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il Jung

KISS (Keep It Simple, Stupid) 원칙

현대 기술 시스템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복잡성에 도달했다.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된 마이크로프로세서부터 수백만 라인의 코드로 구성된 소프트웨어, 그리고 전 지구적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구축하고 의존하는 시스템의 내부는 소수의 전문가조차 완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미궁과 같다. 이러한 복잡성의 증가는 기능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예측 불가능한 오류, 천문학적인 유지보수 비용, 그리고 시스템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을 가로막는 거대한 인지적 장벽이라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1 시스템이 거대해지고 상호 의존성이 높아지면서, 사소한 변경 하나가 예기치 못한 파급 효과를 일으키는 ‘나비 효과’는 더 이상 이론이 아닌 일상의 현실이 되었다.

이러한 복잡성의 파고 속에서, 반세기 전 군사 공학의 현장에서 탄생한 하나의 원칙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울림을 주고 있다. 바로 ‘KISS(Keep It Simple, Stupid)’ 원칙이다. “단순하게, 바보도 알 수 있을 정도로”라는 직설적인 이 격언은, 표면적으로는 단순함을 향한 소박한 권고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복잡성과의 지난한 싸움에서 인류가 발견한 가장 정교하고 강력한 무기 중 하나이다. KISS 원칙은 단순히 ‘좋은 설계’를 위한 여러 지침 중 하나가 아니라, 관리 가능한 복잡성의 한계에 도달한 기술 사회의 필연적 귀결이라 할 수 있다. 초기 시스템 설계가 기능 구현에 집중했다면, 시스템의 규모가 팽창하며 유지보수 비용과 인지 부하가 폭증하는 단계를 거쳤고, 이는 ‘기술 부채(technical debt)’라는 개념으로 정립되었다.1 이 관점에서 KISS 원칙은 기술 부채의 발생을 근원적으로 억제하고, 시스템의 장기적인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적인 경제적, 전략적 원칙으로 재조명된다.

본 보고서는 KISS 원칙을 단편적인 격언의 차원에서 벗어나, 복잡성 관리를 위한 핵심 철학이자 다차원적인 공학적 실체로서 심층적으로 고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제1장에서는 켈리 존슨과 스컹크 웍스의 일화를 통해 원칙의 기원과 그 본질적 의미를 탐구하고, 오컴의 면도날과 같은 철학적 기반을 추적한다. 제2장에서는 ‘단순성’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순환 복잡도, 섀넌 엔트로피, 콜모고로프 복잡도와 같은 정량적 척도를 통해 분석함으로써 그 공학적 실체에 접근한다. 제3장에서는 군사 공학,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제품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사례 연구를 통해 KISS 원칙이 어떻게 구체적인 성공과 실패로 이어지는지 분석한다. 제4장에서는 YAGNI, DRY와 같은 다른 핵심 설계 원칙들과의 관계를 조명하며, 이들 사이의 상충과 균형점을 탐색한다. 마지막으로 제5장에서는 ‘과잉 단순화’의 함정과 고신뢰성 조직(HRO)의 교훈을 통해 KISS 원칙의 명백한 한계와 비판적 지점을 검토한다.

궁극적으로 본 보고서는 KISS 원칙이 단순히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소극적 행위가 아니라, 본질적인 복잡성을 식별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격리’하는 고도의 지적 활동임을 논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복잡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단순함’이라는 가장 날카로운 도구를 어떻게 연마하고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KISS 원칙의 힘은 그 간결함에 있지만, 그 이면에는 극한의 상황에서 비롯된 실용주의와 인간의 인지적 한계에 대한 깊은 통찰, 그리고 수 세기에 걸쳐 내려온 철학적 지혜가 응축되어 있다. 이 원칙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탄생의 배경과 단어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철학적 맥락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KISS 원칙의 기원은 1960년대, 냉전이 한창이던 시절의 미 해군과 록히드(Lockheed) 사의 전설적인 비밀 연구개발 조직 ‘스컹크 웍스(Skunk Works)’로 거슬러 올라간다.3 이 원칙을 제창한 인물은 스컹크 웍스를 이끌었던 천재 항공 엔지니어, 클라렌스 “켈리” 존슨(Clarence “Kelly” Johnson)으로 알려져 있다.5 그는 U-2 정찰기, SR-71 블랙버드 등 항공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혁신적인 항공기들을 개발한 주역이었다.

존슨이 KISS 원칙을 고안하게 된 배경에는 극한의 현실, 즉 ‘전장(battlefield)’이라는 변수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설계팀에게 다음과 같은 도전을 제시했다고 전해진다. “우리가 설계하는 제트 항공기는, 전투 상황의 최전선 야전에서, 평균적인 수준의 기계 훈련만 받은 정비병이, 오직 기본적인 수공구만을 가지고도 수리할 수 있어야 한다”.7 이 일화는 KISS 원칙의 핵심 철학을 가장 명확하게 압축하여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우아하거나 효율적인 설계를 추구하는 것을 넘어, 시스템이 가장 열악한 조건에서, 가장 제한된 자원을 가진 사용자에 의해 유지보수될 수 있어야 한다는 극단적인 실용주의를 담고 있다.

전쟁터에서는 숙련된 엔지니어나 최첨단 장비를 기대할 수 없다. 만약 항공기가 사소한 고장으로 비행 불능 상태가 되었을 때, 현장의 정비병이 복잡한 구조 때문에 수리를 포기해야 한다면 그 항공기는 아무리 뛰어난 성능을 가졌더라도 한낱 고철 덩어리에 불과하다.7 존슨에게 단순성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였으며, 작전 성공과 아군의 생명을 담보하는 가장 중요한 설계 요건이었다. 불필요한 복잡성을 제거함으로써 스컹크 웍스는 기록적인 시간 안에 항공 분야의 가장 중요한 돌파구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5 이처럼 KISS 원칙은 상아탑의 이론이 아닌, 포화와 진흙 속에서 탄생한 실전 철학인 것이다.

