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 파견법 위반 시 직접 고용 간주 규정과 사용 사업주의 책임
1. 파견법의 규율 체계와 직접 고용 의무의 법적 취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은 근로자파견 사업을 적정하게 운영하고 파견 근로자의 근로 조건 등에 관한 기준을 확립함으로써 파견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파견법 제1조). 파견법은 파견 대상 업무의 제한, 파견 기간의 제한, 파견 사업의 허가제 등을 통하여 근로자파견의 남용을 규제하고 있으며, 이러한 규제를 위반한 경우의 법적 효과로서 사용 사업주의 직접 고용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직접 고용 의무 규정의 취지는 파견법 위반 상태에서 근로를 제공한 파견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보호하고, 사용 사업주가 파견법의 규제를 우회하여 저비용으로 인력을 사용하는 것을 억제하는 데 있다.
2. 직접 고용 의무의 발생 요건
2.1 파견법 제6조의2의 규정 구조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은 사용 사업주가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해당 파견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첫째, 파견법 제5조 제1항의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이다. 파견법은 근로자파견이 허용되는 업무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으며(파견법 시행령 제2조 별표 1), 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의 파견은 위법한 것이다. 특히 제조업의 직접 생산 공정 업무에서의 파견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둘째, 파견법 제5조 제2항에 따라 근로자파견이 금지된 업무에서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이다. 건설 공사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업무, 하역 업무, 선원의 업무, 산업안전보건법상 유해·위험 업무, 그 밖에 근로자 보호 등의 이유로 근로자파견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에서의 파견이 이에 해당한다.
셋째, 파견법 제6조 제2항을 위반하여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이다. 파견법은 파견 기간의 상한을 2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초과하여 파견 근로자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한다.
넷째, 파견법 제7조 제3항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의 역할을 하면서도 파견 사업 허가를 받지 아니한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할을 제공받는 경우이다. 무허가 파견으로부터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사용 사업주에게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한다.
2.2 직접 고용 의무의 발생 시점
직접 고용 의무는 위반 사유가 발생한 즉시 발생한다. 파견 대상 업무 위반의 경우에는 해당 업무에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기 시작한 시점에, 파견 기간 초과의 경우에는 2년이 경과한 시점에 각각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한다.
대법원은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한 경우 사용 사업주와 파견 근로자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 관계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며, 사용 사업주가 이를 거부하더라도 근로 관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3. 직접 고용 시의 근로 조건
3.1 근로 조건의 결정 기준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은 직접 고용 시의 근로 조건에 관하여, “사용 사업주는 해당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고 있는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것과 같은 종류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직접 고용되는 파견 근로자가 사용 사업주의 기존 근로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임금, 근로 시간, 휴일·휴가, 복리후생 등의 근로 조건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기존 근로자의 근로 조건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
3.2 고용 형태의 결정
직접 고용 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하는지, 기간제 근로계약의 체결이 가능한지에 관하여는 논란이 있다. 대법원은 사용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경우에는 파견 근로자에 대하여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해당 업무에 기간제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는 경우에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체결이 가능하나, 이 경우에도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게 되므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반복 갱신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4. 직접 고용 의무 위반의 법적 효과
4.1 과태료의 부과
파견법 제46조 제1항은 직접 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 사업주에 대하여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태료는 위반 행위의 동기, 내용, 횟수, 위반의 정도 등을 참작하여 고용노동부 장관이 부과한다.
4.2 파견 근로자의 직접 고용 청구권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한 경우, 파견 근로자는 사용 사업주에게 직접 고용을 청구할 수 있다. 사용 사업주가 이를 거부하는 경우, 파견 근로자는 민사소송을 통하여 근로관계 확인 및 임금 청구를 할 수 있다. 대법원은 직접 고용 의무의 발생으로 사용 사업주와 파견 근로자 사이에 직접적 근로 관계가 성립하므로, 사용 사업주의 승낙 없이도 근로 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본다.
