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1 EKF2 모듈로의 센서 데이터 융합 파이프라인
지금까지 우리는 척박한 하드웨어의 바다를 건너온 GPS 신호가 uORB라는 혈관을 타고 흐르기 시작하는 과정(Publishing)을 살펴보았다. 이제 이 혈관의 종착지이자 비행 제어기(FC)의 대뇌 피질이라 불리는 EKF2(Extended Kalman Filter 2) 모듈 내부로 시선을 옮긴다.
PX4-Autopilot의 핵심 경쟁력인 EKF2 알고리즘 모듈은, 부정확한 위성이 쏘아 보내는 10Hz짜리 듬성듬성한 위치 좌표 데이터를, 1000Hz로 진동하는 모터 제어 루프가 신뢰할 수 있는 매끄러운 400Hz짜리 고해상도 상태 벡터(State Vector)로 탈바꿈시키는 거대한 ’수학적 용광로(Fusion Pipeline)’이다.
0.1 센서 데이터의 홍수와 지연(Latency)의 비대칭성
EKF2 모듈의 입장(입력단)에서 텔레메트리 파이프라인을 쳐다보면, 각기 다른 주파수와 지연율(Latency)을 가진 센서 데이터들이 무질서하게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 IMU (가속도계/자이로스코프):
sensor_combined토픽을 타고 250Hz~400Hz의 맹렬한 속도로, 거의 1ms 이하의 초저지연을 띠며 도착한다. 기체의 진동과 순간적인 움직임(Dynamics)을 완벽하게 포착한다. - 자기장 센서 (나침반/Compass):
sensor_mag토픽을 타고 50Hz~100Hz 속도로 도착하며, 기체의 주변 자기장 왜곡(Iron Interference)에 쉽게 오염된다. - GPS:
sensor_gps토픽을 타고 5Hz~10Hz 단위로 매우 느리게, 그리고 가장 심각하게 50ms~100ms의 깊은 전송/연산 지연 상태를 가진 채 도착한다.
이처럼 도착 시간도 제각각이고 신뢰도(Variance)도 제각각인 데이터를 맹목적으로 현재 시간 기준 행렬에 때려 넣으면 칼만 필터의 모델은 순식간에 발산(Divergence)하여 드론을 뒤집어버린다.
0.2 관측(Observation) 모델과 예측(Prediction) 모델의 이원화
이 혼돈을 제어하기 위해 EKF2는 파이프라인을 철저하게 두 갈래로 나누어 처리한다.
- 예측 단계 (상태의 고속 진일보): IMU 데이터만이 이 고속 파이프라인을 통과할 자격이 있다. EKF2는 수백 Hz로 쏟아지는 자이로(각속도)와 가속계를 이용해 3차원 기구학 방정식을 적분하여 현재 기체의 롤/피치/요 및 위치/속도를 “초고속으로 예측(Predict)“해 나간다. GPS 없이 눈을 감고 걸어가는 셈이지만 매우 부드럽다(Smooth).
- 보정 단계 (저주파/지연 센서의 개입): GPS 좌표, 나침반 방위 등은 이 느린 보정 파이프라인을 탄다. 이 데이터들은 매 예측 틱(Tick)마다 개입하지 않고, 자신의 차례(예: 매 100ms마다 한 번)가 왔을 때만 느릿느릿 등장한다.
0.3 지연 버퍼(Delay Buffer)를 통한 수학적 회귀
가장 극적인 융합 마법은 GPS 데이터가 인입(Injection)되는 그 찰나의 순간에 발생한다.
- 100ms 전에 위성에서 포착된 GPS 측위 데이터가 지금 막 파이프라인의 문을 두드렸다고 가정하자.
- EKF2는 지금 당장의 위치(IMU 적분으로 얻어낸 최신 위치)와 이 100ms 전 GPS 위치를 비교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메모리 속에 꼬리표(Timestamp)를 붙여 길게 보관해 둔 **상태 링 버퍼(State History Buffer)**의 타임머신 다이얼을 돌린다.
- 정확히 100ms 전 기체가 날아가고 있던 “과거의 IMU 기반 예측 위치“를 버퍼에서 끄집어낸 후, 방금 도착한 “100ms 전의 진짜 GPS 관측 위치“와 오차(Innovation) 차이를 대조한다.
- 거기서 얻은 오프셋(보상량)을 계산체인 끝까지 주욱 끌고 와서, 지금 당장 날아가고 있는 현재의 상태 벡터(State Vector)에 반영(Correction)해 버린다.
결과적으로 EKF2 융합 파이프라인 구조는, 기계적인 딜레이(Delay)의 물리적 한계를 정교한 메모리 버퍼링 수학 모델로 극복해 냄으로써, 가장 빠릿빠릿한 IMU의 반응성과 가장 절대적인 GPS의 정확성을 동시에 취하는 내비게이션 미학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