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용어의 기만과 현실의 괴리

5.2 용어의 기만과 현실의 괴리

일론 머스크가 수백만 명의 테슬라 소비자를 흥분시키고 주식 시장의 천문학적 자본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수 있었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고도의 소프트웨어 코딩이나 센서의 정밀함이 아니었다. 그것은 복잡한 공학적 현실을 은폐하고 오직 대중의 무지한 환상만을 극대화하여 뇌리에 박아 넣는 ’용어(Terminology)의 의도적 기만’에 있었다.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작동하는 자율 주행 기술에 있어서 용어의 정확성은 곧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운전자의 주의력과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법적, 윤리적 마지노선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 엄력한 선을 코웃음 치며 가장 무자비하게 짓밟아버렸다.

스스로 조향과 가속을 조금 도와주는 보조 장치에 불과한 기술을 ’오토파일럿(Autopilot)’이라명명한 것은 이 거대한 기만극의 초라한 1막에 불과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여전히 인간의 두 눈과 손끝이 운전대에 묶여 있어야만 하는 미완성 시스템의 확장팩 가격을 수천 달러에서 1만 5천 달러까지 폭포수처럼 끌어올리며, 그럴싸한 ’완전 자율 주행(Full Self-Driving, FSD)’이라는 지극히 뻔뻔하고 기만적인 이름을 당당하게 갖다 붙였다.

이 단어 조합 하나로 대중의 이성은 완벽히 마비되었다. ’완전(Full)’과 ’자율(Self)’이라는 단어의 강렬한 최면에 걸린 소비자들은 자신의 차가 인간의 개입 없이 어디든 갈 수 있는 마법의 완벽한 기계로 각성했다고 착각했고, 운전석에서 잠을 자거나 게임을 하는 끔찍한 윤리적 방종을 SNS에 자랑스레 과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스크 본인은 트위터와 방송을 넘나들며 “당장 내년이면 택시가 스스로 돈을 벌 것이다“라고 허풍을 떨었지만, 정작 미국의 교통 당국에 제출하는 공식적인 기술 면책 문서에는 “이 시스템은 운전자가 언제든 핸들을 잡아야 하는 레벨 2 수준의 단순 보조 장치일 뿐이며, 우리는 사고에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비겁하고 혐오스러운 법적 꼬리 자르기 실체를 이중적으로 은폐해 두고 있었다.

본 5.2장에서는 자동차 공학계의 진정한 자율 주행 레벨 기준이 무엇인지 파헤치고, 어떻게 테슬라의 ’FSD’라는 뻔뻔한 마케팅 조작 용어가 실제 기술적 한계와 완벽히 괴리되어 대중을 기만했는지 그 본질을 폭로한다. 또한 화려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 앞에서는 혁신적 호언장담을 쏟아내면서도, 법의 철퇴 앞에서는 비굴하게 책임을 회피하는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 경영진의 추악한 이중 플레이 문서를 낱낱이 해부할 것이다.

1. 자율 주행 레벨의 진실: 레벨 2 기술과 레벨 5 비전 사이의 착각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는 인간의 목숨을 다루는 자율 주행 기술의 발전 단계를 비전문가인 대중도 명확하게 인지하고 경계할 수 있도록 레벨 0에서 레벨 5까지 총 6개의 등급으로 깐깐하게 분류해 놓았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생명선의 분기점은 바로 ’레벨 2’와 ‘레벨 3’ 사이를 가르는 책임 소재의 거대한 빙벽이다. 레벨 2는 차선 유지나 앞차와의 간격 조절 등 조향과 가속을 단지 ’보조’해 줄 뿐이며, 주행 중 시스템이 갑자기 먹통이 되거나 미쳐 날뛰는 돌발 상황을 감시하고 핸들을 틀어 잡아야 하는 최종 책임과 시선 유지는 100% 인간 운전자의 몫으로 절대적으로 남아 있다. 반면 레벨 3부터는 고속도로 등 특정 조건하에서 시스템이 주행의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가며, 이때 발생한 사고의 책임은 드디어 인간이 아닌 제조사가 지게 된다. 완벽한 백성 무인 자동차라 부를 수 있는 단계는 인간의 운전대가 아예 뽑혀 나간 최종 도착지인 레벨 5에 이르러서야 실현된다.

