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전장에서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AESA) 레이더는 단순한 탐지 장비를 넘어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안테나를 물리적으로 구동해야 했던 기계식 레이더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한 AESA 기술은 전파를 전자적으로 제어함으로써 속도, 정밀도, 생존성, 다기능성 측면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이끌었다.1 본 보고서는 AESA 레이더의 기본 작동 원리부터 핵심 구현 기술, 이를 통해 확보되는 전술적 우위, 그리고 실제 무기체계에 적용된 주요 사례와 미래 발전 방향까지 체계적이고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AESA 레이더의 등장은 단순히 성능의 점진적 개선이 아닌, 근본적인 아키텍처의 전환을 의미한다. 과거의 레이더 시스템이 하나의 강력한 중앙 송신기에서 생성된 고출력 신호를 다수의 수동 소자로 분배하는 ‘중앙 집중 처리’ 방식이었다면, AESA 레이더는 수백에서 수천 개에 이르는 저전력 송수신(Transmit/Receive, T/R) 모듈이 각각 독립적으로 신호를 생성하고 제어하는 ‘분산 병렬 처리’ 방식을 채택했다.3 이는 마치 중앙의 대형 메인프레임 컴퓨터가 수많은 개인용 컴퓨터와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진화한 것과 유사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이러한 구조적 혁신은 하나의 모듈이 고장 나도 전체 시스템 성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는 높은 신뢰성, 각기 다른 임무를 수행하는 다중 빔을 동시에 형성하는 탁월한 다기능성, 그리고 다양한 주파수와 파형을 저전력으로 송출하여 적에게 탐지될 확률을 낮추는 저피탐지성 등 AESA 레이더가 가진 핵심 장점들의 근간이 된다.1 결국 AESA 기술의 본질은 ‘강력한 단일 송신기’가 아닌 ‘수많은 소형 스마트 송수신기의 집합체’라는 아키텍처 혁신에 있으며, 이는 전례 없는 기술적 유연성과 확장성의 토대를 제공한다.
AESA 기술의 혁신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근간을 이루는 위상 배열 레이더의 기본 원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 장에서는 레이더 기술의 발전 과정을 추적하고, 전자적 빔 조향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수학적 모델인 ‘배열 계수’와 레이더의 성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레이더 거리 방정식’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초기의 레이더는 안테나 반사판을 모터로 물리적으로 회전시켜 특정 방향으로 전파 빔을 방사하고 수신하는 기계식 주사 배열(Mechanically Scanned Array, MSA) 방식을 사용했다.3 이 방식은 구조가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기계적 구동 속도의 한계로 인해 목표물 탐색 및 갱신 속도가 느리고, 지속적인 움직임으로 인한 기계적 마모와 고장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안테나 구동부가 항공기의 레이더 반사 단면적(Radar Cross Section, RCS)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1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위상 배열(Phased Array) 레이더이다. 위상 배열 레이더는 다수의 안테나 소자를 배열하고, 각 소자에서 방사되는 전파의 위상을 전자적으로 제어하여 빔의 방향을 조종한다.1 기계적 구동부가 필요 없어 마이크로초 단위의 매우 빠른 빔 조향이 가능하다.1 위상 배열 레이더는 송신부의 구조에 따라 수동형(Passive)과 능동형(Active)으로 나뉜다.
