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용자의 안전 보건 조치 의무
1. 산업안전보건법의 목적과 적용 범위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이 법은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나, 유해·위험의 정도, 사업의 종류,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 수 등을 고려하여 일부 규정의 적용이 제외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 있다(제3조).
기술 기반 기업은 제조업, 연구 개발업, 정보 통신업 등 다양한 업종에 해당할 수 있으며, 사업장의 업종과 규모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 범위가 달라진다. 소프트웨어 개발 중심의 사무직 사업장이라 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의 기본적 의무는 적용되며, 하드웨어 개발, 시제품 제작, 실험실 운영 등을 수행하는 기술 기업에는 보다 강화된 안전·보건 의무가 부과된다.
2. 사업주의 안전 조치 의무
2.1 안전 조치의 일반적 의무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는 사업주가 다음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첫째, 기계·기구, 그 밖의 설비에 의한 위험이다. 사업주는 기계·설비의 설치, 운전, 점검, 수리, 해체 등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기술 기업에서 사용하는 3D 프린터, CNC 가공 장비, 반도체 공정 장비, 실험용 레이저 장비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 폭발성, 발화성 및 인화성 물질 등에 의한 위험이다. 연구 개발 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 물질, 실험 시약, 배터리 원재료 등의 취급에 따른 위험을 방지하여야 한다.
셋째, 전기, 열, 그 밖의 에너지에 의한 위험이다. 전기 장비의 감전 위험, 고온·고압 설비의 열상 위험, 방사선 발생 장치에 의한 위험 등을 방지하여야 한다.
넷째,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다.
다섯째, 추락, 붕괴, 낙하, 비래(飛來), 감전, 질식 등의 위험이다.
2.2 안전 조치의 구체적 내용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고용노동부령)은 사업주가 이행하여야 하는 안전 조치의 구체적 내용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안전 방호 장치의 설치이다. 기계·설비의 위험 부위에 덮개, 울타리, 건널다리 등의 안전 방호 장치를 설치하여야 한다.
둘째, 안전 표지의 부착이다. 위험 구역, 금지 행위, 안전 수칙 등을 표시하는 안전 표지를 사업장 내 적절한 위치에 부착하여야 한다.
셋째, 개인 보호구의 지급 및 착용 관리이다. 작업의 종류와 위험의 정도에 따라 적절한 개인 보호구(안전모, 안전화, 보안경, 방진 마스크 등)를 지급하고 착용을 관리하여야 한다.
넷째, 작업 환경의 정리·정돈이다. 통로, 작업 공간, 비상 대피로 등을 항상 정리·정돈된 상태로 유지하여야 한다.
3. 사업주의 보건 조치 의무
3.1 보건 조치의 일반적 의무
산업안전보건법 제39조는 사업주가 다음의 건강 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보건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첫째, 원재료, 가스, 증기, 분진, 흄(fume), 미스트(mist), 산소 결핍, 병원체 등에 의한 건강 장해이다. 연구 개발 과정에서 사용되는 유해 화학 물질, 나노 입자, 바이오 소재 등에 의한 건강 장해를 예방하여야 한다.
둘째, 방사선, 유해 광선, 고온, 저온, 초음파, 소음, 진동, 이상 기압 등에 의한 건강 장해이다.
셋째,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기체, 액체 또는 잔류물 등에 의한 건강 장해이다.
넷째, 계측 감시(計測監視), 컴퓨터 단말기 조작, 정밀 공작 등의 작업에 의한 건강 장해이다. 이는 기술 기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 등 장시간 컴퓨터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게 특히 관련되는 규정이다.
다섯째, 단순 반복 작업 또는 인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에 의한 건강 장해이다. 이른바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에 관한 의무이다.
3.2 근골격계 질환 예방 의무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에게 근골격계 부담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건강 장해를 예방하기 위한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기술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 디자이너 등이 장시간 컴퓨터 작업에 종사하는 것은 근골격계 부담 작업에 해당할 수 있으며, 사업주는 이에 대한 예방 조치(작업 환경 개선, 적정 휴식 시간의 부여, 근골격계 질환 예방 교육 등)를 하여야 한다.
3.3 직장 내 스트레스 및 정신 건강 관리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건강진단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기술 기업에서 장시간 근로, 업무 과중, 프로젝트 마감 압박 등으로 인한 직무 스트레스는 근로자의 정신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신 건강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의 운영, 전문 상담 서비스의 제공, 적정 업무량의 관리 등의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4. 안전 보건 관리 체계의 구축
4.1 안전 보건 관리 책임자의 선임
산업안전보건법 제15조는 사업주가 사업장의 안전 보건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여 관리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선임하도록 규정한다. 안전보건관리책임자는 해당 사업장에서 그 사업을 실질적으로 총괄하여 관리하는 사람이어야 하며, 통상 대표이사 또는 사업장의 최고 책임자가 이에 해당한다.
