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Off 제어 시스템 안내서
1. On-Off 제어의 서론
제어 시스템 공학의 광대한 영역에서, On-Off 제어는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직관적인 제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제어 방식의 본질은 극단적인 단순성에 있으나, 그 단순함 속에 복잡한 동적 거동과 심오한 이론적 배경이 숨어 있다. 본 장에서는 On-Off 제어의 기본 개념을 정립하고, 제어 시스템의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그 위치를 명확히 하며, 이 제어 방식이 내포하는 동적 특성과 본질적인 한계를 소개한다.
1.1 제어의 기본 개념과 On-Off 제어의 위치
모든 제어 시스템의 근본적인 목적은 특정 물리량, 즉 ’제어량(Controlled Variable)’을 원하는 값인 ’설정값(Setpoint)’으로 유지하는 데 있다.1 이는 외부 환경의 변화나 예측 불가능한 교란, 즉 ’외란(Disturbance)’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포함한다.2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식이 바로 ’피드백 제어(Feedback Control)’이다. 피드백 제어는 현재 시스템의 상태를 센서로 측정하고, 이 측정값을 설정값과 비교하여 그 차이, 즉 ’오차(Error)’를 계산한 뒤, 이 오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시스템에 입력을 가하는 폐쇄 루프(Closed-loop) 구조를 가진다.
On-Off 제어는 이러한 피드백 제어 방식 중 가장 단순한 형태의 불연속(discontinuous) 제어기이다.2 한국어로는 ’개폐 제어’라고도 표현할 수 있으며 4, 그 이름이 암시하듯 제어 출력이 단 두 가지 상태, 즉 ‘ON’ 또는 ’OFF’만을 갖는다.5 제어량이 설정값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순간, 제어기는 조작부(actuator)를 완전히 켜거나(100% 출력) 완전히 끄는(0% 출력)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다.7 이는 오차의 크기나 변화율 등 복잡한 정보를 고려하지 않고, 오직 오차의 부호(+ 또는 -)에만 의존하여 이진(binary) 결정을 내리는 비선형(non-linear) 제어 방식이다.6
1.2 On-Off 제어의 핵심 원리: 이진(Binary) 결정의 미학
On-Off 제어의 작동 원리는 온도 제어 시스템을 예로 들면 가장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실내 온도를 제어하는 히터 시스템을 가정해 보자. 사용자가 설정값을 20°C로 지정했을 때, 제어기의 논리는 다음과 같이 극도로 단순하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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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 온도 센서가 현재 실내 온도(제어량)를 지속적으로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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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측정된 온도를 설정값 20°C와 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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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및 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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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현재 온도가 20°C보다 낮으면 (오차가 양수이면), 제어기는 히터를 ‘ON’ 상태로 전환하여 실내를 가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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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현재 온도가 20°C보다 높아지면 (오차가 음수이면), 제어기는 히터를 ‘OFF’ 상태로 전환하여 자연 냉각되도록 둔다.
이처럼 단순한 논리 구조는 On-Off 제어의 가장 큰 장점인 저비용과 구현의 용이성으로 직결된다.11 복잡한 연산을 위한 마이크로프로세서 없이 간단한 비교기 회로와 릴레이만으로도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On-Off 제어는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서 발견된다. 밸브를 완전히 열거나 닫는 수도꼭지, 전등 스위치, 구형 정속형 에어컨, 가정용 보일러 등이 모두 On-Off 제어 원리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대표적인 예이다.4
1.3 시스템 응답의 특징: 오버슈트, 언더슈트, 그리고 사이클링
On-Off 제어의 단순성은 필연적으로 독특한 시스템 응답 특성을 낳는다. 제어량이 설정값에 정확히 머무르지 못하고, 그 주변을 주기적으로 오르내리는 진동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사이클링(Cycling)’ 또는 ’헌팅(Hunting)’이라고 부른다.2 이 현상은 오버슈트와 언더슈트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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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슈트(Overshoot): 히터 제어 예시에서, 실내 온도가 설정값인 20°C에 도달하여 제어기가 히터를 ’OFF’하더라도, 히터 자체에 남아있는 잔열이나 공기의 열용량과 같은 시스템의 관성 때문에 온도는 즉시 하강하지 않고 설정값 위로 조금 더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오버슈트라고 한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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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슈트(Undershoot): 반대로, 온도가 설정값 아래로 떨어져 제어기가 히터를 다시 ’ON’하더라도, 시스템이 가열에 반응하기까지의 지연 시간 때문에 온도는 설정값 아래로 조금 더 하강하게 된다. 이를 언더슈트라고 한다.10
이러한 오버슈트와 언더슈트의 반복적인 발생으로 인해, 제어 대상의 상태 변수(예: 온도)는 설정값을 중심으로 위아래로 진동하는 톱니 모양(saw-tooth)의 파형을 그리게 된다.6 이 진동은 On-Off 제어 방식의 본질적인 특성으로,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결국 On-Off 제어의 ’단순성’이라는 장점은 제어 출력이 ’불연속적’이라는 수학적 특성에서 비롯되며, 바로 이 불연속성이 시스템의 관성(열용량, 질량 등)과 결합하여 ’사이클링’이라는 동적 한계를 만들어낸다. 즉, 장점과 단점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 시스템의 관성이 클수록 오버슈트와 언더슈트의 크기는 커지는 경향이 있지만, 동시에 사이클링의 주기가 길어져 액추에이터의 스위칭 빈도를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는 제어기 설계가 제어 대상 시스템의 고유한 물리적 특성과 결코 분리될 수 없음을 명확히 보여준다.2
2. On-Off 제어의 수학적 모델링
On-Off 제어 시스템의 동적 거동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모델링이 필수적이다. 이 장에서는 On-Off 제어기와 제어 대상을 수학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시스템의 전체적인 응답을 이해하는 기초를 마련한다. 또한, 최적 제어 이론의 관점에서 On-Off 제어가 갖는 심오한 의미를 탐구한다.
