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리더십의 본질과 전략적 함의

이재명 리더십의 본질과 전략적 함의

1. 서론: ’이재명 현상’과 리더십의 재정의

1.1 리더십의 원형(Archetype): 투쟁과 결핍의 서사

이재명 리더십의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개인적 서사(narrative)를 먼저 분석해야 한다. 그의 정치 철학은 ’가혹한 가난’과 13세부터 시작된 ’소년노동자’로서의 경험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1 공장에서의 고된 노동과 왼팔의 장애로 이어진 산업재해 경험 1은 ’누구도 탈락하지 않는 사회’라는 그의 핵심 비전을 주조했다.

이는 단순한 배경을 넘어, 그의 핵심적인 정치적 정당성(legitimacy)으로 기능한다. 전통적인 정치 엘리트가 관료제나 정당 활동 같은 시스템 내부에서의 경험을 통해 정당성을 획득하는 것과 달리, 이재명의 정당성은 기득권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의 ’결핍과 고통을 체화(embodiment)한 정당성’에서 나온다.

이러한 배경은 그가 왜 기성 시스템 자체를 불신하고, 관료제를 우회하는 직접적인 행동을 선호하는지 설명하는 근본 원인이 된다. 그의 리더십은 태생적으로 관리자(administrator)의 리더십이 아닌, ’변방의 변호사’로서 ’토건 카르텔’의 비리를 파헤치고 2, 기득권에 저항하며 성장한 ‘아웃사이더’ 3의 투쟁적 리더십(insurgent leadership)이다.

1.2 ‘실적형’ 행정가에서 ‘창업가형’ 정치인으로

이재명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실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실적형 리더십’을 구축했다.2 그는 시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실적을 쌓는 데 집중했으며 4, 성남시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과 극복, 무상 교복, 청년배당과 같은 정책들은 2 단순한 행정 집행을 넘어 ’정치의 공공성’이라는 화두를 현실 정치로 끌어올린 사례로 평가된다.2

이는 주어진 제도와 환경에서 성과를 내는 ‘행정가’(administrator) 5의 역할을 넘어, 기존의 제도와 환경 자체를 바꾸려 하는 ‘창업가형 정치인’(entrepreneurial politician) 6의 특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는 행정가를 지휘하는 창업가형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 규정하며 6, 코로나19 당시 ‘마스크 5일의 기적’ 사례 6처럼 정부의 공공 발주(행정가의 방식)가 아닌 민간의 참여를 유도해 문제를 해결하는(창업가의 방식) 접근을 선호한다.

이 지점에서 이재명 리더십의 핵심적인 모순이자 동력이 발생한다. 즉, 행정가(시장, 지사, 대통령)의 자리에서 창업가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이 충돌은 한편으로 ‘사이다’ 같은 신속한 성과 7를 내는 강력한 무기가 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필연적으로 행정 시스템의 절차와 규범을 무시하거나 파괴한다는 비판 7에 직면하게 만든다.

1.3 분석의 틀: 타임지가 주목한 ’도전 극복’의 리더

이재명 리더십은 이제 국내를 넘어 국제적 분석의 대상이 되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그를 ‘2025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9

타임지의 찰리 캠벨 에디터는 선정 이유로 그의 ‘극적인 인생 전개’(출생, 공장 노동자 생활, 정치 이력, 피습 사건 등)를 조명하며 12, 그가 ‘이미 극복한 도전’ 12을 핵심 동력으로 평가했다. 타임지는 그가 차기 대선에서 승리가 유력한 후보이며 11, 대통령이 될 경우 호전적인 북한과 무역 전쟁 같은 난제에 직면하겠지만 “그가 겁을 먹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12고 전망했다.

