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제어 시스템의 역사는 시스템의 출력을 원하는 목표값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노력의 중심에는 피드백(Feedback)이라는 근본적인 개념이 자리 잡고 있으며, PID(Proportional-Integral-Differential) 제어는 피드백 제어기의 가장 대표적이고 본질적인 형태로 평가받는다.1 PID 제어기는 제어 대상의 현재 상태를 측정하여 목표값과의 차이, 즉 오차(error)를 계산하고, 이 오차를 바탕으로 시스템에 필요한 제어 입력을 생성하는 폐루프(closed-loop) 제어 시스템의 핵심 구성 요소이다.2 그 구조는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제어 철학은 매우 깊고 실용적이다. 이는 PID 제어기가 단순히 하나의 알고리즘을 넘어, 불확실성과 외란이 존재하는 현실 세계에서 시스템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해법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한 원동력이다.
PID 제어의 진정한 독창성은 오차를 다루는 시간적 관점에서 비롯된다. 이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오차 정보를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제어 결정을 내리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1 각 구성 요소는 뚜렷한 시간적 역할을 담당한다.
이처럼 PID 제어는 현재의 즉각적인 대응, 과거의 누적된 오차에 대한 교정, 그리고 미래의 변화에 대한 예측이라는 세 가지 시간적 차원의 제어 전략을 하나의 틀 안에 조화롭게 통합한 제어 철학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모델 예측 제어(MPC), 강인 제어(Robust Control), 적응 제어(Adaptive Control) 등 수많은 고급 제어 이론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PID 제어는 지난 수십 년간 산업 현장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제어기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1 드론의 자세 제어, 자율주행 자동차의 속도 제어, 반도체 공정의 온도 제어, 로봇 팔의 정밀 위치 제어에 이르기까지 그 적용 범위는 실로 광범위하다.2
PID 제어의 이러한 지속성은 그것이 모든 상황에서 이론적으로 ‘최적’의 성능을 보장하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그 이유는 공학적 가치인 ‘충분함(Good Enough)’에서 찾을 수 있다. 고급 제어 이론들은 종종 제어 대상에 대한 정확한 수학적 모델을 요구하며, 구현을 위한 연산 비용이 높고 설계 과정이 복잡하다.9 반면, PID 제어는 시스템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없더라도 비교적 간단한 실험과 조정을 통해 구현이 가능하며 1, 대부분의 산업 공정에서 요구하는 성능 수준을 충분히 만족시킨다.8 즉, PID 제어는 성능, 구현의 용이성, 그리고 비용이라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가장 실용적이고 균형 잡힌 해법을 제공하기에, 오늘날까지도 자동 제어의 ‘산업 표준’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본 보고서는 이처럼 자동 제어의 근간을 이루는 PID 제어에 대한 심층적인 고찰을 목표로 한다. 제1장에서는 PID 제어의 세 가지 기본 구성 요소인 비례, 적분, 미분 제어의 원리와 각각의 역할 및 한계를 명확히 분석한다. 제2장에서는 시간 영역과 주파수 영역에서의 PID 제어기 수학적 모델을 정립하고, 이를 통해 제어기가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이론적으로 해석한다. 제3장에서는 각 PID 파라미터가 시스템의 과도 응답 및 정상 상태 응답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정량적으로 분석한다. 제4장에서는 PID 제어기의 성능을 최적화하기 위한 핵심 과정인 튜닝 방법론을 경험적 방법부터 체계적인 지글러-니콜스 방법에 이르기까지 상세히 다룬다. 제5장에서는 이상적인 이론과 현실 세계의 간극에서 발생하는 적분 와인드업, 미분항 노이즈와 같은 실제적 난제들을 살펴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고급 제어 기법들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제6장에서는 공정 제어, 모터 제어, 로보틱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PID 제어 적용 사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이론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고찰한다. 이를 통해 PID 제어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을 넘어, 이론적 토대와 실제적 함의를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이해를 제공하고자 한다.