그렇다면 일론 머스크가 수만 달러를 받고 팔아치우며 세상을 뒤집어 놓을 것처럼 떠벌린 테슬라의 FSD는 대체 어느 레벨에 위치하고 있을까? 놀랍고도 끔찍하게도, 테슬라의 자율 주행 시스템은 초창기 오토파일럿부터 현재의 거창한 FSD 베타(Beta)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단 한 번도 SAE 기준 ’레벨 2’의 한계를 공식적으로 뛰어넘어 본 적이 없는, 태생적인 미완성 보조 장치에 불과하다.

레거시 경쟁사인 벤츠나 아우디 등은 조심스럽게나마 제한된 야간과 고속도로 상황에서 사고 책임을 100% 본사에서 지겠다고 선언하는 진정한 의미의 ‘레벨 3’ 자율주행 차량을 시장에 힘겹게 등록하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는 고작 레벨 2에 머무르는 소프트웨어를 마치 레벨 5의 완벽한 신의 기술에 도달한 것처럼 기만적인 언어와 과장된 그래픽 인터페이스로 포장하여 소비자들의 대뇌피질을 심각하게 마비시켰다.

운전자는 자신이 1만 달러가 넘는 막대한 FSD 옵션 비용을 결제했기 때문에 당연히 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완벽하게 주행해 줄 것이라 맹신하고 착각에 빠진다. 전방의 장애물을 인지하지 못하고 가드레일이나 트레일러의 옆구리를 향해 최고 속도로 무자비하게 돌진하는 테슬라의 센서 결함 앞에서, ’레벨 2’의 경계심을 해제당한 운전자들은 브레이크를 밟을 단 1초의 골든타임마저 속수무책으로 빼앗긴 채 죽음으로 내몰렸다. 일론 머스크가 의도적으로 조장한 레벨 2 기술과 레벨 5 비전 사이의 이 광활하고 뻔뻔한 사기적 간극은, 무지한 소비자들을 달리는 도로 위의 가장 비참한 희생양으로 만들어 바친 테슬라 과장 마케팅의 가장 잔혹한 범죄적 본질이다.

2. ’완전 자율 주행(Full Self-Driving)’이라는 네이밍이 갖는 기만성

언어는 인간의 인지를 지배하고 행동을 통제하는 가장 무서운 무기다. 자동차 산업 역사상 일론 머스크가 창조해 낸 ’완전 자율 주행(Full Self-Driving, FSD)’이라는 네이밍만큼 대중을 이토록 완벽하게 속이고 그들의 목숨까지 노리개로 전락시킨 극악무도한 사기적 캐치프레이즈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사전적, 상식적 의미에서 ’완전(Full)’이라는 접두사는 어떠한 결핍이나 외부의 보조 개입이 1퍼센트도 필요 없는 절대적인 완성을 뜻한다. 더구나 ’자율(Self)’이라는 단어가 자동차 주행에 붙는 순간, 소비자는 당연히 자신이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잠을 자든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든 차가 목적지까지 온전히 알아서 도착할 것이라는 무조건적인 신뢰를 뇌에 무의식적으로 각인시키게 된다. 하지만 테슬라가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을 훌쩍 넘는 돈을 갈취하며 팔아먹고 있는 FSD의 실체적 진실은 운전자가 단 10초만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도 갑자기 조향이 풀려 중앙선을 넘어버릴 수 있는, 극도로 위험한 미완성 소프트웨어의 뼈대에 불과하다.

이것은 단순한 단어 선택의 실수가 아니라, 너무나도 치밀하고 의도적으로 기획된 머스크 식 특유의 마케팅 덫이다. 만약 테슬라가 이 시스템의 이름을 정직하게 ’고급 운전자 주행 조향 및 속도 보조 시스템(Advanced Driver Steering & Speed Assist System)’이라고 건조하게 지었다면, 세상 그 어느 누구도 그 하찮은 보조 기능에 1만 5천 달러라는 정신 나간 거액의 옵션 비용을 선뜻 지갑에서 꺼내 바치지 않았을 것이다. 머스크는 ’FSD’라는 웅장한 환상의 네이밍을 떡밥으로 던짐으로써,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회사가 아닌 미래의 모빌리티 세상을 통째로 지배할 초프리미엄 로봇 기업으로 완벽하게 위장 세탁했다.