본 보고서는 이 ’도전 극복’의 메커니즘이 어떻게 그의 독특한 리더십 스타일로 발현되었는지, 그리고 그 스타일이 조직과 국가 운영에 어떤 함의를 갖는지 다음 네 가지 핵심 원칙을 통해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2. 제1원칙: ‘만기친람(萬機親覽)’ - 중앙집권적 실행력의 양면성

2.1 강점: ’사이다’식 문제 해결과 현장 중심의 속도전

이재명 리더십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만기친람(萬機親覽)’으로 요약된다.7 이는 조선 시대 임금이 국정의 모든 대소사를 직접 살피던 방식을 연상시킨다.7

그는 산업재해가 발생한 SPC 공장, 태풍 피해 지역, 포스코이엔씨 건설 현장 사망사고 등 문제의 현장에 직접 나타난다.7 단순히 현장을 방문하는 것을 넘어, 직접 회의를 주재하고, 기업 총수나 고위 관료를 공개적으로 질책하며 7, 즉각적인 답을 구한다.7 국무회의에서도 건설면허 취소 여부까지 직접 언급하며 사안을 주도했다.7

이러한 ’직접 국정’은 대중에게 ’시원시원하고 즉각적’이라는 ‘사이다’ 반응을 이끌어내며 7, 리더가 국정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발신한다.7

이 ’만기친람’은 비효율적인 세부 관리가 아니라, 의도된 ’권력 집중 전략’이자 ’대중 소통 퍼포먼스’로 해석해야 한다. 리더가 현장에서 관료를 질책하고 즉각 지시하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그는 두 가지 정치적 목적을 동시에 달성한다. 첫째, 관료 시스템을 우회하여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지지를 확보한다(이는 4장에서 다룰 ‘국민직접정치’ 3와 연결된다). 둘째, 장관을 포함한 행정 시스템을 리더 개인의 권위 아래 종속시켜, ‘정무적 장악력’ 7을 과시하고 강화한다.

2.2 한계: 시스템의 종속화와 ‘장관의 실종’

‘만기친람’ 리더십의 가장 심각한 부작용은 시스템의 마비, 즉 ’장관들의 존재감 실종’이다.7 대통령이 모든 이슈를 직접 챙기고 지시하면서, 장관들은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하는 ’단순 수행원’으로 전락한다.7

실제로 경남 산청군의 산사태 피해 현장에서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이나 도지사가 뒷자리에 위치하고 대통령이 보고를 주도하는 장면이 노출되었다.7 또한, 일부 장관들이 회의에서 핵심을 벗어난 발언을 하거나 사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7

이는 단순히 장관 개인의 역량 문제를 넘어, 대통령 1인에게 모든 권력과 관심이 집중되는 ’포퓰리즘형 통치 모델’인가, 아니면 ’팀플레이가 가능한 정부 시스템인가’라는 국정 운영의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한다.7

2.3 위험: 단기 이슈 대응과 정책 메시지의 충돌

리더 1인에 의한 ‘직접 챙기기’ 식 국정 운영은 단기적 이슈 대응에 매몰되어 국정 철학의 일관성을 훼손할 위험이 크다.7

실제로 대통령이 ’중대재해법의 엄정한 집행’을 강조한 바로 다음 날, 기업인의 책임을 줄이기 위한 ’배임죄 폐지’를 시사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했다.7 노동자 보호라는 가치와 기업 책임 완화라는 상반된 메시지가 하루 차이로 나오면서 정책적 혼선을 초래한 것이다.7

이러한 리더십 스타일은 필연적으로 ’병목 현상(Bottleneck)’을 초래한다. 리더가 모든 의사결정의 병목 지점이 되어, 조직의 역량은 리더 개인의 물리적 시간과 관심에 의해 제한된다. 리더가 ‘직접’ 챙기는 이슈(SPC 공장 등) 7는 신속히 처리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리더의 시야에서 벗어난 다른 모든 이슈는 시스템 마비로 인해 ’골든 타임’을 놓칠 위험에 처한다. 화재 발생 12시간 뒤에야 위기경보가 발령되는 등 ‘늑장 대응’ 논란과 ‘직무유기’ 평가 14는, 리더 1인에게 의존하는 시스템이 가진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7

3. 제2원칙: 실용주의와 ‘거래의 리더십’

3.1 탈(脫)이념적 ’목적 지향성’과 ‘능력’ 중심 용인술

이재명 리더십의 핵심 동력은 이념이 아닌 철저한 실용주의(Pragmatism)에 있다.15 측근들은 “이재명 머리에는 마르크스-레닌주의, 김일성 주체사상 같은 건 없다. 이념에서 자유로운 사람” 16이라고 평가한다.