4.2 안전 관리자 및 보건 관리자의 선임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에서는 안전 관리자(제17조)와 보건 관리자(제18조)를 선임하여야 한다. 안전 관리자는 안전에 관한 기술적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 또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보좌하고 관리 감독자에게 지도·조언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보건 관리자는 보건에 관한 기술적 사항에 관하여 동일한 역할을 수행한다.
기술 기업의 경우 사업장의 규모와 업종에 따라 안전 관리자 및 보건 관리자의 선임 의무가 달라진다.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안전 관리 및 보건 관리 업무를 외부 전문 기관에 위탁하는 것이 가능하다.
4.3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설치
상시 근로자 100명 이상을 사용하는 사업장에서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하여야 한다(제24조).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근로자와 사용자를 각각 대표하는 같은 수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산업 재해 예방 계획의 수립, 안전 보건 교육, 작업 환경의 점검 및 개선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5. 안전 보건 교육 의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안전 보건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안전 보건 교육은 정기 교육, 채용 시 교육, 작업 내용 변경 시 교육, 특별 안전 보건 교육으로 구분된다.
정기 교육은 사무직 종사 근로자의 경우 매 분기 3시간 이상, 그 밖의 근로자의 경우 매 분기 6시간 이상 실시하여야 한다. 채용 시 교육은 8시간 이상(일용 근로자의 경우 1시간 이상) 실시하여야 한다. 특별 안전 보건 교육은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에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16시간 이상(단기간 또는 간헐적 작업의 경우 2시간 이상) 실시하여야 한다.
기술 기업에서는 연구실 안전 교육, 화학 물질 취급 교육, 전기 안전 교육, 컴퓨터 작업에 따른 건강 관리 교육 등이 주요 교육 내용이 된다.
6. 안전 보건 조치 의무 위반의 법적 효과
6.1 형사 처벌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및 제39조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업주 또는 경영 책임자 등에 대하여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167조 제1항).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168조 제1호).
또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 또는 경영 책임자 등이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하여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중대재해처벌법 제6조). 중대산업재해란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급성 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6.2 행정 처분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에 대하여는 과태료의 부과, 시정 명령, 작업 중지 명령 등의 행정 처분이 가능하다. 특히 산업안전보건법 제53조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의 전부 또는 일부의 중지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6.3 민사 손해배상 책임
안전·보건 조치 의무의 위반으로 인하여 근로자에게 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는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제750조) 또는 채무불이행 책임(제390조,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기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한다. 손해배상의 범위에는 치료비, 일실 수입, 위자료 등이 포함된다.
7. 기술 기업의 안전 보건 관리에서의 특수한 쟁점
기술 기반 기업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과 관련하여 특히 유의하여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실 안전 관리이다.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이하 “연구실안전법”)은 대학, 연구 기관 등의 연구실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과 별도의 안전 관리 체계를 규정하고 있다. 기술 기업의 부설 연구소는 연구실안전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으며, 이 경우 연구실 안전 환경 관리자의 지정, 연구실 안전 점검 및 정밀 안전 진단의 실시, 연구 활동 종사자에 대한 안전 교육 등의 의무가 추가적으로 부과된다.
둘째, 유해 화학 물질 관리이다. 기술 기업의 연구 개발 과정에서 사용되는 각종 화학 물질에 대하여는 산업안전보건법상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의 작성·비치, 유해 화학 물질 취급 근로자에 대한 특수 건강진단의 실시, 화학 물질 저장·취급 시설의 안전 기준 준수 등의 의무가 부과된다.
셋째, VDT(Visual Display Terminal) 작업에 따른 건강 관리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 분석 등 장시간 컴퓨터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적정 휴식 시간의 보장, 작업 환경(조명, 의자, 모니터 높이 등)의 인체 공학적 설계, 안과 및 근골격계 건강진단의 실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넷째,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되며, 경영 책임자 등의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강화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가중된 형사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기술 기업의 경영 책임자는 안전 보건 관리 체계의 구축, 재해 발생 시 재발 방지 대책의 수립·이행, 안전·보건 관계 법령상 의무 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 등을 하여야 한다. 이를 위반하여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영 책임자 개인에 대한 형사 처벌이 부과되므로, 기술 기업의 경영진은 안전 보건 관리에 대한 최고 경영 차원의 관심과 투자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