PID 제어는 세 가지 독립적이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제어 동작의 합으로 구성된다. 각 요소는 오차 신호를 각기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고 처리하여, 시스템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목표값에 도달하도록 기여한다. 이 장에서는 비례(P), 적분(I), 미분(D) 제어의 기본 원리와 각각의 명확한 역할, 그리고 내재된 한계점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비례 제어는 PID 제어의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로, 현재 시점의 오차에 비례하여 제어량을 결정하는 가장 직관적인 제어 방식이다.6 자동차의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예로 들면, 목표 속도(예: 100 km/h)와 현재 속도의 차이가 클수록 가속 페달을 더 깊게 밟고, 차이가 줄어들수록 가속 페달에서 힘을 빼는 것과 같은 원리다.2
비례 제어의 수학적 표현은 매우 간단하다. 제어기 출력, 즉 조작량($MV(t)$, Manipulated Variable)은 현재 시간 $t$에서의 오차 $e(t)$에 비례 이득(Proportional Gain)이라고 불리는 상수 $Kp$를 곱한 값으로 결정된다.2 \(MV(t) = K_p \cdot e(t)\) 여기서 오차 $e(t)$는 목표값(Setpoint, $r(t)$)과 현재 측정값(Process Variable, $y(t)$)의 차이($e(t) = r(t) - y(t)$)로 정의된다.5 이 식에서 알 수 있듯이, 비례 제어는 오직 ‘현재’의 오차 크기만을 고려하여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오차가 크면 큰 제어력을, 오차가 작으면 작은 제어력을 가한다.11
비례 제어의 주된 역할은 시스템의 응답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12
$Kp$ 값을 높이면 동일한 오차에 대해 더 큰 제어 출력을 내보내므로 시스템이 목표값에 더 빠르게 도달하게 된다.13 하지만 이러한 장점은 명확한 한계를 동반한다.
첫째, $Kp$ 값이 과도하게 커지면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제어력이 너무 강해지면 목표값을 지나치는 오버슈트가 커지고, 목표값 주변에서 출력이 계속해서 진동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진폭이 점점 커지며 발산하기도 한다.2
둘째, 비례 제어만으로는 정상 상태 오차(Steady-State Error)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시스템이 목표값에 가까워질수록 오차 $e(t)$는 0에 수렴하게 되고, 이에 따라 비례 제어의 출력 $Kp * e(t)$ 역시 0에 가까워진다. 이때, 시스템의 마찰력이나 중력, 외부 부하와 같은 외란을 이겨내기 위한 최소한의 제어력이 필요한 경우, 오차가 완전히 0이 되면 제어력도 0이 되어 더 이상 외란을 극복할 수 없게 된다. 결과적으로 시스템은 목표값에 완전히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작은 오차를 남긴 채 평형 상태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남은 오차를 정상 상태 오차 또는 잔류 편차(Offset)라고 부른다.2
$Kp$ 값을 높이면 이 오차를 줄일 수는 있지만, 앞서 언급한 안정성 문제 때문에 무한정 높일 수는 없다.15 따라서 비례 제어는 빠르지만, 본질적으로 부정확한 제어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적분 제어는 비례 제어의 근본적인 한계인 정상 상태 오차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다. 이는 현재의 오차뿐만 아니라, 과거로부터 누적된 오차의 이력을 제어에 반영하는 방식이다.3
적분 제어는 시간에 따라 오차를 계속해서 더해 나간다(적분). 수학적으로 적분항의 출력은 시간 0부터 현재 시간 $t$까지의 오차 $e(\tau)$를 적분한 값에 적분 이득(Integral Gain) $Ki$를 곱하여 결정된다.2 \(MV_I(t) = K_i \int_{0}^{t} e(\tau)d\tau\) 이 제어량은 비례 제어의 출력에 더해져 전체 제어기(PI 제어기)의 출력을 구성한다. 적분항의 핵심 원리는 아무리 작은 오차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누적 값은 계속해서 커진다는 점이다.13 비례 제어로는 무시될 만큼 작은 정상 상태 오차가 존재하더라도, 적분항은 이 오차를 꾸준히 축적하여 결국에는 외란을 극복하고 오차를 0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제어력을 생성해낸다.16
적분 제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P 제어만으로는 제거할 수 없는 정상 상태 오차를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이다.4 이 덕분에 시스템은 목표값에 정확히 도달하여 안정될 수 있다. 또한, 누적된 오차에 기반하므로 시스템의 응답 속도를 단축시키는 데에도 일부 기여할 수 있다.13
하지만 적분 제어 역시 단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과거의 오차를 누적하는 특성상 시스템의 반응이 느려질 수 있다. 외란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시간이 지나 오차가 누적되어야 제어력이 발휘되기 때문이다.11