KISS 원칙의 가장 널리 알려진 형태는 “Keep It Simple, Stupid”이다. 여기서 ‘Stupid’라는 단어는 종종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설계자나 사용자의 지능을 모욕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10 그러나 켈리 존슨의 본래 의도는 그러한 모욕적인 의미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는 설계자 자신을 향한 강력한 경고에 가깝다. 즉, ‘Stupid’는 시스템 자체가 아니라, 시스템이 도달해야 할 ‘상태’를 묘사하는 부사적 표현으로, ‘바보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stupidly simple)’ 단순하고 명료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11

더 나아가 이 경고는 설계자의 오만함(hubris)을 경계하는 자기참조적 장치로 기능한다. 켈리 존슨의 일화가 보여주듯, 설계의 기준은 창조자인 설계자가 아니라 극한 상황에 놓인 ‘사용자’(야전 정비병)이다.5 이는 설계자가 자신의 풍부한 전문 지식과 이상적인 개발 환경을 기준으로 삼으려는 자연스러운 인지적 편향, 즉 ‘전문가의 저주(curse of knowledge)’에 대한 직접적인 반박이다. 복잡한 설계는 종종 설계자 자신의 지적 능력을 과시하거나, 모든 가능성을 예측하고 통제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10 따라서 ‘Stupid’는 “당신(설계자)이 바보라서가 아니라, 당신이 스스로 똑똑하다고 착각하여 사용자의 현실을 무시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는 준엄한 자기 성찰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러한 오해의 소지 때문에, 혹은 더 부드러운 표현을 선호하는 경향에 따라 KISS 원칙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 사용된다.8 대표적인 변형들은 다음과 같다.

이 모든 변형들은 표현은 다르지만, 불필요한 복잡성을 피하고 명료성, 간결성, 직관성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는 점에서 동일한 철학을 공유한다.7 결국 어떤 표현을 사용하든, KISS 원칙의 본질은 시스템의 핵심 기능에 집중하고, 그 외의 모든 부가적인 요소들을 과감히 제거하거나 숨기는 데 있다.

KISS 원칙이 20세기 공학의 산물일지라도, 그 뿌리는 훨씬 더 깊은 철학적 전통에 닿아 있다. 그중 가장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14세기 영국의 논리학자이자 프란치스코회 수사였던 오컴의 윌리엄(William of Ockham)이 제시한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or)’ 원칙이다.14 라틴어 원문은 “Pluralitas non est ponenda sine necessitate”로, “필요성 없이 다수를 가정해서는 안 된다”로 번역된다.16 이는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 두 개의 경쟁하는 가설이 있다면, 더 적은 가정을 필요로 하는 단순한 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절약의 원리(principle of parsimony)’이다.12

현대에 와서 오컴의 면도날은 종종 “가장 단순한 해결책이 거의 항상 최고다”라는 말로 통용되지만, 이는 원의를 다소 왜곡한 해석이다.15 오컴이 말한 ‘단순함’은 외형적 간결함이 아니라 ‘가정의 최소화’를 의미한다. 소프트웨어 설계에 이를 적용하면, 불확실한 미래의 요구사항이나 검증되지 않은 가정에 기반하여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15 이러한 관점에서 오컴의 면도날은 “정말로 필요하기 전까지는 기능을 추가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YAGNI 원칙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불필요한 복잡성의 근원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KISS 원칙의 철학적 토대를 이룬다.

KISS 원칙은 또한 다양한 시대와 분야에서 나타난 미니멀리즘 철학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이러한 격언들은 모두 불필요한 장식을 걷어내고 본질에 집중할 때 비로소 최고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공통된 지혜를 담고 있다. KISS 원칙은 이러한 미학적, 철학적 통찰을 공학의 영역으로 가져와, 시스템의 효율성, 신뢰성, 유지보수성이라는 실질적인 가치로 변환시킨 현대적 발현이라 할 수 있다.

“단순하게 유지하라”는 말은 직관적이지만, 공학적 논의의 장에서는 그 의미가 모호할 수 있다. 무엇이 ‘단순’하고 무엇이 ‘복잡’한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컴퓨터 과학과 정보 이론은 ‘복잡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이러한 이론적 도구들은 KISS 원칙을 추상적인 구호에서 측정 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목표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본 장에서는 코드의 구조적 복잡성을 측정하는 순환 복잡도, 정보의 불확실성을 계량화하는 섀넌 엔트로피, 그리고 알고리즘의 본질적 복잡성을 탐구하는 콜모고로프 복잡도를 통해 ‘단순성’의 다차원적 실체를 분석한다.

소프트웨어의 복잡성을 측정하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표 중 하나는 1976년 토마스 J. 맥케이브(Thomas J. McCabe)가 제안한 순환 복잡도(Cyclomatic Complexity, CC)이다.17 이 지표는 소스 코드의 제어 흐름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 있는지를 정량화한다. 구체적으로, 프로그램 내에 존재하는 선형적으로 독립적인 경로의 수를 측정하며, 이는 코드를 완벽하게 테스트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테스트 케이스 수와 일치한다.17

순환 복잡도는 프로그램의 제어 흐름 그래프(Control Flow Graph)를 기반으로 계산된다. 이 그래프에서 노드(node)는 실행되는 코드 블록을, 엣지(edge)는 블록 간의 제어 흐름(예: 순차 실행, 분기, 반복)을 나타낸다. 순환 복잡도 $M$은 다음의 간단한 공식을 통해 계산할 수 있다.17 \(M = E - N + 2P\) 여기서 $E$는 엣지의 수, $N$은 노드의 수, 그리고 $P$는 연결된 컴포넌트(connected components)의 수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단일 함수나 메서드를 분석할 경우 $P$는 1이 된다.17 더 간단하게는, 코드 내의 결정 지점(decision point)의 수(예: $if$, $while$, $for$, $case$ 등)에 1을 더하여 근사치를 구할 수 있다.

순환 복잡도가 높은 코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내포한다.

일반적으로 순환 복잡도 값이 10을 초과하면 코드가 복잡하여 리팩토링(refactoring)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진다.17 따라서 순환 복잡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은 코드의 구조를 단순하고 명료하게 만들어 KISS 원칙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법론 중 하나이다.

