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 피치(Pitch)와 피치각의 정의
1. 피치의 물리적 의미
피치(pitch)는 프로펠러 블레이드의 회전 1회당 이론적 또는 실측상 전진 거리를 나타내는 공학적 개념이다. 나사의 피치가 1회전당 이동 거리로 정의되는 것과 같은 기하학적 맥락을 가지며, 프로펠러를 “공기 중의 나사“로 비유하는 초기 표현의 근거가 되어 왔다. 피치는 프로펠러의 성능 특성을 1차적으로 결정하는 설계 변수이며, 추력과 동력, 효율 곡선의 형태가 모두 피치의 크기와 반경 방향 분포에 의해 좌우된다. 이러한 정의 체계는 McCormick이 Aerodynamics, Aeronautics, and Flight Mechanics(2nd ed., Wiley, 1995)에서 정리한 표준 정의를 따른다.
2. 기하학적 피치와 유효 피치
프로펠러의 피치는 물리적 의미에 따라 기하학적 피치(geometric pitch) p_g와 유효 피치(effective pitch) p_e로 구분된다. 기하학적 피치는 블레이드가 강체로서 회전 1회 시 전진하는 이론 거리이며, 반경 r의 블레이드 단면에서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p_g(r) = 2 \pi r \tan \beta(r)
여기서 \beta(r)는 국부 피치각이다. 유효 피치는 프로펠러가 실제 환경에서 회전 1회 동안 전진하는 거리이며,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p_e = \frac{V}{n}
여기서 V는 전진 속도, n은 회전 속도(rev/s)이다. 기하학적 피치와 유효 피치의 차이는 슬립(slip)으로 정의된다.
s = 1 - \frac{p_e}{p_g}
슬립은 프로펠러의 작동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로, 정지 상태에서는 1, 무부하 상태에서는 0에 근접한다. 슬립이 0인 프로펠러는 이론상 추력을 생성하지 않는 무부하(no-load) 상태이다.
3. 국부 피치각의 정의
국부 피치각 \beta(r)는 회전면(rotation plane)과 블레이드 단면의 시위선(chord line)이 이루는 각도로 정의된다. 블레이드의 뿌리에서 팁까지 \beta(r)는 일반적으로 감소하는 분포를 가지며, 이는 각 반경 단면에서의 국부 유입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블레이드 해석에서는 \bar{r} = 0.75 위치의 피치각 \beta_{0.75}를 블레이드의 대표 피치각으로 삼는 것이 관례이다. 호칭 “10 × 4.5“와 같은 무인기용 프로펠러 표기에서 “4.5 인치“는 기하학적 피치 p_g(0.75R)를 의미한다.
4. 블레이드 단면에서의 각도 관계
블레이드의 공력 해석에서는 국부 피치각 \beta, 국부 유입각 \phi, 국부 받음각 \alpha가 다음의 관계로 정의된다.
\alpha = \beta - \phi
여기서 유입각 \phi는 회전면에 대한 상대 유동 벡터의 각도이며, 축방향 유입 속도 V + v_a와 접선 방향 상대 속도 \omega r - v_t의 비로 다음과 같이 정해진다.
\tan \phi = \frac{V + v_a}{\omega r - v_t}
이 관계식에서 v_a와 v_t는 각각 축방향·접선 방향 유도 속도이다. 설계 단계에서는 블레이드 각 단면이 원하는 국부 받음각을 가지도록 \beta(r) 분포를 결정한다. Glauert가 The Elements of Aerofoil and Airscrew Theory(Cambridge University Press, 1926)에서 블레이드 요소의 유입각과 피치각의 관계를 정식화한 이래, 해당 표기법이 프로펠러 이론의 표준으로 사용되어 왔다.
5. 피치 분포와 이상 비틀림
블레이드의 피치각이 반경에 따라 변화하는 분포를 트위스트(twist) 또는 블레이드 워시아웃(washout)이라 한다. Betz와 Theodorsen이 제시한 이상 최소 유도 손실 프로펠러에서는 모든 블레이드 단면이 동일한 국부 받음각 또는 동일한 유도 계수 w_d 분포를 가지도록 설계되며, 이로부터 다음 형태의 이상 비틀림 분포가 얻어진다.