2.1 이상적인 On-Off 제어기의 수학적 표현
On-Off 제어기의 동작은 제어 오차 e(t)를 기반으로 정의된다. 제어 오차는 설정값 r(t)(Reference or Setpoint)와 현재 측정값 y(t)(Process Variable)의 차이로 계산된다.
e(t) = r(t) - y(t)
이상적인 On-Off 제어기의 출력 u(t)는 이 오차의 부호에만 의존한다. 즉, 오차가 양수이면 최대 출력을, 음수이면 최소 출력을 내보낸다. 이는 수학적으로 헤비사이드 계단 함수(Heaviside Step Function)나 부호 함수(Sign Function)를 사용하여 간결하게 모델링할 수 있다.6 일반적인 제어 법칙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u(t) =
\begin{cases}
U_{max} & \text{if } e(t) > 0 \\
U_{min} & \text{if } e(t) < 0
\end{cases}
여기서 U_{max}는 제어기의 최대 출력(예: 히터 ON, 밸브 100% 개방)을, U_{min}은 최소 출력(예: 히터 OFF, 밸브 0% 개방)을 나타낸다. 이 모델은 제어 출력이 오차의 크기와는 무관하게 오직 두 가지 극단적인 값만을 갖는다는 On-Off 제어의 본질적인 불연속성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2.2 제어 대상(Plant)의 동적 모델링: 1차 지연 시스템
제어기가 아무리 빠르게 동작하더라도, 제어 대상(Plant)은 물리적 관성으로 인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온도 제어, 액체 레벨 제어 등 많은 실제 산업 공정은 이러한 동적 특성을 1차 지연 시스템(First-Order Process)으로 근사하여 모델링할 수 있다.2 1차 지연 시스템은 라플라스 변환을 이용하여 전달 함수(Transfer Function)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G(s) = \frac{Y(s)}{U(s)} = \frac{K}{Ts + 1}
위 식에서 각 변수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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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제어 대상의 전달 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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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측정값의 라플라스 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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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제어 출력의 라플라스 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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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공정 이득(Process Gain)으로, 입력 변화에 대한 정상 상태 출력 변화의 비율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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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시정수(Time Constant)로, 시스템이 새로운 정상 상태의 63.2%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며, 시스템의 반응 속도 또는 관성의 크기를 나타낸다.2 시정수가 클수록 시스템의 반응이 느리다.
2.3 폐쇄 루프 시스템의 전체 응답 분석
On-Off 제어기와 1차 지연 시스템 모델을 결합하여 전체 폐쇄 루프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그러나 On-Off 제어기는 본질적으로 비선형(non-linear) 요소이기 때문에, 전달 함수와 같은 전통적인 선형 시스템 해석 기법을 직접 적용하여 폐쇄 루프의 전체 응답을 해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3
따라서 실제 시스템의 동작을 분석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시뮬레이션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MATLAB/Simulink의 Stateflow와 같은 도구는 On-Off 제어기의 상태 기반 논리를 직관적으로 모델링하고 시간 영역에서의 응답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16 Stateflow를 이용한 모델링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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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 정의: 제어기의 두 가지 상태, 즉 ‘On’ 상태와 ‘Off’ 상태를 차트 내에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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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 조건 설정: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전환되는 조건을 오차 e(t)를 기반으로 설정한다. 예를 들어, ‘Off’ 상태에서 e(t) > 0 조건이 만족되면 ‘On’ 상태로 전이하고, ‘On’ 상태에서 e(t) < 0 조건이 만족되면 ‘Off’ 상태로 전이하도록 논리를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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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 정의: 각 상태에 진입했을 때의 동작(entry action)을 정의한다. ‘On’ 상태에서는 출력을 U_{max}로, ‘Off’ 상태에서는 U_{min}으로 설정한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1장에서 설명한 톱니파 형태의 전형적인 사이클링 응답 그래프를 얻을 수 있으며, 오버슈트와 언더슈트의 크기, 사이클링 주기 등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2.4 (심화) 최적 제어 관점에서의 On-Off 제어: 뱅뱅 제어(Bang-Bang Control)
지금까지 On-Off 제어는 정밀도가 떨어지고 진동을 유발하는 원시적인 제어 방식으로 묘사되었다. 그러나 시각을 바꾸어 최적 제어(Optimal Control) 이론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On-Off 제어는 ’뱅뱅 제어(Bang-Bang Control)’라는 이름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6
최적 제어 이론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최소 시간 문제(Time-Optimal Control Problem)’이다. 이는 제어 입력의 크기가 물리적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시스템을 주어진 초기 상태에서 목표 상태까지 가장 짧은 시간 안에 이동시키는 제어 입력을 찾는 문제이다. 놀랍게도, 많은 선형 시스템에서 이 문제의 최적 해(optimal solution)는 제어 입력이 허용된 최대치와 최소치 사이를 오가는 뱅뱅 제어의 형태를 띤다.6
이러한 현상은 폰트랴긴의 최대 원리(Pontryagin’s Maximum Principle)라는 수학적 원리로 설명될 수 있다.6 이 원리에 따르면, 시스템의 해밀토니안(Hamiltonian)이라는 함수를 최대화(또는 최소화)하는 제어 입력이 최적 제어가 된다. 만약 해밀토니안이 제어 변수에 대해 선형 함수 형태를 갖는다면, 이를 최대화하기 위한 제어 입력은 필연적으로 허용 범위의 양 극단, 즉 상한 또는 하한 경계값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정지 상태의 자동차를 특정 위치까지 가장 빠르게 이동시키는 방법은 최대 가속으로 달리다가 정확한 전환점(switching point)에서 최대 제동을 거는 것이다.6 또한, 물을 가장 빨리 끓이는 방법은 최대 화력을 가하다가 끓는점에 도달하면 즉시 끄는 것이다.6 이처럼 On-Off 제어는 ’안정성’이나 ’정밀도’가 아닌 ’시간’을 최적화하는 관점에서는 가장 우수한 제어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이론적 배경은 On-Off 제어에 대한 평가를 단순한 ’성능이 낮은 제어기’에서 ’특정 목적 함수에 최적화된 제어기’로 격상시킨다. 이는 왜 로켓의 자세 제어나 로봇 팔의 빠른 구동과 같은 고성능 시스템에서도 뱅뱅 제어 원리가 핵심적으로 사용되는지를 설명해준다.17 즉, On-Off 제어의 원리는 단순한 온도 조절을 넘어 첨단 공학 문제 해결의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3. 실제적 한계와 도전 과제: 채터링 현상
이론적 모델과 실제 물리 시스템 사이에는 항상 간극이 존재하며, On-Off 제어에서는 이 간극이 ’채터링(Chattering)’이라는 심각한 문제로 나타난다. 채터링은 On-Off 제어의 실용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로, 이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분석은 신뢰성 있는 제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다. 본 장에서는 채터링의 발생 원인부터 시스템에 미치는 악영향까지 다각도로 조명한다.