구조적 복잡성 외에, 시스템이 가질 수 있는 상태의 불확실성 또한 복잡성의 중요한 차원이다. 이 ‘정보적 복잡성’을 측정하는 핵심적인 도구가 바로 정보 이론의 창시자 클로드 섀넌(Claude Shannon)이 1948년에 제안한 정보 엔트로피(Shannon Entropy)이다.18

섀넌 엔트로피는 어떤 확률 변수 $X$가 갖는 불확실성의 양, 또는 평균 정보량을 정량화한 값이다.20 정보량은 ‘놀람의 정도’와 비례한다. 예를 들어, “해는 동쪽에서 뜬다”는 문장은 확률이 매우 높은 사건이므로 거의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지 않지만(놀람이 적음), “내일 주식 시장이 50% 폭락한다”는 문장은 확률이 매우 낮은 사건이므로 엄청난 양의 정보를 담고 있다(놀람이 큼).18 따라서 특정 사건 $x$가 발생할 확률을 $p(x)$라고 할 때, 그 사건의 정보량 $I(x)$는 확률에 반비례하며, 로그 함수를 사용하여 $I(x) = -\log p(x)$로 정의된다.

섀넌 엔트로피 $H(X)$는 이러한 정보량의 기댓값(평균값)으로, 확률 변수 $X$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상태 $x_i$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18 \(H(X) = - \sum_{i=1}^{n} p(x_i) \log_b p(x_i)\) 여기서 $p(x_i)$는 상태 $x_i$가 발생할 확률이며, 로그의 밑 $b$는 정보량의 단위를 결정한다. 보통 $b=2$를 사용하여 비트(bit) 단위로 측정한다.18

엔트로피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특성을 가진다.

시스템 설계의 관점에서, 엔트로피가 낮다는 것은 시스템의 동작이나 상태가 예측 가능하고 제어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엔트로피가 높다는 것은 시스템이 가질 수 있는 상태가 매우 다양하고 예측 불가능하여 복잡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시스템의 상태 공간을 줄이거나, 특정 상태 패턴을 유도하여 정보 엔트로피를 낮추는 것은 KISS 원칙을 정보 이론적 관점에서 구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구조나 정보의 차원을 넘어, 어떤 대상의 ‘본질적인’ 복잡성을 측정하려는 가장 근본적인 시도가 바로 알고리즘 정보 이론에서 제시된 콜모고로프 복잡도(Kolmogorov Complexity)이다.23 어떤 문자열(데이터) $s$의 콜모고로프 복잡도 $K(s)$는, 그 문자열 $s$를 출력하고 정지하는 가장 짧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길이로 정의된다.23

예를 들어, 01010101010101010101 (20자리)이라는 문자열을 생각해보자. 이 문자열을 그대로 저장하려면 20비트가 필요하다. 하지만 print '01' 10 times와 같은 짧은 프로그램으로도 생성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길이가 바로 이 문자열의 콜모고로프 복잡도에 근접한다. 반면, 동전 던지기로 생성된 것과 같은 무작위적인 문자열은 그 자체를 그대로 포함하는 프로그램보다 더 짧은 생성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문자열은 ‘압축 불가능’하며, 콜모고로프 복잡도가 매우 높다.

콜모고로프 복잡도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특징을 갖는다.

계산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콜모고로프 복잡도는 ‘진정한 단순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콜모고로프 복잡도가 낮다는 것은 데이터 내에 패턴이나 구조가 존재하여 더 짧게 기술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것이 바로 ‘알고리즘적 단순성’의 본질이다. 반대로 복잡도가 높다는 것은 데이터가 본질적으로 무작위적이고 비구조적이어서 어떠한 단순한 설명도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KISS 원칙을 이 관점에서 해석하면, 우리가 설계하는 시스템이나 생성하는 데이터가 가능한 한 낮은 콜모고로프 복잡도를 갖도록, 즉 내부적으로 명확한 패턴과 구조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복잡도 척도는 ‘단순성’이 단일한 개념이 아니라 다차원적 스펙트럼으로 존재함을 보여준다. 구조적 단순성(낮은 순환 복잡도), 정보적 단순성(낮은 엔트로피), 알고리즘적 단순성(낮은 콜모고로프 복잡도)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지만 때로는 상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예외 케이스를 긴 if-else 문으로 명시적으로 처리하는 코드는 순환 복잡도는 매우 높지만(구조적으로 복잡), 각 분기가 명확하여 개발자가 이해하기에는 정보적 불확실성이 낮을 수 있다. 반대로, 매우 간결하고 압축적인 알고리즘(예: 복잡한 정규표현식)은 콜모고로프 복잡도 관점에서는 단순하지만, 그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고(높은 인지적 부하) 수많은 암묵적 경로를 내포하여(높은 잠재적 순환 복잡도) KISS 원칙의 실용적 목표를 위배할 수 있다.25 따라서 KISS 원칙을 현명하게 적용한다는 것은, 이 세 가지 차원의 복잡도 사이에서 주어진 문제와 맥락에 맞는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고도의 트레이드오프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하게 만들라’는 지침이 실제로는 매우 복잡한 다차원 최적화 문제임을 시사한다.

KISS 원칙은 특정 분야에 국한된 이론이 아니라, 복잡성을 다루는 모든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철학이다. 군사 무기체계의 설계부터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소비재 제품 디자인, 비즈니스 전략에 이르기까지, 단순성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해왔다. 본 장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구체적인 사례를 심층 분석하여 KISS 원칙이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어떤 결과를 낳는지 탐구한다. 이 사례들은 단순성이 단지 미학적 선택이 아니라, 신뢰성, 유지보수성, 사용자 경험,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경제적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명확히 보여줄 것이다.

냉전 시대의 이념적 대립을 상징하는 두 소총, 소련의 AK-47과 미국의 M16은 KISS 원칙을 둘러싼 설계 철학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다.26 이 두 무기체계의 비교는 ‘단순성’이 무엇을 위한 것이며,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미하일 칼라시니코프(Mikhail Kalashnikov)가 설계한 AK-47은 KISS 원칙의 화신이라 할 수 있다.27 제2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시가전을 경험한 소련은,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징집병이 혹독한 환경(진흙, 모래, 물) 속에서도 최소한의 훈련과 정비만으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필요로 했다.26 이러한 요구사항에 부응하여 AK-47은 다음과 같은 설계 철학을 채택했다.

