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체, 반도체, 절연체의 구분

고체는 전기적 성질에 따라 전도체, 반도체, 절연체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구분은 전자 밴드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고체 내에서 전자의 에너지 상태는 연속적인 밴드로 설명되며, 이는 원자의 전자가 상호작용하면서 에너지 준위가 분리된 결과이다. 밴드 이론에 따르면, 전자는 전도 밴드가전자 밴드라는 두 개의 주요 밴드에 분포하게 된다.

전도체는 가전자 밴드와 전도 밴드가 겹쳐 있어 전자가 쉽게 전도 밴드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전류가 잘 흐른다. 반면에, 절연체는 가전자 밴드와 전도 밴드 사이에 큰 에너지 갭이 존재하여 전자의 이동이 어렵다. 반도체는 절연체와 전도체 사이에 위치하며, 작은 에너지 갭을 가지고 있어 특정 조건에서 전류를 흐르게 할 수 있다.

에너지 밴드

에너지 밴드 구조는 고체의 전기적 성질을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에너지 밴드는 고체 내에서 전자가 가질 수 있는 가능한 에너지 범위를 나타낸다. 전자가 채울 수 있는 가장 낮은 에너지 상태는 가전자 밴드에 속하고, 그 위에는 전자가 존재하지 않는 금지대(Forbidden Gap)가 있다. 금지대 위에는 전도 밴드가 존재하며, 여기서 전자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전류를 형성하게 된다.

에너지 갭 E_g은 전기적 성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전도체, 반도체, 절연체에서 에너지 갭은 각각 다음과 같은 특성을 보인다.

자유 전자 모형

고체 내에서 전자의 이동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자유 전자 모형을 도입할 수 있다. 이 모형에서는 전자가 핵으로부터 독립적인 입자처럼 행동한다고 가정하며, 전자 간의 상호작용과 고체의 격자 구조는 무시된다. 자유 전자 모형에서는 전자가 일정한 에너지를 가지고 고체 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자유 전자들이 전류를 형성하는 주체가 된다.

자유 전자 모형에서는 전자의 에너지를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E = \frac{\hbar^2 \mathbf{k}^2}{2m}

여기서 \hbar는 플랑크 상수의 축약형, \mathbf{k}는 전자의 파수 벡터, m은 전자의 질량이다. 이 수식은 전자의 운동 에너지를 나타내며, 전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 준위를 파수 벡터 \mathbf{k}에 의해 결정함을 알 수 있다.

전도 전자 밀도

고체 내에서 전도 전자의 밀도는 전기 전도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자 밀도는 고체의 전자 구조와 온도에 따라 변하며, 자유 전자 모형에서는 페르미-디랙 통계를 이용해 이를 계산할 수 있다. 온도가 절대 영도에 가까워질수록 전도 전자의 밀도는 페르미 에너지 준위 근처에 집중된다.

페르미-디랙 분포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f(E) = \frac{1}{e^{\frac{E - E_F}{k_B T}} + 1}

여기서 f(E)는 에너지 E에서 전자의 점유 확률을 나타내며, E_F는 페르미 준위, k_B는 볼츠만 상수, T는 절대 온도이다.

온도가 증가할수록, 페르미 준위 아래의 전자들이 더 높은 에너지 준위로 전이할 수 있으며, 이는 전도 전자의 밀도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전자들의 이동이 전류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도체의 전기적 성질

반도체는 고체의 전기적 성질 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반도체는 금지대가 작기 때문에 적절한 에너지가 주어지면 전자가 금지대를 넘어 전도 밴드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온도에 민감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전자 장치에서 반도체를 활용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불순물 도핑

반도체의 전기적 성질을 제어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불순물 도핑이다. 도핑은 반도체에 소량의 불순물을 첨가하여 전자의 농도를 조절하는 과정이다. 도핑에 따라 반도체는 n형p형으로 나뉘며, 이는 각각 음의 전하를 가진 전자와 양의 전하를 가진 양공(hole)을 주요 전하 운반체로 사용하는 특성을 갖는다.