이러한 성향은 용인술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사람을 쓸 때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는 정치 노선보다 ’실력’을 최우선으로 판단한다.16 대표적인 사례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놓고 자신과 충돌했던 진성준 정책위의장을 연이어 기용한 것을 들 수 있다. 진 의장은 강경한 진보 성향이지만, 이 대표는 ‘꼼꼼하고 정책에 밝은’ 그의 실력을 신뢰했다.16

이는 그가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을 가장 중요시하는 ‘목적 지향성’(purpose-driven) 16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본인이 다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 16의 표현이기도 하다.

3.2 ‘거래의 리더십’: 이익과 성과를 유권자에게 귀속시키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재명의 리더십이 전통적인 진보 지도자들의 방식(최고 가치 설정 -> 과제 설정 -> 정책 수단 선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분석한다.17

그의 리더십은 ’거래의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으로 규정될 수 있다.17 그는 추상적인 가치가 아닌 ‘이익의 환수, 성과의 귀속’ 등 구체적인 이익과 성과를 강조한다.17 이는 “이익과 성과가 자신에게 표를 줄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암시” 17하는 명확한 거래적 관계 설정이다.

1장에서 언급된 ‘실적형 리더십’ 4은 바로 이 ’거래’를 이행하는 핵심 수단이다. 성남시장 시절 밤낮없이 민원을 해결하고 실적을 쌓았던 것 4은 유권자와의 ’거래’를 성사시키고 그 신뢰를 축적하는 과정이었다.

3.3 정책 브랜딩 전략: 기본소득과 지역화폐라는 ‘상품’

’거래의 리더십’은 유권자가 즉각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상품’을 통해 구현된다. 성남시장 시절 시행한 ‘청년배당’ 2, ‘무상 교복’ 2, ‘공공산후조리원’ 18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이다.

이 전략은 경기도지사 시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18으로 확장되었고, ‘기본소득’ 15이라는 그의 핵심 정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역화폐’ 18는 이 ‘거래’ 전략을 완성하는 핵심 도구이다. 지역화폐는 두 가지 강력한 효과를 동시에 발휘한다. 첫째, ‘전국민 25만원’ 18처럼 유권자에게 보편적 혜택(거래)을 즉각 제공한다. 둘째, 그 혜택이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아닌 반드시 지역 내 소상공인에게 귀속되도록(사용처 제한) 설계되었다.18

이로 인해 전통시장 상인들은 “시장님께서 우리 상인들을 위해 만드신 것 같다”, “현금이 돈다는 건 시장 상인들에게 가장 힘이 된다”, “젊은 사람들이 재래시장에 많이 유입되는 효과가 있다” 19며 강력한 지지 기반이 되었다.

이 ‘거래의 리더십’ 17은 이념적 지지보다 훨씬 강력하고 즉각적인 ’정치적 현금흐름(Political Cash-flow)’을 창출한다. 이념적 지지는 추상적이고 장기적이지만, 지역화폐를 통한 ‘현금성 지원’ 18은 즉각적이고, 구체적이며, 반복적이다. 이는 유권자의 인식 속에 ’이재명 = 내 지갑의 실질적 혜택’이라는 강력한 1:1 인과관계를 형성시킨다.

반면, 이러한 ‘탈이념적 실용주의’ 16는 심각한 ’신뢰의 위기’를 야기한다. ‘목적’(업적, 승리)을 위해 ‘원칙’(이념, 약속)을 유연하게 바꾸는 그의 ‘목적 지향성’ 16은, 2장에서 본 정책 혼선 7처럼 ’일관성 없는 리더’라는 비판을 초래한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 유지’ 약속을 뒤집고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현실론’을 편 것은 “신뢰에 균열을 냈다” 20는 분석이다. 이러한 ‘말 바꾸기’ 21 논란은 그의 리더십 확장성을 제한하는 족쇄로 작용한다.8

4. 제3원칙: 포퓰리즘과 직접 민주주의의 전략적 활용

4.1 전략적 이분법: ‘적과 우리’ 그리고 ‘아웃사이더’ 포지셔닝

이재명 리더십은 ’포퓰리즘’이라는 키워드로 자주 분석된다.3 학술적 분석에 따르면, 그는 ’좌파 포퓰리스트’의 4가지 주요 특징을 명확하게 보인다.3

  1. ‘적과 우리의 이분법’: 법 위의 급진정책을 추구하며 기득권(적)과 인민(우리)을 명확히 구분한다.3

  2. ‘아웃사이더 기질’: ’주류 정치에 반대’하는 카리스마적 성향을 보이며 3, 자신을 끊임없이 비주류 16이자 기득권의 반대자로 위치시킨다.

