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 직무발명의 승계 절차와 정당한 보상액 산정 방법론
1. 승계 절차의 법적 구조
1.1 종업원등의 발명 완성 통지 의무
발명진흥법 제12조는 종업원등이 직무발명을 완성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을 사용자등에게 문서로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완성 통지 의무는 사용자가 해당 발명의 승계 여부를 적시에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다. 통지는 서면의 형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발명의 기술적 내용, 완성 시점, 공동 발명자의 유무 등이 명시되어야 한다.
1.2 사용자의 승계 의사 통지 기간
발명진흥법 제13조 제1항은 사용자가 종업원등의 발명 완성 통지를 받은 날부터 4개월 이내에 그 발명에 대한 권리의 승계 여부를 종업원등에게 문서로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미리 사용자등에게 특허등을 받을 수 있는 권리나 특허권등을 승계시키는 계약 또는 근무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계약 또는 근무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
1.3 승계 의사 통지의 법적 효과
사용자가 법정 기간 내에 승계 의사를 문서로 통지한 경우, 해당 직무발명에 대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사용자가 통지를 발송한 시점 또는 종업원등이 이를 수령한 시점에 사용자에게 이전된다. 반면 사용자가 법정 기간 내에 승계 의사를 통지하지 아니하거나 승계를 포기하는 의사를 통지한 경우에는 사용자는 해당 직무발명에 대하여 발명진흥법 제10조 제1항에 따른 통상실시권만을 취득하며,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종업원등에게 유보된다.
1.4 통상실시권의 무상 여부
사용자가 법정 통상실시권을 취득하는 경우, 그 통상실시권은 원칙적으로 무상이다. 이는 사용자가 해당 발명의 완성에 대한 물적·인적 기반을 제공하였다는 점을 반영한 입법적 결단에 해당한다. 다만 사용자가 법정 기간 내에 승계 의사를 통지하지 아니하거나 승계를 포기한 경우, 발명진흥법은 사용자의 통상실시권을 제한하거나 종업원등이 정당한 대가 없이 해당 발명을 제3자에게 이전하거나 전용실시권을 설정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1.5 승계 포기 후의 처리
사용자가 승계를 포기한 경우, 종업원등은 해당 발명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 다만 사용자가 통상실시권을 유지하는 한, 종업원등이 제3자에게 전용실시권을 설정하는 경우에는 사용자의 통상실시권과의 관계를 고려하여야 한다.
2. 예약승계 제도의 운영
2.1 예약승계 조항의 법적 성질
예약승계 조항이란 종업원등이 장래에 완성할 직무발명에 대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 또는 특허권등을 사용자등에게 승계시키거나 사용자등을 위하여 전용실시권을 설정하도록 미리 약정하는 조항을 의미한다. 발명진흥법 제10조 제3항은 이러한 예약승계 조항의 유효성을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다. 예약승계 조항은 근로계약, 취업규칙, 직무발명규정 등에 포함되는 형식으로 체결 또는 제정된다.
2.2 예약승계 조항의 효력 범위
예약승계 조항은 직무발명에 한정하여 유효하며, 자유발명 또는 업무발명에 대한 예약승계 조항은 발명진흥법 제10조 제3항의 반대해석상 무효로 본다. 또한 중소기업이 아닌 기업의 경우 예약승계 조항이 있다 하더라도 직무발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후 승계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등 절차적 제약이 적용될 수 있다.
2.3 예약승계 조항의 자동 승계 효력
일부 견해는 예약승계 조항이 존재하는 경우 종업원등의 발명 완성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권리가 사용자에게 이전된다고 해석한다. 그러나 다수의 판례 및 통설은 예약승계 조항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사용자가 별도의 승계 의사를 표시하여야 비로소 권리가 이전된다는 입장을 취한다. 이는 사용자에게 승계 여부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3. 정당한 보상액 산정의 법리
3.1 정당한 보상의 개념
발명진흥법 제15조 제1항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란,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가 사용자에게 이전됨으로써 종업원등이 상실하는 경제적 이익에 상응하는 대가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임금이나 상여금과 구별되는 독립된 청구권으로서, 종업원등이 발명의 실시 또는 처분으로부터 얻을 수 있었던 경제적 가치를 보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3.2 산정의 기본 공식
판례가 제시하는 정당한 보상액의 일반적 산정 공식은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다. 정당한 보상액은 사용자가 해당 발명에 의하여 얻을 이익의 액에 발명자의 공헌도를 곱하고, 공동 발명자가 있는 경우 해당 발명자의 지분율을 다시 곱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이를 산식으로 표현하면, 보상액 = 사용자가 얻을 이익의 액 × 발명자 공헌도 × 해당 발명자의 지분율로 나타낼 수 있다.
3.3 사용자가 얻을 이익의 액의 산정
사용자가 얻을 이익의 액은 해당 직무발명의 실시 또는 처분을 통하여 사용자가 실제로 얻은 또는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이익을 의미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산정될 수 있다.
첫째, 자기 실시의 경우에는 해당 발명의 실시에 의한 매출액에 예상 실시료율을 곱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즉, 사용자가 해당 발명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보유함으로써 제3자에게 실시료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실시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한 가상의 실시료 절감액을 산정하는 것이다. 이 경우 독점권 기여율이라는 요소가 추가적으로 고려되며, 이는 해당 발명이 사용자의 매출에 기여한 정도를 반영한다.