둘째, 적분항은 시스템의 오버슈트를 증가시키고 안정성을 저해하는 경향이 있다.5 목표값에 도달하여 오차가 0이 되더라도, 그 이전까지 누적된 적분 값은 즉시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기 때문에 제어 출력이 계속해서 가해져 목표값을 지나치게 된다. 이로 인해 정착 시간(Settling Time)이 길어질 수 있다.11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적분 와인드업(Integral Windup) 현상이다. 이는 제어기의 출력이 모터의 최대 토크나 밸브의 최대 개방 상태와 같은 물리적 한계(포화, Saturation)에 도달했을 때 발생한다. 시스템 출력은 더 이상 증가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어기 내부의 적분항은 오차가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값을 누적한다. 이렇게 과도하게 커진 적분 값 때문에, 나중에 오차의 부호가 바뀌어도 시스템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못하고 큰 오버슈트와 긴 정착 시간을 유발하게 된다.18 이 문제는 실제 시스템에서 PID 제어기를 구현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미분 제어는 오차의 현재 값이나 과거의 누적 값이 아닌, 오차의 변화 추세, 즉 ‘미래’를 예측하여 제어에 반영하는 선제적인 방식이다.3
미분 제어는 오차의 시간적 변화율(기울기)에 비례하는 제어력을 생성한다. 수학적으로 미분항의 출력은 오차 $e(t)$를 시간에 대해 미분한 값에 미분 이득(Derivative Gain) $Kd$를 곱하여 결정된다.5 \(MV_D(t) = K_d \frac{de(t)}{dt}\) 오차가 목표값을 향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면($de(t)/dt$가 큰 음수), 미분항은 현재의 제어력을 줄이는 방향(제동)으로 작용하여 목표값을 지나치는 오버슈트를 방지한다. 반대로 오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면, 미분항은 이를 억제하기 위해 더 강한 제어력을 미리 가한다.20 이처럼 미분 제어는 시스템의 움직임에 댐퍼(damper)와 같은 역할을 하여 진동을 억제하고 안정성을 높인다.13
미분 제어의 핵심 역할은 시스템의 안정성 향상이다. 오버슈트와 진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이로 인해 정착 시간을 단축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다.4 이는 특히 P 제어와 I 제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진동적인 응답을 완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미분 제어는 편차에 빠르게 대처하는 속응화 능력을 가지고 있다.23
그러나 미분 제어는 실제 시스템에 적용하기 매우 까다로운 두 가지 주요 한계를 가진다. 첫째, 미분 제어는 단독으로 사용될 수 없다. 오차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정상 상태에서는 변화율이 0이므로 미분항의 출력이 0이 되어 정상 상태 오차를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23 따라서 항상 비례 제어와 함께 PD 또는 PID 형태로 사용된다.
둘째, 더 심각한 문제로, 미분 제어는 측정 노이즈(measurement noise)에 매우 민감하다는 점이다. 센서에서 측정된 값에는 보통 고주파수의 미세한 노이즈가 포함되어 있다. 미분 연산은 신호의 빠른 변화, 즉 기울기를 계산하는 것이므로, 이 고주파 노이즈의 급격한 변화를 매우 큰 값으로 증폭시킨다.12 증폭된 노이즈는 제어 출력을 불규칙하게 만들어 액추에이터에 무리를 주고 전체 시스템의 성능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 있다.6 이 때문에 실제 미분 제어기를 구현할 때는 노이즈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저역 통과 필터(low-pass filter)를 반드시 함께 사용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P, I, D 세 요소는 각각 뚜렷한 장점과 단점을 가지며,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P 제어는 빠른 응답을 제공하지만 정상 상태 오차를 남기고, I 제어는 이 오차를 제거하지만 응답을 느리게 하고 오버슈트를 유발할 수 있으며, D 제어는 이러한 오버슈트와 진동을 억제하여 안정성을 높이지만 노이즈에 취약하다.13 따라서 성공적인 PID 제어의 핵심은 단순히 세 항을 더하는 것을 넘어, 제어 대상 시스템의 고유한 동특성(응답 속도, 외란의 종류, 노이즈 수준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세 요소의 영향력(이득 값)을 최적으로 조절하여 상호 보완 효과를 극대화하는 ‘균형의 예술’에 있다. PID 튜닝 과정은 바로 이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가는 여정이라 할 수 있다.
PID 제어의 원리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체계적으로 설계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모델링이 필수적이다. 제어기는 주로 시간 영역(Time-Domain)에서의 미적분 방정식과 주파수 영역(Frequency-Domain)에서의 전달 함수(Transfer Function)로 표현된다. 이 두 가지 모델은 동일한 제어기를 다른 관점에서 표현한 것으로, 각각 제어기의 동적 거동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 중요한 도구를 제공한다.
시간 영역 모델은 시간에 따른 제어기 출력 $u(t)$가 오차 $e(t)$와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형태는 병렬형(parallel-form) PID 제어 방정식이다.4 \(u(t) = K_p e(t) + K_i \int_{0}^{t} e(\tau)d\tau + K_d \frac{de(t)}{dt}\) 이 식에서 각 항은 명확한 물리적 의미를 가진다.
