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5 비공식적 권력 구조와 조직 정치(Organizational Politics)의 갈등 영향

18.15 비공식적 권력 구조와 조직 정치(Organizational Politics)의 갈등 영향

1. 비공식적 권력의 이론적 토대

1.1 권력의 개념과 원천

French와 Raven(1959)은 사회적 권력(social power)의 다섯 가지 원천을 제시하였다: 합법적 권력(legitimate power), 보상적 권력(reward power), 강제적 권력(coercive power), 전문적 권력(expert power), 준거적 권력(referent power). 이 중 합법적 권력, 보상적 권력, 강제적 권력은 공식적 직위에 부여되는 공식적 권력(formal power)의 원천이며, 전문적 권력과 준거적 권력은 개인의 속성에 기반하는 비공식적 권력(informal power)의 원천이다.

기술 기반 기업에서 비공식적 권력은 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기술적 전문성이 조직의 핵심 역량인 환경에서, 기술적 전문가가 보유하는 전문적 권력은 공식적 직위에 기반한 합법적 권력에 필적하거나 이를 능가하는 영향력을 행사한다. 또한 조직 내 비공식적 네트워크에서의 중심적 위치(centrality)는 정보 접근과 관계적 영향력이라는 비공식적 권력의 추가적 원천을 제공한다.

1.2 조직 정치의 개념

조직 정치(organizational politics)란 Mintzberg(1983)가 정의한 바와 같이, “조직의 공식적 체계에 의해 제재되지도 않고 인정되지도 않는, 그러나 조직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개인 또는 집단의 행동“을 의미한다. Pfeffer(1992)는 조직 정치를 자원과 의사결정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동으로 보다 중립적으로 정의하였으며, 조직 정치가 불가피한 조직 현상이라고 주장하였다.

Ferris 등(1989)은 조직 정치 인식(perceptions of organizational politics)이 직무 만족, 조직 몰입, 직무 스트레스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침을 실증하였다. 조직 정치가 높다고 인식되는 환경에서 구성원의 직무 만족이 저하되고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2. 비공식적 권력 구조의 형성

2.1 전문적 권력의 비공식적 구조

기술 기반 기업에서 비공식적 권력 구조는 기술적 전문성(technical expertise)의 분포에 의해 상당 부분 결정된다. 조직의 핵심 기술 역량을 보유한 개인이나 집단은 공식적 직위와 무관하게 높은 수준의 비공식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Crozier(1964)가 분석한 “전략적 불확실성 통제(control of strategic contingencies)“의 논리에 따르면, 조직의 핵심적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능력을 보유한 자가 권력을 획득하며, 기술적 불확실성이 지배적인 환경에서 기술 전문가의 비공식적 권력이 강화��다.

2.2 네트워크 위치에 기반한 비공식적 권력

Brass(1984)는 조직 내 비공식적 네트워크에서의 구조적 위치(structural position)가 개인의 영향력과 승진 가능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침을 실증하였다. 네트워크의 중심에 위치하여 정보 흐름의 교차점 역할을 수행하는 개인은 정보 접근의 이점과 중개적 영향력(brokerage power)을 확보한다.

Burt(1992)의 구조적 공백(structural hole) 이론에 따르면, 서로 연결되지 않은 집단들 사이의 중개 위치를 점유하는 개인이 정보와 통제의 이점(information and control benefits)을 획득한다. 직군 간 비공식적 네트워크에서 교량(bridge) 역할을 수행하는 개인은 기능 간 정보 비대칭을 활용한 비공식적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3. 조직 정치가 직군 간 갈등에 미치는 영향

3.1 자원 배분 과정의 정치화

Pfeffer와 Salancik(1974)의 연구는 대학 내 학과의 예산 배분이 학과의 객관적 성과보다 학과의 정치적 영향력에 의해 더 강하게 결정됨을 실증하였다. 기업 조직에서도 직군 간 자원 배분은 순수한 합리적 분석이 아닌, 각 직군의 정치적 영향력이 반영되는 정치적 과정이다.