둘째, 타인 실시허락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실제로 수령한 실시료 또는 로열티 수익이 기준이 된다.
셋째, 특허권의 양도의 경우에는 양도 대금이 기준이 된다.
3.4 발명자 공헌도의 산정
발명자 공헌도는 100%에서 사용자 공헌도를 차감한 값으로 산정된다. 사용자 공헌도는 사용자가 해당 발명의 완성에 기여한 정도를 의미하며, 연구개발 시설 및 장비의 제공, 연구개발 비용의 투입, 선행 기술 정보의 제공, 공동 연구자의 배치, 연구개발 환경의 조성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판례는 일반적으로 사용자 공헌도를 매우 높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에 따라 발명자 공헌도는 대체로 5% 내지 30%의 범위 내에서 판단되는 사례가 다수이다.
3.5 공동 발명자의 지분율
다수의 종업원이 공동으로 직무발명을 완성한 경우에는 각 발명자의 기여도에 따라 지분율이 결정된다. 지분율 결정 시에는 기술적 아이디어의 제공, 실험 및 검증 수행, 기술적 난점의 해결, 발명의 구체적 구현 등 발명 완성 과정에서의 실질적 기여가 고려된다. 기여도의 객관적 평가가 곤란한 경우에는 균등 지분이 인정될 수 있다.
4. 산정 방법론의 유형
4.1 실시료 환산법
실시료 환산법은 해당 발명의 실시에 의한 매출액에 가상의 실시료율을 곱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자기 실시의 경우에 주로 사용되며, 동종 기술 분야의 통상적 실시료율, 해당 발명의 기술적 수준, 시장에서의 경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시료율을 결정한다.
4.2 초과 매출액 환산법
초과 매출액 환산법은 해당 발명이 없었더라면 얻을 수 없었을 초과 매출액을 산정하고, 이에 일정한 비율을 곱하여 사용자가 얻을 이익의 액을 산정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해당 발명이 사용자의 매출에 미친 직접적 기여를 측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4.3 이익률 적용법
이익률 적용법은 해당 발명의 실시에 의한 매출액에 영업이익률 또는 공헌이익률을 곱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사용자의 재무 상태 및 수익 구조를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이익률의 산정에 자의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
4.4 누적 산정과 연도별 산정
보상액의 산정은 해당 발명의 실시 또는 처분이 이루어지는 전 기간에 걸쳐 누적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연도별로 구분하여 이루어질 수 있다. 연도별 산정 방식은 각 연도의 매출액과 기여도를 별도로 평가할 수 있어 실질적 보상에 부합하는 장점이 있다.
5. 보상액 산정의 주요 쟁점
5.1 소멸시효의 기산점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보상의 유형에 따라 달리 판단된다. 출원 보상의 경우에는 출원 시점, 등록 보상의 경우에는 등록 시점, 실시 보상의 경우에는 해당 연도의 실시 수익이 확정된 시점이 각각 기산점이 된다. 실시 보상은 연도별로 별도의 청구권이 발생한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입장이다.
5.2 기업의 재무 상태 반영 여부
사용자가 적자 상태에 있거나 해당 발명의 실시로부터 현실적 이익을 얻지 못한 경우에도 정당한 보상금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지에 관하여는 견해가 대립한다. 판례는 사용자가 현실적으로 얻은 이익이 없는 경우에도 해당 발명의 객관적 가치에 따라 보상금이 산정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5.3 퇴직 후의 보상 청구
종업원등이 퇴직한 이후에도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권은 소멸하지 아니한다. 퇴직한 종업원등도 재직 중에 완성하고 사용자에게 권리를 이전한 직무발명에 대하여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러한 권리는 근로관계의 종료와 무관하게 존속한다.
6. 주요 판례의 동향
6.1 대법원 판결의 기본 입장
대법원은 정당한 보상액 산정에 관하여 사용자가 얻을 이익의 액, 발명자의 공헌도, 공동 발명자의 지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제시하여 왔다.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1다77313, 77320 판결 등 다수의 판결은 이러한 산정 기준을 구체화하여 왔으며, 하급심 판결들은 이를 사실관계에 적용하여 구체적 보상액을 산정하고 있다.
6.2 고액 보상 사례의 의의
대한민국에서는 대법원 및 하급심에서 수억 원 이상의 직무발명 보상금 지급을 명한 판결이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사례는 직무발명 보상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였으며, 기업들로 하여금 보상 규정의 정비와 절차의 준수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7. 기술 기반 기업의 실무적 함의
7.1 승계 절차의 표준화
기술 기반 기업은 발명 완성 통지, 승계 여부 결정, 승계 통지 등의 각 단계를 명확히 구분하고, 각 단계별로 표준화된 서식과 처리 기한을 내부 규정에 명시하여야 한다. 이는 법정 기간의 도과로 인한 통상실시권만의 취득이라는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한 기본적 조치이다.
7.2 보상 규정의 정교화
보상 규정은 보상의 유형, 시점, 산정 방법, 지급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야 한다. 특히 실시 보상의 산정 공식과 관련 변수의 정의는 분쟁 예방을 위하여 가능한 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기술되어야 한다.
7.3 평가 및 기록 관리 체계의 구축
정당한 보상액의 산정에 관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사용자는 발명의 완성 과정, 사용자의 기여 내용, 공동 발명자의 기여도, 해당 발명의 매출 기여 등을 입증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발명 신고 시점부터 실시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내부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