3.1 채터링(Chattering)의 정의와 발생 메커니즘
채터링이란 제어 출력이 설정값 경계 부근에서 매우 짧은 주기로 ON과 OFF 상태를 격렬하게 반복하는 현상을 의미한다.5 이상적인 On-Off 제어 모델에서, 측정값이 정확히 설정값과 일치하는 순간(즉, 오차가 0이 되는 지점)에는 제어기가 ON과 OFF 상태를 무한한 속도로 전환해야 하는 이론적 특이점이 발생한다.
실제 시스템에서는 이러한 이상적인 무한 스위칭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릴레이나 접촉기(contactor)와 같은 기계적 스위치가 “따다닥“거리는 소음과 함께 매우 빠르게 진동하는 현상으로 관찰된다.19 이는 제어기가 안정한 ON 또는 OFF 상태에 머무르지 못하고, 두 상태 사이의 경계에서 불안정하게 떨고 있는 것과 같다.
3.2 채터링이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기계적 마모와 에너지 손실
채터링은 단순한 소음 문제를 넘어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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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 마모 및 수명 단축: 채터링으로 인한 빈번하고 급격한 스위칭은 릴레이, 솔레노이드 밸브, 펌프, 모터 접촉기 등 기계적 구동부(actuator)에 극심한 물리적 스트레스를 가한다. 이는 부품의 수명을 급격히 단축시키는 주된 원인이 된다.6 특히, 기계적 접점이 개폐될 때마다 발생하는 아크(arc)는 접점 표면을 손상시키고 탄화시켜 결국 접촉 불량이나 용착(welding)을 유발할 수 있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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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비효율: 모터나 히터와 같은 부하는 기동 시에 정상 운전 시보다 훨씬 큰 ’기동 전류(inrush current)’를 필요로 한다.22 채터링은 이러한 기동-정지 사이클을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반복하는 것과 같으므로, 상당한 에너지 손실을 초래하며 전력 시스템에 부담을 준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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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불안정성 및 성능 저하: 제어 신호 자체가 불안정하게 진동하면, 이는 제어 대상에 그대로 전달되어 전체 시스템의 성능을 저하시키고 예측 불가능한 동작을 유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일러 제어 시스템에서 채터링이 발생하면 PCB 회로에 불안정한 전원을 공급하여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21
3.3 발생 원인 분석: 이상적 원인과 현실적 원인
채터링의 발생 원인은 이론적 모델의 본질적인 특성과 실제 시스템의 비이상적인 요소들로 나누어 분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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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 원인: 노이즈나 지연이 전혀 없는 완벽한 시스템이라 할지라도, 측정값이 설정값 경계를 통과하는 순간 제어 논리 자체가 무한 스위칭을 요구하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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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 원인: 실제 시스템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채터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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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 노이즈: 모든 실제 센서의 측정값에는 미세한 전기적 노이즈가 포함되어 있다. 측정값이 설정값에 매우 근접해 있을 때, 이 노이즈만으로도 측정값이 설정값 경계를 계속해서 위아래로 넘나들게 되어 채터링을 유발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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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한 제어 회로 전원: 접촉기나 릴레이는 코일에 전원이 인가되어 생성된 전자력으로 스위치를 동작시킨다. 만약 제어 회로의 전원 공급 장치(예: 제어용 변압기) 용량이 부족하여 코일에 충분한 전압이나 전류를 공급하지 못하면, 전자석이 접점을 확실하게 당기지 못하고 불안정하게 떨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기동 시에 필요한 높은 ’inrush current’를 감당하지 못할 때 이 문제가 두드러진다.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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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 결함: 접촉기나 릴레이의 접점 면에 먼지, 금속 가루, 산화물 등의 이물질(debris)이 끼어 있으면 완전한 접촉을 방해하여 소음과 채터링을 유발할 수 있다.23 또한, 부품의 노후화로 인해 스프링 장력이 약해지거나 기계적 구조가 틀어지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채터링 현상은 제어 이론의 이상적 모델과 실제 물리 시스템 사이의 괴리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특히 접촉기 채터링의 물리적 메커니즘을 깊이 살펴보면, 이는 단순히 ’빠른 스위칭’을 넘어선다. 접촉기 내부에서는 코일이 생성하는 ’전자력’과 접점을 원래 위치로 되돌리려는 ’스프링 장력’이 힘의 균형을 이룬다.22 코일에 인가된 전압이 부족하면, 생성된 전자력이 스프링 장력을 완전히 이기지 못하는 불안정한 평형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 상태에서 접점이 미세하게 움직이면 코일과 아마추어 사이의 공극(air gap)이 변하고, 이는 자기 저항을 변화시켜 다시 전자력을 변화시킨다. 이 미세한 움직임과 힘의 변화가 고주파의 피드백 루프를 형성하여 격렬한 진동, 즉 채터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따라서 채터링은 액추에이터 내부의 힘의 균형이 깨진 ’불안정한 진동 모드’로 이해해야 하며, 이는 문제 해결을 위해 단순히 제어 로직을 수정하는 것을 넘어, 전원 공급 장치의 용량이나 액추에이터 자체의 기계적 상태까지 점검해야 함을 시사한다.