  3. ‘선동을 통한 단순화’: ‘숙의와 토론’ 같은 복잡한 과정보다 ’선동’을 통해 문제를 단순화한다.3 이는 “지나치게 직설적” 8이라는 평가와 연결된다.

  4. ‘국민직접정치’: ’대의정치와 정당’이라는 제도보다 ’SNS 매개’를 통해 ’인민에게 직접 호소’한다.3

이재명에게 ’포퓰리즘’은 회피해야 할 비판이 아니라, 대중을 결집하고 ‘즉각적인 효능감’ 24을 주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다. 그는 3에서 분석한 포퓰리스트의 4대 요소를 교과서처럼 실행한다.

4.2 대의정치의 우회: SNS와 ‘국민직접정치’

그의 ‘소통형 리더십’ 25은 전통적인 방식과 구별된다. 그는 대규모 집회보다 소규모 간담회, 온라인 방송, SNS를 통한 지지층 결집 25을 선호한다. 이는 3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제도권 정치(대의정치)를 우회하여 지지자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국민직접정치’ 전략과 정확히 일치한다.

4.3 비판적 검토: ’재정 포퓰리즘’과 ’한탕주의’라는 비판

그의 확장 재정 정책과 ‘기본 사회’ 공약은 ‘포퓰리즘’ 22, 나아가 ’국가 경제를 사회주의화하려는 선언’이라는 맹렬한 비판에 직면한다.22 비판자들은 이를 ‘국민을 집단 파산시킬 대장동식 한탕주의’, ‘아이들 미래를 인질로 삼는 위험한 도박’ 22 등으로 규정한다.

이러한 정책들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고, 국가 재정에 큰 부담’ 8이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분석 26은 과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거론하며, 당시 이재명 후보의 공약 역시 ’포퓰리즘에 의지’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의 ‘직설적 화법’ 8은 이러한 포퓰리즘 전략을 수행하는 핵심 도구이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다. 지지층에게는 ’신뢰감’을 주지만 8, 중도층이나 반대자들에게는 ’정치적 안정감과 일관성에서 부족’하다 8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외교나 경제 같은 민감한 분야에서 직설적인 표현은 ‘정책의 안정성을 저해할 위험’ 8으로 인식되며, 이는 2장에서 지적한 ‘정책 혼선’ 7의 근본 원인 중 하나가 된다.

5. 최대 변수: ’사법 리스크’의 정치 동력화

5.1 위기의 상수화(常數化): 리더십의 최대 시험대

이재명 리더십을 규정하는 가장 치명적이면서도 핵심적인 변수는 ’사법 리스크’이다.20

최측근인 김용 전 부원장의 실형 선고 20, 정진상 실장의 구속 32, 본인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유죄 판결 30, 그리고 거듭된 검찰 소환 27 등은 그의 리더십에 대한 당내 의구심 20을 증폭시키는 ‘최대 위기’ 32이자 ‘정치 인생의 변곡점’ 34으로 작용한다.

5.2 방어 전략 1: ‘정치 보복’ 프레임과 ‘내부 결속’

이재명과 당 지도부 27는 이러한 사법 리스크 공세에 대해, 이를 ‘정치 보복’ 27, ‘검찰 독재정권의 야당 파괴 공작’ 32이라는 프레임으로 정면 대응한다.