반면, 유진 스토너(Eugene Stoner)가 설계한 M16은 정밀성과 경량화, 그리고 기술적 우위를 추구했다.27 고도로 훈련된 전문 군인이 원거리에서 적을 정확하게 제압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이는 다음과 같은 특징으로 나타났다.

이 두 소총의 대결은 ‘최고의 성능’과 ‘어떤 상황에서도 보장되는 최소한의 성능’ 사이의 철학적 선택을 보여준다. M16은 통제된 환경에서 숙련된 사수가 사용할 때 AK-47보다 월등한 명중률을 보이지만, 베트남 전쟁의 정글과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는 잦은 고장으로 악명이 높았다.27 반면 AK-47은 명중률은 다소 떨어지지만,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발사가 된다는 절대적인 신뢰성을 바탕으로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무기가 되었다.28 이 사례는 KISS 원칙이 단순히 복잡성을 피하는 것을 넘어, 시스템의 목표 사용자(징집병 vs. 전문 군인)와 운영 환경(전장 vs. 사격장)에 따라 ‘단순성’의 정의와 가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특성 AK-47 M16
설계 철학 극도의 신뢰성, 단순성, 생산성 (KISS 원칙) 정밀성, 경량화, 기술적 우위
목표 사용자 최소 훈련을 받은 징집병 고도로 훈련된 전문 군인
작동 방식 롱 스트로크 가스 피스톤 가스 직동식
구조 부품 수 적음, 넓은 허용 오차 부품 수 많음, 정밀한 허용 오차
신뢰성 매우 높음 (진흙, 모래, 물에 강함) 상대적으로 낮음 (오염에 취약)
명중률 상대적으로 낮음 높음
유지보수 용이함 (분해/조립 간단) 복잡함 (잦은 손질 필요)
생산 단가 낮음 (프레스 가공) 높음 (정밀 가공)

소프트웨어 공학 분야에서 KISS 원칙은 코드의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여진다. 단순한 코드는 이해하기 쉽고(가독성), 수정하기 쉬우며(유지보수성), 테스트하기 용이하다.1 복잡한 코드는 당장의 기능은 구현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정이 어려워지고 버그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기술 부채(technical debt)’를 축적시킨다.1 따라서 개발자들은 과도한 최적화(예: 비트 연산 남용), 복잡한 기술의 불필요한 사용, ‘바퀴의 재발명’ 등을 피함으로써 코드 수준에서 KISS 원칙을 실천하고자 노력한다.25

아키텍처 수준에서 KISS 원칙의 적용은 더 복합적인 양상을 띤다. 과거의 거대하고 단일한 구조의 모놀리식(Monolithic) 아키텍처는 초기 개발은 단순할 수 있지만, 시스템이 성장함에 따라 내부 의존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수정과 배포가 극도로 어려워지는 문제를 겪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icroservices Architecture, MSA)는 전체 시스템을 작고, 독립적으로 배포 가능한 서비스들의 조합으로 구성한다.30 각 서비스는 단일한 비즈니스 기능을 수행하며, 명확한 API를 통해 통신한다.

언뜻 보기에 MSA는 거대한 시스템을 ‘단순한’ 서비스들의 집합으로 분해한다는 점에서 KISS 원칙의 이상적인 구현처럼 보인다. 각 서비스는 코드베이스가 작고, 독립적으로 개발 및 확장이 가능하며, 특정 기술에 종속되지 않는 유연성을 제공한다.30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컴포넌트의 단순성’이 ‘시스템 전체의 단순성’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중요한 사실을 간과할 수 있다. MSA는 모놀리식 아키텍처의 내부적 복잡성(implementation complexity)을 서비스 간의 외부적 복잡성(operational complexity)으로 전환시킨다. 개발자들은 이제 서비스 간 통신, 데이터 일관성 유지, 분산 트랜잭션, 장애 처리, 서비스 탐색 등 분산 시스템 고유의 복잡한 문제들에 직면하게 된다.30

결국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에서 KISS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단순히 컴포넌트를 작게 나누는 행위가 아니다. 이는 비즈니스 도메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서비스 간의 결합도(coupling)는 낮추고, 서비스 내부의 응집도(cohesion)는 높이는 경계를 신중하게 설계하는 과정이다.30 잘못 설계된 마이크로서비스는 ‘분산된 모놀리스(distributed monolith)’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으며, 이는 KISS 원칙이 의도한 바와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한다.

KISS 원칙이 가장 눈부신 성공을 거둔 분야 중 하나는 바로 소비재 제품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 영역이다. 특히 애플(Apple)과 구글(Google)은 단순성을 핵심적인 디자인 철학으로 삼아 시장을 지배한 대표적인 기업이다.1

애플의 아이폰은 등장과 동시에 복잡한 버튼과 난해한 메뉴 구조를 가졌던 기존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었다. 아이폰의 성공 비결은 수많은 기능을 제거하고, 하나의 홈 버튼과 직관적인 터치 인터페이스라는 극도로 단순한 상호작용 모델을 제시한 데 있다.1 사용자는 설명서를 읽지 않아도 아이콘과 제스처를 통해 자연스럽게 기능을 탐색하고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복잡한 내부 하드웨어와 운영체제(iOS) 기술을 사용자가 인지할 필요가 없는 단순한 인터페이스 뒤로 완벽하게 숨겼기 때문에 가능했다. 애플의 디자인은 “완벽함이란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진다”는 미니멀리즘 철학을 제품으로 구현한 것이다.8

구글의 검색 엔진 홈페이지는 단순성의 힘을 보여주는 또 다른 강력한 사례다.1 수많은 정보와 기능으로 채울 수도 있었을 첫 화면을, 구글은 로고와 단 하나의 검색창만으로 구성했다. 이는 사용자가 페이지에 도착했을 때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업, 즉 ‘검색’에만 온전히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이 단순함 뒤에는 페이지랭크(PageRank) 알고리즘을 비롯한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복잡한 검색 기술이 작동하고 있지만, 사용자는 그 복잡성을 전혀 느낄 필요가 없다.1

