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5. 과장된 약속의 기술 - 완전 자율 주행(FSD)과 지연된 미래

Chapter 5. 과장된 약속의 기술 - 완전 자율 주행(FSD)과 지연된 미래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 제국을 상징하는 가장 눈부시고 압도적인 혁신의 상징은 누가 뭐래도 전기 모터나 거대한 터치스크린이 아니다. 인간의 두 손과 두 발을 운전대와 브레이크에서 완전히 해방시키고, 쇳덩어리 자동차 스스로 도로의 흐름을 읽어 내며 목적지까지 자율적으로 헤엄쳐 가게 만들겠다는 이른바 ’완전 자율 주행(FSD, Full Self-Driving)’이라는 거대한 약속이다. 테슬라의 자동차 기술 발표회 무대에서 이 숨 막히는 공상과학(SF)적 비전이 처음 등장했을 때, 전 세계의 언론과 투자자들은 교통 체증의 소멸과 음주 운전 사고의 완전한 종식이라는 낭만적인 유토피아가 곧 도래할 것이라며 열광적인 찬사를 쏟아냈다. 일론 머스크는 로보택시가 당장 “내년이면” 도로를 뒤덮을 것이라고 수년째 단언했고, 이 거침없는 호언장담은 테슬라의 주식을 액면가 수십 배로 폭발 펌핑시키는 가장 확실하고 파괴적인 엔진 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현실의 공도 위에서 목숨을 건 잔혹한 물리 법칙은 일론 머스크의 달콤한 프레젠테이션 수사학과 전혀 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었다. ’완전 자율 주행’이라는 지극히 기만적이고 의도적인 네이밍을 뻔뻔하게 달고 출시된 테슬라의 소프트웨어는 사실 수십 년의 발전에도 아직 운전자의 상시 개입과 전방 주시가 필수적인 ’단순 보조 기능(레벨 2 수준)’에 처참하게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값비싼 라이다(LiDAR) 센서를 조롱하며 자의적으로 배제한 채 카메라 영상 정보만을 맹신하는 오만방자한 독단적 엔지니어링을 밀어붙였고, 완벽히 검증되지 않은 이 베타(Beta) 버전의 폭발물을 수백만 명의 소비자가 달리는 도심 속 살상 무기 테스트 용도로 공짜로 착취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 결과 수많은 운전자와 무고한 보행자들이 기술의 미비함을 인지하지 못한 채 차량에 운명을 맡겼다가 치명적인 충돌 사고와 화염 속에서 목숨을 잃는 끔찍한 윤리적 참사가 연달아 발생했고, 법적 소송과 규제 당국의 십자포화가 테슬라의 멱살을 처절히 조이고 있다.

이 5장에서는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에서 초거대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완벽히 둔갑시켜 낸 자율 주행 마케팅의 천재적인 궤적을 해부함과 동시에, “내년이면 완성된다“는 상습적인 거짓된 호언장담이 대중을 어떻게 치명적으로 기만하고 무책임하게 지연된 미래의 볼모로 전락시켰는지 차갑게 심판대에 올릴 것이다. 혁신을 빙자해 대중의 생명을 도로 위 카지노 베팅 판돈으로 던져버린 머스크의 이 극단적 과장의 기술은 그의 혁신가 페르소나에 지워지지 않는 가장 끔찍하고 거대한 오점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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