이 전략은 ’이재명 개인의 문제’가 아닌 ‘민주당 전체의 문제’ 27로 사안을 확장시킨다. 이를 통해 당의 ‘단일대오’ 33를 강조하고 ‘내부 결속’ 34을 다지는 효과를 노린다. 한 분석 34은 이 대응을 ’①결속(무죄 단언하며 리더십 보호), ②여론전(검찰의 증거 조작 주장), ③시선 돌리기(집권 플랜 조기 가동)’라는 3색 전략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5.3 방어 전략 2: ’당 장악력’의 역설적 강화

주목해야 할 지점은, 사법 리스크가 그의 리더십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 장악력’을 강화하는 역설적인 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그는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되던 시점의 전당대회에서 77.77%라는 민주당 역사상 최고 수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35 이는 35의 분석처럼, ’윤석열 정부와 맞설 수 있는 존재감을 가진 인물은 이재명밖에 없다’는 당내의 위기감과 기대감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이다. 29 역시 ’사법 리스크’가 가장 큰 변수임에도 불구하고 ’압도적 표심’이 확인되었으며, 이 표심이 이 대표에게 ’강력한 리더십 기반’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이는 이재명 리더십의 가장 특이한 지점이다. 그에게 ’사법 리스크’는 제거해야 할 ’부채(Liability)’가 아니라, 자신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정치적 자산(Asset)’이자 ’권력 유지의 엔진’으로 전환된다.

이 전환의 메커니즘은 4장에서 분석한 ‘적과 우리의 이분법’ 3 전략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가능하다. ’검찰/정부(적)의 탄압’이라는 프레임 27이 강화될수록, 그는 ’탄압받는 희생자’이자 ’유일한 대항마’로서의 입지를 굳힌다. 이 구도 하에서 당내의 비판적 목소리 20는 ’적에게 동조하는 행위’로 쉽게 규정되어 힘을 잃고, 리더를 중심으로 한 ‘결속’ 34은 더욱 강화된다.

5.4 리스크 관리: ’플랜 B’와 ‘옥중 공천’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예: 구속)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36 논의는 이러한 갈등의 정점이다.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가 구속되더라도 ‘옥중 공천’ 36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으며 리더십 유지를 시도한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는 구속 시 ’대표직 사퇴’나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 36이 불가피하다고 맞선다.

이처럼 리더 개인의 리스크를 당 전체의 생존 문제로 ‘의도적으로’ 동일시하는 27 전략은, 당(黨)이라는 공적 시스템을 리더 개인의 ’방탄’을 위한 사적 조직으로 변질시킬 위험을 내포한다. 20의 분석처럼, 당의 모든 자원과 에너지가 리더 개인의 리스크 방어 27에만 쏠리게 되면서, ‘민생정책이나 국회의원 선거제 개편 논의’ 같은 정당 본연의 임무는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표류하며 ‘실점이 쌓이는’ 20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6. 결론: 리더십의 교훈 -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경계할 것인가

이재명 리더십은 현대 정치가 요구하는 ’효능감’과 ’위험성’을 동시에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의 리더십에서 조직의 리더들이 배울 수 있는 교훈과 경계해야 할 함의는 명확하다.

6.1 교훈 1 (적극적 수용): 압도적 실행력과 ‘창업가형’ 문제 해결

리더는 주어진 제도를 관리하는 ‘행정가’ 5에 머무르지 않고, 조직의 고질적 문제를 돌파하는 ‘창업가형 정치인’ 6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재명은 ‘실적형 리더십’ 4과 ‘거래의 리더십’ 17을 결합하여, 유권자(고객)에게 ‘이익과 성과’ 17라는 명확하고 체감 가능한 가치를 제공하는 ‘정책 브랜딩’ 18에 성공했다. 이는 모든 조직의 리더가 배워야 할 ’유능함’의 증명 방식이다.

6.2 교훈 2 (비판적 경계): ’만기친람’의 함정과 시스템의 붕괴

리더 1인의 영웅적 능력에 의존하는 ‘만기친람’ 7은 단기적으로 ‘사이다’ 7 같은 속도감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장관의 실종’ 7과 ‘시스템의 종속화’ 7를 초래한다. 리더가 모든 것을 직접 통제하려 할 때 조직은 자발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잃고, 리더의 시야가 닿지 않는 곳 14에서부터 시스템 붕괴가 시작된다.

6.3 교훈 3 (전략적 이해): ’적과 우리’의 프레임과 위기의 동력화

이재명은 ‘아웃사이더’ 3로서 ’적과 우리’라는 이분법 3을 통해 강력한 지지층을 결집했다. 특히 그는 ’사법 리스크’라는 최악의 위기 20를 ’정치 탄압’이라는 프레임 27으로 성공적으로 전환시켜, 내부 결속 34과 당 장악력 강화 29의 핵심 동력으로 역이용했다. 이는 위기를 자산으로 전환하는 리더십의 특수 사례이다.

