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소결: 비전을 빙자한 자본 유치와 대중 심리 조작
뉴럴링크의 뇌-컴퓨터 이식 수술과 보링 컴퍼니의 하이퍼루프 지하 교통망은 겉보기에는 아무런 교집합이 없는 각기 다른 극단적 영역의 비즈니스처럼 보인다. 하나는 인간의 가장 미시적인 신경망을 파고들고, 다른 하나는 거시적인 거대 도시의 지각을 뚫고 지나간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의 통치 생태계 안에서 이 두 기업은 완벽하게 동일한 비즈니스 철학과 기만적인 조작 패턴을 공유하고 다. 그 본질은 바로 ’존재하지 않는 환상적인 비전’을 미끼로 던져 막대한 자본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대중의 심리를 최면 상태로 조작하여 실패의 책임은 철저히 은폐하는 데 있다.
머스크는 본질적으로 당대의 기초 과학 수준이나 물리적 제약 따위는 전혀 안중에 없는 인물이다. 그는 단지 대중이 본능적으로 열광하고 두려워하는 지점, 즉 ’질병과 죽음의 공포(뉴럴링크)’와 ’도시 생활의 절망적인 교통 체증(보링 컴퍼니)’이라는 인간의 원초적 결핍을 가장 자극적인 사이버펑크 애니메이션으로 환각 시켜 팔아먹는 세일즈맨이다. 그는 “우리만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는 사이비 종교적인 서사를 끊임없이 주입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이성적인 리스크 분석 능력을 맹렬하게 마비시켰으며, 규제 기관이 견제의 칼날을 들이밀기 전에 먼저 언론을 장악해버리는 ’보여주기식 여론전’으로 세상을 완벽하게 기만했다.
이 8.4장에서는 8장의 결론으로서 이 두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일론 머스크식 ’스토리텔링 사기극’의 메커니즘을 종합적으로 심판한다.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이미 도래한 것처럼 교묘하게 포장해 자본 시장을 교란하는 그의 현란한 화술을 낱낱이 해부하고, 위대한 공학적 비전(Vision)과 파렴치한 사기극(Illusion) 사이에서 매일같이 위태로운 외줄 타기를 벌이고 있는 그의 본질적 한계를 가차 없이 폭로할 것이다. 머스크의 혁신은 어쩌면, 과학기술로 포장된 21세기 최대의 대중 심리학적 다단계 사기일지도 모른다.
1. ’다가온 미래’로 포장하여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스토리텔링의 기술
일론 머스크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위험하면서도 가장 압도적인 영향력을 쥐게 된 진짜 비결은, 그가 당대 최고의 엔지니어여서가 아니라, 현존하는 그 어떤 CEO보다도 대중과 투자자의 탐욕을 가장 완벽하게 자극하는 ’스토리텔링의 천재적 사기꾼(Storyteller)’이기 때문이다. 뉴럴링크와 보링 컴퍼니의 비즈니스 전개 과정은 오직 하나의 철저하게 계산된 마케팅 공식으로 굴러간다. 그것은 아직 연구 논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초 과학의 한계나 수십 년이 걸릴 공학적 난제들을 철저히 무시한 채, 당장 1~2년 안에 마법처럼 불치병이 완치되고 텔레파시가 가능하며, 마하의 속도로 워싱턴과 뉴욕을 왕복하게 될 것이라며 ’다가온 미래’를 시각적으로 사기 치는 기술이다.
그의 스토리텔링은 본질적으로 다단계 폰지 사기의 언어학 구조와 소름 끼치도록 닮아 있다. 그는 완성되지 않은 조잡한 시제품—머리를 파인 원숭이나 폐소공포증을 유발하는 시멘트 지하 동굴—을 마치 인류의 위대한 이정표인 양 화려한 할리우드식 무대 조명과 언론의 플래시 세례 속에 던져 넣는다. 그리고 대중을 향해 “이 위대한 구원의 여정에 투자자로서 동참하지 않는 당신은 시대의 낙오자“라는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의 두려움) 증후군을 극단적으로 부추긴다. 벤처 캐피털(VC)과 월스트리트의 거대 자본들조차 머스크라는 광신도적 이름값(Name Value)과 수천만 명의 소셜 네트워크 팬덤의 맹목적인 기세를 두려워하며, 가장 기초적인 실사(Due Diligence)조차 포기한 채 수십억 달러의 뭉칫돈을 서둘러 그의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이 끔찍한 스토리텔링의 마법은 투자의 본질을 이성적 가치 평가가 아닌 맹목적 ’신앙’의 영역으로 격하시켜 버렸다. 머스크가 입을 열고 “이것이 미래다“라고 선언하는 순간, 투자자들은 사업의 기술적 타당성이나 수익성, 혹은 동물 학대나 여론 조작이라는 썩은 내 나는 실체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눈을 감고 입을 닫는다. 보링 컴퍼니의 하이퍼루프가 조용히 폐기되고, 뉴럴링크의 환자 뇌 속 칩이 오작동을 일으켜도 그 어떤 주주나 기관도 감히 일론 머스크에게 진실과 책임을 따져 묻지 못한다. 결국 머스크의 스토리텔링은 자본 시장의 자정 능력을 완벽하게 파괴하고, 자신의 실패를 영원한 면책 특권으로 둔갑시키는 가장 치밀하고 폭력적인 최면 기술의 극의에 다가서 있다.