전자 이동도와 전도도

반도체에서 전류는 전자와 양공 모두에 의해 형성될 수 있다. 전자의 이동도 \mu_e와 양공의 이동도 \mu_h는 각각 전자가 전기장 하에서 얼마나 쉽게 이동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전도도는 이러한 이동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sigma = q(n_e \mu_e + p \mu_h)

여기서 q는 전자의 전하량, n_e는 전자의 농도, p는 양공의 농도이다. 전도도는 반도체의 전기적 성질을 측정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밴드 간 전자 전이

반도체와 절연체에서는 전자가 가전자 밴드에서 전도 밴드로 전이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받아야 한다. 이 에너지는 빛, 열, 전기적 에너지가 될 수 있으며, 전자의 전이에 필요한 최소 에너지는 에너지 갭 E_g에 해당한다.

광학적 전이

외부에서 빛이 반도체나 절연체에 입사하면, 빛의 에너지가 전자를 가전자 밴드에서 전도 밴드로 들뜨게 할 수 있다. 이 과정은 광학적 전이라고 불리며, 반도체 소자의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광학적 전이를 일으키기 위한 최소 에너지는 에너지 갭의 크기와 동일해야 하며, 이를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h\nu \geq E_g

여기서 h는 플랑크 상수, \nu는 입사 광자의 진동수이다. 입사 광자의 에너지가 에너지 갭보다 클 경우, 전자는 가전자 밴드에서 전도 밴드로 이동하여 자유 전자가 되고, 이는 반도체의 전도도를 증가시킨다.

열적 전이

온도가 상승하면, 일부 전자는 열에너지를 받아 가전자 밴드에서 전도 밴드로 전이할 수 있다. 이러한 전이는 열적 전이라고 불리며, 이는 반도체의 전기적 성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온도가 증가함에 따라, 전자의 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반도체의 전도도가 크게 증가하게 된다.

열적 전이에서 전도 전자의 농도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n_e \propto e^{-\frac{E_g}{2k_B T}}

여기서 k_B는 볼츠만 상수, T는 절대 온도이다. 에너지 갭이 작을수록, 온도가 증가할 때 전자의 농도가 더 빠르게 증가한다.

전자의 유효 질량

고체 내에서 전자는 자유 공간에서처럼 단순히 운동하지 않으며, 원자의 격자와 상호작용하면서 이동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 유효 질량이다. 유효 질량은 전자의 실제 질량과 다르며, 고체 내에서 전자의 운동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자의 유효 질량은 밴드 구조에 따라 결정되며, 특히 전자의 분산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밴드의 곡률이 클수록 전자의 유효 질량은 작아지며, 이는 전자가 더 쉽게 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밴드가 평평할수록 유효 질량은 커지며, 전자의 이동은 어려워진다.

유효 질량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m^* = \hbar^2 \left( \frac{d^2 E}{d \mathbf{k}^2} \right)^{-1}

여기서 m^*는 전자의 유효 질량, E는 전자의 에너지, \mathbf{k}는 파수 벡터이다. 유효 질량은 전자뿐만 아니라 양공에도 적용되며, 반도체 내에서 전류의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 중 하나이다.

드루데 모형

고체 내에서 전류가 흐르는 과정을 설명하는 또 다른 모델은 드루데 모형이다. 이 모형은 자유 전자 모형을 바탕으로 하며, 전자가 전기장 하에서 가속되다가 충돌을 통해 에너지를 잃는 과정을 설명한다. 드루데 모형에서는 전자가 자유롭게 움직이다가 이온들과 충돌하는 평균 시간을 평균 자유 시간 \tau로 정의하며, 이를 통해 고체의 전기 전도도를 계산한다.

드루데 모형에서 전자의 속도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mathbf{v} = \frac{q \mathbf{E} \tau}{m}

여기서 \mathbf{v}는 전자의 속도, q는 전자의 전하량, \mathbf{E}는 전기장, \tau는 평균 자유 시간, m은 전자의 질량이다.

이로부터 도출된 전기 전도도는 다음과 같다.

