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5 취업규칙의 필수 기재사항과 임의 기재사항의 구분
1. 취업규칙 기재사항의 법적 분류
취업규칙에 기재되어야 할 사항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반드시 기재하여야 하는 필수 기재사항이고, 둘째는 사용자의 재량에 따라 기재할 수 있는 임의 기재사항이며, 셋째는 기재 자체가 금지되거나 기재되더라도 무효가 되는 금지 기재사항이다. 이러한 분류는 취업규칙의 작성 실무와 효력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초적 구분에 해당한다.
2. 필수 기재사항의 법적 근거
대한민국 근로기준법 제93조는 취업규칙에 반드시 기재하여야 할 사항을 열거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동조는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작성하거나 변경할 때에 해당 사항들을 기재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필수 기재사항의 누락은 취업규칙 작성 의무 위반으로 평가될 수 있다. 다만 필수 기재사항의 누락이 곧바로 취업규칙 전체의 효력을 부정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누락된 부분은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령의 직접적 적용에 의하여 보충된다.
3. 필수 기재사항의 구체적 내용
근로기준법 제93조가 규정하는 필수 기재사항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3.1 업무의 시작과 종료 시각, 휴게 시간, 휴일, 휴가 및 교대 근로에 관한 사항
근로 시간 및 휴식에 관한 사항은 취업규칙의 가장 핵심적 기재사항이다. 업무의 시작과 종료 시각, 휴게 시간의 배치 및 길이, 주휴일과 법정 공휴일 등 휴일의 부여 방법, 연차 유급휴가 기타 휴가 제도, 교대 근로가 이루어지는 경우의 교대 방식 등이 포함된다.
3.2 임금의 결정·계산·지급 방법, 임금의 산정 기간·지급 시기 및 승급에 관한 사항
임금에 관한 사항은 근로자의 생활과 직결되는 핵심적 근로 조건이므로 필수 기재사항으로 규정되어 있다. 기본급, 수당, 상여금 등 임금의 구성 항목, 임금의 산정 기준 및 산정 방식, 임금의 지급 주기 및 지급일, 승급의 시기와 기준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야 한다.
3.3 가족수당의 계산·지급 방법에 관한 사항
가족수당을 지급하는 경우 그 계산 및 지급 방법에 관한 사항이 필수 기재사항에 포함된다. 다만 가족수당 제도 자체는 법정 수당이 아니므로, 사용자가 가족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 사항을 기재할 필요가 없다.
3.4 퇴직에 관한 사항
근로자의 퇴직에 관한 사항으로, 자발적 퇴직, 정년 퇴직, 당연 퇴직 사유, 퇴직 절차 등이 포함된다. 해고에 관한 사항은 후술하는 별도의 필수 기재사항에 해당한다.
3.5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급여, 상여 및 최저임금에 관한 사항
퇴직급여제도의 종류, 퇴직금 또는 퇴직연금의 지급 방법, 상여금의 지급 기준과 방법, 최저임금의 적용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된다. 퇴직급여제도에 관하여는 퇴직금 제도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및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중 어느 것을 채택할 것인지가 명시되어야 한다.
3.6 근로자의 식비, 작업 용품 등의 부담에 관한 사항
근로자가 식비, 작업 용품, 기타 부대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경우 그 부담 내용 및 방법이 명시되어야 한다.
3.7 근로자를 위한 교육 시설에 관한 사항
사용자가 근로자를 위한 교육 시설을 설치 및 운영하는 경우 해당 시설의 이용 방법, 대상, 조건 등이 기재되어야 한다.
3.8 출산전후휴가·육아휴직 등 근로자의 모성 보호 및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사항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출산전후휴가,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모성 보호 및 일·가정 양립 지원 제도에 관한 사항이 필수 기재사항에 포함된다. 이러한 제도는 법정 제도로서 사용자의 임의 선택 사항이 아니므로, 사업장의 모든 사용자는 이에 관한 규정을 취업규칙에 반영하여야 한다.
3.9 안전과 보건에 관한 사항
산업안전보건법 기타 안전 및 보건 관련 법령에 따른 사용자의 의무, 근로자의 준수 사항, 안전 보건 교육, 보호구 착용, 사고 시 대응 절차 등이 포함된다.
3.10 근로자의 성별, 연령, 신체적 조건 등의 특성에 따른 사업장 환경의 개선에 관한 사항
근로자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사업장 환경 개선에 관한 사항으로, 여성 근로자, 고령 근로자, 장애 근로자 등에 대한 편의 제공 및 환경 조성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다.
3.11 업무상과 업무 외의 재해 부조에 관한 사항
업무상 재해에 대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상 외에 사용자가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부조, 업무 외 재해에 대한 위로금 또는 부조금 지급 등에 관한 사항이 기재된다.
3.12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 등에 관한 사항
근로기준법 제93조 제11호는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 등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의 필수 기재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2019년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하여 신설된 조항으로서, 직장 내 괴롭힘의 정의, 금지 행위, 신고 및 조사 절차, 가해자에 대한 조치, 피해자 보호 조치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3.13 표창과 제재에 관한 사항
근로자에 대한 포상 및 징계의 사유, 종류,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이 필수 기재사항에 포함된다. 특히 징계에 관한 사항은 근로자의 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징계 사유의 구체적 열거, 징계의 종류와 양정 기준, 징계 절차, 소명 기회 부여 등이 명시적으로 규정되어야 한다.