이 세 가지 음이 아닌 계수 $K_p$, $K_i$, $K_d$는 제어기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파라미터이며, 이 값들을 조정하는 과정을 튜닝(tuning)이라고 한다.3
또 다른 표현 방식으로는 표준형(standard form) 또는 직렬형(series form) 모델이 있으며, 이는 전체 이득 $K_p$에 대해 적분 시간(Integral Time, $T_i$)과 미분 시간(Derivative Time, $T_d$)을 사용하여 나타낸다.5 \(u(t) = K_p \left( e(t) + \frac{1}{T_i} \int_{0}^{t} e(\tau)d\tau + T_d \frac{de(t)}{dt} \right)\) 이 두 모델은 상호 변환이 가능하다. 병렬형의 이득과 표준형의 파라미터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한다. \(K_i = K_p / T_i\)
\[K_d = K_p \cdot T_d\]어떤 형태의 방정식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튜닝 공식이나 파라미터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제어기를 설계하거나 분석할 때 어떤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지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컴퓨터를 이용한 디지털 제어 시스템에서는 연속적인 미적분 연산이 불가능하므로, 이산 시간(discrete-time) 모델을 사용한다. 이는 샘플링 주기 $L$마다 오차를 측정하고 제어 입력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적분은 합산(summation)으로, 미분은 차분(difference)으로 근사하여 구현된다.27
주파수 영역 모델은 시스템의 안정성, 주파수 응답 특성 등을 분석하는 데 매우 강력한 도구를 제공한다. 시간 영역의 PID 제어 방정식을 라플라스 변환(Laplace Transform)을 통해 주파수 영역으로 변환하면 제어기의 전달 함수 $G_c(s)$를 얻을 수 있다.5
시간 영역의 병렬형 방정식을 라플라스 변환하면 다음과 같다. \(U(s) = K_p E(s) + K_i \frac{E(s)}{s} + K_d sE(s)\) 여기서 $U(s)$와 $E(s)$는 각각 $u(t)$와 $e(t)$의 라플라스 변환이다. 이 식을 입력 $E(s)$에 대한 출력 $U(s)$의 비율로 정리하면 PID 제어기의 전달 함수 $G_c(s)$가 유도된다.29 \(G_c(s) = \frac{U(s)}{E(s)} = K_p + \frac{K_i}{s} + K_d s\) 이 전달 함수는 PID 제어기가 시스템의 동특성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청사진과 같다. 각 항은 제어 시스템의 근궤적(Root Locus) 또는 보드 선도(Bode Plot) 상에서 뚜렷한 역할을 수행한다.
결론적으로, PID 제어기의 전달 함수는 제어기가 단순히 오차에 비례, 적분, 미분 연산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제어 대상 시스템(Plant)의 전달 함수와 결합하여 전체 폐루프 시스템의 극점과 영점의 위치를 재배치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PID 튜닝 과정은 $K_p$, $K_i$, $K_d$ 값을 조절함으로써, 이 극점과 영점의 위치를 최적으로 조절하여 전체 시스템이 원하는 안정성과 응답 특성을 갖도록 ‘성형(shaping)’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제어 공학에서 PID 제어기를 설계하고 분석하는 데 있어 주파수 영역 분석이 왜 중요한지를 명확히 설명해준다.
PID 제어기의 성능은 세 가지 이득 파라미터, $K_p$, $K_i$, $K_d$의 값에 의해 전적으로 결정된다. 이 파라미터들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시스템의 응답은 매우 민감하게 변화한다. 성공적인 제어기 설계를 위해서는 각 파라미터가 시스템의 과도 응답(transient response)과 정상 상태 응답(steady-state response)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과도 응답은 시스템이 한 정상 상태에서 다른 정상 상태로 이동할 때 나타나는 동적인 거동을 의미하며, 주로 상승 시간, 오버슈트, 정착 시간과 같은 지표로 평가된다.
정상 상태 응답은 충분한 시간이 지난 후 시스템 출력이 목표값에 얼마나 가깝게 유지되는지를 나타내며, 정상 상태 오차로 평가된다.
