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4 경영진과 실무 조직 간 전략적 방향 불일치에 의한 갈등

18.14 경영진과 실무 조직 간 전략적 방향 불일치에 의한 갈등

1. 전략적 불일치의 이론적 토대

1.1 전략 수립과 실행의 괴리

Mintzberg(1994)는 의도된 전략(intended strategy)과 실현된 전략(realized strategy) 사이의 괴리를 분석하며, 조직의 전략이 경영진의 의도대로 실현되지 않는 현상의 구조적 원인을 규명하였다. 의도된 전략의 일부는 의도대로 실현되는 심의적 전략(deliberate strategy)이 되나, 일부는 실현되지 못하고 포기되는 미실현 전략(unrealized strategy)이 되며, 동시에 의도되지 않았으나 현장의 적응적 행동에서 창발적으로 형성되는 창발적 전략(emergent strategy)이 존재한다.

경영진과 실무 조직 간 전략적 방향의 불일치는 이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발생한다. 경영진이 의도한 전략적 방향이 실무 조직의 전문적 판단, 현장 현실, 운영 제약과 충돌할 때, 실무 조직은 경영진의 방향을 수정하거나 저항하는 행동을 보이며, 이것이 갈등으로 표면화된다.

1.2 상위 통합 이론과 하위 분화의 긴장

Hambrick(1994)의 최고경영팀(Top Management Team, TMT) 이론에 따르면, 경영진의 전략적 선택은 경영진의 인지적 기반(cognitive base), 즉 교육, 경험, 가치관에 의해 형성된 인지적 필터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경영진의 인지적 기반이 실무 조직의 인지적 기반과 상이할 때, 양자의 전략적 판단이 구조적으로 괴리된다.

기술 기반 기업에서 이 괴리는 경영진이 재무적·전략적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반면, 실무 조직(특히 기술 조직)은 기술적·운영적 관점에서 판단하는 차이에서 비롯된다. 경영진이 시장 기회에 기반하여 공격적 확장 전략을 추진하나, 기술 조직이 현재의 기술적 역량과 자원으로는 해당 전략의 실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때 전략적 불일치가 발생한다.

2. 전략적 불일치의 핵심 영역

2.1 성장 속도에 대한 판단 차이

경영진은 투자자의 기대, 시장 기회, 경쟁 압력에 의해 빠른 성장을 추구하는 반면, 실무 조직은 조직의 흡수 역량(absorptive capacity), 인력의 학습 곡선, 기술적 안정성의 확보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여 점진적 성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Penrose(1959)의 기업 성장 이론에서 제시된 경영 자원(managerial resource)의 제약은 기업 성장 속도의 상한을 규정한다. 실무 조직의 역량이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때, 품질 저하, 조직적 혼란, 구성원의 소진이 발생한다.

2.2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 차이

경영진의 자원 배분 판단과 실무 조직의 자원 필요에 대한 인식이 괴리될 때 갈등이 발생한다. 경영진이 신규 사업 영역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하는 반면, 기존 사업의 실무 조직은 현재 운영의 안정화와 기술 부채의 해소에 자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전형적 사례이다.

2.3 조직 변화와 구조 재편에 대한 저항

경영진이 추진하는 조직 구조의 재편(reorganization), 프로세스의 변경, 새로운 방법론의 도입에 대해 실무 조직이 저항하는 현상은 전략적 불일치의 일반적 발현 형태이다. Kotter와 Schlesinger(1979)는 변화에 대한 저항의 원인으로 자기 이해의 상실(parochial self-interest), 오해와 신뢰 부재(misunderstanding and lack of trust), 상이한 평가(different assessments), 변화에 대한 낮은 인내(low tolerance for change)를 제시하였다.

실무 조직의 저항이 항상 비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Ford 등(2008)은 변화에 대한 저항(resistance to change)이 불합리한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실무적 관점에서의 합리적 판단에 기반할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실무 조직이 경영진의 전략적 방향에 내재한 위험과 실행 불가능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을 때, 이들의 저항은 조직에 유용한 피드백(feedback)으로 기능할 수 있다.

3. 갈등의 관리 전략

3.1 전략 수립 과정에의 실무 참여

전략적 불일치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접근은 전략 수립 과정에 실무 조직의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다. Wooldridge와 Floyd(1990)는 중간 관리자의 전략적 합의(strategic consensus)가 전략 실행의 효과성에 유의미한 정적 영향을 미침을 실증하였다. 전략 수립 과정에서 실무 조직의 관점이 반영되면, 전략의 실행 가능성이 향상되고, 실무 조직의 전략에 대한 몰입(commitment)이 강화된다.

3.2 전략적 의도의 투명한 전달

경영진은 전략적 방향의 “무엇(what)“뿐 아니라 “왜(why)“를 실무 조직에 투명하게 전달해야 한다. 전략적 결정의 근거가 되는 시장 분석, 재무적 논리, 경쟁 환경의 변화, 투자자의 기대 등을 실무 조직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유할 때, 실무 조직은 경영진의 판단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전략적 방향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진다.

Sinek(2009)의 “왜(Why)부터 시작하라(Start with Why)” 원칙에 부합하여, 전략적 변화의 목적과 비전을 먼저 전달하고, 이후 구체적 실행 방안을 논의하는 의사소통 순서가 전략적 정렬의 효과성을 높인다.

3.3 실행 피드백의 상향적 수용

경영진은 실무 조직으로부터의 실행 피드백(implementation feedback)을 전략적 의사결정의 수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전략의 실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예상치 못한 제약, 기회, 위험에 관한 현장 정보가 경영진에게 적시에 전달되고, 경영진이 이를 바탕으로 전략적 방향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피드백 순환(feedback loop)의 확립이 필수적이다.

Kaplan과 Norton(2001)의 전략 중심 조직(strategy-focused organization) 개념에서 강조된 “전략을 지속적 프로세스로 만들기(make strategy a continual process)“는 전략의 수립과 실행이 분리된 일회적 사건이 아닌, 학습에 기반한 지속적 조정 과정이어야 함을 시사한다.

3.4 점진적 실행과 실험적 접근

전략적 불일치의 위험이 높은 경우, 전략의 전면적 일괄 실행보다 점진적·실험적 접근이 효과적이다. 전략의 핵심 가정을 소규모 파일럿(pilot)을 통해 검증하고, 검증 결과에 기반하여 전략을 수정한 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접근은, 실무 조직의 우려를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동시에 경영진의 전략적 비전을 점진적으로 실현하는 균형적 방법이다.

McGrath(2010)의 발견 주도 계획(discovery-driven planning)은 불확실성이 높은 전략적 이니셔티브에서 핵심 가정(key assumption)을 명시화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검증하면서 점진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접근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