4. 채터링 문제의 해결책: 히스테리시스 제어
On-Off 제어의 치명적인 약점인 채터링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가장 효과적이고 보편적인 기법이 바로 ’히스테리시스(Hysteresis) 제어’이다. 히스테리시스는 시스템에 일종의 ‘기억’ 능력을 부여하여 불필요한 스위칭을 방지하고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본 장에서는 히스테리시스의 개념과 수학적 모델을 소개하고, 설계 시 핵심 고려사항인 정밀도와 안정성 간의 상충 관계를 심도 있게 다룬다.
4.1 히스테리시스(Hysteresis)와 데드밴드(Deadband)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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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테리시스(Hysteresis): 물리학 및 공학에서 히스테리시스는 어떤 시스템의 출력이 현재의 입력값뿐만 아니라 과거의 이력(history)에 따라 결정되는 현상을 의미한다.24 On-Off 제어의 맥락에서 히스테리시스는 제어기가 ‘ON’ 상태로 전환되는 임계값과 ‘OFF’ 상태로 전환되는 임계값을 의도적으로 다르게 설정하는 것을 말한다.14 이 두 임계값 사이의 간격을 ’차동 간극(Differential Gap)’이라고도 부른다.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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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밴드(Deadband): 데드밴드는 입력값이 특정 범위 내에 있을 때 출력이 변하지 않는 ’불감대(insensitive zone)’를 의미한다.28 히스테리시스 제어는 ON 임계값과 OFF 임계값 사이에 데드밴드를 생성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26 이 구간 내에서는 측정값이 변하더라도 제어 출력은 이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
온도 제어 시스템을 예로 들어 히스테리시스의 동작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설정값이 20°C이고 히스테리시스 폭이 2°C라고 가정하자. 이 경우, ON 임계값은 19°C, OFF 임계값은 21°C로 설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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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가 19°C 아래로 떨어질 때까지 히터는 꺼진 상태를 유지하다가, 19°C에 도달하는 순간 ’ON’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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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터가 켜진 후 온도가 상승하여 21°C 위로 올라갈 때까지 ‘ON’ 상태를 유지하다가, 21°C를 넘어서는 순간 ’OFF’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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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가 19°C와 21°C 사이의 데드밴드 구간에 있을 때는, 히터는 이전에 켜져 있었다면 계속 켜져 있고, 꺼져 있었다면 계속 꺼진 상태를 유지한다.24
이처럼 두 개의 분리된 임계값을 사용함으로써, 측정값에 약간의 노이즈가 있거나 설정값 근처에서 미세하게 변동하더라도 제어 출력이 불필요하게 반복적으로 바뀌는 채터링 현상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4.2 히스테리시스를 적용한 On-Off 제어기의 수학적 모델
히스테리시스를 적용한 On-Off 제어기는 상위 임계값(Upper Threshold, r_H)과 하위 임계값(Lower Threshold, r_L)을 도입하여 제어 법칙을 수정함으로써 수학적으로 모델링할 수 있다.