이 두 사례는 중요한 공통점을 보여준다. 성공적인 KISS 적용은 시스템의 본질적인 복잡성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복잡성을 사용자와 문제 영역으로부터 효과적으로 ‘격리(Isolate)’하고 ‘추상화(Abstract)’하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구글 검색과 아이폰은 내부적으로는 극도로 복잡하지만, 사용자에게 노출되는 접점(interface)에서는 극도의 단순함을 제공한다. 이들은 불필요한 선택지를 제거하고, 명확한 시각적 계층을 제공하며, 사용자의 정신적 부담(cognitive load)을 최소화함으로써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창출한다. 이는 KISS가 단순히 ‘기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복잡성을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재배치하는 것’이라는 심도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비즈니스와 마케팅 영역에서도 KISS 원칙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강력한 도구로 활용된다. 정보 과잉의 시대에 소비자들은 복잡하고 장황한 메시지에 피로감을 느끼며, 명확하고 간결한 제안에 더 쉽게 반응한다.34

제품 개발 및 가격 정책에서 KISS 원칙은 ‘선택의 역설(paradox of choice)’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컬럼비아 대학의 시나 아이엔가(Sheena Iyengar) 교수의 유명한 ‘잼 실험’은 소비자에게 너무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면 오히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구매를 포기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35 따라서 성공적인 기업들은 수십 가지의 복잡한 서비스 패키지 대신, 고객의 핵심적인 요구에 맞춘 3~4개의 명확한 옵션을 제시함으로써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한다.34 가격 구조 역시 숨겨진 비용 없이 투명하고 이해하기 쉽게 제시하여 고객의 신뢰를 얻는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KISS 원칙은 메시지의 전달력을 극대화한다. 많은 기업이 자사 제품의 모든 기술적 사양과 장점을 나열하려는 유혹에 빠지지만, 이는 정보 과부하를 유발할 뿐이다.34 효과적인 마케팅은 고객이 얻게 될 핵심적인 가치(value proposition) 하나에 집중하여, 단순한 언어와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반복적으로 전달한다. 워렌 버핏이 “이해할 수 없는 것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처럼, 고객 역시 자신이 무엇을 구매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지갑을 열지 않는다.36

콘텐츠 마케팅 분야에서는 KISS 원칙을 적용한 효과적인 글쓰기 구조가 널리 사용된다. 미 육군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진 이 4단계 구조는 다음과 같다.37

  1. 서론 (Tell them what you’re going to tell them): 무엇에 대해 말할 것인지 명확히 제시하여 독자의 기대를 설정한다.
  2. 본론 (Tell them): 서론에서 약속한 내용을 구체적인 근거와 함께 전달한다.
  3. 결론 (Tell them what you told them): 전달한 핵심 내용을 다시 한번 요약하여 각인시킨다.
  4. 행동 촉구 (Tell them what to do next): 독자가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예: 제품 구매, 자료 다운로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

이 구조는 정보의 흐름을 단순화하고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 독자가 길을 잃지 않고 메시지의 핵심을 온전히 흡수하도록 돕는다. 이처럼 비즈니스와 마케팅에서 KISS는 불필요한 소음을 제거하고, 고객과의 가장 짧고 확실한 소통 경로를 확보하는 전략적 원칙으로 기능한다.

KISS 원칙은 단독으로 존재하는 섬이 아니다. 이는 소프트웨어 공학과 시스템 설계 분야에서 발전해 온 여러 핵심 원칙들과 복잡한 그물망을 형성하며 상호작용한다. 특히 YAGNI(You Ain’t Gonna Need It)와 DRY(Don’t Repeat Yourself)는 KISS와 함께 언급되는 가장 중요한 원칙들이다. 이들은 모두 복잡성을 관리하고 코드의 품질을 높이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각기 다른 측면을 강조하며 때로는 서로 긴장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 원칙들의 관계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특정 설계 상황에서 어떤 원칙을 우선해야 할지 판단하는 데 필수적인 지혜를 제공한다.

YAGNI는 “결국 필요 없을 테니, 지금 만들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익스트림 프로그래밍(Extreme Programming)의 핵심 원칙이다.15 이 원칙은 개발자가 ‘미래에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예측에 기반하여 현재 요구사항에 없는 기능을 미리 구현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금지한다.25

YAGNI 원칙이 저항하는 주된 대상은 ‘기능 추가(Feature Creep)’와 ‘과잉 엔지니어링(Over-engineering)’이다.15 개발자들은 종종 미래의 확장성을 고려한다는 명목으로 현재로서는 불필요한 추상화 계층을 만들거나, 사용되지 않을 기능을 미리 코드로 작성해두려는 유혹에 빠진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은 대부분 빗나가기 마련이며, 결국 사용되지 않는 ‘죽은 코드(dead code)’만을 남기게 된다.38 이 죽은 코드는 시스템을 불필요하게 복잡하게 만들고, 새로운 개발자가 코드를 이해하는 데 혼란을 주며, 유지보수 비용만 증가시키는 주범이 된다.

KISS와 YAGNI의 관계는 ‘방법’과 ‘대상’의 관계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YAGNI는 KISS의 강력한 전제 조건이 된다. 아무리 단순하게 구현하더라도, 애초에 불필요한 기능이라면 그 코드는 시스템 전체의 복잡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뿐이다. YAGNI를 통해 구현할 기능의 범위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그 최소한의 기능을 KISS 원칙에 따라 가장 단순하게 구현하는 것이 이상적인 개발 프로세스라 할 수 있다.39 YAGNI가 불필요한 복잡성의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화벽이라면, KISS는 시스템 내부에 이미 존재하는 복잡성을 최소화하는 정제 도구인 셈이다.

DRY는 앤디 헌트(Andy Hunt)와 데이브 토머스(Dave Thomas)가 저서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에서 제시한 원칙으로, “시스템 내의 모든 지식은 단일하고, 모호하지 않으며, 권위 있는 표상(Single, Unambiguous, Authoritative Representation)을 가져야 한다”고 정의한다.39 이는 단순히 코드의 복사-붙여넣기를 피하라는 의미를 넘어, 동일한 로직이나 데이터 구조가 여러 곳에 중복되어 존재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철학이다.

중복된 코드는 심각한 유지보수 문제를 야기한다. 만약 동일한 로직이 10곳에 흩어져 있다면, 해당 로직을 수정해야 할 때 10곳을 모두 찾아 빠짐없이 수정해야 한다. 하나라도 놓치면 시스템은 일관성을 잃고 예측 불가능한 버그를 발생시키게 된다.40 DRY 원칙은 이러한 중복을 제거하기 위해 공통된 로직을 하나의 함수나 모듈로 추출하여 재사용하도록 권장한다.

