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우주를 향한 도약 - 스페이스X의 진정한 공헌
일론 머스크의 궤적을 둘러싼 눈부신 찬사와 격렬한 비판의 양극단 속에서도, 결코 부정할 수 없는 단 하나의 거대한 업적을 꼽으라면 그것은 단연코 ’스페이스X(SpaceX)’가 일궈낸 우주 산업의 물리적 혁명일 것이다. 인터넷과 소프트웨어라는 무형의 가상 공간에서 거대한 부를 축적한 30대 초반의 청년 억만장자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가장 육중하고 가장 보수적이며 오직 국가의 막대한 세금으로만 유지되던 최첨단 제조업의 끝판왕, 우주 항공 산업의 한복판으로 저돌적으로 뛰어들었다. 그의 머릿속에 자리 잡은 ’인류의 다행성 종족화(Multi-planetary species)’라는 SF 소설 같은 비전은 당시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자들조차 고개를 가로젓게 만든 무모한 몽상으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불과 20년 만에 스페이스X는 아무도 도달하지 못한 불가능의 영역을 눈앞의 현실로 완전히 탈바꿈시켰다. 국가 단위의 거대 항공우주 카르텔이 독점하며 수십 년간 고착화되었던 로켓 발사 비용을 재사용 기술이라는 경이로운 혁신을 통해 극단적으로 끌어내렸고, 미국의 유인 우주 비행 능력을 화려하게 부활시켰으며, 수천 개의 저궤도 위성으로 전 지구를 덮는 스타링크(Starlink)라는 유례없는 우주 통신 제국을 단숨에 건설해 냈다. 이는 머스크 개인의 성공을 넘어 인류의 한계를 우주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한, 21세기 기술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결정적인 물리적 도약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 눈부신 우주 개척의 눈부신 성과 이면에는 여전히 짙은 그림자 또한 서려 있다. ’인류의 구원’이라는 거창한 대의명분 아래 은폐된 하청 노동자들의 살인적인 노동 강도, 지구 저궤도를 파편의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는 독점적 위성망의 폭력성, 그리고 화성 이주라는 낭만적인 스토리텔링이 투자금을 끌어모으기 위해 어떻게 교묘히 윤색되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바로 그것이다. 본 장에서는 스페이스X가 기존 항공우주 생태계에 가한 진정한 기술적 공헌과 찬란한 혁신의 순간들을 철저한 공학적 팩트를 바탕으로 긍정하면서도, 그 빛나는 ’스타십(Starship)’의 외벽 뒤에 숨겨진 독점 자본주의의 민낯과 과장된 비전의 거품을 가장 냉철한 시선으로 동시에 해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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