4.3 형사 처벌
파견법의 주요 위반 행위에 대하여는 형사 처벌이 부과된다. 파견 대상 업무가 아닌 업무에서 파견 근로자를 사용한 사용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파견법 제43조). 무허가 파견 사업을 행한 자에 대하여도 동일한 형사 처벌이 부과된다.
5. 사용 사업주의 기타 법적 책임
5.1 균등 대우 의무
파견법 제21조는 사용 사업주가 파견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 사업주의 사업 내의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와 비교하여 임금, 그 밖의 근로 조건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이에 위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5.2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책임
사용 사업주는 파견 근로자에 대하여도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부담한다. 파견 근로자가 사용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산업 재해가 발생한 경우, 사용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의 책임을 질 수 있다.
5.3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책임
파견법 제34조는 파견 근로자의 성희롱 피해에 관하여 사용 사업주를 사업주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 사업주는 파견 근로자에 대한 성희롱의 방지 및 피해 구제에 관한 의무를 부담한다.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하여도 사용 사업주가 일정한 조치 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6. 위장 도급에 따른 직접 고용 의무의 확대 적용
위장 도급이 인정되어 해당 계약 관계가 실질적 근로자파견으로 재규정되는 경우, 파견법 제6조의2의 직접 고용 의무가 적용된다. 이 경우 도급인(실질적 사용 사업주)은 수급인의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대법원은 위장 도급 사건에서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 이상, 파견기간의 제한 규정 등을 적용하여야 하고,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위장 도급에 따른 직접 고용 의무의 범위는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리 판단되나, 일반적으로 위장 도급 상태에서 2년을 초과하여 근로를 제공한 파견 근로자에 대하여 직접 고용 의무가 인정된다. 다만, 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의 위장 도급인 경우에는 파견 기간과 무관하게 직접 고용 의무가 즉시 발생한다.
7. 기술 기업의 파견법 리스크 관리
기술 기반 기업에서 파견법 위반에 따른 직접 고용 의무가 문제되는 전형적 상황과 이에 대한 실무적 대응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소프트웨어 개발 외주에서의 위장 도급 리스크이다. 기술 기업이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와 도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실질적으로 파견 관계를 형성하는 경우, 파견 대상 업무 위반 및 파견 기간 초과에 의한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는 도급 관계의 실질적 요건(수급인의 독립적 사업 수행, 지휘·명령 관계의 분리 등)을 철저히 충족하여야 한다.
둘째, IT 인력 파견에서의 기간 초과 리스크이다. 기술 기업이 IT 인력 파견 업체로부터 파견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파견 기간 2년의 상한을 준수하여야 한다. 파견 기간이 2년에 근접하는 경우 직접 고용으로의 전환을 사전에 검토하여야 하며, 파견 기간의 초과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 관리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셋째, 연구 개발 업무에서의 파견 대상 업무 해당 여부이다. 파견법 시행령 별표 1에 열거된 파견 대상 업무에 연구 개발 관련 업무가 일부 포함되어 있으나, 모든 연구 개발 업무가 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연구 개발 인력의 파견을 활용하는 경우 해당 업무가 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는지를 사전에 확인하여야 한다.
넷째, 직접 고용 전환에 따른 비용 관리이다.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하여 파견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경우, 사용 사업주는 기존 근로자와 동등한 근로 조건을 보장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인건비의 증가, 4대 사회보험료의 부담, 퇴직금 적립 의무 등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므로, 사전에 재무적 영향을 분석하고 대비하여야 한다.
기술 기반 기업의 사용자는 파견 근로의 활용에 있어 파견법의 규제를 철저히 준수하여야 하며, 특히 도급 계약의 형식을 취하는 인력 활용이 실질적 파견에 해당하지 아니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여야 한다. 파견법 위반에 따른 직접 고용 의무, 과태료, 형사 처벌 등의 법적 리스크는 기업의 재무 상태와 평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예방적 법률 관리 체계의 구축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