\sigma = \frac{n q^2 \tau}{m}

여기서 n은 전자의 농도이다. 드루데 모형은 금속과 같은 전도체에서 전기 전도도를 설명하는 데 유용한 모델이지만, 반도체와 절연체에서는 그 적용이 제한적이다.

홀 효과

홀 효과는 고체 내에서 전자의 이동을 연구하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이다. 이 효과는 고체 내에 전류가 흐를 때, 전자들이 자기장에 의해 횡방향으로 힘을 받아 측면에 전위 차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홀 효과는 전자와 양공의 농도, 이동도 등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며, 전기적 성질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활용된다.

홀 효과에서 발생하는 전위 차, 즉 홀 전압 V_H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V_H = \frac{I B}{n q d}

여기서 I는 전류, B는 자기장, n은 전자의 농도, q는 전자의 전하량, d는 고체의 두께이다. 홀 전압은 고체 내에서 전자의 농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전자의 파동 성질: 블로흐 정리

고체 내 전자는 양자역학적 성질을 따르며, 특히 격자 주기성을 가진 고체에서는 전자의 파동 성질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때 전자의 파동 함수는 격자의 주기성에 따라 특정한 형태를 가진다. 이를 설명하는 것이 블로흐 정리이다.

블로흐 정리에 따르면, 주기적인 포텐셜 안에 있는 전자의 파동 함수는 다음과 같은 형태를 갖는다.

\psi(\mathbf{r}) = u(\mathbf{r}) e^{i \mathbf{k} \cdot \mathbf{r}}

여기서 \psi(\mathbf{r})는 전자의 파동 함수, u(\mathbf{r})는 격자의 주기성을 가지는 함수, \mathbf{k}는 파수 벡터, \mathbf{r}은 위치 벡터이다.

이 파동 함수는 전자가 고체 내에서 어떻게 이동하는지 설명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전자의 밴드 구조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블로흐 정리는 전자의 운동이 단순한 자유 전자 모형에서 설명할 수 없는 고체의 복잡한 전자 구조를 고려한 이론이다.

전자의 운동량과 밴드 구조

전자의 파동 함수가 주어지면, 그에 따른 전자의 운동량과 에너지를 계산할 수 있다. 전자의 에너지는 분산 관계에 따라 파수 벡터 \mathbf{k}에 의존하며, 이를 통해 전자의 운동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전자의 에너지와 운동량 관계는 주로 밴드 구조에서 결정되며, 이때 전자의 운동량 \mathbf{p}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mathbf{p} = \hbar \mathbf{k}

여기서 \hbar는 플랑크 상수의 축약형이다. 전자의 파동 벡터 \mathbf{k}는 밴드 구조에 따라 달라지며, 이를 통해 전자의 운동 특성을 알 수 있다. 밴드 구조에서 에너지가 급격히 변하는 구간에서는 전자의 이동이 어렵거나 차단될 수 있으며, 이러한 구간은 금지대로 나타난다.

금속의 전기적 성질

금속은 전자들이 쉽게 전도 밴드에 위치하고 있어 매우 높은 전도성을 가진다. 금속에서 전자의 밴드 구조는 가전자 밴드와 전도 밴드가 겹치거나 매우 좁은 간격을 가지며, 전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금속은 외부 전기장에 의해 전자들이 쉽게 가속되어 전류가 흐르게 된다.

페르미 준위

금속에서 전자의 분포는 페르미 준위에 의해 결정된다. 페르미 준위는 절대 온도 0에서 전자가 채워진 가장 높은 에너지 상태를 나타내며, 금속의 전기적, 열적 성질을 설명하는 중요한 변수이다. 절대 영도에서는 모든 에너지가 페르미 준위 아래에 있는 전자들로 채워지며, 페르미 준위 위에는 전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페르미 준위는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E_F = \frac{\hbar^2}{2m} (3\pi^2 n)^{\frac{2}{3}}

여기서 E_F는 페르미 에너지, n은 전자의 밀도, m은 전자의 질량이다. 금속에서는 페르미 준위 근처에 많은 전자가 존재하며, 이들은 작은 에너지를 받아도 쉽게 전도 밴드로 올라가 전류를 형성하게 된다.

