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 해고의 정당한 사유, 해고 예고 의무 및 해고 제한 규정

19.30 해고의 정당한 사유, 해고 예고 의무 및 해고 제한 규정

1. 해고의 법적 의의와 근로기준법상 규율 체계

해고(解雇)란 사용자가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핵심 가치로 설정하고 있으며, 해고를 자유롭게 허용하는 해고 자유의 원칙(at-will employment)을 채택하지 아니한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해고권의 행사에 정당한 사유라는 실체적 제한을 부과하고 있다.

이 규정은 단순한 권고 사항이 아니라 강행 규정으로서, 이에 위반한 해고는 무효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사유의 존재, 해고 예고 절차의 준수, 해고 제한 사유의 부존재라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한다.

2. 정당한 해고 사유의 유형과 판단 기준

2.1 일반적 해고 사유의 체계적 분류

정당한 해고 사유는 크게 근로자의 귀책 사유에 기한 해고(통상 해고 또는 징계 해고)와 경영상 필요에 의한 해고(정리 해고)로 구분된다. 근로기준법은 정당한 해고 사유의 구체적 유형을 열거하지 아니하므로, 개별 사안에서 해고의 정당성 여부는 판례와 노동위원회의 판정에 의하여 구체화되어 왔다.

근로자의 귀책 사유에 기한 해고는 다시 다음과 같이 세분된다.

첫째, 직무 능력 부족 또는 근무 성적 불량에 의한 통상 해고이다. 근로자가 담당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근무 성적이 지속적으로 불량한 경우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다. 다만, 대법원은 단순한 근무 성적의 저조만으로는 정당한 해고 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하며, 사용자가 교육 훈련, 배치 전환, 시정 기회 부여 등 해고 회피 노력을 다하였는지를 함께 심사한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4다61250 판결).

둘째, 직장 질서 위반 또는 비위 행위에 의한 징계 해고이다. 근로자의 복무 규율 위반, 업무상 비위 행위,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횡령 등 중대한 비위가 존재하는 경우 징계 해고가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정한 징계 사유와 절차를 준수하여야 하며, 징계 양정(量定)의 적정성이 추가적으로 심사된다.

셋째,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인한 직무 수행 불능의 경우이다. 근로자가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하여 상당 기간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해고 사유가 될 수 있으나, 업무상 재해에 기인한 경우에는 해고 제한 규정의 적용을 받는다.

2.2 정당한 사유 판단의 법리적 기준

대법원은 해고의 정당한 사유를 판단함에 있어 다음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첫째, 사회 통념상 고용 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이는 해고 사유의 중대성을 의미하며, 경미한 의무 위반에 대하여 해고라는 극단적 처분을 가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반한다.

둘째, 해고에 이르게 된 경위, 근로자의 근속 연수, 과거 징계 이력, 반성 여부, 개전의 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이른바 비례성의 원칙(proportionality principle)이 적용되는바, 해고보다 경미한 징계 처분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에는 해고가 부당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셋째, 해고 사유의 입증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 사용자가 해고의 정당한 사유를 주장·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해당 해고는 부당 해고로서 무효이다.

2.3 기술 기업에서의 정당한 해고 사유의 특수성

기술 기반 기업에서는 직무 능력 평가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특수한 쟁점이 발생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연구원 등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종에서 직무 능력 부족을 해고 사유로 주장하는 경우, 사용자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성과 평가 체계를 사전에 수립하고 이를 일관되게 적용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한다. 단순히 코드 리뷰 결과의 미흡이나 프로젝트 일정 지연을 이유로 해고를 단행하는 것은 정당성이 인정되기 어렵다.

또한 기술 기업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영업비밀 유출, 소스 코드의 무단 반출, 경쟁 업체와의 부정한 접촉 등은 중대한 비위 행위로서 징계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해당 행위의 구체적 내용과 정도, 기업에 미친 실질적 피해, 고의성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3. 해고 예고 의무의 법적 구조

3.1 해고 예고의 의의와 취지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해고 예고 제도의 취지는 근로자에게 재취업을 위한 준비 기간을 보장하고,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곤란을 완화하는 데 있다.

해고 예고는 해고의 효력 발생 요건이 아니라, 해고 절차의 적법성 요건이다. 따라서 해고 예고를 하지 아니한 해고가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나, 해고 예고 수당의 지급 의무가 발생하며, 예고를 하지 아니하고 수당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서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된다(근로기준법 제110조).

