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메타버스를 향한 엔비디아의 새로운 비전

10.1 메타버스를 향한 엔비디아의 새로운 비전

대부분의 대중이 ’메타버스(Metaverse)’라는 단어를 들으면,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의 페이스북(Meta)이 주창하는 어색한 아바타들이 돌아다니며 잡담이나 나누는 가상 소셜 게임장 따위를 떠올린다.
하지만 젠슨 황(Jensen Huang)이 바라본 메타버스는 그런 알록달록한 유원지가 아니었다. 그는 메타버스를 인류의 모든 오프라인 경제와 중공업, 공장, 과학 연구가 통째로 복사 및 이식되어 시뮬레이션되는 무겁고 차갑고 광막한 ‘초거대 평행 우주(Parallel Universe)’ 로 정의했다.

이 10.1장에서는 엔비디아(NVIDIA)가 어떻게 낡고 조잡한 ‘게임용 3D 렌더링(Rendering)’ 기술이라는 껍데기를 찢고 나와, 현실의 중력과 마찰력까지 100% 동일하게 모방해 내는 ‘3D 인터넷’ 즉, ‘옴니버스(Omniverse)’ 라는 거대한 새로운 대륙을 발견하고 창조했는지 그 철학적 발단의 배경을 다룬다.
모니터 안에 갇혀 있던 그래픽 연산의 힘이, 어떻게 현실 공간의 설계도를 오차 없이 시뮬레이션하며 현실 세계의 시행착오 비용을 0(Zero)으로 수렴시키려는 광기 어린 비전으로 탈바꿈했는지 그 원대한 도약의 순간을 확인해 보자.

10.1.1 게임 그래픽에서 가상 세계 구축으로의 도약

엔비디아(NVIDIA)가 설립 초기 20년 동안 매달렸던 절대적인 지상 과제는 오직 하나, 모니터 화면 속에서 쏘아대는 총탄과 괴물의 피부 점막을 ’얼마나 현실의 사진(Photo-real)과 똑같이 눈속임하여 그려낼 것인가’였다. 그들의 그래픽 엔진(GPU)은 현실의 법칙을 이해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게이머의 눈망울만 찰나의 순간마다 정교하게 속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그 속임수 연산(Compute) 능력이 인간 두뇌 수천만 개를 합친 것보다 빠르게 진화하자, 엔비디아 내부의 천재 공학자들은 전혀 다른 오싹한 가능성에 전율하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가짜 껍질 픽셀(Pixel)을 칠하는 것을 넘어, 객체의 질량, 빛이 굴절되는 광학, 물체가 떨어지는 중력과 마찰력 같은 ‘물리 방정식’ 자체를 그래픽 객체(Object)에 통째로 입혀버릴 수 있을 만큼 연산력이 남아돈다!”

이것은 낡은 차원의 폭발적인 진화였다. 단순히 게임 속 그래픽(CG) 장식품을 그리는 것에서 벗어나, 현실 공간의 구조물을 가상 공간에 세우고, 태양광을 쪼여보고, 바람을 불어넣어 그 건축물이 무너지는지 안 무너지는지를 모니터 안에서 실제 지구의 물리 법칙과 100% 동일한 결괏값으로 증명해 낼 수 있는 시대. 가짜 그림장이 회사가 바야흐로 인류의 산업과 과학을 펜과 종이에서 해방시켜,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무한한 ‘시뮬레이션 가상 세계(Virtual Reality)’ 위로 이주시키는 신의 도약을 선언한 사건이었다.

10.1.2 3D 인터넷의 시대: 옴니버스(Omniverse)의 탄생 배경과 철학

1990년대 인류가 텍스트(Text)와 2D 이미지를 전 세계인이 공유하기 위해 만든 거대한 평면 골목길이 바로 ’웹(WWW)’이었다. 그리고 2020년대 들어 젠슨 황(Jensen Huang)은 화면 속에 갇힌 2D 평면 인터넷의 종말을 고하며, 인류가 직접 걸어 들어가 만지고 충돌할 수 있는 공간 좌표와 깊이감이 존재하는 신대륙, 즉 ‘3D 인터넷’ 의 개막을 선포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우주의 기초 설계 플랫폼 시스템이 바로 ‘옴니버스(Omniverse)’ 였다.

“과거의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개발자들은 HTML이라는 공통 언어를 썼고 연결을 위해 웹 브라우저(Web Browser)를 사용했다. 그렇다면 3D 인터넷 시대의 가상 공장, 가상 도시를 끊김 없이 건축하려면? 바로 우리가 만든 이 거대한 3D 엔진 플랫폼 시스템, 옴니버스(Omniverse)에 접속해야만 한다.”

엔비디아(NVIDIA)가 제시한 옴니버스의 철학은 조잡한 게임 회사의 사교 공간 제작 기술과 판이하게 달랐다. 건축가가 그린 빌딩 도면(AutoCAD)과 게임 개발자가 만든 질감(Unreal Engine), 로봇 공학자가 짠 모터 회전 방식(ROS) 같은 서로 완전히 다른 3D 언어들을, 오직 옴니버스라는 용광로 플랫폼 안에만 쑤셔 넣으면 마법처럼 하나의 통일된 ’실시간 물리 시뮬레이션 세계’로 융합되어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현실 세계의 모든 사물과 공간의 데이터를 통일하여 묶어버리는, 궁극의 ’모든 창조적 디지털 노동의 허브(Hub)’를 세우겠다는 가장 권위적이고 위대한 3D 독재 구상이었다.