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 취업규칙 작성 의무의 발생 요건과 관할 행정기관 신고 절차
1. 취업규칙 작성 의무의 법적 근거
대한민국 근로기준법 제93조는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는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취업규칙 작성 및 신고 의무는 사용자의 일방적 근로 조건 결정권에 대한 행정적 감독을 확보하고, 근로자가 자신에게 적용되는 근로 조건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다. 취업규칙 작성 및 신고 의무는 근로기준법상 강행적 의무이며, 이를 위반한 사용자는 동법상 과태료 부과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2. 작성 의무 발생의 인적 요건
2.1 상시 근로자 수 10명의 기준
작성 의무가 발생하는 인적 요건의 핵심은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 사용이다. 여기서 “상시“란 해당 사업장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를 의미하며, 일시적인 근로자 수의 변동은 고려되지 아니한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는 상시 사용 근로자 수의 산정 방법을 규정하고 있으며, 일정 기간 동안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한다.
2.2 근로자 수 산정의 대상
상시 근로자 수의 산정에 포함되는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자 전원이다. 정규직, 기간제, 단시간 근로자, 일용 근로자 등이 모두 포함된다. 다만 파견 근로자는 파견 사업주의 근로자로 산정되며, 사용 사업주의 근로자 수에는 포함되지 아니한다. 임원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산정 대상에서 제외되나, 형식상 임원이라도 실질적으로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산정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2.3 사업장 단위의 판단
상시 근로자 수는 원칙적으로 사업장 단위로 판단된다. 하나의 법인이 여러 사업장을 운영하는 경우에도 각 사업장별로 상시 근로자 수를 산정하여 작성 의무 발생 여부를 판단한다. 다만 장소적으로 구분되어 있더라도 사업 운영의 실질이 동일하고 업무 관리가 통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하나의 사업장으로 보아 통합 산정할 수 있다.
2.4 상시 10명 미만 사업장의 임의 작성
상시 1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은 취업규칙 작성 및 신고 의무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다만 이러한 사업장에서도 사용자가 임의로 취업규칙을 작성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작성된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으로서의 법적 효력을 가진다. 임의로 작성된 취업규칙에 대하여는 법정 신고 의무는 없으나, 작성 및 변경 절차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일반 규정이 적용된다.
3. 작성 의무 발생 시점
3.1 상시 근로자 수 요건 충족 시점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 수가 10명에 도달한 시점부터 취업규칙 작성 의무가 발생한다. 신설 사업장의 경우에는 사업 개시와 동시에 또는 사업 개시 후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게 된 시점부터 작성 의무가 발생한다. 작성 의무가 발생한 이후에는 합리적 기간 내에 취업규칙을 작성하고 신고하여야 한다.
3.2 근로자 수의 일시적 변동
근로자 수가 일시적으로 10명 미만으로 감소한 경우에도 통상적으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면 작성 의무는 존속한다. 반대로 일시적으로 10명 이상으로 증가한 경우에는 상시 사용의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지 아니한다. 작성 의무의 발생 및 소멸은 통상적 상태에 의하여 판단된다.
4. 취업규칙 작성의 절차
4.1 초안의 작성
취업규칙의 초안은 사용자가 작성한다. 취업규칙은 본질적으로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하는 규범이므로, 근로자의 참여나 동의는 그 작성 자체의 요건이 아니다. 다만 근로기준법은 다음과 같은 의견 청취 또는 동의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4.2 근로자의 의견 청취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본문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의견 청취 의무라고 한다.
의견 청취는 단순한 통지나 설명과는 구별되는 것으로서, 근로자 측이 실질적으로 의견을 형성하고 이를 사용자에게 표명할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의견 청취의 결과에 사용자가 구속되는 것은 아니며, 사용자는 근로자 측의 의견을 고려하되 최종적 결정 권한을 유지한다.
4.3 불이익 변경 시의 동의 의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불이익 변경에 대한 엄격한 절차적 요건으로서, 의견 청취 의무와 구별되는 동의 의무에 해당한다.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이루어진 불이익 변경은 원칙적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4.4 근로자 과반수 대표의 확인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청취하거나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근로자의 과반수“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실무상으로는 근로자 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이 활용되며, 근로자 대표는 전체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선출되어야 한다.
5. 관할 행정기관 신고 절차
5.1 신고 의무의 대상
근로기준법 제93조는 취업규칙의 작성뿐만 아니라 그 변경에 대하여도 신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즉, 취업규칙을 최초로 작성한 때는 물론, 기존 취업규칙의 내용을 변경한 때에도 신고 의무가 발생한다. 변경의 경우 그 내용이 전면적 개정인지 일부 개정인지를 불문하고 신고 대상이 된다.