PID 파라미터 튜닝이 어려운 이유는 각 파라미터가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복잡하게 얽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31 예를 들어, 상승 시간을 줄이기 위해
$K_p$를 높이면 오버슈트가 증가하고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_d$를 추가하면 오버슈트는 줄어들지만, 노이즈에 민감해질 수 있다. 또한, 정상 상태 오차를 없애기 위해 $K_i$를 도입하면 과도 응답 특성이 나빠져 $K_p$와 $K_d$ 값을 다시 조정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이러한 복잡한 상호작용은 PID 튜닝을 일종의 다변수 최적화 문제로 만든다. 하나의 성능 지표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다른 지표를 악화시키는 상충 관계(trade-off)가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제어 목표에 따라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빠른 응답이 중요하지만 약간의 오버슈트는 허용되는 시스템과, 오버슈트가 절대로 발생해서는 안 되는 정밀 시스템의 튜닝 방향은 완전히 달라야 한다.13
이러한 파라미터 간의 상호 의존성과 시스템 응답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성공적인 튜닝의 첫걸음이다. 아래 표는 각 이득 값을 증가시켰을 때 주요 성능 지표들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요약하여 보여준다. 이 표는 수동 튜닝 시 어떤 파라미터를 어떤 방향으로 조절해야 할지에 대한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며, 이론과 실제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파라미터 증가 | 상승 시간 (Rise Time) | 오버슈트 (Overshoot) | 정착 시간 (Settling Time) | 정상 상태 오차 (S-S Error) | 안정성 (Stability) |
|---|---|---|---|---|---|
| $K_p$ | 감소 | 증가 | 미미한 변화 | 감소 | 저하 |
| $K_i$ | 감소 | 증가 | 증가 | 제거 | 저하 |
| $K_d$ | 미미한 변화 | 감소 | 감소 | 미미한 변화 | 향상 |
데이터 출처: 31
이 표를 통해 $K_p$와 $K_i$는 주로 응답 속도와 정상 상태 성능에 영향을 주지만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고, $K_d$는 안정성과 과도 응답 개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PID 튜닝은 이 세 가지 요소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최적의 조합을 찾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PID 제어기의 성능은 전적으로 $K_p$, $K_i$, $K_d$ 파라미터 값에 의해 결정되므로, 제어 대상 시스템에 가장 적합한 이득 값을 찾는 튜닝(tuning) 과정은 PID 제어 설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도전적인 단계이다.2 튜닝 방법론은 튜너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는 수동적인 방법부터, 체계적인 실험 절차를 따르는 고전적인 방법, 그리고 시스템이 스스로 최적의 값을 찾아내는 자동화된 기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발전해왔다.
경험적 튜닝은 가장 기본적인 접근 방식으로, 제어 시스템의 응답을 직접 관찰하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이득 값을 조절하는 방법이다.23 정해진 절차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순차적 접근법이 많이 사용된다.33
이 방법은 제어 시스템에 대한 깊은 이해와 많은 경험을 요구한다. 튜너의 직관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최적의 값을 찾기 어려우며, 특히 응답이 느리거나 복잡한 시스템의 경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34
PID 튜닝을 개인의 경험 영역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 공학적인 절차로 정립한 방법론이 바로 1942년에 제안된 지글러-니콜스 방법이다.2 이 방법은 시스템의 수학적 모델 없이 간단한 실험을 통해 PID 파라미터의 초기값을 결정할 수 있는 강력하고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한다.6 여러 변형이 있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주파수 응답법, 또는 폐쇄 루프법(Closed-Loop Method)이다.
이 방법은 제어 루프를 의도적으로 불안정성의 경계로 몰아가서 시스템의 동특성을 파악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36
| 제어기 유형 | $K_p$ | $T_i$ | $T_d$ |
|---|---|---|---|
| P | $0.5 \cdot K_u$ | - | - |
| PI | $0.45 \cdot K_u$ | $T_u / 1.2$ | - |
| PID | $0.6 \cdot K_u$ | $T_u / 2$ | $T_u / 8$ |
주: 위 표는 표준형(standard form) PID 제어기($K_p(1 + 1/(T_i s) + T_d s)$)를 기준으로 한 공식이다. 병렬형(parallel-form) 제어기를 사용하는 경우 $K_i = K_p / T_i, K_d = K_p \cdot T_d$ 관계를 이용하여 변환해야 한다.