2. 기술적 몽상(Vision)과 현실적 사기(Illusion)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선
실리콘밸리의 기술 기업이라면 누구나 실패의 확률을 감수하고서라도 불가능해 보이는 파괴적 혁신 시스템을 향해 도전장을 던진다. 이것을 우리는 ’비전(Vision)’이라고 부르며 위대한 기업가의 덕목으로 칭송해마지 않는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가 지휘하는 뉴럴링크와 보링 컴퍼니의 비즈니스 궤적은 이 건강하고 이성적인 ’비전’의 경계선을 까마득하게 넘어섰다. 그는 실현 불가능성을 내부적으로 명확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시가 총액을 뻥튀기하고 투자금을 갈취하기 위해 대중을 지속적으로 속이는 악의적인 작전 세력, 즉 명백한 ’사기(Illusion)’의 탁한 진흙탕 속에서 위태롭게 뒹굴고 있다.
머스크식 혁신의 가장 큰 비극은 ‘거짓말로 일단 판을 벌인 뒤, 자본과 엘리트 엔지니어들을 갈아 넣어 억지로 현실의 숫자를 맞춰나가는’ 극단적인 모순 구조에 있다. 그가 던진 헛소리를 어떻게든 구현해 내기 위해 현장의 엔지니어들은 원숭이의 두개골을 열고 죄 없는 돼지들을 도살했으며, 도시 공학자들의 철저한 경고를 무시하고 헛된 땅굴에 수천억 달러를 퍼부어 허공에 증발시켰다. 이 과정에서 도덕과 윤리, 생명에 대한 존엄성, 그리고 공공의 사회적 합의는 모두 혁신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소각장에서 비참하게 불태워졌다.
만약 뉴럴링크가 언젠가 요행으로 정말 안전한 뇌 이식에 성공하거나 보링 컴퍼니가 기적적으로 획기적인 교통망을 뚫어낸다 하더라도, 그 찬란한 업적을 위해 자행된 수많은 기만극과 피비린내 나는 생명 학대, 거짓된 홍보가 소급해서 정당화될 수는 없다. 목적이 아무리 우주적이고 웅장하다 할지라도 그 과정이 사기와 조작, 착취로 점철되어 있다면 그것은 결코 영웅의 서사가 아니라 가장 파렴치한 자본 권력의 마키아벨리즘에 불과하다.
일론 머스크는 기술적 몽상과 현실적 사기라는 두 개의 거대한 축 위에서 오늘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 그의 오만함은 언젠가 물리학의 절대적인 법칙과 생명 윤리의 거대한 반작용에 부딪혀 산산조각 날 것이다. 뉴럴링크와 보링 컴퍼니의 화려한 네온사인 뒤에 남겨진 동물들의 사체와 어두운 빈 터널의 메아리.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맹신론적 몽상가 일론 머스크에게 바친 맹목적인 찬양의 청구서이자 가장 섬뜩하고 날것 그대로인 21세기 테크 독재주의의 잔혹한 민낯이다.
참조
- 로이터(Reuters): 뉴럴링크의 불필요한 동물 실험과 동물 학대 혐의에 대한 연방 조사
-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링 컴퍼니 하이퍼루프(Hyperloop)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 논란과 축소된 현실
- 로이터(Reuters): 미 국회의원들, 뉴럴링크 실험 중 발견된 불필요한 원숭이 폐사 은폐 관련 연방 조사 촉구
- 더 버지(The Verge): 보링 컴퍼니의 라스베이거스 루프, 혁신적 터널이 아닌 테슬라 전용 지하 좁은 도로에 불과하다는 비판
- 타임지(TIME): 뉴럴링크의 두뇌 칩 이식, 진정한 의학적 혁신인가 무책임한 인체 실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