수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Pass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PESA) 레이더는 진행파관 증폭기(Traveling Wave Tube Amplifier, TWTA)와 같은 중앙의 단일 고출력 송신기에서 생성된 강력한 전파를 다수의 위상 변위기(Phase Shifter)로 분배한다. 각 위상 변위기는 신호의 위상만을 제어하여 빔의 방향을 결정한다. 구조적으로 MSA보다 진보했지만, 단일 송신기를 사용하므로 한 번에 하나의 주파수를 가진 단일 빔만 형성할 수 있어 다중 표적 동시 대응과 재밍 대응 능력에 한계가 있었다.6
반면,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배열을 구성하는 수백, 수천 개의 안테나 소자 각각에 저전력 송수신기(T/R 모듈)가 통합된 형태이다.3 각 T/R 모듈이 독립적으로 신호를 생성, 증폭하고 위상과 진폭까지 제어할 수 있어 사실상 수많은 소형 레이더의 집합체와 같다.1 이 구조 덕분에 AESA 레이더는 동시에 여러 방향으로 각기 다른 주파수와 파형을 가진 다수의 빔을 형성할 수 있으며, 일부 모듈이 고장 나더라도 전체 시스템 성능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신뢰성이 매우 높다.1
<표 1> 레이더 기술 방식별 비교
| 구분 | 기계식 주사 배열 (MSA) | 수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PESA) |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AESA) | |
|---|---|---|---|---|
| 빔 조향 방식 | 안테나의 물리적 회전/구동 | 전자적 위상 제어 | 전자적 위상 및 진폭 제어 | |
| 핵심 구성요소 | 단일 송수신기, 구동 모터 | 중앙 고출력 송신기(TWTA), 다수의 위상 변위기 | 다수의 독립된 송수신(T/R) 모듈 | |
| 스캔 속도 | 느림 (수 초 단위) | 빠름 (마이크로초 단위) | 매우 빠름 (나노초 단위) | |
| 다중 표적 능력 | 제한적 | 제한적 (단일 빔, 단일 주파수) | 우수 (다중 빔, 다중 주파수 동시 운용) | |
| 신뢰성 | 낮음 (기계적 마모) | 보통 | 높음 (개별 모듈 고장 시 성능 저하 점진적) | |
| 재밍 저항성 | 낮음 | 보통 (주파수 민첩성 제한) | 높음 (광대역 주파수 도약) | |
| 다기능성 | 불가능 | 제한적 | 우수 (레이더, 통신, 전자전 동시 수행) |
자료: 3 기반 재구성
위상 배열 레이더가 기계적 구동 없이 빔의 방향을 바꾸는 원리는 파동의 ‘간섭’ 현상에 기반한다.5 배열된 여러 안테나 소자에서 동일한 위상의 전파를 방사하면, 전파는 모든 방향으로 퍼져나가지만 안테나 배열의 정면 방향에서 가장 강한 신호, 즉 주엽(main lobe)이 형성된다. 이때 각 소자에서 방사되는 전파의 위상에 미세한 차이를 주면, 파동들이 서로 보강 간섭을 일으키는 방향이 바뀌면서 주엽의 방향이 달라진다.
이러한 현상은 배열 계수(Array Factor, AF)라는 수학적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7 배열 계수는 안테나 소자 자체의 방사 특성과는 무관하게, 소자들의 기하학적 배치와 각 소자에 인가되는 신호의 진폭 및 위상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공간 인자이다. 예를 들어, 동일한 간격 $d$로 N개의 소자가 일렬로 배치된 균일 선형 배열(Uniform Linear Array, ULA)의 경우, 배열 계수는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8 \(AF(\psi) = \sum_{n=0}^{N-1} a_n e^{jn\psi}\) 여기서 $a_n$은 n번째 소자의 여기 계수(excitation coefficient)로 신호의 진폭과 위상을 나타내며, $\psi = kd \cos\theta + \phi_0$이다. 이때 $k$는 파수($2\pi/\lambda$), $\theta$는 빔의 조향각, $\phi_0$는 인접한 소자 간의 진행 위상차를 의미한다. 주엽은 모든 소자에서 방사된 신호의 위상이 같아져 가장 강한 보강 간섭이 일어나는 방향, 즉 $\psi=0$일 때 형성된다. 따라서 특정 방향 $\theta_0$로 빔을 조향하기 위해 필요한 위상차 $\phi_0$는 다음의 관계식을 통해 결정할 수 있다. \(\phi_0 = -kd \cos\theta_0\) 결론적으로, AESA 레이더의 제어 컴퓨터는 목표하는 빔 방향($\theta_0$)에 따라 이 수식을 이용해 각 T/R 모듈에 인가할 정확한 위상차($\phi_0$)를 계산하고 전달함으로써, 물리적인 움직임 없이도 자유자재로 빔을 조향하게 된다.