u(t) =
\begin{cases}
U_{max} & \text{if } y(t) \le r_L \\
U_{min} & \text{if } y(t) \ge r_H \\
u(t-\Delta t) & \text{if } r_L < y(t) < r_H
\end{cases}
위 식에서 u(t-\Delta t)는 바로 직전 시간 스텝의 제어 출력을 의미하며, 이는 데드밴드 내에서는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는 ’기억’의 개념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제어 법칙은 입력-출력 관계 그래프에서 특징적인 ’히스테리시스 루프(Hysteresis Loop)’를 형성한다. 이 루프는 입력값(예: 온도)의 변화 방향에 따라 출력(예: 히터 상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어, 시스템의 이력 의존적 특성을 시각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25
4.3 히스테리시스 폭(Width) 설정의 중요성: 정밀도와 안정성의 트레이드오프
히스테리시스 제어에서 가장 중요한 설계 변수는 바로 히스테리시스 폭(h = r_H - r_L)의 크기이다. 히스테리시스 폭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시스템의 성능이 크게 달라지며, 이는 정밀도와 안정성 사이의 근본적인 상충 관계(trade-off)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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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히스테리시스 폭: 히스테리시스 폭이 좁으면 ON/OFF 임계값이 설정값에 더 가까워지므로, 제어량의 변동 폭이 작아져 제어의 정밀도는 높아진다. 하지만 폭이 너무 좁으면 작은 노이즈에도 임계값을 넘나들 수 있어 채터링 방지 효과가 감소한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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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히스테리시스 폭: 히스테리시스 폭이 넓으면 스위칭 빈도를 매우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는 액추에이터의 기계적 마모를 최소화하고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만드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제어량이 설정값 주변에서 매우 큰 폭으로 진동하게 되므로 제어의 정밀도는 현저히 낮아진다.2
따라서 최적의 히스테리시스 폭을 결정하는 것은 해당 제어 시스템의 요구사항에 따라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인큐베이터와 같이 정밀한 온도 유지가 중요한 시스템에서는 좁은 폭을, 대형 물탱크의 수위 조절과 같이 어느 정도의 변동이 허용되고 펌프의 수명이 더 중요한 시스템에서는 넓은 폭을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히스테리시스의 도입은 제어 시스템에 ’메모리(기억)’를 부여하는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25 제어기는 더 이상 현재의 오차 값만 보고 즉각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대신, 현재 자신의 상태가 ON인지 OFF인지, 즉 ’과거의 이력’을 기억하고 있다가, 그 상태를 바꿀 만큼 충분히 큰 변화(임계값 돌파)가 있을 때만 동작을 바꾼다. 이 ’메모리’의 도입이야말로 채터링이라는 무한 스위칭의 고리를 끊는 핵심적인 열쇠이다. 이는 제어기를 단순히 현재 입력에만 반응하는 ‘상태 없는(stateless)’ 비교기에서, 과거의 이력을 기억하고 있는 ‘상태를 가진(stateful)’ 유한 상태 기계(Finite State Machine)로 변환시키는 과정과 같다.32 이 개념적 전환이 히스테리시스의 본질을 꿰뚫는 핵심이다.
4.4 (심화) 히스테리시스 모델링: 프라이작(Preisach) 모델 개요
단순한 On-Off 제어의 히스테리시스를 넘어, 강자성체나 압전 액추에이터와 같이 물리적으로 복잡한 히스테리시스 현상을 정밀하게 모델링하기 위한 고급 기법으로 프라이작(Preisach) 모델이 있다.24 이 모델은 시스템이 무한히 많은 수의 미세한 기본 히스테리시스 요소(각기 다른 ON/OFF 임계값을 가진 이상적인 릴레이, 또는 ‘히스테론(hysteron)’)들의 가중 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한다.33 입력 신호가 변함에 따라 각 히스테론들이 개별적으로 스위칭되고, 이들의 총합이 시스템 전체의 거시적인 히스테리시스 동작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프라이작 모델은 복잡한 비선형 히스테리시스를 보이는 시스템의 정밀 제어에 널리 사용되며, 이는 On-Off 제어의 기본 원리가 훨씬 더 복잡한 물리 현상과 수학적으로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5. On-Off 제어의 장단점 종합 분석
모든 공학적 솔루션과 마찬가지로, On-Off 제어 역시 명확한 장점과 본질적인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 제어 방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장단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주어진 응용 분야의 요구사항과 제약 조건에 비추어 그 타당성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장에서는 On-Off 제어의 특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비교하여, 언제 이 제어 방식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5.1 장점: 단순성, 경제성, 신뢰성
On-Off 제어의 가장 큰 매력은 그 직관적인 단순함과 이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이점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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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성 (Simplicity): 제어 로직이 ’크다/작다’의 이진 비교에 기반하므로 매우 간단하여 이해하고 설계하기가 쉽다.11 PID 제어와 같이 복잡한 수학적 튜닝 과정이 거의 필요 없으며, 대부분의 경우 설정값과 히스테리시스 폭이라는 두 가지 파라미터만 결정하면 된다.11 이는 개발 시간을 단축시키고 유지보수를 용이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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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Cost-Effectiveness): 제어기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가 간단하다. 고성능의 마이크로컨트롤러나 복잡한 아날로그 회로 대신, 간단한 비교기, 릴레이, 또는 트랜지스터 스위치만으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부품 비용이 매우 저렴하여 전체 시스템의 생산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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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성 (Robustness): 제어 알고리즘이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오류의 가능성이 적고, 전기적 노이즈나 외부 환경 변화와 같은 외란에 비교적 둔감하게 동작할 수 있다.11 또한, 제어 출력 신호가 명확한 디지털 형태(ON 또는 OFF)이므로, 액추에이터를 구동하는 데 있어 신호 해석의 모호함이 없다.12
5.2 단점: 정상상태 오차, 마모, 에너지 효율
단순함의 이면에는 성능상의 뚜렷한 한계점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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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확성 및 진동 (Inaccuracy and Oscillation): On-Off 제어의 가장 근본적인 단점은 제어량이 설정값에 정확히 수렴하지 못하고 그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진동(사이클링)한다는 것이다.4 이로 인해 정밀한 제어가 불가능하다. 채터링을 막기 위해 히스테리시스를 도입하면, 시스템은 의도적으로 설정값 주변에 항상 일정한 폭의 제어 오차를 가지게 된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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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 마모 (Wear and Tear): 제어량이 설정값 주변을 오갈 때마다 제어 출력의 스위칭이 발생한다. 이러한 빈번한 스위칭은 릴레이, 밸브, 펌프, 압축기 등 기계적 구동부의 물리적 마모를 가속화하여 부품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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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비효율 (Energy Inefficiency): 특히 모터나 압축기와 같이 기동 시에 큰 전력을 소모하는 부하의 경우, 잦은 기동-정지 사이클은 상당한 에너지 낭비를 유발한다. 시스템이 안정적인 운전 상태에 머무르는 시간보다 과도기적인 상태를 반복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에너지 효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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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공정에만 적합: On-Off 제어는 시스템의 변화가 빠른 공정에는 부적합하다. 제어기의 불연속적인 출력이 빠른 시스템에서는 극심한 진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열용량이 매우 크거나(온도 제어), 저장 용량이 큰(수위 제어) 시스템과 같이 반응이 느리고 관성이 큰 공정에 주로 사용된다.9
5.3 적용 가능성과 한계점 명확화
결론적으로, On-Off 제어는 모든 문제에 대한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특정 조건 하에서 최적의 효과를 발휘하는 전문화된 도구로 이해해야 한다. 이 제어 방식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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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초 단위의 정밀한 제어가 중요하지 않은 경우.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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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구축 및 유지보수 비용이 가장 중요한 제약 조건인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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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어 대상 시스템의 관성이 매우 커서 On-Off 제어의 진동을 자연스럽게 완화시켜 줄 수 있는 경우.