그러나 DRY 원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은 종종 KISS 원칙과 상충하는 딜레마를 낳는다. 중복을 제거하기 위해 도입하는 추상화(abstraction)가 오히려 새로운 복잡성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약간씩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10개의 단순한 함수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함수들 사이의 미세한 중복을 제거하기 위해, 수많은 매개변수와 조건 분기문을 가진 하나의 거대한 범용 함수를 만드는 것은 DRY 원칙은 만족시킬지 몰라도, 누구도 쉽게 이해하거나 수정하기 어려운 ‘괴물’을 탄생시킬 수 있다. 이 경우, 개발자들은 차라리 약간의 중복을 감수하더라도 이해하기 쉬운 10개의 단순한 함수를 유지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는 “KISS가 DRY보다 우선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된다.40

이러한 충돌은 ‘우발적 중복(accidental duplication)’과 ‘본질적 중복(essential duplication)’을 구분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두 코드가 현재는 동일해 보일지라도, 서로 다른 비즈니스 요구사항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미래에 각기 다른 방향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경우 섣부른 추상화는 두 요구사항을 부자연스럽게 묶어버려, 향후 변경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족쇄가 될 수 있다. 따라서 DRY 원칙을 적용할 때는 코드의 표면적 유사성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비즈니스 도메인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KISS, YAGNI, DRY는 소프트웨어 설계를 위한 절대적인 율법이 아니다. 이들은 복잡성이라는 공동의 적에 맞서기 위한 상호 보완적이고, 때로는 서로를 견제하는 휴리스틱(heuristics)의 집합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설계자는 이 원칙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문제의 맥락과 기술적 트레이드오프를 고려하여 이들 사이의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다음 표는 세 원칙의 핵심적인 특징과 상호 관계를 요약하여 보여준다.

구분 KISS (Keep It Simple, Stupid) YAGNI (You Ain’t Gonna Need It) DRY (Don’t Repeat Yourself)
주요 목표 구현의 명료성과 간결성 극대화 불필요한 기능의 사전 제거 지식/로직의 중복 제거 및 일관성 확보
적용 대상 코드, 아키텍처, UI, 프로세스 등 ‘어떻게(How)’ 만들 것인가 요구사항 분석, 기능 명세 등 ‘무엇을(What)’ 만들 것인가 코드, 데이터베이스 스키마, 문서 등 시스템 내 모든 ‘지식’의 표현
주요 저항 대상 과잉 엔지니어링, 불필요한 추상화, 인지적 복잡성 기능 추가(Feature Creep), 미래에 대한 섣부른 예측 코드 중복, 비일관성, 유지보수 비용 증가
잠재적 충돌 지점 DRY 원칙을 위한 과도한 추상화가 KISS를 위배할 수 있음. - KISS 원칙을 지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복을 허용할 수 있음.

이 표가 보여주듯, 세 원칙은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복잡성을 공격한다. YAGNI는 시스템으로 들어오는 복잡성의 총량을 줄이고, KISS는 시스템 내부의 복잡성을 다루는 방식을 단순화하며, DRY는 정보의 엔트로피를 낮춰 시스템의 일관성을 유지한다.

실제 프로젝트에서 이들 사이의 균형을 잡기 위한 몇 가지 실질적인 지침은 다음과 같다.

결론적으로, 이 원칙들은 설계 결정의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질문’을 던지도록 돕는 도구이다. “이것이 가장 단순한 해결책인가? (KISS)”, “이것이 지금 정말로 필요한가? (YAGNI)”, “이 지식이 다른 곳에도 표현되어 있는가? (DRY)”.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끊임없이 탐색하는 과정이야말로 복잡성을 길들이고 우수한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왕도라 할 수 있다.

KISS 원칙은 수많은 성공 사례를 통해 그 유효성을 입증해왔지만, 모든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단순성을 맹목적으로 추구할 경우, 오히려 시스템의 견고성을 해치거나 본질적인 복잡성을 외면하는 ‘단순주의(Simplistic)’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시스템의 실패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특정 영역에서는 단순화 자체가 가장 큰 위험 요소가 되기도 한다. 본 장에서는 KISS 원칙의 이면에 존재하는 한계와 위험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실패 사례를 통해 그 교훈을 분석한다.

KISS 원칙의 지혜를 가장 잘 요약한 경구 중 하나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로 알려진 “모든 것을 가능한 한 단순하게 만들되, 더 단순하게는 안 된다(Make everything as simple as possible, but not simpler)”이다.9 이 말은 ‘단순함’과 ‘단순주의’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경계선을 암시한다.

과잉 단순화, 즉 단순주의적 설계는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첫째, 시스템의 견고성(robustness)을 해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시나리오만 고려하여 예외 처리 로직이나 오류 복구 메커니즘을 생략하면 코드는 단순해지겠지만, 실제 운영 환경에서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쉽게 붕괴될 것이다. 둘째, 장기적인 확장성과 유지보수성을 저해할 수 있다. 당장의 요구사항에만 맞춰 시스템을 설계하고 미래의 변화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면, 새로운 기능 추가나 변경 요청이 있을 때마다 시스템 전체를 재설계해야 하는 막대한 기술 부채를 유발할 수 있다.15

이러한 맥락에서 ‘필수적 복잡성(essential complexity)’과 ‘우발적 복잡성(accidental complexity)’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수적 복잡성은 문제 자체가 내재하고 있는 본질적인 어려움으로, 결코 제거할 수 없다. 반면, 우발적 복잡성은 우리가 선택한 도구나 방법론, 설계 방식 때문에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어려움이다. KISS 원칙의 진정한 목표는 우발적 복잡성을 최소화하는 것이지, 필수적 복잡성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다.