데이터 출처: 27
지글러-니콜스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제어 대상에 대한 복잡한 수학적 모델링 없이, 간단하고 체계적인 실험만으로 합리적인 PID 파라미터 초기값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6 그러나 이 방법으로 얻어진 튜닝 값은 일반적으로 1/4 감쇠 응답(quarter amplitude decay)을 목표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응답이 다소 공격적(aggressive)이고 오버슈트가 크며 진동적인 경향을 보인다.36 따라서 많은 경우, 지글러-니콜스 방법으로 얻은 값은 최종 튜닝을 위한 훌륭한 ‘시작점’으로 활용되며, 이후 시스템의 특정 요구사항에 맞게 미세 조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14 또한, 시스템을 불안정성의 경계까지 몰아가야 하므로 실제 공정에서는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38
현대의 디지털 제어 시스템에서는 앞서 설명한 방법들을 자동화한 자동 튜닝(Auto-Tuning) 기능이 널리 탑재되고 있다. 대표적인 자동 튜닝 기법은 계전기 피드백(Relay Feedback) 방법이다. 이 방법은 제어기 출력을 On/Off 형태로 스위칭하여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진동시킨다. 이때 발생하는 진동의 진폭과 주기로부터 시스템의 임계 이득($K_u$)과 임계 주기($T_u$)를 자동으로 추정하고, 이를 지글러-니콜스 공식에 대입하여 PID 파라미터를 계산한다.6 이 방식은 사용자가 복잡한 절차 없이 버튼 하나로 PID 튜닝을 수행할 수 있게 하여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43
더 나아가, MATLAB/Simulink와 같은 공학용 소프트웨어는 시스템의 전달 함수나 스텝 응답 데이터로부터 직접 최적의 PID 이득을 계산해주는 고급 튜닝 알고리즘을 제공한다.45 이러한 모델 기반 튜닝 기법은 단순히 진동 특성뿐만 아니라 위상 여유, 이득 여유와 같은 강인성(robustness) 지표까지 고려하여 훨씬 정교하고 안정적인 제어기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
교과서에서 다루는 이상적인 PID 제어 이론과 실제 산업 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 사이에는 여러 가지 간극이 존재한다. 액추에이터는 무한한 출력을 낼 수 없으며, 센서 측정값에는 항상 노이즈가 섞여 있고, 대부분의 실제 시스템은 완벽하게 선형적이지 않다. 이러한 현실적인 제약들은 표준 PID 제어기의 성능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 있다. 따라서 실제 시스템에서 PID 제어기가 강인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고급 제어 기법들의 적용이 필수적이다. 이 기법들은 이상적인 PID 이론과 복잡한 현실 세계를 잇는 필수적인 교량 역할을 한다.
적분 와인드업은 PID 제어기, 특히 적분항이 있는 PI 또는 PID 제어기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하고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이다. 이 현상은 제어기의 계산된 출력이 실제 구동기(actuator), 예를 들어 밸브, 모터, 히터 등이 낼 수 있는 물리적인 최대 또는 최소 출력 범위를 초과할 때 발생한다.18 이 상태를 포화(saturation)라고 한다.
제어기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 실제 시스템에 가해지는 제어 입력은 더 이상 증가하거나 감소하지 않고 한계값에 머무르게 된다. 하지만 제어기 내부의 적분항은 목표값과 현재값 사이에 오차가 존재하는 한, 이 오차를 계속해서 누적하여 내부적인 적분 값을 비정상적으로 크게 키운다. 이것이 바로 ‘적분 와인드업’ 현상이다.18
이렇게 과도하게 누적된 적분 값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는다. 나중에 시스템 출력이 목표값에 근접하여 오차의 부호가 바뀌더라도, 거대해진 적분 값이 상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제어기는 계속해서 잘못된 방향의 큰 출력을 내보내게 되고, 이는 결국 과도한 오버슈트와 긴 정착 시간으로 이어진다. 심한 경우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수도 있다.18
안티와인드업(Anti-windup)은 이러한 적분 와인드업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기법들의 총칭이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역계산(Back-Calculation) 또는 추종(Tracking) 방식이다.18 이 기법의 핵심 원리는 제어기가 포화 상태에 있는지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포화가 발생했을 때 적분항이 더 이상 누적되지 않도록 동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원리는 다음과 같다.
이러한 안티와인드업 기법을 적용함으로써, PID 제어기는 액추에이터 포화라는 물리적 제약 하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상적인 미분기의 전달 함수는 $K_d s$로,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이득이 무한정 커지는 특성을 가진다. 이는 실제 제어 시스템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센서로부터 측정되는 모든 신호에는 필연적으로 고주파수의 측정 노이즈(measurement noise)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25
이상적인 미분기는 이 노이즈의 빠르고 불규칙한 변화를 신호의 급격한 변화율로 인식하고, 이를 엄청나게 큰 제어 출력으로 증폭시킨다.3 이렇게 노이즈에 의해 오염된 제어 출력은 마치 채터링(chattering)처럼 매우 빠르게 진동하게 되며, 이는 액추에이터(특히 밸브나 모터)에 기계적인 마모를 유발하고, 전체 제어 시스템의 성능을 저하시키며, 심지어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도 있다.6 이 때문에 순수한 형태의 미분 제어기는 실제 시스템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미분항의 노이즈 증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표준적인 방법은 순수 미분기 대신 1차 저역 통과 필터(First-order Low-pass Filter)가 결합된 형태의 미분기를 사용하는 것이다.48 필터가 적용된 미분항의 전달 함수는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49 \(G_d(s) = \frac{K_d s}{T_f s + 1}\) 여기서 $T_f$는 필터 시정수(filter time constant)로, 필터의 차단 주파수($1/T_f$)를 결정하는 파라미터이다. 이 전달 함수의 동작 원리는 다음과 같다.
