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 퇴직급여제도: 퇴직금 제도와 확정기여형(DC)·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1. 퇴직급여제도의 법적 기초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은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 보장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의 설정 및 운영에 관한 기준을 정하고 있다(제1조). 동법에 따라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제4조 제1항). 퇴직급여제도의 유형으로는 퇴직금 제도,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DB형),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DC형)의 세 가지가 있다.
퇴직급여법은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고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된다(제4조 제1항). 따라서 4주간 평균 1주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단시간 근로자에게는 퇴직급여제도가 적용되지 아니한다.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에게도 퇴직급여 지급 의무가 발생하지 아니한다.
2. 퇴직금 제도의 구조
2.1 퇴직금의 산정
퇴직금 제도를 설정한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퇴직급여법 제8조 제1항). 퇴직금의 산정 공식은 다음과 같다.
\text{퇴직금} = \frac{\text{1일 평균임금} \times 30\text{일} \times \text{총 계속근로일수}}{365}
여기서 1일 평균임금은 퇴직일 이전 3개월간에 지급된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이며, 계속근로기간은 근로계약 체결일부터 퇴직일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계속근로기간의 산정에 있어서 근로관계가 존속하는 한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기간(휴직, 휴업 기간 등)도 포함된다.
퇴직금의 지급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퇴직급여법 제9조).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지급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퇴직금을 지급 기일 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 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40 이내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37조).
퇴직금 중간정산
퇴직급여법 제8조 제2항은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주택 구입, 전세금 또는 보증금 부담,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부상, 파산선고 또는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 임금피크제 적용, 그 밖에 천재지변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퇴직금 중간정산을 허용하고 있다. 중간정산을 한 경우에는 정산 시점부터 새로이 계속근로기간을 기산한다.
19.29.3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DB형)
제도의 개념과 구조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Defined Benefit, DB형)는 근로자가 받을 급여의 수준이 사전에 확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이다(퇴직급여법 제2조 제7호). DB형에서는 근로자에게 지급할 급여 수준이 가입 기간과 평균임금에 의하여 미리 정해지며, 사용자는 그 급여 지급에 필요한 부담금을 퇴직연금사업자에게 납입한다. 적립금의 운용에 따른 투자 위험(investment risk)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DB형의 급여 수준은 가입자의 퇴직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일시금이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에 상당하는 금액 이상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퇴직급여법 제15조). 이는 퇴직금 제도의 법정 최저 수준과 동일한 수준을 보장하는 것이다.
설정 및 운영
DB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얻어 퇴직연금규약을 작성하고, 이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퇴직급여법 제13조). 퇴직연금규약에는 급여의 종류 및 수준, 가입 자격, 가입 기간, 부담금의 부담 방법, 급여의 지급 방법, 퇴직연금사업자의 선정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사용자는 매 사업연도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적립금이 최소적립금 이상이 되도록 부담금을 납입하여야 한다(퇴직급여법 제16조). 최소적립금은 장래 근무기간을 고려한 급여 추정액의 현재가치에 기초하여 산정된다. 적립금 부족 시 사용자는 추가 부담금을 납입하여야 하며, 이는 사용자에게 재정적 부담이 될 수 있다.
DB형의 특성
DB형은 급여 수준이 퇴직 시의 평균임금에 연동되므로, 근로자의 임금이 상승하면 사용자의 부담금도 증가한다. 따라서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를 유지하는 기업에서는 근속 연수가 증가함에 따라 사용자의 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반면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투자 위험을 부담하지 아니하므로, 적립금 운용 성과와 무관하게 약정된 급여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9.29.4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DC형)
제도의 개념과 구조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Defined Contribution, DC형)는 사용자가 납입할 부담금의 수준이 사전에 확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이다(퇴직급여법 제2조 제8호). DC형에서는 사용자가 매년 근로자의 연간 임금 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근로자 개인별 계정에 납입하고,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의 운용 방법을 결정한다. 적립금의 운용 성과에 따라 최종 급여액이 결정되므로, 투자 위험은 근로자가 부담한다.
설정 및 운영
DC형 퇴직연금제도의 설정 절차는 DB형과 동일하게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얻어 퇴직연금규약을 작성하고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퇴직급여법 제13조). 사용자는 매년 1회 이상 가입자의 연간 임금 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현금으로 가입자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여야 한다(퇴직급여법 제20조).
DC형에서는 가입자인 근로자가 적립금의 운용 방법을 직접 결정한다(퇴직급여법 제21조). 퇴직연금사업자는 사전에 적립금 운용 방법 및 그에 관한 정보를 가입자에게 제공하여야 하며, 가입자가 운용 방법을 선정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운용 방법에 따라 적립금을 운용한다.
