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공상과학(SF) 비전의 현실화: 두 기업의 설립 배경과 머스크의 야망

8.1 공상과학(SF) 비전의 현실화: 두 기업의 설립 배경과 머스크의 야망

일론 머스크의 뇌 구조는 본질적으로 대중 문화를 지배해 온 공상과학(SF) 소설과 사이버펑크(Cyberpunk) 영화의 서사에 깊숙이 매몰되어 있다. 그가 설립한 뉴럴링크(Neuralink)와 보링 컴퍼니(The Boring Company)는 현실 시장의 구체적인 필요나 공학적 가능성에서 출발했다기보다는, 단지 머스크 자신이 꿈꾸는 과대망상적인 할리우드식 미래 세계관을 물리적 현실로 강제 구현해 내겠다는 억만장자의 맹목적인 오만에서 싹을 틔웠다.

2016년 고성능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개발을 목표로 비밀리에 설립된 뉴럴링크의 기저에는 ’인공지능(AI)의 위협론’이라는 머스크 특유의 극단적 비관주의가 짙게 깔려 있다. 그는 끊임없이 “어느 순간 고도화된 AI가 인류를 애완고양이나 지능이 떨어지는 하등 생물 취급하며 멸망시킬 것“이라는 종말론적 공포를 대중에게 주입했다. 그리고 이 파멸을 피하기 위한 유일한 구원책으로 인간의 뇌신경에 직접 초소형 AI 칩을 이식해 기계와 융합하는 ’초인류(Transhuman)’로의 기괴한 진화를 주창했다. 난치병 치료라는 인도주의적 목적은 대중과 규제 당국을 안심시키기 위한 훌륭한 초기 포장지였을 뿐, 그의 진짜 야망은 인간의 뇌를 인터넷망에 강제로 묶어버리는 사이보그 제국의 건설이었다.

비슷한 시기인 2016년 말 설립된 보링 컴퍼니의 탄생 비화는 한 편의 어처구니없는 코미디에 가깝다. 단지 차를 타고 로스앤젤레스(LA)의 끔찍한 교통 체증에 갇혀 짜증이 폭발한 머스크가 트위터에 “지루해서(Boring) 미치겠다. 당장 터널 뚫는 기계를 사서 땅을 파기 시작하겠다“고 충동적으로 내뱉은 불평 한마디가 거대 기업 설립의 진짜 시작이었다. 그는 2차원 지상 도로의 한계를 벗어나 지하에 수십 겹의 3차원 고속 터널망을 뚫고, 그 안으로 자동차를 진공 튜브관의 하이퍼루프(Hyperloop)처럼 마하의 속도로 쏘아 보내겠다는 아찔하고 환상적인 청사진을 전 세계에 발표했다.

이 두 도발적인 기업의 기원은 일론 머스크라는 한 독재적 천재가 지닌 권력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는 철저하게 엔지니어링의 기본 원리나 생명 윤리위원회의 복잡한 절차 따위는 모두 무시해 버리고, 오직 자신의 자본력과 압도적인 미디어 선동 능력을 앞세워 자신의 개인적인 망상(Delusion)을 ’인류가 반드시 가야만 하는 피할 수 없는 미래’로 교묘하게 둔갑시켜 버린다. 공상과학 비전을 현실화한다는 핑계로 수많은 과학자들을 윽박지르고 막대한 투자를 갈취하는 이 방식은, 그가 세상을 구원하는 혁신가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이라는 환각제로 대중을 통제하는 가장 위험한 테크-광신도(Techno-cultist)임을 폭로하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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