5.2 관할 행정기관
취업규칙의 신고는 사업장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고용노동관서, 즉 지방고용노동청장 또는 지청장에게 이루어진다. 신고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위임에 의하여 지방고용노동관서에서 접수 및 처리한다.
5.3 신고 시 첨부 서류
취업규칙 신고 시에는 다음과 같은 서류를 첨부하여야 한다. 첫째, 취업규칙의 본문이다. 둘째, 근로자 의견서 또는 동의서이다. 불이익 변경이 아닌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 또는 과반수 노동조합의 의견을 기재한 의견서를 첨부하며, 불이익 변경의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 또는 과반수 노동조합의 동의서를 첨부한다. 셋째, 변경 신고의 경우 변경 전후의 비교 자료를 첨부하는 것이 실무상 요구된다.
5.4 신고 기한
취업규칙 신고의 구체적 기한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은 명시적 기간을 두고 있지 아니하나,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 후 지체 없이 신고하여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실무상으로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 후 가급적 신속히 신고하는 것이 권장된다.
5.5 신고의 법적 성질
취업규칙 신고는 행정청에 대한 수리를 요하는 신고의 성질을 가지는지, 아니면 단순한 보고적 신고의 성질을 가지는지에 관하여 견해가 대립한다. 통설 및 판례는 취업규칙 신고를 보고적 신고로 파악하여, 신고의 수리 여부가 취업규칙의 효력 발생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본다. 즉,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작성하고 근로자에게 주지시킨 때에 효력이 발생하며, 신고는 행정적 감독의 편의를 위한 절차에 불과하다.
6. 주지 의무
6.1 주지 의무의 내용
근로기준법 제14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기준법과 근로기준법 시행령의 주요 내용과 취업규칙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장소에 항상 게시하거나 갖추어 두어 근로자에게 널리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주지 의무라고 한다.
6.2 주지 의무의 이행 방법
주지 의무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행될 수 있다. 전통적으로는 사업장 내 게시판에 취업규칙을 게시하는 방법이 활용되었으며, 최근에는 사내 전자게시판, 사내 인트라넷, 공유 파일 서버 등 전자적 방법을 통한 주지도 인정되고 있다. 주지 방법의 핵심은 근로자가 자유롭고 용이하게 취업규칙의 내용을 열람할 수 있는 상태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6.3 주지와 효력 발생의 관계
판례는 취업규칙의 효력 발생 시점을 원칙적으로 근로자에 대한 주지 시점으로 본다.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작성하였더라도 이를 근로자에게 주지시키지 아니한 경우에는 해당 취업규칙의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다. 따라서 주지 의무의 이행은 취업규칙의 효력 발생을 위한 실질적 요건에 해당한다.
7. 위반의 법적 효과
7.1 작성 및 신고 의무 위반
취업규칙 작성 및 신고 의무를 위반한 사용자는 근로기준법 제116조 제1항에 따라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작성 및 신고 의무의 위반 자체가 해당 사업장 내의 근로 조건 규율을 무효화하는 것은 아니며, 근로기준법 및 관련 법령의 직접적 적용이 이루어진다.
7.2 절차적 하자의 효과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있어 근로자의 의견 청취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과태료의 제재가 부과될 수 있으나, 취업규칙 자체의 효력에는 원칙적으로 영향이 없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반면 불이익 변경 시의 동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전의 취업규칙이 계속 적용된다.
8. 기술 기반 기업의 실무적 함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은 초기에는 상시 근로자 수가 10명 미만인 경우가 많으나, 성장 과정에서 작성 의무가 발생하는 임계점을 지나게 된다. 이러한 전환 시점에 취업규칙의 작성 및 신고를 적시에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법적 리스크가 누적될 수 있다. 또한 기술 기반 기업의 특수한 근무 형태, 예를 들어 유연근무제, 재량 근로시간제, 원격 근무 등을 도입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취업규칙의 명시적 근거가 필요하므로, 작성 및 신고 절차의 적기 이행은 조직 운영의 전제 조건에 해당한다.
또한 취업규칙의 작성 및 변경 과정에서 근로자 측의 의견 청취 및 동의 절차를 형식적으로 이행하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불이익 변경의 경우 동의 절차의 하자는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을 부정하는 결과로 이어지므로, 동의 취득 과정의 적법성을 철저히 확보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