3.2 해고 예고의 방법과 효력 발생 시기

해고 예고는 반드시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며,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해고는 효력이 없다. 이 규정은 2007년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도입된 것으로서, 해고의 존부(存否)와 사유를 명확히 하여 분쟁을 예방하고 근로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서면 통지에는 해고의 구체적 사유와 해고 시기(해고의 효력이 발생하는 날)가 명시되어야 한다. 대법원은 해고 사유를 추상적·포괄적으로 기재하는 것만으로는 서면 통지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시하며, 근로자가 해고 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하여야 한다고 본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3.3 해고 예고의 예외 사유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는 다음의 경우 해고 예고 의무가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첫째,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이다. 이는 수습 기간 중의 근로자에 대하여 적용되는 것이 통상적이나, 수습 여부와 무관하게 3개월 미만 근속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둘째,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이다. 이때 부득이한 사유의 존재 여부는 노동위원회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셋째,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이다.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는 구체적으로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경우, 인사·경리·회계 담당 근로자가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하여 장부를 조작한 경우, 허위 사실을 날조하여 유포하거나 불법 쟁의 행위를 주도한 경우 등을 열거하고 있다.

3.4 해고 예고 수당의 산정

해고 예고 기간을 부여하지 아니하고 즉시 해고하는 경우, 사용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해고 예고 수당으로 지급하여야 한다.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 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6조 제1항). 해고 예고 수당은 해고와 동시에 지급되어야 하며, 미지급 시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한다.

한편, 해고 예고 기간과 해고 예고 수당을 병합하여 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컨대 해고 15일 전에 예고하고, 15일분의 통상임금을 해고 예고 수당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4. 해고 제한 규정의 구조와 유형

4.1 기간에 의한 해고 제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 또는 산전·산후의 여성이 이 법에 따라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은 근로자가 가장 취약한 시기에 고용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절대적 해고 금지 규정으로서, 해고 사유의 정당성 여부를 불문하고 해당 기간 중에는 해고가 전면 금지된다.

업무상 재해 요양 중의 해고 금지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연계하여 근로자의 치료받을 권리와 고용 안정을 동시에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산전·산후 휴업 기간 중의 해고 금지는 모성 보호의 차원에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과 함께 체계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다만,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단서는 “사용자가 제84조에 따라 일시보상을 하였을 경우 또는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여 예외를 두고 있다. 일시보상이란 요양 개시 후 2년이 경과하여도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지 아니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평균임금 1,340일분의 일시보상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4.2 사유에 의한 해고 제한

근로기준법 및 개별 노동 관계 법률은 특정 사유를 이유로 한 해고를 금지하고 있다. 주요 유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당 노동 행위로서의 해고 금지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조합 활동을 한 것을 이유로 한 해고를 부당 노동 행위로서 금지한다.

둘째, 공익 신고자에 대한 해고 금지이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공익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 처분(해고를 포함한다)을 금지하며, 이에 위반한 해고는 무효이다.

셋째, 성별, 혼인, 임신, 출산을 이유로 한 해고 금지이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1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성별, 혼인, 임신 또는 출산을 이유로 해고하는 것을 금지한다.

넷째, 육아휴직을 이유로 한 해고 금지이다. 동법 제19조 제3항은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다섯째,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이유로 한 해고 금지이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하거나 피해를 주장한 것을 이유로 한 해고를 금지한다.

4.3 해고 제한 위반의 법적 효과

해고 제한 규정에 위반한 해고는 절대적으로 무효이다.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부당 해고 구제 신청을 제기할 수 있으며(근로기준법 제28조), 구제 명령이 확정된 경우 사용자는 원직 복직과 해고 기간 중 임금 상당액의 지급 의무를 부담한다. 아울러 해고 제한 규정의 위반은 근로기준법 제107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된다.

5. 해고 절차의 종합적 검토와 실무적 유의 사항

사용자가 적법한 해고를 단행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이행하여야 한다.

첫째, 해고 사유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를 확보한다. 근무 성적 불량을 이유로 하는 경우 성과 평가 기록, 시정 지시 문서, 교육 훈련 내역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야 한다.

둘째, 해고 제한 사유의 부존재를 확인한다. 해당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 요양 중이거나, 산전·산후 휴업 중이거나, 육아휴직 중이거나, 기타 법률이 금지하는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점검한다.

셋째, 해고 예고 기간(30일)을 부여하거나, 해고 예고 수당(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한다. 해고 예고 의무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별도로 검토한다.

넷째,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한다. 서면 통지에는 해고의 구체적 사유가 특정되어야 하며, 해고 효력 발생일이 명시되어야 한다.

다섯째,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징계위원회의 심의, 인사위원회의 의결 등 별도의 절차적 요건이 규정되어 있는 경우, 해당 절차를 반드시 이행하여야 한다. 이러한 절차적 요건을 경유하지 아니한 해고는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무효가 될 수 있다.

기술 기반 기업의 사용자는 해고에 관한 법적 규율의 엄격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고용 관계의 종료가 불가피한 경우에도 법적 요건을 철저히 준수하여야 한다. 특히 소규모 기술 스타트업의 경우 취업규칙의 미비, 서면 통지의 누락, 해고 예고 절차의 미이행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바, 이는 부당 해고 분쟁의 원인이 되므로 사전 예방적 법률 관리 체계의 구축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