절연체의 전기적 성질

절연체는 전도 밴드와 가전자 밴드 사이에 큰 에너지 갭이 존재하는 물질이다. 이러한 에너지 갭은 전자가 가전자 밴드에서 전도 밴드로 전이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절연체는 외부 전기장 하에서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는다. 절연체는 전도 전자와 양공의 밀도가 매우 낮으며, 이를 통해 전기적 성질이 매우 낮아진다.

에너지 갭의 크기

절연체의 에너지 갭 E_g는 매우 크며, 일반적으로 3eV 이상이다. 이러한 큰 에너지 갭은 전자가 외부 에너지를 받아도 쉽게 전도 밴드로 전이하지 못하게 한다. 반도체와 비교했을 때, 절연체는 에너지 갭이 크기 때문에 온도 변화에 따른 전도성의 변화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절연체의 에너지 갭이 클수록 전자의 이동은 더 어려워지며, 이로 인해 절연체는 전기적 절연체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절연체의 전기적 분극

절연체는 외부 전기장 하에서 전하가 이동하지 않지만, 전하 분포가 약간 변형되어 전기적 분극을 일으킬 수 있다. 분극은 물질 내의 전하가 분리되면서 외부 전기장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며, 이는 전기장이 걸렸을 때 절연체가 약한 전기적 반응을 보이는 이유이다.

전기적 분극은 다음과 같은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mathbf{P} = \epsilon_0 (\epsilon_r - 1) \mathbf{E}

여기서 \mathbf{P}는 분극 벡터, \epsilon_0는 진공 유전율, \epsilon_r는 물질의 유전 상수, \mathbf{E}는 외부 전기장이다. 절연체에서 전기적 분극은 외부 전기장에 대해 비례적으로 나타나며, 이는 절연체의 유전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 캐리어 재결합

반도체에서 전도 밴드로 들뜬 전자들은 가전자 밴드로 돌아가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이 과정을 재결합(recombination)이라고 한다. 재결합 과정은 여러 가지 메커니즘을 통해 발생하며, 반도체의 전기적 및 광학적 성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방사성 재결합

방사성 재결합은 전자가 전도 밴드에서 가전자 밴드로 전이할 때 광자를 방출하는 과정이다. 이는 주로 직접 밴드갭을 가진 반도체에서 일어나며, 이때 방출된 광자는 반도체 소자에서 빛을 발생시키는 데 이용될 수 있다. LED(light-emitting diode)와 같은 광학 소자들이 이 원리를 이용한다.

방사성 재결합에서 방출된 광자의 에너지는 밴드갭 에너지 E_g와 동일하며, 다음과 같은 식으로 표현된다.

h\nu = E_g

여기서 h는 플랑크 상수, \nu는 방출된 광자의 진동수이다. 광자의 에너지는 밴드갭 크기에 의해 결정되며, 이로 인해 서로 다른 에너지 갭을 가진 반도체는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방출한다.

비방사성 재결합

비방사성 재결합은 전자가 전도 밴드에서 가전자 밴드로 전이할 때, 빛 대신 격자의 진동에 에너지를 전달하는 과정이다. 이 경우, 전자가 에너지를 격자의 포논으로 전달하게 되어 열이 발생한다. 비방사성 재결합은 주로 간접 밴드갭을 가진 반도체에서 많이 발생하며, 전자가 다시 가전자 밴드로 돌아가면서 빛을 방출하지 않기 때문에 광학 소자로 사용되기 어렵다.

비방사성 재결합 속도는 온도에 따라 달라지며, 온도가 높을수록 격자의 열 진동이 증가하여 비방사성 재결합이 더욱 활발하게 일어난다.

캐리어 농도와 페르미 준위

반도체의 전기적 성질은 캐리어, 즉 전자와 양공의 농도에 의해 결정된다. 반도체에서 전자와 양공의 농도는 온도와 도핑 농도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이는 페르미 준위의 위치에 영향을 미친다.

