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전제 지시어의 유형과 식별
1. 절의 학술적 목표
본 절의 학술적 목표는 자연 언어 논증에서 사용되는 ‘전제 지시어(premise indicator)’의 유형을 학술적으로 분류하고, 그 식별 방법을 정립하는 것이다. 학습자는 본 절을 통하여 한국어와 영어의 표준적 전제 지시어를 학술적 분류에 따라 식별할 수 있어야 하며, 전제 지시어의 식별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학술적 사항을 진술할 수 있어야 한다.
2. 전제 지시어의 학술적 정의
‘전제 지시어’는 자연 언어 텍스트 안에서 그 인접 명제를 ‘전제(premise)’로 표지하는 단어 또는 구이다. 이 정의는 어빙 코피(Irving M. Copi)와 칼 코헨(Carl Cohen)의 『Introduction to Logic』, 패트릭 헐리(Patrick J. Hurley)의 『A Concise Introduction to Logic』, 트뤼디 호버(Trudy Govier)의 『A Practical Study of Argument』 등 표준 입문서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하게 채택된다.
전제 지시어는 명제의 학술적 역할을 표지하는 화용적 단서이며, 그 자체로 명제는 아니다.
3. 한국어 전제 지시어의 유형
한국어의 전제 지시어는 통사적 위치와 형태에 따라 다음과 같이 유형화된다.
3.1 절두 위치의 전제 지시어
절의 첫머리에 놓이는 전제 지시어는 ‘왜냐하면’이 대표적이다. ‘왜냐하면’은 그 직후의 절을 전제로 표지하며, 일반적으로 결론이 먼저 진술된 뒤 전제가 후행하는 텍스트 구조에서 사용된다.
3.2 절말 위치의 전제 지시어
절의 말미에 결합하는 전제 지시어는 ‘~이기 때문에’, ‘~이므로’, ‘~이니까’, ‘~인 까닭에’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지시어는 어미 또는 의존 명사 결합 형태로 실현되며, 그 절 자체를 전제로 표지한다.
3.3 조건적·전제적 표현
‘~이 주어지면’, ‘~을 고려할 때’, ‘~을 감안하면’, ‘~을 전제하면’ 등은 그 절을 전제로 표지하면서 동시에 추론의 출발점이 되는 명제임을 명시적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표현은 학술 논문과 격식 있는 문어 텍스트에서 빈번히 사용된다.
3.4 인과·이유 표지
‘~인 이유는’, ‘~인 까닭은’과 같은 표현은 결론을 먼저 진술한 뒤 그 정당화 근거를 후행시키는 구조에서 전제 지시어로 기능한다.
4. 영어 전제 지시어의 유형
영어의 전제 지시어는 표준 입문서들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4.1 접속사형
‘because’, ‘since’, ‘for’, ‘as’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접속사는 그 직후의 절을 전제로 표지한다.
4.2 구 형태의 표현
‘given that’, ‘seeing that’, ‘inasmuch as’, ‘in view of the fact that’, ‘owing to the fact that’ 등은 절을 전제로 표지하는 구 형태의 표현이다.
4.3 부사적 표현
‘assuming that’, ‘granted that’ 등은 가정적 전제를 표지하는 데 사용된다.
5. 전제 지시어의 식별 절차
학습자는 다음의 절차에 따라 텍스트 안의 전제 지시어를 학술적으로 식별할 수 있다.
첫째, 텍스트 안의 명제 단위를 식별한다.
둘째, 명제 단위들 사이 또는 인접 위치에서 전제 지시어로 사용 가능한 단어 또는 구의 존재를 확인한다.
셋째, 해당 단어 또는 구가 그 인접 명제를 결론의 정당화 근거로 표지하는 학술적 기능을 수행하는가를 판단한다.
넷째, 해당 단어가 다의어인 경우, 그 화용적 기능이 추론 표지인지 다른 기능인지를 맥락에 따라 판단한다.