레이더 시스템의 성능, 특히 최대 탐지 거리를 예측하고 분석하는 데 사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가 레이더 거리 방정식(Radar Range Equation)이다.9 이 방정식은 레이더의 송신 출력, 안테나 성능, 표적의 특성, 그리고 수신기의 민감도 등 다양한 변수들이 최대 탐지 거리($R_{max}$)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보여준다.11
레이더가 송신한 전력 $P_t$는 안테나 이득 $G_t$에 의해 특정 방향으로 집중되어 방사된다. 이 전파는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구(球)의 표면적($4\pi R^2$)에 비례하여 에너지 밀도가 감소하며, 거리 $R$에 있는 표면에 도달한다. 표적은 입사된 에너지 중 자신의 레이더 반사 단면적(RCS) $\sigma$에 해당하는 만큼을 여러 방향으로 재방사(산란)한다. 이 산란된 전파 중 일부가 다시 레이더 방향으로 돌아오며, 이 역시 거리 $R$을 이동하는 동안 에너지 밀도가 감소한다. 최종적으로 레이더의 수신 안테나 유효 개구 면적 $A_e$만큼의 에너지가 수신 전력 $P_r$로 포착된다.9
이 과정을 종합하여, 수신기가 탐지할 수 있는 최소 수신 전력 $S_{min}$을 기준으로 최대 탐지 거리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고전적인 레이더 거리 방정식을 얻을 수 있다.9 \(R_{max} = \left( \frac{P_t G_t G_r \lambda^2 \sigma}{(4\pi)^3 S_{min}} \right)^{\frac{1}{4}}\) 여기서 $G_t$와 $G_r$은 각각 송신 및 수신 안테나 이득, $\lambda$는 파장이다. 이 방정식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최대 탐지 거리가 거리의 4제곱근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파가 표적까지 왕복하는 동안 두 번의 공간적 확산($1/R^2$)을 겪기 때문이며, 탐지 거리를 2배로 늘리기 위해서는 송신 출력을 16배($2^4$)로 증가시켜야 함을 의미한다.
AESA 레이더의 본질적인 우위는 바로 이 레이더 거리 방정식의 핵심 변수들을 ‘동적으로, 그리고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된다. MSA나 PESA 시스템은 설계 시 결정된 $P_t$와 $G$ 값을 임무 중에 거의 고정적으로 운용한다. 반면, 수천 개의 T/R 모듈 집합체인 AESA는 모든 모듈의 출력을 한 방향으로 집중시켜 매우 높은 유효 등방성 복사 전력(EIRP, $P_t \times G$)을 달성하여 탐지 거리를 극대화할 수 있다. 동시에, 저피탐지(LPI) 운용이 필요할 때는 일부 모듈만 사용하거나 출력을 낮춰 $P_t$를 동적으로 조절하고, 빔의 형태($G$)를 넓게 퍼뜨려 특정 방향으로의 에너지 방사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하다.1 이처럼 AESA는 정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배열 계수와 레이더 거리 방정식의 변수들을 실시간으로 최적화하여 탐지, 추적, 통신, 전자전 등 다양한 임무에 맞게 시스템의 물리적 특성 자체를 변화시키는 ‘소프트웨어 정의 센서(Software-Defined Sensor)’에 가깝다.
AESA 레이더의 혁신적인 성능은 이를 구성하는 첨단 하드웨어 기술의 집약체이기에 가능하다. 이 장에서는 시스템의 가장 기본 단위인 T/R 모듈의 내부 구조와 기능을 살펴보고,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 신소재 질화갈륨(GaN) 반도체의 중요성, 그리고 수천 개 모듈의 안정적 작동을 보장하는 열관리 기술의 필요성을 논한다.
AESA 레이더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 단위이자 핵심 부품은 송수신(T/R) 모듈이다.1 각각의 T/R 모듈은 전파를 송신하고 수신하는 하나의 완전한 소형 레이더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T/R 모듈 내에는 다음과 같은 주요 부품들이 고도로 집적되어 있다.12
이러한 복잡한 기능들을 손톱만 한 크기의 칩 하나에 집적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 기술이 바로 모놀리식 마이크로파 집적회로(Monolithic Microwave Integrated Circuit, MMIC)이다.12 반도체 기술의 발전으로 MMIC의 성능이 향상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수천 개의 T/R 모듈을 배열한 대규모 AESA 레이더의 구현이 현실화될 수 있었다.