6.4 교훈 4 (치명적 모순): ’효능감’과 ’분열’의 동시 초래

그의 리더십은 근본적인 모순을 안고 있다. 지지층에게는 ‘즉각적인 효능감’ 24을 주지만, 동시에 ‘반(反)통합과 반(反)실용’ 24, 즉 ’분열과 포퓰리즘’을 부추긴다.24 타임지 인터뷰에서 “나의 원칙은 만나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 37이라며 ‘국민 통합’ 38을 강조하지만, 그의 핵심 정치 전략 3은 ’숙의와 토론’이 아닌 ’선동과 단순화’에 기반한다. 이 모순은 그의 리더십이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되는 것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6.5 이재명 리더십의 양면성: 강점과 위험 요인

핵심 특징 (Core Trait)강점 (Strength) - 배울 점위험 요인 (Risk Factor) - 경계할 점핵심 근거 자료
1. 만기친람 / 현장 중심’사이다’식 신속한 문제 해결7, 즉각적 효능감, 강력한 국정 장악력.7부처의 종속화, ’장관 실종’7, 시스템 붕괴14, 정책 혼선.77
2. 실용주의 / 실적 중심이념을 초월한 성과 도출16, ‘유능함’ 부각4, ’거래의 리더십’17을 통한 명확한 보상.목적 지향성으로 인한 절차 무시, ’말 바꾸기’21 및 ‘신뢰 하락’.20[4, 15, 16, 17, 20]
3. 직접 소통 / 대중 영합지지층의 강력한 결집25, 의제 주도권 확보, ’국민직접정치’3를 통한 제도권 우회.‘재정 포퓰리즘’[8, 22], 정치적 양극화 심화3, ‘한탕주의’ 비판.22[3, 8, 22, 23, 25]
4. 위기 대응 (사법 리스크)‘정치 탄압’ 프레임으로 내부 결속34, 위기를 동력화하여 당 장악력 강화.29당의 사유화 논란20, 민생 이슈 잠식27, ’플랜B’36로 인한 당내 혼란.[20, 27, 29, 34, 35]