6. 전제 지시어 식별의 학술적 유의점
학습자는 전제 지시어의 식별에서 다음의 학술적 유의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6.1 다의성
전제 지시어로 사용되는 단어 가운데 상당수는 다른 화용적·통사적 기능을 동시에 가지는 다의어이다. 예컨대 영어의 ‘since’는 전제 지시어로 ‘~이기 때문에’를 의미하기도 하고, 시간 지시어로 ‘~한 이래’를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어의 ‘~이므로’는 일반적으로 인과적·논리적 전제 지시어로 사용되지만, 시간적 선후 관계의 단순한 표지로 사용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6.2 화용적 강도
전제 지시어의 화용적 강도는 균일하지 아니하다. ‘왜냐하면’은 비교적 강한 전제 표지이며, ‘~이므로’는 그보다 약한 전제 표지로 기능할 수 있다. 영어의 ‘because’는 강한 전제 표지인 반면, ‘for’는 보다 약하고 격식적인 전제 표지로 사용된다. 학습자는 이러한 화용적 강도의 차이를 학술적 분석에 반영해야 한다.
6.3 ‘because’의 두 기능
영어의 ‘because’는 학술적으로 두 기능을 가진다. 첫째는 추론 표지 기능이며, 둘째는 인과적 설명 표지 기능이다. 호버(Govier)와 헐리(Hurley)는 이 두 기능의 학술적 구분을 강조한다. 동일한 학술적 구분은 한국어의 ‘~이기 때문에’에도 적용된다. 이 구분은 본 장의 다른 절에서 다루어지는 ‘논증과 설명의 구분’과 학술적으로 연동된다.
6.4 부재의 가능성
자연 언어 논증의 모든 사례가 전제 지시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전제 지시어가 결여된 경우에는 화용적 맥락 분석에 의해 전제가 식별된다. 따라서 전제 지시어의 존재는 전제 식별의 충분 조건이 아니라 학술적 단서이다.
7. 전제 지시어 사례 표
다음은 한국어와 영어의 표준적 전제 지시어를 학술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 언어 | 전제 지시어의 예 |
|---|---|
| 한국어 | 왜냐하면, ~이기 때문에, ~이므로, ~이니까, ~인 까닭에, ~이 주어지면, ~을 고려할 때, ~을 감안하면, ~을 전제하면 |
| 영어 | because, since, for, as, given that, seeing that, inasmuch as, in view of the fact that, owing to the fact that, assuming that, granted that |
본 표는 표준 입문서들에서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전제 지시어의 학술적 사례를 정리한 것이며, 그 외에도 자연 언어의 다양한 표현이 맥락에 따라 전제 지시어로 기능할 수 있다.
8. 본 절의 결론적 정리
본 절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전제 지시어는 자연 언어 텍스트 안에서 그 인접 명제를 전제로 표지하는 단어 또는 구이다. 둘째, 한국어의 전제 지시어는 절두 위치, 절말 위치, 조건적·전제적 표현, 인과·이유 표지의 네 유형으로 정리된다. 셋째, 영어의 전제 지시어는 접속사형, 구 형태, 부사적 표현으로 분류된다. 넷째, 전제 지시어의 식별은 명제 단위의 확인, 지시어의 통사적 위치 분석, 다의성과 화용적 강도의 검토를 거치는 학술적 절차를 통해 이루어지며, 그 존재는 전제 식별의 단서이되 충분 조건은 아니다.
9. 출처
- Copi, I. M., Cohen, C., & McMahon, K. (2014). Introduction to Logic (14th ed.). London: Routledge.
- Hurley, P. J. (2014). A Concise Introduction to Logic (12th ed.). Boston: Cengage Learning.
- Govier, T. (2010). A Practical Study of Argument (7th ed.). Belmont: Wadsworth.
- Johnson, R. H., & Blair, J. A. (2006). Logical Self-Defense (United States ed.). New York: International Debate Education Association.
- Walton, D. N. (2006). Fundamentals of Critical Argumentation.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 Freeman, J. B. (2011). Argument Structure: Representation and Theory. Dordrecht: Springer.
10. 버전
- 문서 버전: 1.0
- 작성 기준일: 2026-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