AESA 레이더, 특히 T/R 모듈의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기술적 돌파구는 질화갈륨(Gallium Nitride, GaN)이라는 신소재 반도체의 등장이었다. 초기의 AESA 레이더는 주로 갈륨비소(Gallium Arsenide, GaAs) 기반의 반도체를 사용했다. 하지만 GaAs는 고출력, 고온 환경에서의 작동에 한계가 있었다.13
GaN은 기존의 실리콘(Si)이나 GaAs에 비해 월등한 물리적 특성을 지닌다.13 첫째, 더 높은 항복 전압(breakdown voltage)을 견딜 수 있어 고전압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이는 더 높은 출력 밀도를 의미한다. 둘째, 전자의 이동 속도가 빨라 더 높은 주파수에서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셋째, 열 전도성이 뛰어나 발생한 열을 효과적으로 방출할 수 있다.12
이러한 GaN의 특성은 AESA 레이더에 다음과 같은 혁신을 가져왔다.13
이러한 이유로 GaN 기술은 최신 AESA 레이더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으며, 미국 등 일부 기술 선도국들은 이를 전략 기술로 지정하여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14 대한민국 역시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주도로 GaN 전력증폭소자 국산화에 성공하여,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등에 탑재될 차세대 AESA 레이더의 기술적 기반을 확보했다.13
수천 개의 T/R 모듈이 고출력으로 동시에 작동하는 AESA 레이더는 필연적으로 막대한 양의 열을 발생시킨다.12 이 열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면 반도체 소자의 온도가 상승하여 성능이 저하되고 수명이 단축되며, 최악의 경우 시스템 전체의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성능 유지를 위해서는 정교한 열관리, 즉 냉각 기술이 필수적이다.12
냉각 방식은 레이더가 탑재되는 플랫폼의 특성과 운용 환경을 고려하여 최적화되어야 한다. 전투기와 같이 공간과 중량의 제약이 심한 플랫폼에서는 주로 공랭식(air cooling)이나 액랭식(liquid cooling) 중에서도 경량화된 방식이 적용된다. 반면, 함정이나 지상 기반 시스템과 같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플랫폼에서는 보다 강력한 성능의 액랭식 시스템을 적용하여 안정성을 극대화한다.12
AESA 레이더의 성능 발전은 이처럼 단일 기술의 혁신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GaN 반도체라는 고성능 ‘엔진’의 잠재력은, MMIC라는 ‘소형화 기술’과 효율적인 ‘냉각 기술’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완전히 발현될 수 있다. GaN이 제공하는 높은 전력 밀도는 필연적으로 단위 면적당 더 많은 열 발생을 동반하며, MMIC 기술로 인한 고집적화는 열 관리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이 세 가지 기술, 즉 소재, 설계, 열역학이 서로 맞물려 발전하는 ‘기술 공진(Technological Resonance)’이 AESA 레이더 성능 향상의 핵심 동력이라 할 수 있다.
AESA 레이더는 단순히 탐지 거리가 길고 스캔 속도가 빠른 것을 넘어, 현대 전장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능력을 통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압도적인 전술적 가치를 지닌다. 적에게 자신의 존재를 숨기는 능력, 적의 전자 공격을 무력화하는 능력, 그리고 여러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능력은 AESA 레이더를 전장의 핵심 자산으로 만들었다.
레이더의 가장 큰 딜레마는 “상대를 보기 위해 먼저 나를 드러내야 한다”는 점이다.4 강력한 전파를 방사하는 행위 자체가 적의 레이더 경고 수신기(Radar Warning Receiver, RWR)에 자신의 위치와 존재를 알리는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AESA 레이더는 이러한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한 저피탐지(Low Probability of Intercept, LPI) 기술에 매우 뛰어나다.1
LPI의 핵심 원리는 적의 RWR이 레이더 신호를 탐지하고 분석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AESA 레이더는 수천 개의 T/R 모듈을 이용해 이를 여러 방식으로 구현한다.