반대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의 미세한 온도 조절, 화학 반응기의 정밀한 농도 제어, 또는 로봇 팔의 부드러운 위치 제어와 같이 높은 정밀도와 안정성이 요구되는 시스템에는 On-Off 제어는 명백히 부적합하다.
다음 표는 On-Off 제어의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비교하여 요약한 것이다.
표 5-1: On-Off 제어의 장단점 비교
| 구분 | 상세 내용 | 관련 자료 |
|---|---|---|
| 장점 | 단순성: 설계 및 구현이 용이하고, 튜닝이 거의 불필요함. | 11 |
| 경제성: 시스템 구축 비용이 저렴함. | 11 | |
| 견고성: 제어 로직이 간단하여 외란에 강건함. | 11 | |
| 단점 | 부정확성: 설정값 주변에서 지속적인 진동(사이클링) 발생. | 7 |
| 기계적 마모: 빈번한 스위칭으로 액추에이터 수명 단축. | 6 | |
| 에너지 비효율: 반복적인 기동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 | 11 | |
| 적용 한계: 빠르고 정밀한 제어가 필요한 시스템에는 부적합. | 9 |
6. On-Off 제어의 응용 사례 심층 분석
On-Off 제어는 그 단순성과 경제성 덕분에 우리 주변의 수많은 기기와 산업 설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본 장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응용 사례인 가정용 온도조절기와 냉장고를 중심으로, On-Off 제어 원리가 실제 시스템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작동하는지를 깊이 있게 분석한다.
6.1 사례 연구 1: 가정용 온도조절기(Thermostat)
가정용 난방 및 냉방 시스템을 제어하는 온도조절기(Thermostat)는 On-Off 제어의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예시이다.6 온도조절기는 구현 방식에 따라 기계식과 전자식으로 나눌 수 있으며, 두 방식 모두 On-Off 제어의 기본 원리를 따르지만 그 구현 메커니즘에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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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온도조절기: 구형 온도조절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으로, ’바이메탈 스트립(bimetallic strip)’이라는 물리적 소자를 핵심 부품으로 사용한다. 바이메탈 스트립은 열팽창률이 서로 다른 두 종류의 금속판을 붙여놓은 것이다. 온도가 변하면 두 금속의 팽창하는 정도가 달라 스트립이 휘게 되는데, 이 휘어지는 움직임을 이용하여 기계적으로 전기 접점을 연결하거나 끊음으로써 보일러나 에어컨을 켜고 끈다.37 이 방식의 흥미로운 점은, 바이메탈 스트립의 물리적 구조 자체가 본질적으로 히스테리시스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번 휘어서 접점이 붙은 스트립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 접점이 떨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정도의 반대 방향 온도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ON 임계값과 OFF 임계값이 분리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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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식 온도조절기: 현대의 디지털 온도조절기는 보다 정밀하고 유연한 전자 부품을 사용한다. 온도를 측정하기 위해 서미스터(thermistor)나 RTD(Resistance Temperature Detector)와 같은 전자 온도 센서를 사용하고, 센서에서 받은 아날로그 신호를 비교기(comparator) 회로를 통해 설정값과 비교한다.36 비교 결과에 따라 릴레이나 트라이악(TRIAC)과 같은 반도체 스위치를 구동하여 난방/냉방 장치를 제어한다. 전자식에서는 히스테리시스가 의도적으로 설계되어야 하는데, 이는 보통 ’슈미트 트리거(Schmitt trigger)’라는 특수한 비교기 회로를 통해 전기적으로 구현된다.24 슈미트 트리거는 입력 전압이 상승할 때와 하강할 때의 스위칭 임계 전압이 달라 히스테리시스 특성을 갖는 대표적인 회로이다.
이처럼 오래된 기계식 기술과 현대의 전자식 기술은 서로 다른 물리적 수단을 사용하지만, 채터링을 방지하고 안정적인 스위칭을 구현한다는 동일한 제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히스테리시스’라는 공통된 원리를 구현하고 있다. 이는 제어 이론의 원리가 구현 기술에 독립적인 보편성을 가짐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이다.
6.2 사례 연구 2: 냉장고의 온도 제어 시스템
가정용 및 상업용 냉장고 역시 식품을 안전한 온도로 보관하기 위해 On-Off 제어 방식을 널리 사용한다.13 냉장고의 핵심 구동부는 냉매를 순환시켜 열을 빼앗는 압축기(compressor)이며, 온도조절기는 이 압축기를 주기적으로 켜고 끄는 역할을 한다.