필터 시정수 $T_f$는 노이즈 제거 성능과 제어 응답 속도 사이에 상충 관계(trade-off)를 가진다. $T_f$를 작게 하면 필터링 효과가 줄어들지만 미분기의 응답이 빨라지고, $T_f$를 크게 하면 노이즈 제거 효과는 뛰어나지만 위상 지연(phase lag)을 유발하여 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 $T_f$는 미분 시간 $T_d$의 일정 비율($T_f = T_d / N$, 여기서 $N$은 2에서 20 사이의 값)로 설정된다.49 이처럼 적절한 필터링을 통해 미분항의 장점인 안정성 향상 효과는 유지하면서 노이즈 민감성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표준 PID 제어기는 제어 대상 시스템이 선형 시불변(Linear Time-Invariant, LTI)이라는 가정 하에 설계된다. 즉, 시스템의 동특성이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고, 입력과 출력의 관계가 선형적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항공기, 로봇, 화학 반응기 등 많은 실제 공정은 운전 조건(operating condition)에 따라 그 동특성이 크게 변하는 비선형(nonlinear) 시스템이다.52
예를 들어, 항공기는 비행 속도와 고도에 따라 공기역학적 특성이 달라지며, 화학 반응기는 반응 온도와 압력에 따라 반응 속도가 비선형적으로 변한다. 이러한 시스템에 단일 이득 값으로 튜닝된 고정 PID 제어기를 적용하면, 특정 운전 조건에서는 최적의 성능을 보일 수 있지만, 운전 조건이 바뀌면 성능이 크게 저하되거나 심지어 시스템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52
이득 스케줄링(Gain Scheduling)은 이러한 비선형 시스템을 제어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실용적인 접근법이다.52 이는 하나의 제어기로 모든 운전 영역을 제어하려는 대신, 여러 개의 선형 제어기를 설계하고 운전 조건에 따라 적절한 제어기를 선택하거나 보간하여 사용하는 방식이다.53 설계 과정은 다음과 같다.52
이득 스케줄링은 PID 제어라는 선형 제어기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파라미터를 동적으로 변화시켜 비선형 시스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기법이다. 이는 PID 제어가 이론적인 모델을 넘어 다양한 실제 산업 현장에서 강인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적인 확장 기술 중 하나이다.
PID 제어의 진정한 가치는 이론적 우아함이 아닌,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 있다. 시스템의 특성과 요구 성능이 판이하게 다른 여러 분야에서 PID 제어는 그 유연성과 강인성을 입증해왔다. 이 장에서는 대표적인 세 가지 산업 분야-공정 제어, 모터 제어, 로보틱스-에서의 PID 제어 적용 사례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시스템의 복잡성과 요구 성능 수준에 따라 PID 제어의 역할이 ‘단독 솔루션’에서부터 복잡한 제어 시스템의 ‘기반 기술’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고찰한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확산(diffusion) 공정은 웨이퍼 위에 얇은 산화막을 형성하거나 불순물을 주입하기 위해 수백 도에서 천 도가 넘는 고온 환경을 요구한다. 이때 사용되는 확산로(diffusion furnace)는 매우 정밀한 온도 제어가 공정 수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54 확산로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동특성을 가진다.
이러한 느리고 정밀성을 요구하는 시스템에서 PID 제어의 각 요소는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수동 튜닝이 매우 어렵고 비효율적이므로, 시스템의 동특성을 자동으로 파악하여 최적의 PID 파라미터를 설정해주는 자동 튜닝(auto-tuning) 기능이 거의 필수적으로 사용된다.44 이 경우, 잘 튜닝된 단일 PID 제어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목표 성능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PID는 ‘단독 솔루션’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DC 모터는 로봇, 컨베이어 벨트, 전기차 등 산업 자동화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구동기로 사용된다. 모터 제어 시스템은 온도 제어와는 대조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진다.
빠른 응답이 요구되는 모터 제어에서 PID 각 항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모터 제어에서 PID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때로는 더 높은 성능을 위해 다른 제어 기법과 결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예측 가능한 부하 변동을 보상하기 위해 피드포워드(feedforward) 제어를 PID와 함께 사용하여 외란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제어 입력을 가함으로써 응답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다관절 로봇 팔은 현대 자동화의 정점으로, 매우 복잡한 동특성을 가진다.