이러한 주파수 민첩성과 유연성은 재밍(jamming)에 대한 강력한 저항성으로도 이어진다. 적이 특정 주파수를 교란하는 잡음 재밍을 시도하더라도, AESA 레이더는 즉시 다른 주파수로 도약하여 재밍의 영향을 회피할 수 있다. 또한, 다중 빔 형성 능력을 이용해 재머의 방향으로 수신 감도를 0에 가깝게 만드는 ‘널링(nulling)’ 기술을 적용하여 재밍 신호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12
PESA 레이더가 한 번에 하나의 표적만 추적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AESA 레이더는 여러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능력이 탁월하다.6 이는 수많은 T/R 모듈을 논리적으로 여러 그룹(서브어레이)으로 나누어, 각 그룹이 독립적인 빔을 형성하고 서로 다른 임무를 수행하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1
예를 들어, 전투기에 탑재된 AESA 레이더는 전체 모듈의 60%를 할당하여 전방의 넓은 공역을 탐색하는(공대공 탐색) 동시에, 20%는 이미 탐지된 적기를 정밀 추적하고(미사일 유도), 나머지 20%는 지상의 특정 지역에 대한 고해상도 지형 영상(SAR, Synthetic Aperture Radar)을 생성하는(공대지 임무) 것이 가능하다.15 이러한 동시 다중 임무 수행 능력은 조종사 한 명이 전장의 상황을 훨씬 더 포괄적이고 입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하여, 전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러한 복잡한 작업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제한된 레이더 자원(시간, 전력, 처리 능력)을 각 임무의 우선순위에 따라 실시간으로 배분하고 관리하는 정교한 ‘빔 스케줄링(Beam Scheduling)’ 알고리즘이 필수적이다.17
AESA 레이더의 궁극적인 발전 방향은 개별적인 센서의 역할을 넘어, 플랫폼의 모든 무선 주파수(RF)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을 다기능 RF(Multifunction RF, MFRF) 시스템이라고 한다.18
현대의 전투 플랫폼에는 탐지를 위한 레이더, 아군과의 통신을 위한 데이터링크, 적의 통신을 방해하는 전자 공격(Electronic Attack, EA) 장비, 적의 전파를 수집·분석하는 전자 지원(Electronic Support, ES) 장비 등 수많은 RF 시스템이 각각의 안테나와 함께 탑재된다. 이는 플랫폼의 중량과 전력 소모를 증가시키고, 복잡한 안테나 구조로 인해 RCS를 증대시키는 문제를 야기한다.18
MFRF 시스템은 AESA 안테나의 유연성을 극대화하여, 이 모든 기능을 하나의 공유된 안테나 개구면(aperture)과 하드웨어에서 통합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18 즉, AESA 어레이의 일부는 레이더 빔을, 다른 일부는 통신 빔을, 또 다른 일부는 재밍 빔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방식이다. F-35 전투기는 AESA 시스템을 이용해 아군기 간에 센서 데이터를 고속으로 전송하고, F-22 랩터의 AESA 시스템은 와이파이 액세스 포인트처럼 작동하여 초당 548메가비트의 데이터 전송 능력을 시연한 바 있다.1
이러한 진화는 ‘시간 분할(Time-Sharing)’ 개념을 넘어 ‘자원 분할(Resource-Sharing)’의 패러다임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기 다중 임무는 빠른 빔 조향 속도를 이용해 여러 작업을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에 가까웠으나 17, 진정한 다중 빔 형성은 안테나의 물리적 자원(T/R 모듈)을 분할하여 여러 기능을 병렬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MFRF는 여기서 더 나아가 레이더, 통신, 전자전이라는 ‘기능’ 자체가 안테나라는 ‘공유 자원’을 놓고 경쟁하고 협력하는 구조이다. 자원 할당 관리자(Resource Allocation Manager, RAM)는 전장 상황의 우선순위에 따라 실시간으로 T/R 모듈 자원을 각 기능에 동적으로 재분배한다.18 이러한 플랫폼은 단순히 적을 보는 것을 넘어, 아군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적의 네트워크를 교란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네트워크 허브’로 변모하며, 이는 네트워크 중심전(Network Centric Warfare, NCW)의 물리적 구현체가 된다.21
앞서 논의된 AESA 기술의 이론적 우수성은 실제 무기체계에 적용되면서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항공, 해상, 지상 등 다양한 플랫폼에 탑재된 대표적인 AESA 레이더 시스템들은 각기 다른 운용 환경과 임무 요구사항에 맞춰 최적화되었으며, 현대전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항공기에 탑재되는 AESA 레이더는 스텔스 성능과의 조화, 제한된 공간과 전력 내에서의 성능 극대화가 핵심 과제이다.