3.14 해당 사업장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되는 사항
위 사항들 외에 해당 사업장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되는 사항이 있는 경우 이를 취업규칙에 기재하여야 한다. 이는 포괄적 성격의 필수 기재사항으로서, 해당 사업장에 특유한 근로 조건이 있는 경우 이를 명문화하도록 하는 의미를 가진다.
4. 임의 기재사항의 범위와 성질
4.1 임의 기재사항의 개념
임의 기재사항이란 근로기준법이 기재를 의무화하지 아니하는 사항으로서, 사용자가 그 필요에 따라 취업규칙에 기재할 수 있는 사항을 의미한다. 임의 기재사항의 범위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며, 사용자는 해당 사업장의 운영상 필요한 사항을 자유롭게 취업규칙에 포함시킬 수 있다.
4.2 임의 기재사항의 예시
임의 기재사항의 대표적인 예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복리후생 제도의 세부 사항, 연수 및 교육 훈련에 관한 사항, 직무발명 보상에 관한 사항, 비밀유지 및 경업 금지에 관한 사항, 기밀 정보의 취급에 관한 사항, 소셜 미디어 및 정보통신 기기 사용에 관한 사항, 복장 및 용모에 관한 사항, 출장 및 여비에 관한 사항 등이다.
4.3 임의 기재사항의 법적 효력
임의 기재사항이라 하더라도 일단 취업규칙에 기재된 경우에는 취업규칙의 일부로서 법적 효력을 가진다. 즉, 해당 사항은 사용자와 근로자를 구속하는 규범적 효력을 갖게 되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취업규칙 위반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임의 기재사항을 취업규칙에 포함시킬 것인지의 판단은 해당 사항의 법적 구속력 발생이라는 효과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4.4 임의 기재사항의 변경
임의 기재사항의 변경 역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가 규정하는 변경 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특히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의 경우에는 근로자 집단의 동의가 필요하며, 이는 임의 기재사항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5. 필수 기재사항과 임의 기재사항의 구분 실익
5.1 작성 의무 위반 여부의 판단
필수 기재사항과 임의 기재사항의 구분은 우선 취업규칙 작성 의무의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필수 기재사항을 누락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제93조에 따른 작성 의무 위반으로 평가되어 과태료 등의 제재가 부과될 수 있으나, 임의 기재사항의 누락은 아무런 법적 문제를 야기하지 아니한다.
5.2 관할 행정기관의 감독 범위
필수 기재사항의 기재 여부는 관할 행정기관의 감독 대상이 되며, 지방고용노동관서는 필수 기재사항의 누락이 발견되는 경우 시정 명령을 발할 수 있다. 임의 기재사항은 원칙적으로 이러한 감독의 직접적 대상이 아니다.
5.3 변경 절차의 엄격성
필수 기재사항은 근로자의 근로 조건에 직결되는 핵심적 사항이므로, 이에 대한 변경은 특히 엄격한 절차적 심사를 받게 된다. 반면 임의 기재사항의 변경은 필수 기재사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완화된 심사를 받는 경향이 있으나, 그것이 근로자의 권리 또는 의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필수 기재사항의 변경과 동일한 절차적 요건이 적용된다.
6. 금지 기재사항
6.1 법령 위반 사항
취업규칙에는 근로기준법 기타 노동관계 법령에 위반되는 내용을 기재할 수 없다. 이러한 금지 기재사항의 예로는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시간의 일방적 설정, 법정 최저임금 미달의 임금 규정, 법정 휴가의 박탈, 강행 법규에 위반되는 징계 규정 등이 있다. 금지 기재사항이 취업규칙에 기재되더라도 해당 부분은 무효가 되며,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령의 기준에 의하여 대체된다.
6.2 단체협약 위반 사항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단체협약에 위반되는 내용은 취업규칙에 기재할 수 없다.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이 상충하는 경우에는 단체협약이 우선 적용되며, 취업규칙 중 단체협약에 위반되는 부분은 효력을 상실한다.
6.3 사회 질서 위반 사항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내용은 취업규칙에 기재되더라도 무효가 된다. 예를 들어 근로자의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조항, 차별적 처우를 강제하는 조항, 근로자의 인격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조항 등이 이에 해당한다.
7. 기술 기반 기업의 실무적 함의
기술 기반 기업의 취업규칙 작성에 있어서 필수 기재사항의 완결성은 기본적 요구에 해당한다. 이에 더하여 기술 기업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다음과 같은 임의 기재사항의 포함이 권장된다.
첫째, 직무발명 보상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 또는 별도 규정의 형식으로 명시하여야 한다. 이는 발명진흥법상 사용자의 의무와 연결되는 사항이며, 보상 규정의 제정 자체가 법적 요구 사항이다. 둘째, 영업비밀 및 기밀 정보의 취급에 관한 사항을 포함시켜 정보 보안 체계의 기초를 확립하여야 한다. 셋째, 유연근무제, 재량 근로시간제, 원격 근무 등 기술 기업에 특유한 근무 형태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에 명시적으로 반영하여야 한다. 넷째, 지식재산권의 귀속에 관한 사항, 정보통신 기기 및 소셜 미디어의 사용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시켜 디지털 환경에서의 업무 수행 원칙을 확립하여야 한다.
다만 임의 기재사항을 취업규칙에 포함시키는 경우 해당 사항이 법적 구속력을 갖게 되며, 그 변경에도 취업규칙 변경 절차가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취업규칙 본체에 기재하는 대신 별도의 세부 규정 또는 가이드라인의 형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유연성 확보에 유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