핀 부분 공간임을 의미하며, “특수해 + 일반 동차해“의 구조는 미분 방정식의 일반해 구조와 정확히 평행한다.

영 공간의 차원 계산

차원 정리

m \times n 행렬 A에 대하여

\text{rank}(A) + \text{nullity}(A) = n

이 성립한다. 이를 랭크-널리티 정리(rank-nullity theorem)라 한다. 이 정리는 행렬의 두 가지 핵심 차원이 서로 보완적임을 보여 준다.

4.1 계산 절차

영 공간의 차원은 다음의 동치적 방법으로 계산된다.

  1. RREF에서 자유 변수의 수
  2. n - \text{rank}(A)
  3. RREF에서 영행이 아닌 행의 수의 보수
  4. SVD에서 0인 특이값의 수 (수치적)

5. 동차 시스템의 일반화: 부분 공간으로서의 영 공간

영 공간 \text{Null}(A)는 단순히 동차 시스템의 해 집합이 아니라 다음의 의미를 가지는 근본적 부분 공간이다.

1. 선형 변환의 핵: 행렬 A를 선형 변환 T_A: \mathbb{R}^n \to \mathbb{R}^m으로 해석하면, \text{Null}(A)T_A의 핵(kernel) \ker(T_A) = \{\mathbf{x} : T_A(\mathbf{x}) = \mathbf{0}\}과 정확히 일치한다.

2. 단사성의 측정: T_A가 단사일 필요 충분 조건은 \text{Null}(A) = \{\mathbf{0}\}이다. 영 공간의 차원이 단사성의 실패 정도를 양적으로 측정한다.

3. 직교 보수와의 관계: 표준 내적에 대한 \text{Row}(A)의 직교 보수는 \text{Null}(A)이다. 즉

\text{Row}(A)^\perp = \text{Null}(A)

이 관계는 사영, 최소 제곱, 직교 분해 등의 핵심 도구이다.

로봇공학에서의 응용

자코비안의 영 공간과 내부 운동

여유 자유도 매니퓰레이터의 자코비안 J(\mathbf{q})의 영 공간

\text{Null}(J) = \{\dot{\mathbf{q}} : J(\mathbf{q}) \dot{\mathbf{q}} = \mathbf{0}\}

은 말단 장치의 자세를 변경하지 않는 관절 속도(self-motion 또는 internal motion)를 표현한다. 이 영 공간의 비자명성은 동일한 말단 자세를 다양한 관절 형상으로 실현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부차 목표 최적화의 자유도가 된다.

5.1 영 공간 투영을 통한 부차 목표 제어

여유 자유도 로봇의 제어 식

\dot{\mathbf{q}} = J^+ \dot{\mathbf{x}} + (I - J^+ J) \mathbf{z}

에서 두 번째 항 (I - J^+ J) \mathbf{z}은 임의의 벡터 \mathbf{z}를 영 공간으로 사영한 결과이며, 주 작업(말단 자세 추종)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부차 목표를 추구하는 데 사용된다.

운동 가능성 분석

매니퓰레이터의 특정 자세에서 가능한 모든 미소 변위는 자코비안의 상 공간(image)을 이루며, 이의 보수가 영 공간의 차원이다. 풀랭크 자코비안에서는 운동 가능성이 최대이고, 영 공간이 비자명하면 그 차원만큼의 내부 자유도가 존재한다.

고유값 문제로서의 정상 진동

선형화된 동역학 시스템

M \ddot{\mathbf{q}} + K \mathbf{q} = \mathbf{0}

의 정상 진동 해 \mathbf{q}(t) = \mathbf{u} \cos(\omega t)를 구하면, 일반화된 고유값 문제 (K - \omega^2 M) \mathbf{u} = \mathbf{0}이 동차 시스템의 형태로 환원된다. 비자명한 진동 모드는 이 동차 시스템의 비자명한 해이다.

5.2 호모그래피 추정의 DLT 방법

평면 호모그래피 추정의 직접 선형 변환(DLT) 방법은 점 대응으로부터 다음의 동차 시스템을 구성한다.

A \mathbf{h} = \mathbf{0}

여기서 \mathbf{h}는 호모그래피 행렬의 9개 원소를 펴놓은 벡터이다. 해는 A의 영 공간에 속하며, 일반적으로 SVD를 통해 가장 작은 특이값에 대응하는 우측 특이벡터로 결정된다.

본질 행렬과 기본 행렬의 추정

본질 행렬과 기본 행렬은 모두 점 대응으로부터 구성된 동차 시스템의 해로 결정된다. 8점 알고리즘과 5점 알고리즘 등이 이 동차 시스템의 풀이에 기반한다.

SLAM의 게이지 자유도

그래프 SLAM의 정보 행렬은 절대 좌표 선택의 게이지 자유도로 인해 항상 부족 랭크이며, 그 영 공간의 차원이 게이지 자유도의 수와 같다 (예: 2차원 SLAM에서 3, 3차원 SLAM에서 6 또는 7). 이 자유도는 사전 분포 또는 첫 번째 자세 고정으로 제거된다.

운동학적 제약의 표현

폐연쇄 로봇의 폐쇄 조건은 동차 선형 제약 A \dot{\mathbf{q}} = \mathbf{0} 형태로 표현되며, 이 제약을 만족하는 가능한 운동은 동차 시스템의 해 공간에 속한다.


참고문헌

  • Strang, G. (2023). Introduction to Linear Algebra (6th ed.). Wellesley-Cambridge Press.
  • Axler, S. (2024). Linear Algebra Done Right (4th ed.). Springer.
  • Hartley, R., & Zisserman, A. (2004). Multiple View Geometry in Computer Vision (2nd ed.). Cambridge University Press.
  • Siciliano, B., Sciavicco, L., Villani, L., & Oriolo, G. (2009). Robotics: Modelling, Planning and Control. Spri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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