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 기간제 근로계약의 체결 요건과 기간 제한의 법적 근거

19.4 기간제 근로계약의 체결 요건과 기간 제한의 법적 근거

1. 기간제 근로의 개념적 토대

1.1 기간제 근로의 정의

기간제 근로(fixed-term employment)란 근로계약의 기간이 사전에 정해진 형태의 근로 관계를 의미한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 제2조 제1호는 기간제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정의한다.

기간제 근로는 사용자에게 노동력 활용의 유연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근로자에게는 일정 기간 동안의 안정적 근로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기간의 종료와 함께 고용 관계가 종결되므로, 근로자의 장기적 고용 안정성은 보장되지 않는다.

1.2 기간제 근로의 사회적 맥락

기간제 근로의 확산은 노동 시장의 유연화 추세와 관련된다. 사용자는 정규직 고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해고의 어려움을 회피하기 위해 기간제 고용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기간제 근로의 남용은 노동 시장의 이중화(dualization), 근로자 보호의 약화,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는 기간제 근로의 사용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하였다. 기간제법은 한국의 대표적 입법 사례이다.

2. 기간제 근로의 사용 기간 제한

2.1 년의 사용 기간 제한

기간제법 제4조 제1항은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을 원칙적으로 2년으로 제한한다. 이 조항은 기간제 근로의 무제한적 사용을 방지하고, 장기적 고용 관계는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표명한다.

2년의 기간 제한은 동일 근로자에 대한 누적 사용 기간을 의미한다. 사용자가 한 근로자를 1년간 기간제로 사용한 후 잠시 휴지기를 두고 다시 1년간 사용하는 경우에도, 누적 사용 기간이 2년을 초과하면 동일한 효과가 적용된다.

2.2 년 초과 사용의 법적 효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한 경우,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은 해당 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한다. 이는 자동적인 정규직 전환의 효과로, 사용자의 별도의 의사 표시나 근로자의 청구 없이 법률에 의해 발생한다.

이러한 효과는 기간제 근로의 남용을 구조적으로 방지한다.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동일 근로자를 사용하면 정규직 전환이 강제되므로, 사용자는 2년 이내에 해당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고용 관계를 종료해야 한다.

2.3 사용 기간 제한의 예외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는 일정한 경우 사용 기간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 예외를 규정한다. 주요 예외는 다음과 같다.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건설 공사, 특정 프로젝트의 수행 등 본질적으로 한정된 기간 내에 완료되는 업무에 대해서는 2년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휴직·파견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그 기간 동안의 대체 인력이 필요한 경우: 대체 인력의 사용은 본래 근로자가 복귀할 때까지 한정되므로, 2년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근로자가 학업, 직업 훈련 등을 이수함에 따라 그 이수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고령자 고용 촉진법」상의 고령자(55세 이상)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고령자의 고용 촉진을 위해 사용 기간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

전문 지식이나 기술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이러한 예외는 기간제 근로의 사용이 합리적으로 정당화되는 상황에 한정하여 적용된다.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적 직무에 대한 기간제 사용은 2년 제한의 적용을 받는다.

3. 기간제 근로계약의 체결 요건

3.1 서면 명시 의무

기간제법 제17조는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다음의 사항을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규정한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17조의 명시 의무에 추가되는 사항이다.

근로계약 기간: 시작일과 종료일을 명확히 명시한다. 기간의 명시가 없으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추정될 수 있다.

근로 시간과 휴게: 근무 시간과 휴게 시간을 명시한다.

임금의 구성 항목, 계산 방법, 지불 방법: 임금에 관한 사항을 상세히 명시한다.

휴일과 휴가: 적용되는 휴일과 휴가의 내용을 명시한다.

취업의 장소와 종사하여야 할 업무: 근무 장소와 직무 내용을 명시한다.

이러한 명시 의무의 위반은 과태료의 대상이 된다.

3.2 차별적 처우의 금지

기간제법은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한다. 동법 제8조는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임을 이유로 해당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차별적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차별적 처우의 금지는 임금, 상여금, 성과급, 그 밖의 근로 조건과 복리 후생에 관한 사항에 적용된다.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보다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은 위법이다.

기간제 근로자가 차별적 처우를 받았다고 인식하는 경우, 노동 위원회에 시정을 신청할 수 있다. 노동 위원회는 차별이 인정되면 시정 명령을 내리며, 사용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4. 기간제 근로의 법적 쟁점

4.1 정규직 전환의 회피

기간제법의 도입 이후, 일부 사용자는 2년 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왔다. 2년에 가까워지면 해당 근로자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다른 기간제 근로자를 새로 채용하는 방식, 외주화나 파견 등 다른 비정규 형태로 전환하는 방식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회피 행위는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에 반하며, 노동 위원회와 법원은 형식적 계약 변경이 아닌 실질적 근로 관계의 본질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회피의 모든 형태를 법적으로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기간제법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4.2 정규직과의 처우 격차

차별적 처우의 금지에도 불구하고, 기간제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 사이의 처우 격차는 여전히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임금, 복리 후생, 교육 기회, 승진 기회, 사회적 지위 등에서 격차가 관찰된다.

이러한 격차의 일부는 객관적·합리적 이유(직무의 차이, 근속의 차이)에 기반할 수 있으나, 일부는 기간제 신분 자체에 대한 차별적 인식에서 비롯된다. 차별적 처우의 시정은 법적 보호의 강화와 함께 사회적·문화적 인식의 변화를 요구한다.

4.3 기간제 근로의 적절한 활용

기간제 근로는 본질적으로 부정적인 고용 형태가 아니며, 적절히 활용될 때 사용자와 근로자 양측에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일시적 업무 수요의 충족, 특정 프로젝트의 수행, 대체 인력의 확보, 신규 사업의 시범 운영 등의 상황에서 기간제 근로의 활용은 정당화된다.

기술 기반 기업이 기간제 근로를 활용할 때에는 다음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첫째, 기간제 사용의 정당한 이유를 명확히 한다. 둘째, 사용 기간 제한과 차별 금지의 법적 요건을 충실히 준수한다. 셋째,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공정한 대우와 적절한 처우를 보장한다. 넷째, 가능한 경우 우수한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원칙의 준수는 법적 위험을 회피할 뿐 아니라, 노동 시장에서의 평판과 인재 확보 능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