냉장고의 제어 과정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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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실 내부에 설치된 온도 센서가 내부 온도를 지속적으로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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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온도가 사용자가 설정한 온도 범위의 상한점(예: 5°C) 이상으로 올라가면, 온도조절기는 압축기를 ’ON’하여 냉각 사이클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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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기가 작동하여 냉장실 내부 온도가 점차 낮아져 설정된 온도 범위의 하한점(예: 2°C) 이하로 떨어지면, 온도조절기는 압축기를 ’OFF’하여 냉각을 멈춘다.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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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기가 멈춘 후에는 단열된 냉장고 내부로 외부 열이 서서히 침투하여 온도가 다시 상승하게 되고, 상한점에 도달하면 다시 1번 과정부터 반복된다.
여기서 상한점과 하한점의 온도 차이가 바로 히스테리시스(또는 차동 간극) 역할을 하여, 압축기가 너무 자주 켜고 꺼지는 것을 방지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며 수명을 보호한다. 구형 정속형 에어컨 역시 냉장고와 완전히 동일한 원리로 작동한다. 이는 압축기의 회전 속도를 조절하여 냉방 능력을 연속적으로 제어하는 최신의 ‘인버터’ 방식과 뚜렷하게 대조된다.4
6.3 기타 산업 응용: 수위 제어, 압력 제어 등
On-Off 제어의 원리는 온도 제어 외에도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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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 제어: 대형 물탱크의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사용된다. 수위가 하한점 아래로 내려가면 펌프를 켜서 물을 채우고, 상한점 위로 올라가면 펌프를 끈다.15 물탱크는 용량이 매우 크기 때문에 펌프가 한번 작동하면 수위가 천천히 변하므로, On-Off 제어의 진동 특성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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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력 제어: 공기 압축기 탱크나 증기 보일러 내부의 압력을 일정 범위 내로 유지하기 위해 사용된다. 압력이 하한값 아래로 떨어지면 압축기나 버너를 가동하고, 상한값에 도달하면 정지시킨다.36
이러한 시스템들은 공통적으로 큰 용량(capacitance)이나 관성을 가지고 있어, On-Off 제어의 불연속적인 출력을 자연스럽게 완충시켜 제어량의 변화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유리하다.
7. 고급 제어 기법과의 비교 분석
On-Off 제어는 그 자체로도 유용한 제어 방식이지만, 그 특성과 한계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진보된 제어 기법들과의 비교가 필수적이다. 본 장에서는 On-Off 제어를 비례(Proportional) 제어 및 산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은 PID(Proportional-Integral-Derivative) 제어와 비교 분석한다. 이를 통해 각 제어 방식의 장단점을 명확히 하고, 특정 응용 분야에 가장 적합한 제어기를 선택하기 위한 공학적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7.1 On-Off 제어 vs. 비례(Proportional) 제어
비례(P) 제어는 On-Off 제어에서 한 단계 발전한 형태의 연속 제어기이다. 두 제어 방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제어 출력의 형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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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Off 제어: 제어 출력이 U_{max}(100%) 또는 U_{min}(0%)의 두 가지 불연속적인 상태만을 갖는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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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P) 제어: 제어 출력이 오차의 크기에 ’비례’하여 0%에서 100% 사이의 연속적인 값을 갖는다.1 비례 제어의 수학적 표현은 다음과 같다.
u(t) = K_p \cdot e(t) + u_0
여기서 K_p는 비례 이득(Proportional Gain)으로, 오차에 대한 제어 출력의 민감도를 결정하는 튜닝 파라미터이며, u_0는 오차가 0일 때의 기준 출력(bias)이다.
비례 제어는 오차가 클 때는 강한 제어 출력을, 오차가 작을 때는 약한 제어 출력을 내보냄으로써 On-Off 제어보다 훨씬 부드럽고 안정적인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비례 제어는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외란이 존재할 경우 설정값과 제어량 사이에 일정한 차이가 지속적으로 남는 ’정상상태 오차(Offset)’가 발생할 수 있다.1
흥미롭게도, On-Off 제어는 비례 이득 K_p가 무한대(\infty)인 극한의 비례 제어기로 해석할 수 있다. 비례 이득이 무한대이면 아주 작은 오차에 대해서도 제어 출력이 즉시 최대치 또는 최소치로 포화(saturate)되기 때문에, 그 동작이 On-Off 제어와 동일해진다.
7.2 On-Off 제어 vs. PID(Proportional-Integral-Derivative) 제어
PID 제어는 현대 산업 자동화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제어 알고리즘으로, 비례(P) 동작에 적분(I) 동작과 미분(D) 동작을 추가하여 제어 성능을 극대화한 것이다.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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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분(Integral, I) 동작: 적분 동작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오차를 시간에 대해 누적(적분)한 값에 비례하여 제어 출력을 조절한다. 아주 작은 오차라도 시간이 지나면 누적값이 커지기 때문에, 적분 동작은 비례 제어의 고질적인 문제인 정상상태 오차(Offset)를 완벽하게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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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Derivative, D) 동작: 미분 동작은 오차의 변화율(미래의 오차를 예측하는 역할)에 비례하여 제어 출력을 조절한다. 제어량이 설정값에 빠르게 접근할 때(오차의 변화율이 클 때) 제동을 거는 효과를 주어, 오버슈트를 줄이고 시스템의 응답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40
PID 제어는 오차의 현재 크기(P), 과거의 누적 이력(I), 그리고 미래의 변화 추세(D)를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제어 출력을 결정한다. 이 덕분에 On-Off 제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밀하고 안정적인 제어 성능을 달성할 수 있다.43 하지만 이러한 고성능을 얻기 위해서는 세 개의 제어 파라미터(K_p, K_i, K_d)를 제어 대상의 특성에 맞게 신중하게 조정하는 ‘튜닝(tuning)’ 과정이 필요하며, 이는 On-Off 제어에 비해 구현의 복잡도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35
다음 표는 On-Off, P, PI, PID 제어 방식의 핵심적인 특성을 비교하여 정리한 것이다. 이 표는 특정 응용 분야에 가장 적합한 제어기를 선택해야 하는 엔지니어에게 실질적인 의사결정 도구를 제공한다.