DSLR 카메라와 스마트폰 카메라의 비교는 이 지점을 명확히 보여준다.9 DSLR 카메라는 수많은 버튼과 다이얼, 복잡한 메뉴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훨씬 복잡하다. 하지만 이 복잡성은 셔터 속도, 조리개, ISO 등 사진의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들을 사용자가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필수적인’ 복잡성이다. 만약 DSLR을 스마트폰처럼 단순하게 만들려고 이 기능들을 모두 제거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전문가를 위한 도구로서의 가치를 잃게 될 것이다. 이처럼 단순성은 항상 사용자의 목표와 제품의 본질적인 기능이라는 맥락 안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사용자가 더 많은 제어와 기능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얻을 수 있다면, 약간의 복잡성은 기꺼이 감수될 수 있다.

KISS 원칙의 적용이 근본적으로 재고되어야 하는 영역이 있다. 바로 원자력 발전소, 항공모함, 항공 관제 시스템과 같이 아주 작은 실패조차 대규모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신뢰성 조직(High-Reliability Organization, HRO)이다. 이들 조직은 역설적으로 ‘단순화에 대한 저항(Reluctance to Simplify)’을 핵심 운영 원칙으로 삼는다.43

HRO가 단순화를 경계하는 이유는, 단순화 과정에서 시스템의 미묘한 이상 징후나 구성 요소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손실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43 복잡한 환경은 그 자체로 수많은 잠재적 실패 지점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를 일반화된 규칙이나 단순한 범주로 묶어버리는 순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situational awareness)이 저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의료 장비의 점검 목록을 단순화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지 않는 칸의 지퍼에 봉인 씰을 붙이고 “씰이 온전하면 내용물도 이상 없음”으로 간주하는 관행은, 일상적인 업무 효율은 높일 수 있지만 점검자로 하여금 해당 칸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점차 잊게 만들어, 정작 위급 상황에서 필요한 물품을 찾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43

HRO는 “왜 우리는 이 일을 이런 방식으로 하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짐으로써, “원래부터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라는 안일한 답변, 즉 관성에 기반한 단순화를 거부한다.43 이들은 오류가 발생했을 때, 특정 개인의 실수(bad apple)를 탓하고 재교육을 강화하는 식의 단순한 ‘비난하고 훈련시키기(Blame and Train)’ 접근법을 지양한다.44 대신,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시스템적 요인, 프로세스의 허점, 조직 문화의 문제 등 복잡한 근본 원인을 파고든다.

이러한 HRO의 접근법은 KISS 원칙의 보편성에 대한 중요한 비판적 시각을 제공한다. KISS 원칙의 적용 여부는 ‘실패의 비용(Cost of Failure)’이라는 변수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일반적인 상용 소프트웨어나 소비재 제품에서 실패의 비용은 버그 수정, 제품 리콜, 사용자 불만 등으로 제한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빠른 개발과 쉬운 유지보수라는 KISS 원칙의 이점이 실패 비용보다 크기 때문에 단순화는 합리적인 전략이다.1 그러나 HRO가 다루는 시스템에서 실패의 비용은 수많은 인명 피해와 사회적 재앙으로,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다. 이처럼 실패 비용이 극도로 높은 환경에서는, 잠재적 위험 신호를 놓칠 수 있는 ‘단순화’ 자체가 가장 큰 위험 요소가 된다. 따라서 복잡한 상호의존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모든 가능성을 탐색하는 ‘단순화에 대한 저항’이 오히려 더 안전하고 합리적인 전략이 되는 것이다. 결국 KISS는 절대적인 원리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 내에서 그 타당성이 신중하게 평가되어야 할 하나의 전략적 옵션에 불과하다.

역사상 수많은 재난과 실패는 복잡성을 잘못 다루었을 때 어떤 비극이 초래되는지를 생생하게 증언한다. 이는 과도한 복잡성을 방치한 경우뿐만 아니라, 복잡한 현실을 위험할 정도로 단순화해버린 경우에도 해당된다.

1986년 1월 28일, 발사 73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하여 7명의 승무원 전원이 사망한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참사는 ‘집단사고(Groupthink)’와 과잉 단순화가 빚어낸 대표적인 비극이다.45 사고의 직접적인 기술적 원인은 고체 로켓 부스터의 O-링(O-ring)이 발사 당일의 낮은 기온으로 인해 탄성을 잃고 제 기능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46 그러나 더 근본적인 원인은 의사결정 과정에 있었다. 발사 전날, O-링 제조사인 모튼-티오콜(Morton-Thiokol)의 엔지니어들은 저온에서의 O-링 성능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며 발사 연기를 강력하게 권고했다. 하지만 NASA 관리자들은 정치적, 홍보적 압박 속에서 이러한 경고를 묵살했다.45 그들은 “이전 비행에서도 O-링에 문제가 있었지만 무사했다”는 과거의 경험에 의존하여, “이번에도 괜찮을 것”이라는 치명적인 단순화를 감행했다.48 이는 복잡한 공학적 리스크를 ‘성공/실패’라는 이분법적 과거 경험으로 환원해버린 과잉 단순화의 전형적인 예이며, 집단 내의 동조 압력이 비판적 사고를 마비시킨 결과였다.

반대로, 시스템의 복잡성을 통제하지 못해 실패한 사례도 있다. 2013년 대규모 고객 데이터 유출 사건을 겪은 미국의 유통업체 타겟(Target)의 경우가 그렇다.49 해커들은 타겟의 네트워크에 직접 침투한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보안이 허술했던 협력업체인 공조 시스템(HVAC) 회사를 통해 시스템 접근 권한을 얻었다. 문제는 타겟의 네트워크 아키텍처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내부 구획화(segmentation)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일단 침투한 해커들이 네트워크 내부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결제 시스템에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만약 KISS 원칙에 따라 네트워크가 더 단순하게 구획화되어 있고, 각 구획 간의 접근 통제가 명확했다면, 초기 침투가 대규모 데이터 유출이라는 최악의 사태로까지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49 타겟의 사례는 불필요한 복잡성이 어떻게 시스템의 이해와 통제를 어렵게 만들고, 결국 수많은 잠재적 공격 표면(attack surface)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다.

이 두 사례는 복잡성 관리의 양면성을 드러낸다. 챌린저호 참사는 현실의 복잡한 위험을 무시하고 단순한 결론으로 도피할 때 발생하는 비극을, 타겟 데이터 유출 사건은 시스템의 복잡성을 방치하여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을 때 발생하는 재앙을 보여준다. 결국 효과적인 시스템 설계와 운영은 복잡성과 단순성 사이의 외줄 위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잡는 과정이며, 어느 한쪽으로의 치우침도 용납하지 않는 끊임없는 경계심을 요구한다.