F-35의 AN/APG-81: 미국의 노스롭 그루먼이 개발한 AN/APG-81은 현존하는 가장 진보된 전투기용 AESA 레이더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22 약 1,200개 이상의 T/R 모듈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3, F-22의 AN/APG-77 레이더 기술을 계승하면서도 진보된 공대지 및 전자전(EW) 기능을 통합했다.25 AN/APG-81은 장거리 공대공 표적 탐지 및 추적 능력은 물론, 고해상도 합성 개구 레이더(SAR) 맵핑, 지상 이동 표적 추적, 그리고 강력한 전자 공격(EA) 및 전자 지원(ESM) 능력을 갖추고 있다.22 2009년 ‘노던 엣지’ 훈련에서는 시험용 항공기에 탑재되어 다양한 위협 시스템에 대한 강력한 전자전 능력을 입증했으며, 테스트에서 2.5초 만에 19개의 공중 목표를 탐지하고 9초 내에 23개의 모든 목표를 탐지 및 동시 추적하는 성능을 과시했다.25
KF-21 국산 AESA 레이더: 대한민국이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하에 한화시스템을 통해 독자 개발한 KF-21 탑재 AESA 레이더는 대한민국 국방 기술 자립의 상징적인 성과이다.21 약 1,088개의 T/R 모듈을 탑재하며 27, 공대공, 공대지, 공대해 등 다중 임무 수행 능력을 목표로 개발되었다.28 개발 초기 미국으로부터의 기술 이전이 무산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9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하드웨어 시제품 제작과 항공기 체계 통합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29 국산 AESA 레이더의 확보는 단순히 부품 국산화를 넘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성능을 개량하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며, 제3국 수출 시 기술 통제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기술 주권’을 확보했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30
광대한 해역을 감시하고 탄도미사일과 같은 고속 위협에 대응해야 하는 해상 플랫폼의 레이더는 압도적인 탐지 거리와 동시 교전 능력을 요구한다.
AN/SPY-1(PESA) vs AN/SPY-6(AESA): 오랫동안 이지스 전투체계의 핵심 센서 역할을 해온 AN/SPY-1은 PESA 방식의 레이더이다.31 반면, 최신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Flight III에 탑재되는 AN/SPY-6은 GaN 반도체 기술을 전면 적용한 AESA 레이더이다.32 AN/SPY-6은 기존 SPY-1D(V) 대비 30배 이상 향상된 감도를 가지며, 이는 이론적으로 동일한 크기의 표적을 2배 더 먼 거리에서 탐지하거나, 동일 거리에서 절반 크기의 표적을 탐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33 또한,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표적의 수도 30배 이상 증가하여 대규모 동시 공격(saturation attack)에 대한 대응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33 이러한 성능 향상은 고출력·고효율의 GaN T/R 모듈을 수천 개(면당 37개의 RMA, 총 5,328개 T/R 모듈 추정) 집적했기에 가능했다.35
지상 기반 방공 레이더는 고정된 위치에서 360도 전방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항공기부터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까지 다양한 유형의 위협에 동시 대응해야 한다.