네이밍의 기만에 당한 끔찍한 부작용은 곧바로 도로 위의 피바람으로 직결되었다. FSD라는 이름 하나만 철석같이 믿은 수많은 테슬라 운전자들은 운전석 시트를 뒤로 완전히 젖힌 채 잠이 들거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다가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주차된 소방차나 흰색 대형 트레일러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풀 악셀로 들이박는 참혹한 연쇄 사망 사고의 희생양으로 무참히 산화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자동차국(DMV)은 마침내 테슬라의 FSD 네이밍이 ’명백한 허위 과장 광고이자 대국민 사기’라고 공식적으로 맹렬히 비판하며 시정 조치를 명령하는 행정 소송이라는 철퇴를 내리쳤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를 되레 “구시대적 관료주의가 위대한 혁신을 질투하고 가로막는다“는 역겨운 피해자 코스프레 프레임으로 반격하며 끝끝내 FSD라는 이름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직 자본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소비자의 목숨을 위협하는 이 단어의 착취는 일론 머스크가 지닌 도덕성 결여의 가장 시퍼런 민낯이다.

3. 머스크의 발언과 테슬라 기술 문서(면책 조항) 간의 모순

대중을 상대로 한 일론 머스크의 공개적인 호언장담과, 그 이면에서 테슬라 본사가 몰래 법적 규제 당국에 제출하는 딱딱한 서면 기술 문서의 대비를 교차해서 뜯어보면 자동차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가장 뻔뻔하고 비열한 극강의 ’이중 플레이(Double-play) 기만극’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머스크는 언제나 스포트라이트가 터지는 화려한 신차 발표회 무대나 수억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자신의 트위터(현 X) 계정 위에서 마이크를 잡고 광신도들을 향해 포효했다. “테슬라의 완전 자율 주행(FSD)은 이미 인간 운전자보다 통계적으로 훨씬 더 일찍 무사고 안전 반열에 올랐다. 차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은 사실상 아무런 조작을 할 필요가 없으며, 당장 내년쯤이면 운전대가 아예 없는 로보택시가 미국 전역을 뒤덮고 당신들이 잠든 사이에도 돈을 버는 마법이 펼쳐질 것이다.” 대중 언론과 유튜브 유튜버들은 이 폭력적인 확신에 찬 머스크의 영웅주의적 환상 발언을 여과 없이 퍼 나르며 주가를 우주 끝까지 미친 듯이 펌핑해 올렸다.

하지만 카메라와 대중의 시선이 완벽하게 차단된 폐쇄적인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규제 보고서나, 캘리포니아 자동차국(DMV)에 테슬라 변호사들이 비밀스럽게 제출한 공문서의 내용은 소름 끼치도록 정반대의 비굴한 꼬리 자르기 실체를 담고 있었다. 해당 공식 문서에서 테슬라의 엔지니어와 법무팀은 머스크의 발언 구절을 완전히 뒤엎고 “테슬라의 FSD 시티 스트리트(City Streets) 기능은 언제든 제어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는 레벨 2 수준의 단순 보조 시스템임이 명백하며, 우리는 차량이 운전자의 개입 없이 완전히 자율적으로 구동될 것이라고 당국에 단 한 번도 보장한 적이 없다“라고 오리발을 내밀며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었다.

심지어 고객이 수천만 원을 들여 테슬라 콧대 높은 웹사이트에서 FSD 옵션 구매 결제 버튼을 누르는 순간 마지막에 뜨는 깨알만 한 잿빛 글씨의 약관 면책 조항(Disclaimer)에는 “이 기능은 당신의 차를 완전한 자율주행차로 절대 만들어주지 않으며, 주행 중 운전대를 놓거나 시선을 돌려서 발생하는 모든 파멸적 추돌 사고와 법적, 형사적 사망 책임은 시스템이 아니라 자동차 핸들을 쥔 오직 100퍼센트 무지한 당신 인간 운전자에게 있다“는 소름 끼치는 책임 전가 문구를 가장 사악하게 박아넣어 차주들을 덫에 걸리게 했다. 화려한 강단 위에서는 당장 내일이라도 100% 자율 주행의 신이 강림할 것처럼 사기를 쳐서 천문학적인 옵션 장사 수익을 미친 듯이 쓸어 담고, 막상 차가 오작동해 사람이 죽어 나가는 끔찍한 사고가 터지면 “우리는 약관 경고문에 분명히 레벨 2 조향 보조라고 써놨으니 운전자 과실 탓“이라며 냉혹하게 등 돌리는 이 극단적 이중성. 이것이야말로 혁신이라는 가면 속에 철저히 숨겨진, 오직 거대 자본의 잇속만을 지키기 위해 고안된 최고경영자의 가장 부패하고 모순적인 악질적 면책 도주극이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