“단순하게, 바보도 알 수 있을 정도로(Keep It Simple, Stupid)”. 켈리 존슨이 전장의 절박함 속에서 던진 이 한마디는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분야의 창조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격언으로 살아남았다. 본 보고서는 이 간결한 원칙의 이면에 숨겨진 다차원적인 의미와 공학적 실체를 탐구하고자 했다. 그 여정을 통해 우리는 KISS가 단순히 깔끔한 코드를 작성하거나 미니멀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표면적인 행위를 넘어, 복잡성이라는 현대 기술 사회의 근원적 도전에 맞서는 깊이 있는 철학이자 정교한 전략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보고서의 논의를 종합하여, 현대 시스템 설계의 맥락에서 KISS 원칙을 다음과 같이 재해석할 수 있다.

첫째, KISS는 ‘제거’가 아닌 ‘관리’의 원칙이다. 성공적인 사례들, 즉 구글 검색, 애플 아이폰, 심지어 AK-47 소총은 시스템의 본질적인 복잡성을 완전히 제거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필수적인 복잡성을 사용자로부터 보이지 않는 곳으로 현명하게 ‘격리’하고, 이해하기 쉬운 인터페이스를 통해 ‘추상화’했다. 이는 KISS의 진정한 실천이 복잡성을 무조건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필수적 복잡성’과 ‘우발적 복잡성’을 명확히 구별하고, 후자는 과감히 제거하며 전자는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숨기는 고도의 설계 활동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단순함’은 종종 시스템의 가장 복잡한 부분에 대한 가장 깊은 이해를 통해 달성되는 역설적인 결과물이다.

둘째, ‘단순성’은 단일한 척도가 아닌 다차원적 스펙트럼이다. 우리는 순환 복잡도(구조), 섀넌 엔트로피(정보), 콜모고로프 복잡도(알고리즘)라는 세 가지 렌즈를 통해 단순성을 조망했다. 이들은 때로 서로 상충하며, 하나의 차원에서 단순성을 추구하는 것이 다른 차원에서는 복잡성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KISS 원칙의 적용이 주어진 문제의 맥락과 목표에 따라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복잡한 트레이드오프 분석 과정임을 시사한다. ‘단순한’ 해결책은 하나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설계자가 수많은 제약 조건 속에서 의식적으로 선택하고 만들어내는 창조물이다.

셋째, KISS는 절대적 계명이 아닌 ‘리스크 관리’의 도구이다. 고신뢰성 조직(HRO)의 ‘단순화에 대한 저항’ 원칙과 챌린저호 참사의 교훈은 KISS 원칙의 명백한 한계를 드러냈다. 시스템의 ‘실패 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클 때, 단순화는 중요한 위험 신호를 가리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 이는 KISS 원칙이 모든 상황에 무비판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되며, 실패가 시스템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더 넓은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 내에서 그 타당성이 평가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단순성을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복잡성을 끌어안을 것인가의 선택은 결국 우리가 어떤 종류의 위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가치 판단의 문제이다.

결론적으로, 현대 시스템 설계에서 KISS 원칙을 따른다는 것은 더 이상 순진한 이상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YAGNI, DRY와 같은 다른 원칙들과의 긴장 관계 속에서 최적의 해를 모색하고, ‘단순주의’의 함정을 피하며, 시스템의 실패 비용을 냉철하게 계산하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행위이다. 우리가 마주한 시스템의 복잡성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인간이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우리는 ‘단순함’이라는 이름의 이 정교한 도구를 더욱 날카롭게 연마하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성공적인 시스템 설계는 결국, 단순성(KISS)과 견고성(Robustness), 그리고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 사이에서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변증법적 과정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1. KISS Principle in Software Development - GeeksforGeeks,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www.geeksforgeeks.org/software-engineering/kiss-principle-in-software-development/
  2. The KISS Principle: Keeping It Simple and Straightforward - Startup House,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startup-house.com/glossary/kiss-principle
  3. KISS란 무엇을 의미합니까? - alci.dev,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www.alci.dev/ko/que-es/kiss—keep-it-simply-stupid
  4. KISS principle - Simple English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simple.wikipedia.org/wiki/KISS_principle
  5. The Business Story Behind the KISS Principle – Braithwaite …,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gobraithwaite.com/thinking/the-business-story-behind-the-kiss-principle/
  6. KISS principle - YouTube,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www.youtube.com/watch?v=E1tsfCcJxlo
  7. What is Keep It Simple, Stupid (KISS)? - The Interaction Design Foundation,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www.interaction-design.org/literature/topics/keep-it-simple-stupid
  8. KISS principle - Wikipedia,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en.wikipedia.org/wiki/KISS_principle
  9. KISS (Keep it Simple, Stupid) - A Design Principle IxDF,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www.interaction-design.org/literature/article/kiss-keep-it-simple-stupid-a-design-principle
  10. The ‘Stupid’ in KISS Is the Most Important Part of the Principle by Shubham Sharma,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medium.com/@ss-tech/the-stupid-in-kiss-is-the-most-important-part-of-the-principle-884392ee7b6c
  11. Keep it Concise: The KISS Principle – Professional Writing and Communications for Business,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wisconsin.pressbooks.pub/professionalwriting/chapter/the-k-i-s-s-principle/
  12. Use Occam’s razor to keep it simple The English Farm,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theenglishfarm.com/blog/use-occams-razor-keep-it-simple
  13. About: KISS principle - DBpedia,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dbpedia.org/page/KISS_principle
  14. KISS 원칙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ko.wikipedia.org/wiki/KISS_%EC%9B%90%EC%B9%99
  15. Simplicity in Software Design: KISS, YAGNI and Occam’s Razor …,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effectivesoftwaredesign.com/2013/08/05/simplicity-in-software-design-kiss-yagni-and-occams-razor/
  16. KISS Principle (Ockham’s Razor) - Explained - TheBusinessProfessor,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thebusinessprofessor.com/kiss-principle-ockhams-razor-expla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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