이러한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산업용 로봇 제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본 전략은 ‘분산 PID 제어(decentralized PID control)’이다. 이는 복잡한 결합 동역학을 일단 무시하고, 각 관절을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간주하여 개별적인 PID 제어기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이 널리 쓰이는 이유는 구현이 매우 간단하고, 저속 동작이나 특정 작업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이기 때문이다.9
그러나 로봇 팔이 고속으로 움직이거나 높은 정밀도를 요구하는 작업을 수행할 때는 고정 이득(fixed-gain) PID 제어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다. 무시했던 비선형 항과 관절 간 상호작용이 큰 외란으로 작용하여 추종 오차, 진동, 정상 상태 오차 등을 유발한다.9
따라서 고성능 로봇 제어 시스템에서 PID는 ‘단독 솔루션’이 아닌, 더 정교한 제어 아키텍처를 구성하는 ‘기반 기술(foundational technology)’ 또는 ‘오차 보상기(error compensator)’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즉, PID 제어는 기본적인 안정성과 오차 수렴을 담당하는 베이스라인(baseline) 제어기로 사용되고, 그 위에 시스템의 복잡성을 처리하기 위한 상위 수준의 제어 전략이 결합된다.
결론적으로, PID 제어의 적용 방식은 제어 대상의 복잡도에 따라 진화한다. 반도체 공정과 같이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선형적인 시스템에서는 그 자체가 완성된 제어 솔루션으로 기능한다. 그러나 다관절 로봇과 같이 고도의 비선형성과 불확실성을 내포한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PID는 더 정교한 제어 구조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잔류 오차를 보상하는 핵심 모듈, 즉 ‘기반 기술’로서의 위상을 갖게 된다. 이는 PID 제어의 놀라운 적응성과 지속적인 생명력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본 보고서는 PID 제어의 기본 원리부터 수학적 모델링, 튜닝 방법론, 실제적 구현의 난제와 고급 기법, 그리고 다양한 산업 적용 사례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측면에서 심층적으로 고찰하였다. 이를 통해 PID 제어가 단순한 제어 알고리즘을 넘어, 지난 수십 년간 산업 자동화의 발전을 이끌어온 핵심적인 기술이자 철학임을 확인하였다. 결론적으로 PID 제어의 강인성과 한계를 요약하고, 현대 제어 시스템에서의 현재적 가치를 재평가하며, 미래 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발전 가능성을 전망하고자 한다.
PID 제어의 가장 큰 강점은 그 본질적인 특성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이러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PID 제어는 명확한 이론적, 실제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수많은 첨단 제어 이론이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PID 제어가 여전히 산업 현장의 ‘표준’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는 이유는, 그것이 이론적 최적성보다는 공학적 실용성에 더 큰 가치를 두기 때문이다. PID 제어는 복잡한 시스템에 대해 ‘완벽한’ 해법을 제공하지는 못할지라도, 대부분의 경우 ‘충분히 좋은’ 성능을 ‘낮은 비용’과 ‘간단한 방법’으로 달성하게 해준다. 이러한 경제성과 신뢰성은 지난 수십 년간의 산업 현장에서 검증되었으며, PID 제어를 대체 불가능한 실용적인 제어 솔루션으로 만들었다.
PID 제어는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미래 기술과 융합하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현재진행형 기술이다. PID 제어의 미래는 단독으로 존재하기보다는 다른 첨단 기술과의 시너지를 통해 그 한계를 극복하고 적용 범위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과의 융합은 PID 제어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머신러닝, 특히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과 신경망(Neural Networks)을 이용하여 시스템의 복잡하고 비선형적인 동특성을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변화하는 운전 조건에 맞춰 PID 이득을 자동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최적화하는 ‘지능형 PID(Intelligent PID)’ 또는 ‘적응형 PID(Adaptive PID)’가 미래 제어 시스템의 중요한 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9
이러한 접근법은 PID 제어의 근본적인 장점인 구조적 단순성과 강인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전적인 PID가 어려움을 겪었던 고도의 비선형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결국 PID 제어는 미래에도 자동 제어 시스템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이자 신뢰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서,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융합하며 그 생명력을 계속해서 이어 나갈 것이다.
| Tuning Methods of A PID Controller | CTRL ALT FTC,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www.ctrlaltftc.com/the-pid-controller/tuning-methods-of-a-pid-controller |
| Noise Filtering in PID Control | Understanding PID Control, Part 3 - YouTube,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m.youtube.com/watch?v=7dUVdrs1e18&pp=ygUHI3NlZXBpZA%3D%3D |
| Principles of PID Control and Tuning | Eurotherm, 8월 16, 2025에 액세스, https://www.eurotherm.com/temperature-control/principles-of-pid-control-and-tun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