천궁-II 다기능 레이더(MFR): 천궁-II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핵심을 담당하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이다.36 여기에 탑재되는 다기능 레이더(MFR)는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AESA 레이더로, 하나의 레이더로 탐지, 추적, 피아식별, 미사일 유도 등 교전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복합적으로 수행한다.8 특히, 수출형 모델에는 GaN 소자를 적용한 AESA 기술이 탑재되어 탐지 및 추적 성능을 더욱 향상시켰다.8 천궁-II 시스템은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각각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국산 AESA 기반 레이더 기술의 우수성과 국제적 경쟁력을 입증했다.37
<표 2> 주요 AESA 레이더 시스템 제원 비교
| 시스템명 | AN/APG-81 | KF-21 AESA | AN/SPY-6(V)1 | 천궁-II MFR | |
|---|---|---|---|---|---|
| 탑재 플랫폼 | F-35 전투기 | KF-21 전투기 | 이지스 구축함 | 지대공 미사일 포대 | |
| T/R 모듈 수 (추정) | 약 1,200개 | 약 1,088개 | 약 5,328개 (면당 37 RMA) | 정보 미공개 | |
| 주파수 대역 | X-Band | X-Band | S-Band | X-Band | |
| 핵심 반도체 소재 | GaAs (초기), GaN (업그레이드) | GaAs (초기), GaN (개발 중) | GaN | GaN (수출형) | |
| 주요 임무 | 공대공/공대지/전자전 | 공대공/공대지/공대해 | 광역 방공/탄도탄 방어 | 항공기/탄도탄 탐지 및 추적 | |
| 개발국 | 미국 | 대한민국 | 미국 | 대한민국 |
자료: 35 기반 재구성
이러한 사례들은 AESA 레이더 기술의 성공적인 도입이 단순히 고성능 부품을 탑재하는 것을 넘어, 플랫폼의 임무와 특성에 맞는 ‘체계 통합(System Integration)’ 능력과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역량이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 KF-21은 하드웨어 개발 이후에도 항공기와의 체계 통합을 위한 수많은 시험비행과 소프트웨어 최적화 과정이 필수적이었고 28, AN/SPY-6 역시 기존 이지스 전투체계와의 완벽한 연동이 중요한 과제였다.32 또한 F-35의 AN/APG-81은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22 이는 최고의 하드웨어를 갖추더라도, 이를 플랫폼에 완벽하게 통합하고 변화하는 위협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AESA 레이더의 잠재력을 100% 활용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기술의 진정한 가치는 ‘통합’과 ‘진화’ 능력에서 발현된다.
AESA 레이더 기술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디지털 기술 및 인공지능(AI)과의 융합을 통해 또 다른 차원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의 레이더는 단순히 전파를 쏘고 받는 감지기를 넘어, 스스로 환경을 인지하고 학습하며 최적의 판단을 내리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AESA 레이더는 T/R 모듈 단에서 아날로그 신호의 위상을 제어하여 빔을 형성한 후, 이 신호들을 합쳐 하나의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아날로그 빔포밍(Analog Beamforming)’ 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구조가 비교적 간단하지만, 형성할 수 있는 빔의 수와 형태에 제약이 있다.
디지털 빔포밍(Digital Beamforming, DBF)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차세대 기술이다.38 DBF는 각 안테나 소자 또는 소규모 소자 그룹 단위에서 수신 신호를 곧바로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한다. 이후, 강력한 디지털 신호 처리 프로세서가 이 데이터들을 소프트웨어적으로 결합하여 빔을 형성한다.39 이 방식은 다음과 같은 압도적인 유연성을 제공한다.38
물론, 수천 개 채널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기 위한 고성능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ADC)와 막대한 연산 능력을 갖춘 프로세서가 필요하다는 기술적 과제가 존재하지만, 반도체 기술의 발전과 함께 DBF는 미래 AESA 레이더의 표준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39
AESA 레이더의 유연성을 극대화하는 또 다른 축은 인공지능(AI)과의 융합이다. 인지 레이더(Cognitive Radar)는 주변 전파 환경, 클러터(clutter)의 특성, 표적의 행동 패턴 등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학습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레이더 자신의 작동 방식(송신 파형, 빔 패턴, 자원 할당 등)을 스스로 최적화하는 지능형 레이더 시스템이다.40
인지 레이더의 핵심 개념은 ‘인식-행동 주기(Perception-Action Cycle)’라는 폐쇄 루프 피드백 구조에 있다.41
이러한 순환 과정을 통해 인지 레이더는 마치 생명체가 환경에 적응하듯, 고정된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복잡하고 동적으로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 스스로 적응하고 진화하게 된다.41
전통적인 레이더는 표적을 거리, 속도, 방향 정보를 가진 ‘점(point)’의 형태로 인식한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레이더는 이제 표적의 형상까지 구분할 수 있는 ‘이미지 센서’로 진화하고 있다. 4D 이미징 레이더는 기존의 3D 정보(거리, 방위각, 속도)에 높이(고각) 정보를 더한 고해상도 포인트 클라우드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AI 기반 신호 처리 기술로 분석하여 표적을 입체적인 이미지로 인식하는 기술이다.43
이 기술은 다음과 같은 새로운 가능성을 연다.