특정 직군이 경영층과의 긴밀한 비공식적 관계, 정보 통제의 이점, 조직 내 동맹(coalition) 형성 등을 통해 자원 배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면, 다른 직군은 이를 불공정(unfair)하다고 인식하여 갈등이 발생한다.

3.2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정치적 행동

Mintzberg(1983)가 식별한 조직 내 정치적 게임(political games) 중 직군 간 갈등과 관련된 유형은 다음과 같다.

제국 건설 게임(empire building game): 특정 직군의 관리자가 자신의 관할 영역, 인력, 예산을 확장하려는 전략적 행동이다. 이 과정에서 다른 직군의 영역이 침해되거나 자원이 잠식될 때 갈등이 발생한다.

전문가 게임(expertise game): 기술적 전문 지식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의사결정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동이다. 기술적 복잡성을 과장하거나, 전문 지식의 독점을 통해 타 직군의 의사결정 참여를 제한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연합 형성 게임(alliance building game): 특정 이슈에 관해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직군 또는 개인 간 비공식적 연합을 형성하여 의사결정에 대한 집합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동이다.

3.3 비공식적 영향력의 왜곡 효과

비공식적 권력 구조가 공식적 의사결정 체계를 왜곡할 때, 의사결정의 질이 저하되고 직군 간 공정성 인식이 훼손된다. 공식적 회의에서의 의사결정이 사전에 비공식적 채널을 통해 이미 결정된 경우, 공식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직군의 의견이 형식적으로만 청취될 뿐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의식적 참여(ceremonial participation)”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은 배제된 직군의 참여 의지를 약화시키고, 공식적 의사결정 체계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며, 비공식적 권력 구조에 대한 불만이 직군 간 갈등으로 표출된다.

4. 조직 정치의 관리 전략

4.1 의사결정의 절차적 공정성 강화

Thibaut와 Walker(1975)의 절차적 공정성(procedural justice) 이론에 기반하여,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참여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의사결정의 기준을 사전에 명시하고, 모든 관련 직군에 동등한 발언 기회를 제공하며, 결정의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절차적 공정성의 핵심 요소이다.

4.2 비공식적 영향력의 가시화

비공식적 권력 구조 자체를 제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러나 비공식적 영향력이 공식적 의사결정을 왜곡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비공식적 채널을 통한 사전 합의(pre-meeting consensus)가 공식적 프로세스를 우회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4.3 정치적 기술의 건설적 활용

Ferris 등(2005)이 정의한 정치적 기술(political skill)은 조직 내에서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능력으로, 사회적 통찰력(social astuteness), 대인 관계적 영향력(interpersonal influence), 네트워킹 능력(networking ability), 명백한 진실성(apparent sincerity)의 네 가지 차원으로 구성된다.

정치적 기술은 그 자체로 부정적인 것이 아니며, 건설적으로 활용될 때 직군 간 갈등의 해소와 합의 형성에 기여한다. 직군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연합을 형성하며, 저항을 관리하는 데 정치적 기술이 활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 기술이 사적 이해의 추구나 타 직군의 배제에 활용될 때 갈등을 악화시키므로, 정치적 행동의 윤리적 경계(ethical boundary)에 대한 인식이 동반되어야 한다.

4.4 권력 균형의 구조적 설계

직군 간 권력의 극단적 비대칭을 방지하기 위한 구조적 설계가 필요하다. 의사결정 위원회에 각 직군의 대표가 균등하게 참여하는 구조, 자원 배분에 관한 견제와 균형(checks and balances) 메커니즘, 직군 간 순환 보직을 통한 관점의 다원화 등이 권력 균형의 구조적 장치이다.

Galbraith(2009)가 매트릭스 조직에서 강조한 권력 균형(power balance)의 원칙은 직군 간 관계에도 적용된다. 특정 직군에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면 다른 직군의 전문적 기여가 체계적으로 과소평가되며, 이는 조직 전체의 의사결정 질을 저하시킨다. 균형 잡힌 권력 구조가 각 직군의 전문적 관점이 동등하게 의사결정에 반영되는 조건을 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