DC형의 특성
DC형은 사용자의 부담금이 확정되어 있으므로 사용자의 재정적 예측 가능성이 높다. 임금 변동이나 근속 연수 증가에 따른 추가 부담이 발생하지 아니하므로,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퇴직급여 비용의 관리가 용이하다. 반면 근로자는 적립금 운용 성과에 따라 최종 급여액이 달라지므로, 운용 성과가 부진한 경우에는 DB형에 비하여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19.29.5 DB형과 DC형의 비교
| 구분 | 확정급여형(DB) | 확정기여형(DC) |
|---|---|---|
| 급여 수준 | 사전 확정 (평균임금 × 근속 연수) | 부담금 + 운용 수익에 따라 변동 |
| 부담금 수준 | 변동 (적립 부족 시 추가 납입) | 확정 (연간 임금 총액의 1/12 이상) |
| 투자 위험 부담 | 사용자 | 근로자 |
| 운용 주체 | 퇴직연금사업자 (사용자 지시) | 근로자 (직접 운용 방법 선택) |
| 추가 부담금 | 적립 부족 시 발생 | 없음 |
| 임금 상승의 영향 | 급여액 및 부담금 증가 | 당해 연도 부담금에만 영향 |
| 적합 기업 유형 | 안정적 임금 체계, 대규모 기업 | 성과 연동형 임금 체계, 중소기업 |
19.29.6 개인형 퇴직연금제도(IRP)
개인형 퇴직연금제도(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IRP)는 가입자의 선택에 따라 가입자가 납입한 일시금이나 사용자 또는 가입자가 납입한 부담금을 적립·운용하기 위하여 설정하는 퇴직연금제도이다(퇴직급여법 제2조 제10호). 퇴직급여를 수령한 근로자는 IRP 계정에 이를 이전하여 계속 적립·운용할 수 있으며, 재직 중인 근로자도 자기 부담으로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
퇴직급여법 제17조는 퇴직급여를 수령한 경우 원칙적으로 IRP 계정으로 이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55세 이후에 퇴직하는 경우, 퇴직금이 300만 원 이하인 경우 등 일정한 예외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직접 수령이 가능하다.
IRP는 이직이 빈번한 근로자의 퇴직급여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기능하며, 세액공제 혜택이 부여되므로 절세 효과도 있다. 연간 IRP 납입액 중 최대 900만 원(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합산)까지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19.29.7 퇴직연금의 급여 지급
급여의 종류
퇴직연금의 급여는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한다(퇴직급여법 제17조). 연금으로 수령하기 위해서는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이고 55세 이상이어야 하며, 연금 수령 기간은 5년 이상이어야 한다.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일시금으로 수령하여야 한다.
급여의 수급 요건
퇴직연금의 급여는 가입자가 55세 이상으로서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인 경우에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연금 수령 시에는 퇴직소득세가 아닌 연금소득세가 적용되며, 일시금 수령 시보다 세율이 낮다는 세제상 장점이 있다. 다만 중도 인출은 주택 구입, 무주택자의 전세보증금 부담, 6개월 이상 요양, 파산·개인회생, 천재지변 등 법정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퇴직급여법 제22조).
19.29.8 퇴직급여의 보호
수급권의 보호
퇴직급여를 받을 권리는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없다(퇴직급여법 제7조).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택자금 등을 대출받는 경우에 한하여 담보 제공이 허용된다. 이는 퇴직급여가 근로자의 노후 생활 보장이라는 사회보장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므로, 그 수급권을 강력히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사용자의 책무
사용자는 퇴직급여제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하여 적립금의 건전한 관리·운용에 노력하여야 한다. DB형의 경우 매 사업연도 종료 후 최소적립금 이상이 되도록 부담금을 납입하여야 하며, DC형의 경우 매년 1회 이상 부담금을 기한 내에 납입하여야 한다. 부담금을 기한 내에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지연이자가 부과된다.
우선변제권
퇴직금은 사용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질권·저당권 또는 전세권에 의하여 담보된 채권, 조세·공과금 및 다른 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38조 제2항). 이는 최종 3년간의 퇴직금에 대하여 적용되며, 기업 도산 시 근로자의 퇴직금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19.29.9 기술 기반 기업의 퇴직급여제도 설계 시 실무적 고려사항
기술 기반 기업은 퇴직급여제도를 선택·설계함에 있어서 다음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첫째, 기업의 임금 체계와 퇴직급여제도 유형의 정합성을 검토하여야 한다.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를 채택하고 있는 기업에서 DB형을 유지하는 경우, 근속 연수 증가에 따른 평균임금 상승이 퇴직급여 부담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진다. 반면 성과 연동형 또는 직무급 중심의 임금 체계를 채택하고 있는 기술 기업에서는 DC형이 사용자의 비용 관리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둘째, 인력의 이직률을 고려하여야 한다. 기술 기업은 일반적으로 이직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근로자의 근속 기간이 짧은 경향이 있다. DC형은 가입 즉시 부담금이 근로자 개인 계정에 적립되므로, 이직 시 적립금의 이전이 용이하다. 이는 인력 유동성이 높은 기술 기업에 적합한 특성이다.
셋째, DC형 채택 시 근로자에 대한 투자 교육 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 DC형에서는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의 운용 방법을 선택하므로, 사용자는 가입자에게 매년 1회 이상 적립금 운용 방법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퇴직급여법 제32조). 기술 기업은 이 교육을 통하여 근로자의 재무적 역량을 제고하고, 나아가 복리후생의 일환으로 재무 설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넷째, 퇴직급여제도의 전환 시 법적 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기존의 퇴직금 제도에서 퇴직연금제도로 전환하거나,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전환에 따른 근로자의 불이익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특히 DB형에서 DC형으로의 전환은 투자 위험의 전가를 수반하므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할 수 있다.
다섯째, 스타트업 단계에서의 퇴직급여 적립 의무를 인식하여야 한다. 상시 1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는 퇴직급여법이 적용되므로, 설립 초기부터 퇴직급여의 재원을 확보하여야 한다. 현금 흐름이 불안정한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DC형을 채택하여 매년 확정된 부담금을 분할 납입함으로써 일시에 대규모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재정적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