표 7-1: 제어 방식별 특성 비교: On-Off, P, PI, PID
| 특성 | On-Off 제어 | 비례(P) 제어 | 비례-적분(PI) 제어 | 비례-적분-미분(PID) 제어 |
|---|---|---|---|---|
| 제어 출력 | 불연속 (ON/OFF) | 연속 (오차에 비례) | 연속 | 연속 |
| 정상상태 오차 | 존재 (진동) | 존재 (Offset) | 없음 | 없음 |
| 안정성 | 진동 발생 | K_p 값에 따라 진동 가능 | K_i 값에 따라 불안정 가능 | 가장 안정적 (튜닝 시) |
| 응답 속도 | 빠름 (공격적) | K_p 값에 비례 | P 제어보다 느려질 수 있음 |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응답 가능 |
| 구현 복잡도 | 매우 낮음 | 낮음 | 중간 | 높음 |
| 튜닝 파라미터 | 1개 (히스테리시스 폭) | 1개 (K_p) | 2개 (K_p, K_i) | 3개 (K_p, K_i, K_d) |
| 주요 적용 분야 | 저비용, 저정밀도 시스템 | Offset 허용 가능한 시스템 | 대부분의 산업 공정 | 고성능, 고정밀도 시스템 |
8. 결론: On-Off 제어의 현대적 의의
본 안내서는 On-Off 제어의 근본적인 원리에서부터 수학적 모델링, 실제적 한계와 해결책, 그리고 다양한 응용 사례와 타 제어 방식과의 비교 분석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인 관점에서 심도 있게 탐구하였다. 이제 그 내용을 종합하여 On-Off 제어가 현대 제어 공학에서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와 그 최적 활용 전략을 제시하며 결론을 맺는다.
8.1 핵심 내용 요약
On-Off 제어는 ’켜고 끄기’라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피드백 제어 방식이다. 이 극단적인 단순성은 저비용과 구현의 용이성이라는 막대한 장점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제어량이 설정값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진동하는 ’사이클링’이라는 본질적인 한계를 내포한다.
흥미롭게도, 이 원시적인 제어 방식은 최적 제어 이론의 관점에서 ’최소 시간’이라는 목적 함수를 만족시키는 ’뱅뱅 제어’의 해가 될 수 있다는 이중적인 면모를 지닌다. 이는 On-Off 제어의 가치를 재평가하게 하는 중요한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다.
실제 시스템에 적용할 때 가장 큰 장애물은 설정값 경계에서 발생하는 ‘채터링’ 현상이다. 이 문제는 제어기에 ’히스테리시스’를 도입하여 ON/OFF 임계값을 분리함으로써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히스테리시스 폭의 설정은 시스템의 정밀도와 안정성 및 부품 수명 사이의 근본적인 상충 관계(trade-off)를 수반하므로, 시스템의 요구사항에 맞는 신중한 설계가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On-Off 제어는 PID와 같은 고급 제어 방식과 비교하여 성능상의 한계가 명확하지만, 그 대가로 얻는 단순성과 경제성은 특정 응용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지닌다.
8.2 On-Off 제어의 최적 활용 전략
On-Off 제어를 ‘나쁜’ 또는 ‘구식의’ 제어기로 치부하는 것은 편협한 시각이다. 오히려 On-Off 제어는 ‘특정 목적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고도로 전문화된 도구로 이해해야 한다. On-Off 제어를 성공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최적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제어 대상(Plant)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시스템이 가진 고유의 관성(시정수, 열용량, 저장 용량 등)이 On-Off 제어의 불연속적인 출력을 자연스럽게 완충시켜 줄 수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 관성이 큰 시스템일수록 On-Off 제어의 단점은 완화되고 장점은 극대화된다.
둘째, 요구되는 제어 정밀도를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모든 시스템이 마이크로초 단위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가정용 보일러나 냉장고처럼 어느 정도의 온도 편차가 허용되는 응용 분야에서는 On-Off 제어의 정밀도로도 충분하며, PID 제어를 도입하는 것은 불필요한 비용과 복잡성만 초래할 뿐이다.
셋째, 비용과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수백만, 수천만 개가 생산되는 소비자 가전제품이나 극도의 신뢰성이 요구되는 안전 시스템의 비상 정지 회로 등에서는, 복잡성으로 인한 잠재적 고장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분야에서 On-Off 제어의 가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수십 년간 제어 이론이 눈부시게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On-Off 제어는 여전히 우리 생활과 산업 현장 곳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공학적 문제 해결에 있어 가장 정교한 기술이 항상 최선의 답은 아니며, 문제의 본질과 제약 조건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가장 단순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선택하는 것이 진정한 공학적 지혜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On-Off 제어는 제어 공학의 역사를 보여주는 화석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숨 쉬며 수많은 시스템의 심장부에서 뛰고 있는 필수적인 기술로 평가되어야 마땅하다.
9.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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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portional–integral–derivative controller -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Proportional%E2%80%93integral%E2%80%93derivative_controller
- The PID Controller & Theory Explained - NI - National Instruments, https://www.ni.com/en/shop/labview/pid-theory-explained.html
- FAQ - What is the difference between ON-OFF control and PID control? - Delta Electronics, https://www.deltaww.com/en-US/FAQ/402
- Which is best for your heating application, ON/OFF or PID Temperature Control? - BriskHeat, https://www.briskheat.com/news-events/temperature-control-on-off-versus-pid-contro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