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과 정규직 고용의 법적 구조
1. 정규직 고용의 법적 개념
1.1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의 의미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indefinite-term labor contract)은 근로계약의 종료 시점이 사전에 확정되지 않은 형태의 근로계약이다. 일반적으로 정규직(regular employment)으로 불리는 이 고용 형태는 근로 관계의 계속성과 안정성을 전제로 한다.
기간의 정함이 없다는 것은 근로계약이 영구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근로계약은 양 당사자의 합의에 의한 해지(합의 해지), 근로자의 사직(자발적 퇴직), 사용자의 해고(정당한 이유에 의한 경우), 정년의 도달, 근로자의 사망 등 다양한 사유로 종료될 수 있다. 그러나 사전에 정해진 종료 시점이 없으며, 사용자가 임의로 종료할 수 없는 점에서 기간제 근로계약과 구별된다.
1.2 기간제 근로계약과의 구별
기간제 근로계약(fixed-term labor contract)은 근로계약의 기간이 사전에 정해진 형태이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기간제 근로계약의 사용을 일정 범위로 제한하며, 기간제 근로의 사용 기간을 원칙적으로 2년으로 제한한다.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를 사용한 경우, 해당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다. 이러한 규정은 기간제 근로의 남용을 방지하고, 장기적 고용 관계는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표명한다.
2. 정규직 고용의 법적 구조
2.1 고용의 안정성
정규직 고용의 핵심적 특징은 고용의 안정성(employment security)이다.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정규직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으며, 해고에는 엄격한 법적 요건이 적용된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은 사용자의 해고권에 대한 법적 제한이며, 정규직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는 핵심적 조항이다.
해고의 정당한 이유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첫째, 근로자의 일신상의 사유(능력 부족, 건강상의 이유 등)이다. 둘째, 근로자의 행태상의 사유(취업규칙 위반, 직무 태만, 비위 행위 등)이다. 셋째, 사용자의 경영상의 사유(경영 악화에 따른 정리해고)이다. 각 사유에는 별도의 요건과 절차가 적용된다.
2.2 정리해고의 엄격한 요건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정리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의해 엄격한 요건이 적용된다.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경영 악화의 정도가 정리해고를 정당화할 만큼 긴박해야 한다. 단순한 경영 효율성의 추구나 이익 극대화의 목적은 인정되지 않는다.
해고 회피의 노력: 사용자는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한다. 신규 채용의 중단, 근로 시간의 단축, 일시 휴업, 재교육과 전직 알선, 희망 퇴직의 모집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대상자의 선정 기준: 해고 대상자의 선정 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차별적 기준이나 자의적 선정은 인정되지 않는다.
근로자 대표와의 성실한 협의: 해고를 실시하려는 날의 50일 전까지 근로자 대표에게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해야 한다.
이러한 엄격한 요건은 정리해고가 근로자에게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고려한 것이며, 사용자의 경영적 자유와 근로자의 고용 안정 사이의 균형을 추구한다.
2.3 해고 절차의 준수
해고가 정당한 사유에 기반하더라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해고는 부당 해고로 인정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해고를 하려는 경우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해고 예고 의무도 적용된다.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해야 하며, 30일 전에 예고하지 않은 경우 30일분 이상의 통상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해고 절차의 준수는 단순한 형식적 의무가 아니다. 절차적 보호는 근로자가 자신의 해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실질적 의미를 가진다.
3. 정규직 고용의 경제적·사회적 의의
3.1 근로자 측면의 의의
정규직 고용은 근로자에게 다음의 가치를 제공한다.
소득의 안정성: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소득은 근로자의 생활 계획과 재정 관리의 기반이 된다. 주택 구매, 자녀 교육, 노후 준비 등 장기적 인생 계획은 안정적 소득을 전제로 한다.
사회적 보호: 정규직 근로자는 4대 보험과 퇴직금의 보호를 받으며, 질병, 사고, 실업, 노령 등의 위험에 대해 사회적 보호를 받는다.
경력 발전의 기회: 장기적 고용 관계는 직무 경험의 축적과 경력 발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교육과 개발에 더 많이 투자할 유인을 갖는다.
조직에의 소속감: 안정적 고용은 조직에 대한 소속감과 정체성의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직무 만족과 조직 몰입의 기반이다.
3.2 사용자 측면의 의의
정규직 고용은 사용자에게도 다음의 가치를 제공한다.
인적 자본의 축적: 장기적 고용 관계는 조직 특수적 지식과 기술의 축적을 가능하게 한다. Becker(1964)의 인적 자본 이론에 따르면, 조직 특수적 인적 자본은 사용자와 근로자 양측 모두에게 가치를 제공한다.
조직 문화의 형성: 안정적 인력 구성은 조직 문화의 형성과 유지에 기여한다. 빈번한 인력 교체는 조직 문화의 일관성을 훼손한다.
근로자의 헌신과 협력: 고용 안정성은 근로자의 헌신과 협력을 유도한다. 자신의 미래가 조직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근로자는 조직의 성공에 더 적극적으로 기여한다.
3.3 사회적 의의
거시적 차원에서 정규직 고용은 사회의 안정과 지속 가능성에 기여한다. 안정적 고용은 중산층의 형성과 유지의 기반이며, 사회의 경제적·정치적 안정을 지원한다. 반면 고용의 불안정화는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출산율의 감소, 사회적 신뢰의 약화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연결된다.
4. 정규직 고용의 도전과 변화
4.1 노동 시장의 유연화 압력
현대의 노동 시장에서는 유연화(flexibility)에 대한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 글로벌 경쟁의 심화, 기술 변화의 가속화, 수요 변동의 증가는 사용자에게 더 유연한 인력 활용을 요구한다. 이러한 압력은 비정규직(기간제, 단시간, 파견)의 확대와 고용의 불안정화로 이어졌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정규직 고용의 가치와 보호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노동 시장의 유연화가 필요하더라도, 그 비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4.2 기술 기반 기업에서의 적용
기술 기반 기업에서 정규직 고용은 핵심 인력의 확보와 유지에 결정적이다. 조직 특수적 지식과 협력적 문화는 장기적 고용 관계 위에서 형성되며, 빈번한 인력 교체는 조직의 핵심 역량을 훼손한다.
동시에 기술 기반 기업은 변화하는 환경에 신속히 적응해야 하므로, 정규직 고용의 안정성과 인력 활용의 유연성 사이의 균형을 모색해야 한다. 핵심 인력은 정규직으로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보조적·일시적 업무는 다양한 고용 형태를 활용하는 전략이 일반적으로 채택된다.
기술 기반 기업의 경영진은 정규직 고용의 법적 구조와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고, 자사의 인력 전략을 법적 요건과 경영적 필요의 균형 위에서 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