현재 4D 이미징 레이더 기술은 악천후에도 강인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43 하지만 이 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군사적 수준의 해상도와 탐지 거리를 확보하게 되면, 스텔스 위협 식별, 복잡한 클러터 환경에서의 표적 탐지 등 국방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AESA 레이더의 미래는 이 세 가지 기술 축, 즉 ‘하드웨어의 디지털화(DBF)’, ‘운용의 지능화(인지 레이더)’, ‘인식의 고도화(4D 이미징)’가 상호보완적으로 융합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DBF가 유연한 ‘행동’을 위한 도구를 제공하면, 4D 이미징 기술이 정밀한 ‘인식’을 위한 데이터를 생성하고, 인지 레이더는 이 인식과 행동의 순환 고리를 통해 학습하며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린다. 이 세 축의 융합은 미래 레이더를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지능형 인식 시스템’으로 완성시킬 것이다.
AESA 레이더는 수천 개의 독립적인 송수신 모듈을 병렬로 운용하는 ‘분산 아키텍처’라는 근본적인 혁신을 통해 현대 레이더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기계식 및 PESA 레이더가 가질 수 없었던 압도적인 빔 조향 속도, 다수의 표적에 동시 대응하는 다중 임무 수행 능력, 그리고 적에게 쉽게 탐지되지 않는 저피탐지성과 강력한 재밍 대응 능력을 구현하는 기반이 되었다.
질화갈륨(GaN) 반도체와 같은 신소재 기술은 T/R 모듈의 출력과 효율을 극대화하여 AESA 레이더의 탐지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F-35의 AN/APG-81, 이지스함의 AN/SPY-6, 그리고 KF-21과 천궁-II에 탑재된 국산 레이더 시스템들은 이러한 첨단 기술이 실제 전장에서 어떻게 전술적 우위로 전환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특히, 대한민국이 AESA 레이더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한 것은 단순한 무기 국산화를 넘어, 변화하는 안보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기술 주권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AESA 레이더의 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아날로그의 한계를 넘어서는 디지털 빔포밍(DBF) 기술은 전례 없는 운용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며,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인지 레이더는 스스로 학습하고 환경에 적응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AESA 레이더는 더 이상 단순한 탐지 장비가 아니다. 이는 전장의 모든 정보를 수집, 처리, 공유하고 때로는 전파 환경 자체를 통제하는 ‘네트워크 중심전의 핵심 노드’로서 그 역할과 중요성이 날로 증대될 것이다. 앞으로 AESA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은 미래 전장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임이 자명하다.
| 레이더(radar) - 과학백과사전/과학백과사전 | 사이언스올, 8월 18, 2025에 액세스, https://www.scienceall.com/brd/board/390/L/menu/317?brdType=R&thisPage=1&bbsSn=185184&brdCodeValue= |
| KF-21에 장착된 AESA 레이더, 北 통신망 실시간 감청 가능할까? | 밀리터리 랩실 - Daum, 8월 18, 2025에 액세스, https://v.daum.net/v/XnYpyuQ045 |
| AN/APG-81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AESA) | Northrop …, 8월 18, 2025에 액세스, https://www.northropgrumman.com/what-we-do/mission-solutions/radars/an-apg-81-active-electronically-scanned-array-aesa-fire-control |
| ANAPG81 | Lockheed Martin F 35 Lightning Ii | Northrop Grumman - Scribd, 8월 18, 2025에 액세스, https://www.scribd.com/document/29267055/ANAPG81 |
| 한화시스템, 1조2000억 원 규모 ‘천궁-II 다기능레이더’ 사우디에 수출 | 한국일보, 8월 18, 2025에 액세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070915250004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