\tan \beta(r) = \tan \phi_d(r) + \frac{\alpha_d}{1}
여기서 \phi_d는 설계 조건에서의 유입각, \alpha_d는 설계 받음각이다. 실제 블레이드는 이 이상 분포를 선형 또는 저차 다항식으로 근사하여 구현한다.
6. 피치 기준 반경과 관례
피치각을 정의할 때 사용되는 기준 반경은 역사적·관례적으로 결정되어 왔다. 일반 항공용 프로펠러는 \bar{r} = 0.75를 기준 반경으로 삼는다. 이는 블레이드의 공력 중심이 이 위치 근방에 위치하고, 회전 시 작용하는 대부분의 추력과 토크가 이 반경 부근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부 선박 프로펠러와 덕트 팬에서는 \bar{r} = 0.7 또는 \bar{r} = 0.8이 사용되기도 한다. 기준 반경의 선택은 피치의 수치 표기에 영향을 미치므로, 피치를 비교할 때는 기준 반경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7. 피치 상태의 분류
프로펠러의 작동 피치 상태는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 상태 | 피치각 범위 | 기능 |
|---|---|---|
| 최저 피치(low pitch) | 작은 양의 \beta | 이륙, 상승 |
| 순항 피치(cruise pitch) | 중간 양의 \beta | 순항 비행 |
| 최고 피치(high pitch) | 큰 양의 \beta | 고속 순항 |
| 페더링(feathering) | \beta \approx 90° | 엔진 정지 시 항력 최소화 |
| 역 피치(reverse pitch) | 음의 \beta | 착륙 후 감속 |
이 구분은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의 Aviation Maintenance Technician Handbook—Powerplant, Volume 2(FAA-H-8083-32A, 2018)에서 정리된 운항 피치 분류 체계에 부합한다.
8. 피치 측정과 표기
피치는 다음의 두 방식으로 측정 및 표기된다. 첫째, 각도 측정은 회전면을 기준으로 블레이드 시위선의 경사각을 디지털 각도계 또는 프로토랙터(protractor)로 측정하는 방법이다. 둘째, 거리 측정은 기하학적 피치 p_g = 2 \pi r \tan \beta를 계산하여 인치 또는 미터 단위로 표기하는 방법이다. 항공용 프로펠러는 일반적으로 각도 단위로 표기하며, 소형 무인기 프로펠러는 “직경 × 피치” 인치 단위로 표기한다. 대형 가변 피치 프로펠러에서는 조종실의 피치 레버가 블레이드 각도를 제어하며, 비행 상태에 따라 피치 세팅을 조정한다.
9. 로봇공학적 적용
비행 로봇의 성능 예측과 모터 선정에서 피치는 중요한 입력 변수이다. 프로펠러의 기하학적 피치가 큰 경우 낮은 회전 속도에서 높은 전진 속도에 적합하지만, 정지 또는 저속에서는 블레이드 단면의 국부 받음각이 과도하게 커져 실속 및 효율 저하를 초래한다. 반대로 피치가 작은 경우 정지 및 호버링에 유리하지만 고속 순항 시 효율이 낮다. 따라서 임무 프로파일에 따라 피치를 선정하며, 가변 피치를 사용하는 경우 비행 상태별 최적 피치를 제어기가 능동적으로 조정한다. 이러한 적응적 피치 제어는 고정익 무인기의 순항 효율 향상과 회전익 무인기의 과도 비행 성능 확보에 기여한다.
10. 출처
- Glauert, H. The Elements of Aerofoil and Airscrew Theory.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26.
- McCormick, B. W. Aerodynamics, Aeronautics, and Flight Mechanics, 2nd ed. Wiley, 1995.
- Theodorsen, T. Theory of Propellers. McGraw-Hill, 1948.
-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Aviation Maintenance Technician Handbook—Powerplant, Volume 2. FAA-H-8083-32A, 2018.
- Leishman, J. G. Principles of Helicopter Aerodynamics, 2nd ed.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6.
11. 버전
v1.0 (202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