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전 지구적 과제 해결을 위한 시뮬레이션
엔비디아(NVIDIA) 옴니버스(Omniverse)의 폭식은 자동차 공장이나 통신사에 통행세를 뜯어내는 정도의 B2B 비즈니스에서 멈추지 않았다.
젠슨 황(Jensen Huang)의 시선은 한 기업의 창고가 아니라, 80억 명의 인간이 숨 쉬고 있는 단 하나의 무대, 이 푸르고 기괴한 거대한 구슬인 ‘지구(Earth)’ 전체를 노려보고 있었다.
“공장 한 채의 병목을 찾는 것이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면, 기후 위기로 열병을 앓고 있는 이 지구 전체의 물리 현상을 옴니버스에 통째로 복사해서 수십 년 뒤의 태풍의 경로와 대륙의 침몰을 가상으로 알아낼 수는 없을까?”
이 10.4장에서는 오직 신(God)만이 관리해야 할 법한 거대한 기후 변화와 대기역학 시뮬레이션에 도전장을 내민 엔비디아의 가장 SF적이고 미친 스케일의 프로젝트, ‘어스-2(Earth-2)’ 프로젝트에 대해 탐구한다.
단순한 일기예보 수준을 박살 내고, 거대한 기후 위기 재앙을 AI 연산력으로 미리 모방하여 예방하겠다는 것. 수익성을 초월하여 자신들이 인류의 근원적인 재앙 지휘권마저 통제하려는, 이 가장 숭고하면서도 오싹한 ’전 지구적 기상권 장악’의 야망을 목도해 보자.
10.4.1 지구의 디지털 트윈: ‘어스-2(Earth-2)’ 프로젝트의 시작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 과학급 슈퍼컴퓨터들이 수십 년 동안 매달려도 완벽하게 풀어내지 못하던 인류의 끔찍한 저주가 있다. 바로 태평양 한가운데서 발생한 1도의 바다 온도 상승이 며칠 뒤 일본에 허리케인을 던질지 캘리포니아에 산불을 던질지 예측하는, 징그러운 비선형 방정식 ’날씨 예측(Weather Forecasting)’이었다.
엔비디아(NVIDIA) 젠슨 황(Jensen Huang)은 이 카오스(Chaos)의 장벽 앞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케일의 시뮬레이터 시스템, ‘어스-2(Earth-2)’ 프로젝트를 선포했다.
이것은 단순히 멋진 지구본 앱을 만드는 게 아니었다. H100 GPU 수만 대의 짐승 같은 거대 병렬 연산력을 극한으로 동원해, 대기의 난기류, 해류의 마찰, 빙하의 녹는점 등 지구 상에 존재하는 수백조 개의 물리적 입자 움직임을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옴니버스(Omniverse) 세상 안에 100% 똑같이 모방한 ‘두 번째 가상 지구(Digital Twin Earth)’ 를 창조하겠다는 미친 구상이었다.
기존의 낡은 국가 슈퍼컴퓨터들이 복잡한 전통적 나비에-스톡스(Navier-Stokes) 유체역학 방정식을 풀겠다고 일주일 동안 땀을 뺄 때, 엔비디아의 AI 기반 푸리에 뉴럴 오퍼레이터(FourCastNet)는 기존 기상 데이터의 수십 년 치 패턴을 뇌수의 직관처럼 즉각 ’추론(Inference)’해 내어, 고해상도의 기후 재난 예측 결괏값을 무려 ‘수만 배 빠르고 정확하게’ 뱉어냈다.
기후 위기조차 단순한 구호 플랜카드가 아니라 “어스-2에서 돌린 이 픽셀 스크린 시뮬레이션을 보라!“며 전대미문의 수치와 화면으로 경고할 수 있는, 사실상 지구를 코드로 가둬버린 조물주의 거대 실험실 문이 활짝 열린 것이다.
10.4.2 기후 변화 예측과 기상 이변 대응을 위한 슈퍼컴퓨팅의 역할
어스-2(Earth-2)가 창출하는 결괏값은 인류 생존(Survival)의 근원적 권력과 직결되어 있었다. 대만처럼 매년 태풍에 의해 국가 존립이 박살나고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는 나라들에게, 이 1~2m 스케일 단위로 태풍의 이동 경로와 홍수의 수위 범람을 미리 짚어내고 3D 화면으로 보여주는 엔비디아(NVIDIA)의 기후 렌더링 슈퍼컴퓨터는 국가의 인프라를 구조하는 사이버 119와 같았다.
젠슨 황(Jensen Huang)은 전 지구적 기후 변화와 맞서 싸우기 위해 무려 수천 억 원이 넘어가는 전용 AI 기후 슈퍼컴퓨터인 ’Eos’를 직접 자비로 구축하여 세계 기상 관측소 연구소들에게 던져주며 이 생태계에 불을질렀다.
“과거의 인종과 영토 분쟁을 넘어,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가장 궁극의 전쟁은 기후 이변과의 사투다. 그리고 이 불확실한 재앙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어스-2 엔진 안에서 수만 번 재난을 모의 실험하여 방어벽을 세우게 해주는 무자비한 AI 가속 컴퓨팅뿐이다.”
이는 단순한 기업 홍보용 ESG 철학이 아니었다. 결국 지구상 모든 국가와 보험사, 정부 부처가 다음 세대의 재난 대응(Disaster Response) 모델 시스템을 구축할 때 낡은 컴퓨터 대신 울며 겨자 먹기로 천문학적인 가격의 엔비디아 가속 병렬 GPU 인프라를 강제 도입하고 쿠다(CUDA) 언어에 코드를 이식(Lock-in)시켜야만 하는, 가장 고결하고 숭고하게 포장된 전 우주적 B2G(Business to Government) 영업 마케팅의 완벽한 피날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