고유 반도체의 캐리어 농도

고유 반도체는 불순물 도핑이 없는 순수한 반도체를 의미하며, 이때 전자와 양공의 농도는 같다. 고유 반도체에서의 캐리어 농도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표현된다.

n_i = \sqrt{N_c N_v} e^{-\frac{E_g}{2k_B T}}

여기서 n_i는 고유 캐리어 농도, N_c는 전도 밴드의 유효 상태 밀도, N_v는 가전자 밴드의 유효 상태 밀도, E_g는 밴드갭 에너지, k_B는 볼츠만 상수, T는 절대 온도이다.

이 식에 따르면, 고유 반도체의 캐리어 농도는 온도가 상승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밴드갭이 클수록 캐리어 농도가 낮아진다.

도핑된 반도체의 캐리어 농도

반도체에 불순물을 첨가하여 도핑하면 전자의 농도 또는 양공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도핑 농도가 높아질수록 반도체 내 캐리어 농도는 증가하며, 이는 전도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페르미 준위의 위치

페르미 준위는 전자의 에너지 분포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반도체의 전기적 특성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반도체의 도핑 수준에 따라 페르미 준위는 가전자 밴드 또는 전도 밴드에 가까워지며, 이를 통해 전도체 또는 절연체로의 특성을 조정할 수 있다.

온도가 증가하면, 페르미 준위는 중앙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고유 반도체와 유사한 성질을 보이게 한다.

반도체에서 전자와 양공의 이동

반도체 내에서 전자의 이동은 전기장이나 농도 차이에 의해 일어난다. 이러한 이동은 표류(drift)확산(diffusion) 두 가지 주요 메커니즘으로 설명할 수 있다.

표류 전류

표류 전류는 반도체 내에 전기장이 가해졌을 때, 전자와 양공이 전기장의 힘에 의해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전류를 말한다. 전자와 양공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며, 각각의 이동도에 따라 전류의 크기가 결정된다.

표류 전류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J_{\text{drift}} = q (n \mu_e + p \mu_h) E

여기서 J_{\text{drift}}는 표류 전류 밀도, q는 전자의 전하량, n은 전자의 농도, p는 양공의 농도, \mu_e는 전자의 이동도, \mu_h는 양공의 이동도, E는 전기장이다.

확산 전류

확산 전류는 전자의 농도 차이에 의해 전자가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전류이다. 확산 전류는 농도의 기울기에 따라 결정되며, 다음과 같은 식으로 표현된다.

J_{\text{diff}} = q (D_e \nabla n - D_h \nabla p)

여기서 J_{\text{diff}}는 확산 전류 밀도, D_e는 전자의 확산 계수, D_h는 양공의 확산 계수, \nabla n\nabla p는 각각 전자와 양공의 농도 기울기이다.

아인슈타인 관계

전자의 확산 계수와 이동도는 아인슈타인 관계에 의해 연결된다. 이 관계는 열역학적 평형 상태에서 확산과 표류의 비율을 나타내며,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frac{D}{\mu} = \frac{k_B T}{q}

여기서 D는 확산 계수, \mu는 이동도, k_B는 볼츠만 상수, T는 절대 온도이다. 이 관계는 전자와 양공이 전기장과 농도 기울기에 의해 어떻게 이동하는지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pn 접합

반도체 소자의 핵심 중 하나는 pn 접합이다. pn 접합은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가 접합된 구조로, 이 두 반도체 사이에서 전기적 특성이 크게 달라지며, 이는 다이오드, 트랜지스터와 같은 전자 소자의 기본 원리를 제공한다.

pn 접합의 형성

pn 접합이 형성되면, n형 반도체의 전자들이 p형 반도체 쪽으로 이동하고, p형 반도체의 양공들이 n형 반도체로 이동하게 된다. 이로 인해 접합부 근처에서는 전자가 빠져나가면서 양전하를 띄는 공핍 영역이 형성되며, 반대로 p형 반도체에서는 양공이 빠져나가 음전하를 띄는 공핍 영역이 형성된다.

