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 머스크가 현대 사회와 경제에 남긴 유산

9.3 머스크가 현대 사회와 경제에 남긴 유산

일론 머스크라는 한 개인의 돌출된 광기와 혁신은 비단 테슬라와 스페이스X라는 개별 기업의 재무 상태에만 머물지 않고, 현대 자본주의와 사회 시스템 가장 깊은 곳까지 치명적이고도 지울 수 없는 이데올로기적 흉터를 남겼다. 그는 21세기의 기술 발전이 어떻게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팬덤 쇼비니즘’과 뒤섞여 이성의 영역을 파괴하는지 증명했으며, 억만장자 CEO 한 명의 통제 불능한 혀끝이 글로벌 시가총액 수십조 원을 하루아침에 증발시킬 수 있는 끔찍한 ’CEO 리스크’의 극단을 전 세계에 학습시켰다.

그의 유산은 영웅적인 기념비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가장 썩고 취약한 약점이 기술의 이름표를 달았을 때 얼마나 폭력적으로 변모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거대한 사회 병리학적 경고문이다. 대중은 머스크를 단순한 기업가가 아니라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로 숭배하며 ‘컬트(Cult)’ 집단을 형성했고, 이 맹목적인 신앙은 시장의 객관적인 규제와 합리적 견제 기능마저 비정상적으로 무너뜨렸다.

이 9.3장에서는 머스크식 경영이 낳은 극단적인 ’맹목적 팬덤화 현상’의 민낯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기술 이상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자기 우상화가 현대 상법과 기업 거버넌스에 끼친 파괴적인 CEO 리스크를 철저히 고발한다. 그가 남긴 진짜 유산은 지속 가능한 미래가 아니라, ’관종(Attention Seeker) 자본주의’라는 21세기 최악의 변종 돌연변이의 탄생이다.

1. 맹목적 팬덤 현상과 ’컬트(Cult)’화된 기업가 정신

현대 기업사에서 스티브 잡스(Steve Jobs)를 기점으로 형성된 IT 수장에 대한 대중의 팬덤 문화는, 일론 머스크에 이르러 이성을 완전히 상실한 기괴하고 맹목적인 ’사이비 종교적 컬트(Cult)’로 소름 끼치게 타락해 버렸다. 머스크의 지지자들, 이른바 테슬람(Teslam)으로 불리는 광신도 부족들은 전통적인 소비자의 규범적 권리를 스스로 내던지고 자발적으로 그의 어긋난 망상을 결사 보위하는 홍위병 역할을 자처한다.

머스크가 소셜 미디어 위에서 “언론은 진실을 숨기는 부패한 적폐“라며 선동의 방아쇠를 당기면, 수천만 명의 팬덤은 일제히 비판 보도를 한 언론인이나 공학자들의 개인 계정으로 몰려가 패륜적인 사이버 불링과 욕설 세례를 퍼붓는 디지털 린치를 가한다. 머스크가 출시한 미완성 자동차의 결함으로 사람이 죽거나 차에 갇히는 끔찍한 사고가 나더라도, 이 신도들은 결함 원인을 테슬라의 품질관리 부실에서 찾지 않고 무지한 운전자의 조작 미숙 탓으로 뻔뻔하게 뒤집어씌우며 머스크의 방패막이가 되어준다. 그들에게 일론 머스크는 이윤을 추구하는 장사꾼이 아니라, 화성으로 인류의 영혼을 인도하는 구원자(Savior)이기 때문이다.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라는 고귀한 개념은 머스크라는 메시아주의 필터를 거치며 완벽하게 오염되었다. 이 맹목적 추종 현상은 기업의 권력을 민주적 시장 통제권 밖의 무소불위의 성역으로 끌어올렸다. CEO가 아무리 법을 어기고 노동자를 짓밟으며 동물들을 산 채로 도살해도, 팬덤은 이 모든 참상을 ‘위대한 우주 진출을 위해 하등한 것들이 당연히 치러야 할 십자군 전쟁의 피’ 정도로 용인해 버린다. 이는 비판적 사고가 거세된 맹종이 어떻게 자본주의 시장 한복판에 기괴한 테크노 전체주의(Techno-Totalitarianism)의 토양을 비옥하게 다져주는지를 보여주는 현대 사회의 가장 역겹고도 소름 돋는 비극적 현상이다.

2. 실리콘밸리식 과장 문화를 극대화한 CEO 리스크

일론 머스크가 실리콘밸리에 배설해 놓은 가장 악랄한 유산은, 거짓말을 하거나 법을 위반해도 그것이 기업의 주가를 방어할 수만 있다면 용서받을 수 있다는, 이른바 ’오버프로미싱(Overpromising)’의 썩어빠진 기만 문화를 벤처 생태계 전체의 승리 공식으로 강압 이식시켰다는 데 있다. 그는 억만장자 CEO라는 직함이 지닌 마이크를 온전히 자신의 나르시시즘과 시장 조작의 흉기로 휘둘렀다.

머스크의 소셜 미디어 트윗 하나가 글로벌 주식 시장의 시가총액 수십조 원과 가상 화폐 시장을 하루아침에 반토막 내거나 폭등하게 만드는 이 기형적 변동성은, 현대 상법과 기업 거버넌스가 전혀 통제할 수 없는 가장 재앙적인 ’CEO 리스크(CEO Risk)’의 정점이다. 그는 기업의 근원적 가치를 기술의 질이나 재무적 안정성에서 찾지 않고, 자신이 오늘 기분이 좋아서 내뱉은 아무 말 대잔치나 마리화나를 피우며 내지른 헛소리 속에서 결절 짓게 만들었다. 테슬라의 주주들은 회사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분석하는 대신, 오늘 머스크의 감정 상태가 조증일지 울증일지를 점치며 전전긍긍하는 미친 상황에 내몰렸다.

더욱이 그를 맹렬히 통제해야 할 테슬라 이사회(Board of Directors)는 그의 동생을 비롯해 전적으로 그에게 맹종하는 사성(私性) 권력 집단과 거수기들로만 채워져 있어 최소한의 브레이크조차 완벽하게 소실된 상태다. 트위터를 장난감처럼 사들이기 위해 일방적으로 회사 주식을 투매하여 주주들에게 끔찍한 출혈을 강요하고, 정치적인 편향성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며 테슬라 브랜드 자체에 혐오의 먹칠을 하는 동안에도 아무도 이 독재자의 목줄을 잡아채지 못했다.

결국 그가 확립한 CEO 리스크 시스템은 “천재 창업자라면 회사와 사회를 자신의 도박판 지갑으로 써도 된다“는 천박한 권력 사유화를 의미한다. 거짓말이 들통나도 벌금 몇 푼 내면 끝이라는 그의 철면피 같은 성공 스토리는, 앞으로 등장할 수많은 후발 벤처 사업가들에게 기술 개발보다 대중 기만술과 협잡(Hustle)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게 만드는 가장 유독하고 치명적인 실리콘밸리 벤처 생태계의 암세포로 영원히 박제되었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