7. 참고 자료

  1. 소년공에서 대통령으로⋯ 한국 정치 새 역사 쓰다, http://pdf.ihalla.com/sectionpdf/20250604-103653.pdf
  2. [예스24] 위기에 강한 리더 이재명 : 성남시장에서 21대 대통령 후보가 되기까지, 성과로 증명한 유능한 리더십, https://gift.kakao.com/product/11569823
  3. 포퓰리즘의 이해와 이재명 현상에 대한 시론적 논의 - KISS, https://kiss.kstudy.com/Detail/Ar?key=3694816
  4. [이슈읽기] “인사는 권력의 한계 지점”…이재명 리더십의 첫 시험대 - 인더스트리뉴스,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804
  5. 이재명 리더십 ‘두 번의 진화’…그를 행정가에서 정치인으로 만든 것 -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205230.html
  6. 이재명 “민간이 공공보다 뛰어한 시대”… AI 정책수석 구상 밝혀 - 플래텀, https://platum.kr/archives/261902
  7. ‘만기친람’ 이재명 대통령, 리더십인가 포퓰리즘인가 - 강찬수의 에코파일, https://ecofile.kr/24/?bmode=view&idx=167234427
  8. [박흥식 평판보드] 이재명 대표, 개혁의 아이콘인가 정치적 야심가인가 | 더코리아저널, http://thekoreajournal.com/View.aspx?No=3542187
  9. 이재명, 타임지 ‘올해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선정 / YTN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kTmztX_FLVo
  10. 이재명에 로제까지…타임지 ‘영향력 100인’ 선정된 이유는? #소셜픽 / JTBC 아침&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YSlFGeODPTw
  11. 이재명 ‘타임지 100인’ 선정 “대선 승리 유력 후보” 평가..‘APT’ 로제도 | SBS 실시간 LIVE, https://www.youtube.com/watch?v=PIg67u3TGQg
  12. 이재명, 타임지 ‘올해의 100인’ 선정…“대선 승리 유력한 후보” |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9088
  13. Lee Jae-myung Is on the 2025 TIME100 List | TIME, https://time.com/collections/100-most-influential-people-2025/7273790/lee-jae-myung/
  14. 이재명 리더십 논란이 불러온 한국 사회의 거센 변화, 불신과 분열, 저항의 본격화, 국가 위기 속 국정의 리더십 상실과 국민의 반격, 이재명 정부의 도덕적 위기와 공산화 저항의 사회적 확산, 좌파 정권에 대한 전국적 불신, 언론・SNS를 통한 국민 행동의 불꽃이 번지다 - 데일리머니, http://www.thedailymoney.com/news/articleView.html?idxno=1127874
  15. 시리즈 - NAVER, https://m.series.naver.com/ebook/moreDetail.series?productNo=12784885&type=review
  16. 민주당내서 엇갈린 이재명 리더십… “실력으로 사람 판단” · “의심 많고 샤이” | 문화일보, https://www.munhwa.com/article/11502249
  17. 이재명의 말 분석하니 ‘거래의 리더십’ 보인다 - 시사IN,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442
  18. 이데일리 이재명은 왜 전국민 25만원·지역화폐에 집착할까? 2025-04-04 - EAI 동아시아연구원, https://www.eai.or.kr/notice/notice_view.php?no=16663
  19. 실제 인터뷰! 뿌린대로 거둔다 이재명, 성남시 소상공인의 증언 영상!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W778BgcDZi8
  20. 리더십 안 보이는 이재명…사법리스크 재점화에 당내 ‘숨죽인 경악’ -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19046.html
  21. 분열한 보수 위로 ‘대세론’ 타고 내달리는 이재명…비호감도는 ‘장벽’ - 시사저널,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30591
  22. 국민의힘 “이재명 경제관 포퓰리즘…대장동식 한탕주의” / KBS 2025.05.23.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x24y7eKQapY
  23. [전자책] 이재명의 포퓰리즘 | 이도경 | 작가와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5598272
  24. [이형석칼럼]이재명 리더십, ’끼워팔기’인가 ’운동장 넓게쓰기’인가 - Daum, https://v.daum.net/v/20250825110226627
  25. 소년공에서 대통령까지…결단·현장·소통으로 본 이재명 리더십 - 피플투데이, https://www.epeople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21527
  26. 이재명 대선공약을 포퓰리즘으로 비판한 김수현 文정부 정책실장 -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economy/real_estate/2023/09/30/ID6XPEQQKNEUNCKJ7GPQHHNU6A/
  27. 조기 점화한 ‘사법 리스크’…이재명 리더십 ‘3중 파고’ 직면 / YTN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kTJZrP8IEgc
  28. [사설] 이재명 후보 사법 리스크, 결국 사상 초유의 혼란으로 -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33074
  29. 본격 대권 가도 올라탄 이 대표, 약점 꼽힌 ’중도 확장’이 관건 - Daum, https://v.daum.net/v/20240818210604329
  30. 25일 또 선고…현실된 ‘사법리스크’, 李 리더십 흔들린다 -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politics/assembly/2024/11/15/FOWIRUZ5LVG27LNR7WX4MIW4II/
  31. “이재명 리더십 당장 안 흔들려” “최종심까지 혼돈의 시기” -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2460
  32. [일요와이드] 민주’사법리스크’ 현실화에 당혹…이재명 리더십 최대 …, https://www.youtube.com/watch?v=jVB9gL7XAKg
  33.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민주 ‘리더십 누수’…“추진력마저 실종됐다” -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074914.html
  34. 운명의 11월, 사법리스크 대응에 나선 이재명의 세 갈래 길 - 한국일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00111190002977
  35. 이재명, 당 장악력 높아지나..‘사법 리스크’ 엇갈린 평가 - Daum, https://v.daum.net/v/20220828203310927
  36. [정치풍향] 정치평론가 10명에 물었다, ’포스트 이재명’은 … - 월간중앙, https://www.m-joong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338390
  37. Exclusive: Lee Jae-myung Aims to Steer South Korea Through Crisis | TIME, https://time.com/7289366/lee-jae-myung-south-korea-president-trump-economy-challenges-interview/
  38. 5 Takeaways from TIME’s Conversation with South Korean President Lee Jae-Myung, https://time.com/7317903/lee-jae-myung-south-korea-interview-takeaw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