공핍 영역은 전도 전자와 양공이 거의 없는 영역으로, 내부 전기장이 형성된다. 이 전기장은 전자의 확산을 막는 역할을 하며, 평형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내부 전기장과 공핍 영역

pn 접합에서 공핍 영역에 형성된 내부 전기장은 다음과 같은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E = \frac{q N_d x}{\epsilon}

여기서 E는 전기장, q는 전자의 전하량, N_d는 도너(donor) 농도, x는 공핍 영역 내의 거리, \epsilon은 반도체의 유전 상수이다. 이 내부 전기장은 전자의 확산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pn 접합은 정류 특성을 갖는다.

접합 전위

pn 접합에서 형성되는 전위차는 접합 전위라고 하며, 이는 n형 반도체와 p형 반도체 사이의 전위 차이를 의미한다. 접합 전위는 두 반도체의 도핑 농도에 따라 달라지며, 다음과 같은 식으로 주어진다.

V_b = \frac{k_B T}{q} \ln \left( \frac{N_d N_a}{n_i^2} \right)

여기서 V_b는 접합 전위, N_d는 n형 반도체의 도너 농도, N_a는 p형 반도체의 억셉터 농도, n_i는 고유 반도체의 캐리어 농도, k_B는 볼츠만 상수, T는 절대 온도이다.

접합 전위는 공핍 영역에서 전하의 이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pn 접합은 전류가 한 방향으로만 흐를 수 있게 하는 정류 작용을 한다.

pn 접합 다이오드의 동작

pn 접합 다이오드는 pn 접합을 이용한 기본적인 전자 소자로, 정류 특성을 가진다. pn 접합 다이오드는 순방향 바이어스와 역방향 바이어스에서 각각 다른 전류 특성을 보인다.

순방향 바이어스

순방향 바이어스에서 p형 반도체에 양전압을, n형 반도체에 음전압을 걸면, 공핍 영역이 축소되며, 전류가 흐를 수 있게 된다. 이때 전자는 n형 반도체에서 p형 반도체로, 양공은 p형 반도체에서 n형 반도체로 이동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류는 급격히 증가하며, pn 접합 다이오드는 전류가 흐르는 상태가 된다.

순방향 바이어스에서의 전류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I = I_0 \left( e^{\frac{qV}{k_B T}} - 1 \right)

여기서 I는 전류, I_0는 역방향 포화 전류, q는 전자의 전하량, V는 순방향 전압, k_B는 볼츠만 상수, T는 절대 온도이다. 이 식에 따르면, 순방향 전류는 지수적으로 증가한다.

역방향 바이어스

역방향 바이어스에서 p형 반도체에 음전압을, n형 반도체에 양전압을 걸면, 공핍 영역이 확장되며, 전류의 흐름이 거의 차단된다. 이때 소량의 역방향 포화 전류만이 흐르게 되며, 이는 주로 소수 캐리어에 의해 발생한다.

역방향 바이어스에서 전류는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며,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I_{\text{rev}} = - I_0

역방향 바이어스에서는 전류가 거의 흐르지 않기 때문에, pn 접합 다이오드는 정류 소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항복 현상

역방향 바이어스가 매우 커지면, 항복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항복 전압 이상에서는 전류가 급격히 증가하며, 소자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때 발생하는 현상은 전계 항복 또는 열 항복으로 설명될 수 있으며, 전자들이 강한 전기장 하에서 전도 밴드로 전이하여 전류가 급격히 흐르게 된다.

항복 현상은 특정 소자에서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예를 들어 제너 다이오드는 항복 현상을 이용하여 안정된 전압을 제공하는 데 사용된다.

반도체 소자의 특성 곡선

반도체 소자의 전류-전압 특성은 소자의 동작을 설명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pn 접합 다이오드의 경우, 전류-전압 특성 곡선은 다음과 같은 형태를 가진다.

다이어그램을 통해 pn 접합 다이오드의 전류-전압 특성 곡선을 시각화하면 다음과 같다.

graph LR A[역방향 바이어스] --> B[포화 전류] A --> C[항복 전압에서 전류 급증] D[순방향 바이어스] --> E[전류 지수 증가]

이 특성 곡선은 다이오드 소자의 정류 특성을 잘 나타내며, 이를 통해 다이오드가 전류를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