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데스밸리를 건너다: 초기 생존 경쟁과 위기
모든 위대한 서사시(Epic)의 주인공들이 그러하듯, 야심 차게 돛을 올린 엔비디아(NVIDIA)의 초기 항해 역시 결코 승전보와 영광만으로 가득 찬 순탄한 바다가 아니었다. 오히려 창업 직후 그들이 마주한 것은 끝을 알 수 없이 깊숙하고 잔인한 스타트업(Startup) 특유의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었다. 거대한 컴퓨터 부문에서 오직 단 하나, 시각적 폭발력을 지닌 특수병렬 연산이라는 황금빛 청사진을 품고 세상에 뛰어들었으나, 그들이 처음 내놓았던 몇 개의 하드웨어 작품들은 처참한 흥행 실패와 아키텍처(Architecture) 방향성의 치명적인 엇나감으로 인해 번번이 회사 전체를 벼랑 끝에 내몰았다.
이 세 번째 챕터에서는 위대한 천재들이 모여 만든 야심작이 왜 시장에서 처참하게 외면받았는지 그 뼈아픈 오판의 역사, 곧 ‘NV1’ 프로젝트의 고통스러운 실패부터 집중적으로 파헤쳐 본다. 단순히 완벽한 계산식만으로는 지독히도 복잡한 시장 표준(Market Standard)의 장벽을 결코 이길 수 없음을 절감한 젠슨 황(Jensen Huang)과 창업자들이 차세대 게임기 프로젝트인 세가(Sega)와의 계약 파기라는 절체절명의 파산(Bankruptcy) 위기 속에서 어떻게 극적으로, 심지어 뻔뻔하리만치 무례하고 위대한 기지를 발휘해 회사의 현금줄(Cash Flow)을 다시 부활시켰는지 밀착해서 추적한다.
나아가, 완전히 바닥난 통장 잔고 위에서 “이것이 실패하면 우리의 내일은 없다“며 마지막 영혼까지 끌어 모아 설계한 단 한 줌의 생명줄, ‘RIVA 128’ 칩이 어떻게 기존의 막강했던 절대 강자 3dfx를 완벽하게 집어삼키며 3D 그래픽 카드의 거친 춘추전국시대를 평정했는지, 그 숨 막히는 반격의 서사와 징그러운 속도전(Speed War)의 역사를 매우 생동감 있고 풍부하게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